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그거 그렇겠네. 그럼 국회의원들 중에 시민단체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나도 없겠네.”

“그게 정답이지. 아무도 내놓고 말은 못 하지만 속으로는 다 싫어하는 건 뻔하지.”

“그거 법으로 금지할 수는 없는가?”

“저, 저, 또 눈치 없는 소리 하고 앉았다. 그딴 소리 어디서 지껄였다간 개망신당할 수 있으니 제발 정신 똑바로 차리라구. 시민단체란 말야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이 행사할 수 있는 가장 당연한 국민의 기본권이야. 그런 행동은 법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 말이야. 그래서 유럽 선진국에서는 시민단체가 몇만 개씩 활동하고 있어. 그런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야.”

(110)

그중에 하나가 ‘검사동일체 원칙’과 ‘상명하복’이었다. 그것은 검찰이라는 조직의 특수성을 규정하고, 고유성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한문 투의 그 두 가지 뜻은, ‘그 어떤 경우에도 모든 검사는 한 몸’이며 ‘위에서 명령하면 아래는 무조건 복종한다’는 것이었다. 거기서 확 풍겨오는 제1감은 군대적이고 폭력적이라는 점이었다. 그 특성은 지극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검사들의 생리와는 너무나 조화되지 않는 것이었다. 군대적 단결과 명령 무조건 복종을 강요하는 것에 황원준은 처음부터 거부감이 생겼다.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반감이 일어났다. 그것은 장장 30년 동안 이어져온 군부독재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지지리 배울 데가 없어서 군바리 흉내를 낸단 말인가!’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머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아, 저건 일본 군대, 식민지의 잔재다!’ 일본 식민지의 잔재는 법조문에 지금도 수두룩하게 남아 있었던 것이다.

(128~129)

“알겠지만, 전관예우는 민형사 재판에서 안 통하는 데가 없어. 이리 얽히고 저리 얽히고 해서 다 선후배 관계니까. 그런데 그것을 압도하는 게 있어. 그게 바로 근무연 전관예우야. 바로 얼마 전까지 함께 근무했던 직속 상관이 사건을 가지고 나타난 거야. 이런 때 자넨들 어쩌겠어? 꼼짝 못 하잖아. 그분을 이기게 해드려야지. 그게 우리나라식 의리고 인정이잖아. 상대방 변호사는 바로 몇 개월 전에 부장판사 옷 벗고 개업한 사람이었어. 시쳇말로 따끈따끈한 전관예우를 아주 작심하고 고른 거지. 보통 전관예우라도 못 당할 판인데, 나 같은 일반 변호사로는 싸워보나 마나 백전백패거든.”

(211)

윤현기는 아까 가졌던 장우진에 대한 고마움이 싹 가시면서 경계의 발톱을 세웠다.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KOICA-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의 지원으로 지난 5년 동안 부부 동반 해외 여행을 한 의원들은 아주 많았다. 해마다 예닐곱 쌍씩이었으니까 줄잡아 40여 명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자신은 3년 전에 다녀왔으니 꼼짝없이 장 기자의 표적이 된 셈이었다. 코이카는 대한민국의 대외 무상 협력 사업을 주관하는 외교통상부 산하 정부 출연 기관이었다. 그 조직이 국제적 원조를 필요로 하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국가들에 퍼져 있어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해외 여행을 하기에는 딱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위로의 뜻을 담은 그 여행은 해마다 ‘관행’으로 짜여졌다. 그러나 언제나 명분을 분명하고 뚜렷하게 세워져 있었다. 해외 업무 추진 상황 점검 출장이었다. 그래서 누구나 아무 부담 없이 출장을 다녀오고는 했던 것이다. 그 출장이 더 인기였던 것은 ‘부부 동반’이었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자기 돈 한 푼도 안 들이고 모처럼 아내에게 남편으로서 낯을 낼 수 있는 기회였던 것이다.

(226)

그리고 그뿐이 아니다. 그 책은 출판기념회를 통해서 아무 제한 없이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는 합법을 보장받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주는 것이었다. 연간 허용된 후원금이 1억 5천이고,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으로 늘었다. 그것에 비하면 책판매라는 명목으로 자기 능력껏 얼마든지 돈을 모을 수 있는 자유는 의원 누구나 환영하는 매력 만점의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그 간섭받지 않고, 공개할 의무 없는 모금의 무한자유에 대하여 언론은 가끔씩 시비를 걸고는 했다. 출판기념회는 ‘선거 자금 모금회로 변질’되었고, 초대장은 ‘돈 봉투 청구서’라는 비판이었다. 그러므로 출판기념회의 기부금을 제안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건 국회의원들의 세비를 깎아야 한다는 것만큼이나 한가하고 순진무구한 소리였다. 그들은 ‘해는 동쪽에서 떠오른다’와 같은 확고부동하고 단순 명료한 진리 하나를 모르고 있었다. 국회의원들은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되 자기 자신들에게 불리한 법은 절대로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자기 능력껏 돈을 얼마든 모을 수 있는 출판기념회를 ‘백발백중 로또 당첨’으로 생각하고 있는 의원들이 왜 그 규제법을 만들겠는가. 어쨌거나 다목적의 이익을 주는 책 내기를 게을리할 의원은 단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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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필요한 순간 -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
김민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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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는 과학과 수학에 관련된 교양서적을 좋아하는 편이야. 학창 시절 때도 수학과 과학이라는 과목에 흥미가 있었어. 수포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빠는 수학이 나쁘지 않았어. 대학에 들어갈 때 수학과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좀더 현실적인 선택을 했단다. 학창 시절 나쁘지 않은 기억 때문인지, 수학에 대한 교양 서적이 있으면 눈길이 가더구나. 그래서 김민형이라는 분의 <수학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책을 읽은 거야.

김민형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인데, 약자 소개를 보니 대단한 사람이더구나. 옥스퍼드대학교 머튼 칼리지 교수이면서, 서울고등과학원의 석학교수더구나. 저자 소개란에, “김민형 교수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서 유래된 산술대수 기하학의 고전적인 난제를 위상수학의 혁신적인 방식으로 해결하여 세계적 수학자의 반열에 올랐다. 오일러 도서상을 수상한 수학자 조던 엘렌버그는 그를 두고 “약 3천 년간이나 수와 수체계의 이론을 연구해왔지만 실제 탄생한 이론은 많지 않다. 누군가 진짜 새로운 방식으로 그 작업을 해낼 때마다 큰 사건이 된다. 김민형이 그 일을 실제로 해냈다”고 평했다.”라는 말이 있더구나. 이 말들을 정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 유명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위상수학 방식으로 해결했다는 것은 대단해 보이는구나. 예전에 읽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는 책을 통해 그 문제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알고 있거든. 책들도 많이 적으셨네.

.

1.

이 책에 대한 내용을 간단히 이야기하면, ;수학이란 무엇인가’와 ‘수학이란 왜 필요한가’를 쉽게 알려주려고 노력한 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구나. 먼저 역사를 바꾼 수학적 발견 세 가지로 이야기를 시작했단다.

그 첫번째가 수학자 페르마의 이름을 딴 페르마의 원리라는 것이야. 이것은 예전에 다른 책에서 이미 본 적이 있었어. 빛은 시간을 최소화하는 경로로 진행한다는 뜻… 빛이 직진한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빛이 하나의 물질에서 다른 물질로 통과할 때 다른 물질을 만나게 되면 굴절을 되거든. 왜 빛이 하나의 물질에서 다른 물질로 통과하게 될 때 굴절을 하게 될까. 빛이 최단 거리를 가야 한다면 굴절을 하면 안되거든. 빛이 굴절하는 이유는 최소의 시간을 이용해서 통과하기 때문이라는 거야. 최단 거리가 아니고, 최소의 시간이 소요되는 거리… 마치 바닷가에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해안구조대원이 달려갈 때 최단거리가 아닌, 가장 빨리 도착하기 위해, 즉, 바다에서 헤엄치는 거리를 짧게 가기 위해 달려가는 것과 비슷한 원리.. 그 전까지 빛은 최단거리로 이동한다고 했는데, 그럴 경우 굴절의 경우 설명이 안 되었는데, 페르마는 빛이 최소 시간의 경로로 움직인다는 것을 정리한 것이야. 생각의 전환이 대단한 발견을 한 것 같구나.

두번째 수학적 발견은 뉴턴의 운동의 법칙과 중력이란다. 그러면서 뉴턴의 위대한 책 <프린키피아>의 책이 여러 번 소개되었어. 세월이 흐르면서 그 책의 내용들의 오류가 조심씩 생겼지만, 당대에는 놀라운 책이었단다. 자연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운동들을 설명하고 있었어. 수학적인 공식을 이용한 과학으로 말이야.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수학적 발견은 데카르트의 좌표의 발견이란다. 철학자로도 유명하지만 수학자로서도 많은 업적을 남긴 데카르트. 그 중에 어떤 위치를 x축과 y축으로 표기할 수 있는 좌표의 발견이 가장 중요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어. 많은 과학과 수학의 설명이 좌표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위대한 발견이 아닐 수 없구나.

.

2.

수학적으로 사고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지은이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어.

=====================

(107)

수학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하게 질문을 던지고, 우리가 어떤 종류의 해결점을 원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에 필요한 정확한 프레임워크와 개념적 도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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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숫자로 하는 것만이 아니란다. 이런 수학적 사고가 사회에 적용할 수도 있어. 정답이 없다고 좋아. 비슷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그것이 학문이라고 했단다.

=====================

(179)

수학적인 사고가 사회에 어떻게 적용되느냐는 질문에 답할 때, 수라는 개념 안에서만 생각한다면 굉장히 제한적인 관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 생각에 건전한 과학적 시각이란 ‘근사(approximation)’해가는 과정이라는 걸 처음부터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완벽하게 할 수 없다고 해서 포기하기 보다는, 제한적인 조건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나중에 뒤집어지더라도 현재의 조건 안에서 이해해나가는 것이죠. 애로의 경우도, 뉴턴의 경우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근사해가는 과정, 항상 바꿀 수 있는 것, 그리고 섬세하게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학문이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

….

민주주의와 선거제도에도 수학적 사고가 적용될 수 있어. 우리나라 선거제도는 1등만 유효한 선거인데, 그것이 모든 이들의 대표성을 띨 수 없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설명을 해주는데, 재미있더구나. 그 글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선거 제도는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한 표 차이여도, 그것이 50퍼센트도 지지를 받지 못해도, 일등만 되면 당선되는 선거 제도는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단다. 수학적인 방법으로 조금만 생각하면 좀더 민의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설명해 주었어.

….

짝짓기에 대한 내용도 재미있었단다. 어떻게 하면 헤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많게끔, 즉 안정적으로 짝을 지을 수 있을까. 이것을 연구한 사람들이 있대. 수학자인 데이비드 게일과 경제학자인 로이드 섀플리란 사람들이 만든 방법인데,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안정적인 짝짓기의 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했어. 게일-섀플리 알고리즘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컴퓨터 알고리즘에도 이용이 되었고, 이것으로 2012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고 하는구나. 게일-섀일러 알고리즘은 아빠가 다시 설명하는 것보다 너희들이 나중에 책에서 직접 보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쉬울 거야.

…

3.

수학에 관한 책을 읽을 때 자주 등장하는 수학자가 오일러라는 과학자가 아닐까 싶구나. 이번에도 오일러의 수를 설명하면서 오일러가 나왔어. 다각형의 도형이나 입체 도형이 있다고 해보자. 그럼, 그 도형에서…  면의 수에서 선의 수를 빼고 다시 점의 수를 더한 값을 오일러의 수라고 하는데, 같은 위상인 경우는 늘 같은 수를 가진다고 하는구나. 도대체 이런 발견은 어떻게 하는지 신기하구나.

수학을 좀 깊이 공부하면 위상수학이라는 용어를 접하게 되는데, 위상수학이란, 모양을 공부하는 수학의 분야 중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학문으로, 점, 선, 삼각면 등 간단한 형태들을 이어 붙여서 만들 수 있는 모양들을 기호화하는 것이라고 했어. 같은 위상이라는 것은 선을 끊거나, 면을 자르거나, 구멍의 개수를 변화시키지 않고 변형을 시킬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해. 좀 말이 어렵지? 쉽게 이야기하면 찰흙 반죽을 이용하여 모양을 바꾸되, 표면을 터뜨리거나 구멍을 내지 않게 바꿔서 만들 수 있다면 같은 위상이라고 하는 거야. 즉, 구, 정육면체, 삼각뿔, 원통 등은 같은 위상이지만, 도넛 모양은 위상이 다른 것이 되는 거야. 구멍 뚫린 손잡이가 있는 컵이 도넛과 같은 위상이 되는 것이고 말이야. 이런 위상수학도 과학, 경제학 등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하는구나.

…

너희들도 이제 수학이라는 것을 공부하잖아. 두 자리 수 곱하기도 하고, 셈뿐만 아니라 도형도 공부를 하는데, 앞으로 다양한 수학의 분야를 공부하게 될 거야. 수학이 힘들 때도 있지만,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것처럼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갈 때의 쾌감을 너희들도 좋아했으면 좋겠구나. 너희들이 원한다면 아빠도 너희들의 교과서를 보면서 함께 다시 연필을 긁적였으면 좋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수학은 발전했습니다.

책의 끝 문장: 수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가 생긴 거죠.


그렇게 보면 추상적인 개념적 도구를 사용해 세상을 체계적으로, 또 정밀하게 설명하려는 의도가 바로 수학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 P39

이 ‘공리’라는 단어를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하나의 사실에 대해 증명하지 않고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때, 이를 기초로 다른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다. 공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전개될 내용도 전혀 받아들일 이유가 없으며, 이 공리가 맞다고 상정하면 앞으로 나올 결론들도 맞다고 여길 수 있다.’ 바로 이것이 공리적인 사고체계입니다. 유클리드는 <기하학 원론>이라는 책을 통해 기하학에 대한 5개 공리를 만들고, 그다음에 그 공리만 이용해서 여러 가지 증명을 전개했습니다. 가정과 공리만 사용해서 결론을 이끌어낸 이 책은 당시 서구세계에 굉장히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 P77

수학은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인간이 답을 찾아가는 데 필요한 명료한 과정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맨 처음에 했던 질문이 기억나나요? ‘수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제 그 질문을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을 겁니다. 여전히 답을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수학에 대해, 수학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에 대해 느끼고 있습니다. 더 탐구하게 되고, 생각게 되겠지요. 무엇보다 수학이 이제 특정한 논리학이나 기호학과 같은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이해했을 겁니다. - P265

알파벳 다섯 글자로 만들 수 있는 단어는 과연 몇 개일까요? 아무 제약 조건도 주지 않고 의미를 고려하지 않으면 26^5개, 약 1200만 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전을 찾아보면 의미 있는 다섯 글자 영어 단어는 희한한 것들까지 포함해서 약 1만 5,000개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알파벳 3개 글자를 효율적으로 써서 26^3=17,576개의 단어를 만들면 될 것을, 5개의 글자로 왜 1만 5,000개 단어밖에 만들지 않은 것일까요? 다섯 글자 영어 단어에 들어 있는 정보율은 약 5분의 3입니다. 의미 있는 단어는 1만 5,000개밖에 안 되는데, 다섯 글자나 쓰는 낭비를 ‘정보율’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단어의 길이를 늘려서 쓰게 된 데는 인간의 언어가 자연적으로 정보 처리 문제를 해결하면서 진화한 것이 중요한 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언어 자체도 방금 이야기한 오류의 관측과 정정이 가능하게 만들어졌다는 의미입니다.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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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12-21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들 머리 터지겠어요
 














(24-25)

그러면서 루소의 말을 생각했다.

‘국민들은 투표하는 순간에만 주인이다.. 투표가 끝나자마자 다시 노예로 전락한다.’

또 어떤 유명한 사람의 말이 루소의 말의 대구(對句)처럼 떠올랐다.

‘정치인에게 국민이란 정권을 잡기 위한 방편이고 구호일 뿐이다.’

그 두 가지 말은 정치인들이 숱하게 저지르는 국민 기망 행위와 배신 행위를 적시한 것이었다.

(49)

“안 되지. 안 되는 건 분명한데, 그 따위 짓을 해도 아무도 말하는 사람이 없잖아. 그러니까 안심하고 마음대로 일 저질러대는 거지. 그 일 벌어졌지만 지금 우리 둘이나 언급하고 있지, 그 당시에 학생들도, 교수들도, 아무도 반대하고 나서지 않았잖아. 다 잊어버린 거야. 다 무관심한 거야. 몇 년 세월이 지나니까 다들 망각의 병에 걸려버린 거라구. 이런 말 있지, 왜. ‘사람들은 남의 일은 사흘이면 잊어버린다.’ 대중 망각을 지적한 예리한 속담이야. 바로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거야. 그래서 마음 놓고 즈네들 잇속 챙기는 일 거침없이 저질러 대는 거고. 그 역사가 해방 후 장장 70년이야.”

(114)

그 자발적 조식의 집결체가 국가 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세상을 바꾸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이루어가는 성과와 함께 후원금을 내는 시민들이 자꾸 불어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몇천 명이던 수가 해가 바뀌고 바뀌면서 1만 5천 명을 향해 육박해 가고 있었다. 그건 기존 권력으로서는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국민이란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에 정신 팔려 제각기 흩어져 있을 때가 귀엽고 예쁜 것이다. 정치인들이 많은 사람들이 뭉쳐서 외쳐대는 것을 가장 싫어하고 무서워했다. 그리되면 꼭 골치 아픈 일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참여연대는 공포스럽게도 날로 그 조직이 커져 쌍룡이 되려 하고 있었다.

(183)

민변은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고, 자발적으로 무료 변론을 하는 이 나라의 유일한 순수 봉사 단체였다.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시민단체와 달랐고, 국가의 지원이나 시민 모금으로 운영되는 봉사 단체와도 달랐다. 민변 회원들은 각기 개인적으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하루 일과를 끝내고 6시부터 민변 사무실로 모여 분과별로 무표 변론 일을 해나갔다.

(185)

“육사생들이 남들이 안 듣게 자기들끼리만 뻐기는 말이 있다던데 그게 뭔지 알아?”

“에이, 그 쉬운 걸 문제라고 내?”

“쉬워? 뭔데, 말해 봐/”

“대통령 셋 배출한 것.”

“히야, 정말 머리 좋네. 그럼 우리 민변들이 내놓고 뻐겨도 되는데 그냥 입 다물고 있는 건?”

“그걸 꼭 말로 해야 하나? 그럼 쪽팔리는 거잖아?”

“괜찮아. 말은 해야 속이 풀린대잖아.”

“대통령 둘 배출한 것.”

(194)

그때 장우진의 머리에는 가수 가인이 퍼뜩 떠올랐다.

“이런 똥차 끌고 다니면서 어떻게 미행을 따돌리고, 몸을 피하고 한다는 거야? 그러다가 시동이나 팍 꺼져봐. 그러지 말고 내 차 가지라니까. 내 차도 고물 다 돼가지만 니 것에 비하면 왕이잖아. 명색이 엔진 끝내주는 독일제니까.”

절친한 가수 가인이 만날 때마다 하는 말이었다.

(317-318)

그리고 또 한 사람,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내 당 사람이든 아니든 무조건 받들어 모셔야 해. 의원 노릇 아무리 조심조심한다고 해도 언제 무슨 일로 검찰 조사받고, 법정에 서게 되고 할지 몰라. 그런 때 법사위원장이 날 봐주는 사람이라면 일은 간단하게 해결되지. 왜냐! 법원, 검찰, 헌법재판소가 법사위의 국정감사를 받아야 하는 피감 기관 아닌가. 그러니까 법사위원장은 법원이고 검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실세라고. 그래서 법사위원장이 국회의장보다 세다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386-387)

“예, 그게 비중의 문제겠지요. 언론들이 연쇄 살인 사건, 대형 화재 사건, 교량 붕괴 사건, 노조 과격 투쟁 같은 것들을 서로 경쟁적으로 열심히 보도하는 것처럼 지난 30~40년 동안에 대형 기업들이 저절러온 반사회적 비리와 온갖 경제 범죄들을 불의의 소방수로서, 진실의 수호자답게 적극적으로 보도했다면 지금쯤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됐을까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르게 이미 선진국에 진입했겠지요. 그러나 지난번 성화 비자금 사건 보셨죠? 성화의 힘 앞에 모든 언론들이 침묵해 버리니 비자금 4~5조 원 사건이 깨끗하게 유령 사건으로 묻혀버리잖아요. 그런 사건들이 지난 세월 동안 수없이 반복되면서 국민들은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알 권리를 박탈당해 가며 우매해져 갔고, 재벌들은 점점 더 큰 공룡으로 둔갑해 가면서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등장한 세계 최고의 소득 격차, 국가 위기의 양극화 나라가 되어버린 겁니다.”

(403)

그런 속에서 자신만의 힘으로 다른 기자들을 밀어붙이고 그 후보 옆에 더욱 바짝 붙어 서서 ‘그 회사는 누구 겁니까? 후보 것이 맞지 않습니까?’ 같은 질문을 계속 해댔다. 그랬더니 마침내 그 후보가 여지껏 짓고 있던 억지웃음을 내팽개치고 얼굴을 찡그리며 ‘이런 기레기 같으니라고!’하고 내쏘았다. 하필 그 장면을 어떤 텔레비전이 찍어 방송해 버리는 바람에 ‘기레기(기자 쓰레기)’는 삽시간에 세상에 퍼지는 유행어가 되고 말았다.

(407)

“……” 여전히 장우진을 응시한 채 판사의 침묵이 길어지더니 이윽고, “왜 그렇게 힘들게 삽니까?” 그 목소리가 약간 떨리는 것 같으면서 눈동자도 미세한 흔들림이 이는 것 같았다.

“예, 한 사람만이라도, 저 한 사람만이라도 똑바로 보고, 똑바로 쓰고, 똑바로 전하고 싶습니다. 그 마음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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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톰 행크스 지음, 부희령 옮김 / 책세상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좋아하는 외국 배우 중에 톰 행크스라는 사람이 있단다. 탐 행스라고 해야 원래 이름 발음과 더 비슷할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는 톰 행크스로 부르고 있어. 아빠가 그의 영화를 처음 본 것은 아마 <빅>이라는 영화일 거야. 그리고 그를 좋아하게 된 영화는 바로 <프레스트 검프>라는 영화였단다. 군대 휴가 나왔다가 군 동료랑 극장에서 본 것으로 기억되는데, 너무 재미 있어서, 그 이후에도 몇 번을 더 본 것 같구나. 그 영화로 톰 행크스라는 배우를 좋아하게 되어 이 이후 그가 출현한 영화들을 참 많이 봤단다. <아폴로 13호>, <캐스트 어웨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등 생각나는 영화들만 해도 엄청 많더구나. 일일이 다 적지 못할 만큼 그의 많은 영화들을 보았는데, 대체적으로 재미있었어. 아빠가 본 그의 영화들 중에는 소위 폭망한 영화가 없었던 것 같아. 아빠가 안 본 그의 영화들 중에서는 재미없는 영화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톰 행크스가 소설을 썼다고? 작년에 신간 코너에서 그의 소설집을 알게 되었단다. 미루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는데,  모두 열일곱 편의 단편 소설들이 실려있어. 책 날개에 작가 소개를 읽어보았는데, 톰 행크스는 타자기를 그렇게 좋아한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모은 타자기가 100개도 넘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에 실린 소설들 중에 타자기가 많이 등장했단다. 타자기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곳곳에 타자기가 등장을 한 것이 지은이 톰 행크스의 타자기에 대한 애정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았어.

…

1.

문득, 아빠도 타자기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단다. 컴퓨터가 보급되기 전에, 친구네 집에서 본 타자기를 보고 나서 어찌나 갖고 싶었던지.. 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구나. 컴퓨터가 널리 사용되고 있어서 타자기로 글을 쓰는 사람들은 거의 없지만, 그리고 타자기로 탁탁 두들기면서 쓰는 맛은 여전할 것 같구나. 아직도 타자기로 글을 쓰는 사람이 있을까? 키보드 자판을 두들길 때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 것보다 탁탁 소리가 나고 누르는 느낌도 있는 것이 사람들에게 더 즐거움을 주어 컴퓨터 키보드도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는 사람도 많잖아. 우리집도… ^^

이 책을 읽고 나서 혹시 타자기를 살수 있나 싶어서 검색을 해보았단다. 사겠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전자식 말고 기계식 타자기. 음, 신형은 거의 보이지 않고 중고가 좀 있고, 그것보다 더 많은 것은 장식용이구나. 이 정도면 멸종되었다고 봐도 되겠구나. 그냥 컴퓨터 키보드로 두들기는 것으로… 백스페이스도 있고 좋구나.

2.

지은이 톰 행크스가 들려주는 이야기.. 모두 17편이었어. 대서사가 있는 것들은 아니지만, 사람들 사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고, 사랑 이야기가 있었고, 옛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추억이 담긴 이야기가 있었고, 미래를 오가고, 시간을 오가는 공상 과학 이야기가 있었단다. 아빠가 보통 소설을 읽을 때 줄거리를 금방 까먹기 때문에 메모를 하면서 읽곤 하는데 이 책을 읽을 때는 이런저런 일로 바쁘고 해서 앞부분 두어 편만 간단히 메모를 해 놓았어. 책을 덮고 줄거리 잊기 전에 적어놔야지, 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조금이라도 적어놓아야 너희들한테 이야기할 때 정확한 이야기를 들려주거든..

그런데, 그걸 하지 못하고 책을 덮은 지 꽤 시간이 지나간 것 같구나. 차례에 있는 제목을 보면 각각 어떤 이야기였는지 대충 생각나지만 그 줄거리들이 정확하지 않아서 너희들에 이야기할 수준은 안 되는구나. 그리고 17편, “행크 피셋과 함께하는 우리 동네 소식” 4편을 빼더라도 13편이나 되는 소설들을 다 이야기하기에는, 아빠가 부지런을 떨 수가 없을 것 같아 줄거리는 안 적는 걸로…

다만, 그의 17편 단편 소설들을 한 마디로는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잔잔하고, 가끔 유머도 넘치고, 사랑이 담겨 있고, 평범한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이야. 그리고 읽고 나면 마음에 평온해지고 말이야. 그리고 그런 생각들이 들더라. 그가 많은 영화에 출현을 하고, 또 영화를 만들면서 그 영화들의 스토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이런 소설들을 생각해낸 것 같다는 생각 말이야. 어떤 소설을 읽었을 때는 그가 출현한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어.

….

그가 앞으로도 영화뿐만 아니라 소설도 계속 써 갈지 모르겠지만, 소설을 또 출간을 한다면 아빠도 또 그의 소설을 읽을 생각이란다. 그때는 줄거리를 잘 메모해서 더 자세히 알려줄게.

PS:

책의 첫 문장: 애나는 엠데시에게 뜻깊은 선물을 고르려면 ‘앤틱 웨어하우스’만한 데가 없다고 했다.

책의 끝 문장: 공은 윤기 나는 마룻바닥 위를 길고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휘어져, 1번과 3번 필 사이에 있는 공간을 향해 굴러갔다. 스트라이크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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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노년에 누군가가 “선생님은 어떻게 그리 훌륭한 일들을 하셨습니까?”라고 묻자 뉴턴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가 있었기 가능했지요.”라며 아주 겸손하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뉴턴이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다시 자신을 거인으로 만들었던 과정은 뉴턴이 얼마나 예리한 현실감각을 지닌 인물이었는지, 그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것을 사회적으로 활용했는지를 보여준다.

(24)

“얼마 전에 한 대단한 모임에서 구태의연하고 어리석은 질문들에 대해 사람들이 토론을 했다. 누가 가장 위대한 사람일까? 카이사르? 알렉산드로스? 티무르? 크롬웰?

그중에 누군가가 의심할 여지없이 그건 아이작 뉴턴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사람 말이 옳다. 왜냐하면 진정한 위대함은 하늘로부터 위대한 천재성을 부여받아서 그것으로 자기 자신과 남들을 계몽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뉴턴은 진정 위대한 사람이다. 지난 1 천 년간 그 비슷해 보이는 사람도 나타난 적이 없을 정도다. 그에 비해 다른 정치가들이나 정복자들은 어느 시대에도 부족하지 않았던 사람들로 ‘유명한 범죄자’ 그 이상은 아니다.

 -볼테르 <철학 편지>

(25)

자연에 대한 견해에서도 두 사람은 너무 달랐다. 데카르트의 세계는 물질의 소용돌이로 가득 찼지만 뉴턴의 세계는 입자들이 드문드문 움직이는 빈 공간이었다. 데카르트의 지구는 길쭉한 멜론처럼 생겼는데, 뉴턴의 지구는 럭비공이 누워 있는 것처럼 생겼다. 데카르트는 밀물과 썰물이 달이 누르는 압력 때문에 생기는 거라고 말하는 데 반해, 뉴턴은 달이 바다를 끌어당겨서 조수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데카르트가 말하는 충돌과 뉴턴이 말하는 중력이라는 것이 모두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만 뺀다면 두 사람이 그려낸 세계의 공통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43)

우리에게 데카르트와 뉴턴의 가장 큰 공통점은 우리가 자연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새롭게 규정했다는 점에 있다. 20세기 초에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여전히 우리의 일상 세계는 데카르트와 뉴턴이 확립해놓은 고전역학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54)

데카르트의 공간은 물질로 꽉 차있는 플레넘(말 그대로 물질이 충만한 공간)으로, 이 플레넘은 세 종류의 물질로 채워져 있었다. 첫 번째 물질은 불의 원소로 아주 작고, 특정한 형태나 크기가 없어 모양이 쉽게 변한다. 따라서 어느 틈에나 채울 수 있다. 두 번째 공기의 원소는 아주 작지만 크기나 모양을 지니고 있다. 세 번째 흙의 원소는 불이나 공기의 다른 감각적 속성 없이 크기, 모양, 배열, 운동만으로 물질을 정의했고 그로부터 차가움, 뜨거움, 습함, 건조함 같이 아리스토텔레스 체계에서 중요가게 여기는 질적인 개념들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79)

이처럼 데카르트는 인체를 각종 실과 관, 구명들로 가득 찬 기계로 파악하고 기계들이 작동하는 원리에 따라 인체가 움직이는 것으로 이해했다. 다른 동물들도 작동 원리는 인간과 똑같이 기계적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과 동물은 똑 같은 원리에 따라 작동하는 다른 종류의 기계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데카르트는 오직 인간만이 사고할 수 있는 이성, 정신을 자지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지었다. 또한 인간에게도 기계적 철학이 적용되는 영역을 몸에 국한시켜서 정신과 몸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이분법을 가져왔다.

(83)

다행스럽게도 뉴턴은 자신이 읽고 생각한 바를 무척 꼼꼼하게 기록으로 남겨 놓았다. 1664년 새 노트에 ‘철학의 문제들’이라고 제목을 붙이고 그 아래 “플라톤은 내 친구이고 아리스토텔레스도 내 친구다. 그러나 나의 가장 좋은 친구는 진리다.”라고 적어 놓은 것으로 보아 그도 동시대 사람들처럼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출발점으로 삼았던 것으로 보인다.

(137)

뉴턴주의 과학을 영국 사회로 퍼뜨리는 일은 뉴턴 혼자만의 힘으로는 부족한 것이었다. 뉴턴은 <프린키피아>에 매혹된 젊은 세대 수학자, 천문학자들을 ‘뉴턴의 사도들’로 키워내어 그들의 입을 통해 뉴턴의 과학을 사회에 알렸다. 과학자로서의 명성, 왕립학회 회장으로서의 권위를 적극 활용하여 그들에게 말할 수 있는 지휘를 마련해주었고, 더 중요하게는 그들에게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를 알려주었다. 뉴턴주의가 과학으로서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사회적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뉴턴의 천재성과 뉴턴이 뉴턴주의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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