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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평전 역사 인물 찾기 29
장 코르미에 지음, 김미선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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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게바라.. 그에 대해서 한 마디로 정의를 내리기란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 공산주의 사회혁명가라는 말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어쩐지 게릴라라든가 공산주의 혁명가라는 딱딱한 명칭보다는 박애주의자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인상이다. 아니면 이상주의적 혁명가라고 할까...

억압당하는 민중들에 대한 따뜻한 정이, 정치적 혁명 뿐 아니라 인간정신의 혁명을 위해 무엇과도 타협할 줄 모르는 그 강인함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쿠바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를 쌓았음에도 정치적 야망을 드러내지 않고 볼리비아로 다시 혁명가로서의 길을 떠나는 부분에서는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전에 중국의 시장개방을 두고 그 음지와 양지를 취재한 TV프로를 보았다. 마오쩌뚱을 존경했던 체게바라가 저 중국의 모습을 본다면 뭐라 했을까를 생각하니 씁쓸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체게바라, 그에 대한 인상이 무척 강렬했던 반면 이 책의 글은 무척 어수선한 느낌이 강하다.

번역은 제 2의 창작이라는 말이 있는데, 아마 번역과정에서 글을 매끄럽게 다듬어내지 못한 것 같다. 좀더 문맥이 우리나라 글에 알맞은 짜임새 갖추고 매끄러웠다면 체게바라의 혁명활동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올 수 있었을테데..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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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지음, 이영진 옮김 / 진명출판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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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소개글들은 여기저기서 많이 읽었지만, 매스컴에서 떠드는 소위 베스트셀러라는 것에 대한 편견 때문에 지금까지 읽을 기회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변화'라는 주제를 내용으로 우화의 형식을 빌어 쓰여진 이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열풍에 휩싸인 것은 아마도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개혁과 구조조정의 바람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감히 저항할 수조차 없는 회오리였으니까 그런 회오리 바람에 휩쓸려버린 우리 나라 국민들에게는 이런 책이 전달해주는 희망적인 메세지가 절실히 필요했을 것이며, 그 밖에 극히 사적인 영역에서 맞닥뜨리는 크고 작은 변화까지 포함하면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은 어떤 이유로든 많은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에 부족함이 있을 수가 없었다.

변화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에 발빠르게 적응해 간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익숙하게 길들여진 자리에서 일어나 낯설고 불안한 미로 속으로 뛰어드는 일은 책 속에서 표현된 말 그대로 '두려운' 일인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질리는 만무하다.

그러나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될 때, 난 이 책을 기억하고 '햄'이 되지 않기 위해 두려움을 이기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나에게 훌륭한 기여를 했다. 또한 내 '치즈'가 영원불변의 것이 아님을, 내가 살피고 지켜나가려고 애쓰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져버릴 수 있음을, 그리고 미로 속으로 뛰어드는 용기와 헤매는 수고 없이는 절대로 '치즈'가 내 것이 될 수 없음을 알게 해주었다.

하지만 난 미로를 헤매어 찾은 치즈가 가득한 방에서 흐뭇해 하며 살다가 치즈가 떨어졌다고 미로 속으로 다시 뛰어들지 않기 위해 내 스스로 치즈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내고 싶다. 갑작스런 '변화'는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노력을 통해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치즈는 길도 모르는 미로를 무작정 헤매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힘과 노력으로 지은 치즈 공장에서 계속해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일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우리를 미로 속으로 내모는 불가항력적인 변화도 있고 치즈를 도둑맞는 일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미로 속을 무작정 헤매야 한다는 건 좀 그렇다. 작가는 현실과 미래의 불투명함과 수많은 시행착오들이 존재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미로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건 짐작이 되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 명성만큼이나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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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신의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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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이 어린 아기였을 때에는 나를 향해 웃어주는 게 고마웠고, 엄마라고 불러주는 게 기특하기만 했다. 그런데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부터 나와 아이 사이에는 갈등이 일어났다. 특별히 뭘 시키는 건 없었지만, 그리고 그렇게 남들보다 뒤쳐지는 아이도 아니었지만, 혹여 다른 애들보다 떨어지면 어쩌나 싶어 노심초사했었던 것이다. 아이는 그런 엄마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있었나 보다. 점점 아이에게 짜증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엄마와 딸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하고 아이의 야무지지 못함에 모든 탓을 돌리려 할 무렵에 이 책을 만났다. 모든 탓은 아이에게가 아니라 나에게 있었다. 늘 아이의 정서가 안정되고 풍부하다면 아이키우기의 절반은 성공한 거나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을 다지며 살았었는데, 어쩌면 그렇게 일순간에 내 머리에서 그게 지워질 수 있었는지...난 육아와 훈육, 그리고 내가 내 맘대로 세운 원칙을 내 아이보다 우선시했다. 그게 잘못이었던 거다. 욕심많은 엄마의 마음을 아이는 꿰뚫어 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책의 작가 신의진씨는 현명한 부모에겐 육아란 없고, 부모가 세운 원칙을 내세워 아이를 훈육하기 보다는 아이를 믿고 인내하며 기다리라고 한다... 아이를 대하는 나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바꾸고 나니 아이들이 참 편안하고 행복해한다. 늘 공부하라면 짜증내고 반항하던 우리 큰아이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자기가 해야할 공부를 다 끝내 놓는다. 무엇보다도 이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제일 착하고 좋은 엄마라고 환한 얼굴로 고백(?)해준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아이는 결코 내가 가르쳐주는 길로 가진 않을 것이다. 아이가 가고자 하는 길은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엉뚱한 길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가 가라고 하는 길을 가기보다는 엄마는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지도 모르는 그 엉뚱한 길을 가면서 더 행복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작가는 책 마지막 편에서 '평행선의 미덕'을 배우라고 했을 것이다. '아이'라는 우물에 갇혀있지 말고 자신을 계속 흐르게 하라고 했을 것이다. 그래야 다시 웃으며 아이를 바라보는 힘을 얻게 된다고... 아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엄마 자신도 행복해지기 위해선 그래야 한다고, 그것이 엄마가 지녀야 할 기본적인 자세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아이를 억지로 컨트롤하려고 하지 말고 아이가 갖는 본성인 변화 자체를 인정하며, '나는 오늘 아이의 모델로서 제대로 살았는가'를 생각해보라고 한다. '보여주기의 힘'은 생각보다 세다고 강조한다. 이 말 앞에서 난 부끄러움을 많이 느꼈다. 참다운 부모 노릇이란 얼마나 막중한 책임감을 요하는 건인지... 그동안 나는 근시안적인 생각으로 사소한 것에 목숨이라도 건 듯이 매달리면서 아이를 다구쳐 왔던 것이다. 진정한 부모노릇이란 게 어떤 건지 이제 겨우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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