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2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랜만에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를 읽었단다.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 중에 유명한 시리즈부터 우리나라에 소개되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출간되는 해래 홀레 시리즈는 순서가 약간 뒤죽박죽이란다. 이번에 읽은 <바퀴벌레>는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에 출간되었지만, 원작은 1998년에 출간되었고, 해리 홀레 시리즈의 두 번째 소설로 비교적 젊은 해리 홀레가 등장한단다.

, 두 번째를 나중에 읽었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단다. 아무튼, 요 네스뵈와 해리 홀레 모두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기까지 하더구나. 이 책은 너희들과 여행을 가면서 여행 틈틈이 읽으려고 했는데, 역시 너희들과 함께 하는 여행에서는 너희들과 노는 시간에 틈이 잘 나지 않는구나. 너희들이 자고 난 야밤에 조용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여행의 노곤함으로 인해 일찍 잠이 들고 말았단다. 그래서 읽는 기간이 길어졌구나.

 

1.

잔인한 장면도 많이 나오고, 너희들에게 이야기하기에는 무서운 장면도 많이 나와서, 두루뭉실하게 이야기하도록 할게. 태국 방콕의 한 창녀촌에서 노르웨이 대사가 등에 칼에 찔려 죽은 채 발견된 사건이 일어났어. 노르웨이 정부는 이 사건이 스캔들로 비화되어 지지율로 이어질까 봐 노심초사하고 몰래 이 사건을 수사하기로 했단다. 그래서 해리 홀레 단 한 명만을 방콕에 보냈어.

죽은 노르웨이 대사의 이름은 아틀레 몰네스. 가족으로는 아내가 있고, 한쪽 팔 장애를 갖고 있는 십대 중반의 딸 루나가 있었어. 그의 측근으로는 30년 동안 그의 차를 운전한 기사가 한 명 있었어. 방콕에 나와 있는 유력한 노르웨이 인사들, 주로 사업가들과도 친분을 쌓고 있었단다. 그런데, 조사를 하다 보니 그가 도박으로 적지 않은 빚을 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업가들 중에 브레케라는 사람과 친했으며, 죽기 직전 공식적으로 만난 사람도 브레케였단다.

해리 홀레는 몰네스의 가족들과 인터뷰도 했어. 딸 루나가 해리에게 찾아와서 약간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단다. 아빠는 게이였고, 엄마는 따로 애인이 있었다고 했어. 엄마의 애인은 다름 아닌 브레케였고 말이야. 그리고 몰네스가 죽으면 부인에게 거금의 보험금이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것은 충분한 살인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몰네스의 부인과 정부였던 브레케를 용의선상의 놓고 수사를 했어. 그러다 보니 브레케는 사고 당일 몰네스를 만났다고 했던 주차장의 CCTV가 모두 지워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리고 브레케와 몰네스가 만나 시간에 주차장을 지키고 있던, 주차장 관리인은 얼마 뒤 피살된 채 발견되었단다. 이런 물증과 사건은 브레케를 범인으로 몰게 되었고, 그는 경찰서에 수감되었단다.

브레케가 사건 당일에 대한 알리바이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계속 경찰서에 있을 수 밖에 없었지만, 해리 홀레가 생각하기에 그는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누군가 그를 범인으로 몰기 위해서 조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나중에 브레케는 알리바이를 찾아내어 다시 풀려나게 되었단다.

 

2.

그리고 노르웨이 정부가 자신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들이 있다고 생각했어. 몰네스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었거든. 죽기 전에 몰네스 소지품 중에는 의문의 사진 3장이 있었어. 그 사진들은 몰래 누군가를 찍은 같이 보였어. 그리고 수사를 통해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이 뢰켄이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처음에는 몰래 카메라나 찍는 나쁜 사람이고, 그가 범인이라고 의심하고 증거물을 찾으려고 그의 집을 몰래 들어가기도 했어. 하지만, 알고 보니 그는 노르웨이 정부를 위해서 일하고 있는 퇴역군인이었어. 은밀하게 대사관들이 잘못을 조사하고 있었어.

이후 해리는 뢰켄과 함께 조사를 했어. 방콕에 있는 노르웨이 사업가 등 묄네스가 교류했던 사람들을 조사했어. 조사를 하면서, 이 사건의 내막을 이미 노르웨이 정부에서도 알고 있었다는 느낌이 쏴하게 들었단다. 그러면서, 왜 자신을 방콕에 파견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어. 술주정뱅이 경찰을 보내면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고 대충 사건을 마무리하려던 것이었어. 묄네스의 살인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면, 노르웨이 정부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었든.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우리의 해리 홀레가 가만히 있을 사람인가. 그의 장점이자 단점은 두려워할 줄 모른다는 것 아닌가. 더욱 치열하고 철저하게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했고, 저 밑에 숨어있는 진실과 범인을 찾아내게 된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이번 소설은 이렇게 대충 마무리할게.

요즘 나무가 초등학생을 위한 셜록 홈즈와 아르센 뤼팽을 읽고 재미있다고 했잖아. 아빠도 초등학교 때 사촌 형 집에서 빌려온 셜록 홈즈 문고판을 재미있게 읽었단 기억이 나는구나. 너희들도 아빠를 닮았다면 추리 소설을 좋아하겠구나. 그런데 요 네스뵈의 책들은 재미는 있지만, 잔인하고 무서운 장면이 많이 나오니까,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읽어보길 바란다. 그때쯤이면 요 네스뵈의 책들은 추리 소설의 고전이 되어 있을까?

PS:

책의 첫 문장 :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책의 끝 문장 : 그러자 부드럽게 철벅거리며 수영하는 소리가 들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앗..
재미있게 읽었던
김언수의 <뜨거운 피>가 영화로 만들어진다길래..
기사를 읽어보니..
오호..
감독이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 천명관....
순간 기사를 잘못 읽었나 싶었는데...
정말 천명관...
대.박.
천명관 감독님 기대해 보겠습니다.
명감독이 되어
<나의 삼촌 브루스 리>도 영화로 만들어 주시기를.....^^



영화 ‘뜨거운 피‘ 정우 주연 확정..3월 말 크랭크인 [공식]
https://entertain.v.daum.net/v/20190321094526616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알벨루치 2019-03-22 0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나리오작가도 하고 감독도 하고 작가도 하고 천명관 대단합니다 ㅎㅎ

bookholic 2019-03-23 07:52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저는 회사원도 하고, 아빠도 하도, 남편도 하는 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카알벨루치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뒷북소녀 2019-03-22 1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감독님이 천명관 작가라니! 얼마전에 김언수 작가님께 영화화 얘기는 들었는데... 세상에!!!

bookholic 2019-03-23 07:53   좋아요 0 | URL
천명관 작가님의 유머코드가 2% 부족한 ˝뜨거운 피˝을 완벽하게 메꿔주었으면 합니다.
뒷북소녀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레삭매냐 2019-03-22 16: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쩜 그렇지만, 천명관 작가는 소설에
보다 더 집중해 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데뷔작 이래, 추락하는 느낌이.

bookholic 2019-03-23 07:57   좋아요 0 | URL
아, 그랬군요.... 저는 천명관 작가님의 소설을 두작품만 읽었는데 좋았거든요.
천명관 작가님이 영화감독을 하면서, 새로운 이야기거리가 떠올라 더 재미있는 소설을 쓰길 바래 봅니다.
레삭매냐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108)

실의에 빠져 있던 상옥은 그 돈을 보자 관을 사겠다며 혼자 시내로 나갔다. 하지만 그는 관을 사오지 않았다. 그 대신 비장한 표정으로 품속에서 모제르 7연발 권총을 꺼냈다. 관 대신 총을 산 것이다. 장례를 준비하던 임정 동지들은 그런 상옥의 행동을 어이없어 했다.

그러나 그는 동지들에게 결연한 어조로 사랑하는 내 동지 장규동을 죽인 것은 병마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다. 내 동지를 죽인 것은 바로 일제의 경관이다. 이 총으로 그놈들을 죽여 동지의 원수를 갚겠다.”고 말했다.

(140)

그 순간 상옥은 이미 마음을 정했다.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이렇게 죽는 게 너무도 원통하지만 상하이를 떠나기 직전 임시정부와 의열단 동지 앞에서 자결하여 뜻을 지킬지언정 적의 포로가 되지 않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왜놈에게 붙잡혀 조직과 스스로의 이름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141)

바깥에서 투항하라는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하지만 상옥은 조용히 눈을 감고 머리에 권총을 갖다 댔다. 그의 눈에 살짝 물기가 맺혔다.

배고픈 어린 시절 낮에는 쳇불공장과 대장간에서 일하면서 밤에는 야학을 다니며 공부하던 동생 춘원과 함께 영덕철물상회를 운영했던 일, 3.1만세운동 후 <혁신공보>를 제작해 경성시내에 뿌렸던 일, 암살단을 조직해 사이토 총독을 죽이려고 한 일, 상하이 시설 연인 장규동의 죽음, 임시정부 인사들을 만나고 의열단에 가입해 원대한 조국 광복의 꿈을 키웠던 일 등 34년의 짧은 생애가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스쳐갔다.

김상옥은 모제르 7연발총의 방아쇠를 힘껏 당겼다.

(189)

이태준은 단순한 의료생활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도 지사였다. 조국광복을 위해서는 그도 항상 마음을 태우고 있었다. 시베리아 깊숙이 살고 있으면서도 동지들과의 연락은 그치지 않았다. 이태준은 평범한 의사이면서 레닌이 혁명운동을 위해서 상하이임시정부에 보내준 돈 백만 원 중 40만 원을 상해까지 안전히 가지고 가는 중책을 떠맡아 이를 성공시킨 사람이었다.”

<약산과 의열단>96~97

(197)

놀랍게도 그가 바로 이태준이 소개해주겠다던 마자르였다. 혼자서 약산을 찾아 몽골에서 베이징까지 온 것이다. 마자르는 약산에게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해줬다. 그는 이태준과 함께 고륜을 떠나 베이징으로 오던 길에 러시아 백군을 만났는데, 이태준은 일본군 장교들의 농간으로 끝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외국인 그는 다행히 생명만은 건질 수 있었다. 친구 이태준은 비록 죽었지만 그와의 약속만큼은 꼭 지키고 싶어 혼자서 약산을 찾아 베이징까지 오게 됐다는 것이다.

(230)

황옥 일행이 텐진을 떠나기 직전 약산은 황옥만 따로 불렀다. 약산의 표정에서 비장함이 느껴졌다. 그는 황옥에게 이번 작전의 중요성과 비밀 엄수 등 몇 가지 주의사항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우리의 혁명운동은 이번 한 번으로 끝치는 게 아니요. 우리의 이상하는 바가 실현되기까지는 끊임없는 투쟁이 있어야 하오. 우리 대에서 못 이루면 자식 대에서, 자식 대에서 못 이루면 손자 대에까지라도 가지고 가야 할 우리 운동이오. 이번의 우리 계획이 불행히 패를 보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황공은, 결코 우리가 이번에 취한 수단방법에 관하여는, 발설을 마오, 한번 드러나고 보면 방책을 두 번 쓸 수는 없는 일 아니겠오?”

<약산과 의열단>1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 강의
리처드 파인만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노벨 물리학상을 타기도 했던 파인만의 책을 오랜만에 읽었단다. 파인만이 유명해진 것은 아무래도 그 어려운 현대물리학을 일반인들에게 쉽게 설명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구나. 그것을 바탕으로 대중들을 상대로 한 책들도 많이 내놓았거든.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파인만의 책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단다. 아빠가 최근에 양자역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책 제목에 양자라는 제목이 들어간 책들에 관심이 가고 있어. 이 책은 몇 년 전에 구매했다가 책장에서 색이 바래가다가 양자라는 단어가 책제목에 들어가 있어서 이번에 아빠의 부름을 받고 책장에서 소환되었단다.

책제목에 있는 영어 QED Quantum Elecrodynamics의 줄인 말로, 우리나라 말로 양자전기역학이라는 것이거든. 그럼 양자역학과 양자전기역학은 무슨 차이가 있냐? 양자역학은 아빠가 몇 번 이야기한 것처럼 원자의 움직임, 그 중에서도 전자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것이잖아. 그런데 양자전기역학이란 것은 빛과 물질, 여기서 물질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전자를 이야기하는데, 아무튼 그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양자역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이야기한단다.

=================================

(27)

양자역학은 모든 화학적 현상과 물질의 다양한 성질을 모두 설명할 수 있었으므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빛과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남아 있었다. , 전기와 자기에 관한 맥스웰의 이론도 양자역학이 제시한 새로운 원리에 부합되도록 수정이 가해져야 했던 것이다. 이리하여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양자역학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이 일단의 물리학자들에 의해 1929년 빛을 보게 되었으며, 거기에는양자전기역학이라는 끔찍한 이름이 붙어졌다.

=================================

양자역학도 어려운데, 양자전기역학을 일반인들을 상대로 설명하겠다니무모한 도전은 아닐지

1.

그런데 그는 왜 양자전기역학을 설명하려고 할까? 양자전기역학은 이 세상 대부분의 자연현상을 설명하고 있어서야. 파인만이 이야기하기를,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든 자연현상을 양자전기역학으로 설명할 수 있대.

=================================

(30)

먼저 양자전기역학이 얼마나 많은 자연현상을 설명해낼 수 있는지를 상기해보자. 아니, 거꾸로 말하는 게 더 쉬울 것 같다. , 양자전기역학은 몇 가지를 제외한 모든 자연현상을 설명해주고 있다. 그 몇 가지의 예외란 여러분을 의자에 붙잡아두고 있는 중력현상과(물론 내 생각에는 중력과 연사에 대한 예의가 혼합된 현상이지만) 핵자의 에너지 준위를 변형시키는 방사능 현상이다. 만일 우리가 중력과 방사능(정확하게는 핵물리학)을 제외한다면, 자동차의 엔진에서 끓고 있는 가솔린, 거품 현상, 소금과 구리의 딱딱한 성질 및 강철의 견고한 구조 등은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생물학자들은 생명현상까지도 가능한 한 화학적 원리로써 설명하려고 하는데, 내가 이야기한 대로 화학보다 더욱 근간을 이루는 이론은 양자전기역학인 것이다.

=================================

양자전기역학이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것이라고 했으니까, 먼저 빛이 무엇인지 알아야겠지. 현대물리학을 이야기할 때 빛의 정체가 꼭 나오는구나. 빛은 입자성과 파동성을 같이 띤다고 했잖아. 그런데 양자전기역학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빛이 입자성, 그러니까 광자덩어리라는 것을 머릿속에 심어 놓아야 해. 그리고 그 광자덩어리들의 움직임을 화살표로 표시해서 그 어려운 양자전기역학을 설명하기 시작한단다.

가장 먼저 설명하는 것이 부분반사에 관한 설명이야. 빛이 유리를 통과하게 되면 일부는 반사되고, 일부는 통과하고 그러는 것이 부분반사인데, 평상시 우리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데, 파인만 같은 과학자들은 그런 현상들에 의문을 품고 왜 그렇게 되는지 연구를 하나 보다. 과학자의 자세. 빛이 광자덩어리라고 했으니까, 부분반사가 일어난다는 것은 어떤 광자는 흡수되고, 어떤 광자는 반사되어 튀어나오는 거야.

왜 그럴까? 그리고 유리에 따라 튀어나오는 광자의 수가 다르고심지어 같은 유리라도 주변 환경에 따라 튀어나오는 광자의 수가 다르게 돼. 정말 생각해보니 부분반사라는 것 하나도 엄청 신기한 현상이구나. 이 부분반사도 화살표 하나로 설명을 하더구나. 그러면서 빛이 유리면에서 반사되는 것이 엄청나게 복잡한 현상이라고 하는구나.

=================================

(42)

빛이 유리면에서 반사되는 것은 사실 엄청나게 복잡한 현상이다. 실제로 조그만 유리조각 속에는 끔찍하게 많은 전자들이 우글거리고 있다. 여기에 광자 하나가 들어오면 그것은 유리표면에 있는 전자뿐만 아니라 유리 속에 있는 전자들과 상호작용을 주고받는다. 광자와 전자가 복잡 미묘한 춤을 추고 그 복잡한 중간 과정을 거쳐 나타나는 결과는 마치 광자가 유리의 표면에서 반사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당분가 빛이 유리의표면에서반사된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 문제를 쉽게 다루기 위한 편법이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

..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었던 빛의 성질인, 빛은 직진한다. 빛의 입사각과 반사각은 같다이것은 편의상 대충 이야기한 것이지, 빛은 정말 복잡하게 운동하고 있다고 해.

2.

양자전기역학을 설명하면서 화살표로 설명하는 것은 방향성과 크기를 설명하는데 화살표가 편하기 때문인 거야. 문득 고등학교 물리시간과 수학시간에 배운 벡터가 떠오르더구나. 크기와 방향을 동시에 갖는 물리량 벡터. 그러고 보니 이 책에서 설명하는 화살표의 합성이 고등학교 때 배운 벡터의 합성과 같더구나. 파인만이 수식을 모두 걷어치우고 화살표의 방향과 길이로만 쉽게 양자전기역학을 설명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고개 끄덕이면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더구나. 읽다 보면 이해가 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그러다가 파인만은 자신의 강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해서 아빠도 위안을 삼았단다.

=================================

(127)

오늘은 조금 어렵다고 할 수 있는 양자전기역학이론의 핵심을 다루기로 한다. 나의 두서없는 강의를 듣기 위해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지금 청중석에는 낯선 사람들도 여기저기 보이는 것 같다. 미안한 말이지만 처음 참석한 사람들은 어쩌면 이 강의가 이해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참석한 사람들도 강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기는 피차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첫날 말했던 바와 같이, 자연을 설명하는 매커니즘 자체가 일반적으로 이해 불가능한 것이므로 실망할 필요는 없다.

=================================

이해하지 못하면 어떠하리.. 그래도 이 책을 통해서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양자전기역학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잖아. 그 빛을 이루는 광자덩어리들의 복잡성 때문에 양자전기역학이라는 것은 무척 어려운 거야.. 그리고 그로 인해 일어나는 자연현상과 이 세계는 복잡미묘한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잖아. 세상은 복잡하니 너무 이해하려 하지 말라는 교훈을 하나 얻은 것 같아. ㅎㅎ 너무 자기합리화를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구나. 한방에 이해하려 하지 말고, 양자역학에 관해서는 길게 보자꾸나. 천천히

=================================

(170)

이렇게 단순한 행위로부터 생성된 이 세계가 그토록 복잡 미묘한 이유는, 엄청나게 많은 광자들이 서로 뒤엉켜서 간섭현상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의 기본 행위는 단지 실제의 세계를 분석하는 출발점에 불과하다. 또한 계산이 불가능한 복잡한 광자 교환이 진행되고 있는 영역에서는 일어날 가능성이 큰 사건들을 구별해낼 수 있는 경험적 지식이 필요하다. 이리하여 우리는 자연의 깊숙한 배후에서 진행되고 있는 복잡한 과정을 근사적으로 묘사하는 굴절률, 압축률, 원자가 등의 거시적 개념들을 도입하게 되었다. 이것은 일종의 체스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체스 게임의 규칙은 단순하고 기본적이지만 게임을 잘 하기 위해서는 각 말의 특성과 배치 상황을 잘 이해해야 한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

오늘은 이만 마칠게오늘 독서편지는 다시 읽어봐도 책의 핵심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 것 같구나. 이해해주렴.

PS:

책의 첫 문장 : 앨릭스 머트너는 물리학에 대단한 호기심을 갖고 있었으며 종종 내게 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어했다.

책의 끝 문장 : 책 출판업보다는 물리학이 더 빨리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와 같이 미시적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은 너무나 이상했기 때문에, 뉴턴의 물리학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이론을 찾기 위해 물리학자들은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했다. 원자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갖고 있던 상식적인 생각들을 모두 떨쳐 버려야만 했던 것이다. 마침내 1926년에 이르러 물질 내부의 전자가 취하고 있는’전혀 새로운 형태’의 운동을 설명해주는 ‘비상식적인 이론’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것은 언뜻 보기에 터무니없는 이론이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양자역학이라고 불리는 이론이 바로 그것이었다. ‘양자 quantum’라는 말 자체가 상식을 거스르는 이상한 자연현상을 지칭하고 있으며,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 이상한 자연현상에 관한 것이다.
- P26

빛에 관한 또 하나의 중요한 성질은 단색광의 부분반사현상에서 볼 수 있는데, 이는 지난 첫 번째 강연에서 논의되었다. 유리판의 한 쪽면에서는 입사된 광자의 평균 4%가 반사되었다. 이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신비한 일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광자가 유리면에서 반사될지, 아니면 통과할지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유리판의 두 번째 표면, 즉 아랫면까지 고려한다면 문제는 더욱 어려워진다. 윗면에서 4%가 반사되고, 윗면을 통과한 96% 중의 4%가 아랫면에서 반사되어 반사된 광자의 전체 비율은 약 8%가 되리라는 상식적인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것은 유리판의 두께의 따라 0%에서 16% 사이를 오락가락 하였다. - P70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빛은 직진한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에게 친숙한 현상을 편의에 따라 대충 서술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거울에서 빛이 반사될 때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다고 말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 P96

이것이야말로 자연의 신비한 조화이다. 어느 길로 광자가 지나갔는지 알기 위해 별도의 검출기를 설치하면 광자의 경로는 알 수 있지만, 그 순간 경이로운 간섭효과는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광자가 지나간 길을 보여주는 검출기를 제거하면 간섭효과는 다시 나타난다! 정말로 신기한 일이다! 광자가 우리를 놀리고 있는 것일까? - P1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

끔찍하군! 무슨 그런 생각을 해! 세라가 얼마나 무섭게 짜증을 낼까! 세라와 그 또래 여자아이들이 부모에게 원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건 바로 태평한 무심함 같았다. “야단 떨지 마요, 엄마.” 아이들은 간절히 그렇게 말했다.

물론 그들은 부모가 베푸는 봉사는 받아들였다. 세탁소에 옷을 맡기도 찾아오고 세탁 요금을 대신 내주는 일. 곤란한 전화 통화(“엄마가 캐럴에게 전해주면 일이 훨씬 쉬워질 거예요.”)나 끝없는 정리정돈(“엄마, 내가 어지른 걸 치우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급히 나가봐야 해서요.”).

(21)

, 물론이지. 스물여섯 살 때였나, 사실 아주 화기애애했던 가족 모임 도중에 그런 순간을 맞았어. 나는 섬뜩했고 두렵기도 했지만 결국 받아들였어. 진실을 부정하지 마. 요람에서 무덤까지 같이 갈 동반자는 세상에 딱 하나, 나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지. 그 동반자와 사이좋게 지내야 해. 자신과 사는 법을 배워. 그게 답이야. 언제나 쉬운 일은 아니지만.”

(23)

당장의 생각들로 꽉 차 있단 말이겠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진정한 자기만의 생각이란 걸 하게 될 거야. 요즘 젊은이들은 죄다 확신이 넘치는 것 같지만 그건 안심이 안 돼서 그런 거지. 우리는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고 모든 게 불안정하고, 젊은이들도 그걸 느껴. 요즘에는 문제의 태반이 바로 거기서 시작돼. 안정감 부족. 가정의 붕괴. 도덕 기준의 부재. 알다시피 어린 나무는 아주 튼튼한 지지대에 묶어줄 필요가 있거든.”

(24)

여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개인이 개입되지 않은 것들에 점점 관심을 쏟게 돼. 남자들의 관심은 점점 폭이 좁아지고 여자들의 관심은 점점 넓어지지. 예순 살의 남자는 보통 레코드 판처럼 반복적이기 마련이야. 예순 살의 여자는, 개성을 갖고 있다면 흥미로운 인간이고 말이지.

(252)

희생이라니! 얼어 죽을 희생! 희생의 의미가 뭔지 잠깐이라도 생각해봐. 그건 따뜻하고 관대하고 기꺼이 자신을 불사르겠다는 기분을 느끼는 영웅적인 한순간이 아니야. 가슴을 칼 앞에 내미는 희생은 쉬워. 왜냐하면 그런 건 거기서, 자기의 본모습보다 훌륭해지는 그 순간에 끝나니까. 하지만 대부분의 희생은 나중까지-온종일 그리고 매일매일-끌어안고 살아야 하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쉽지가 않아. 희생을 하려면 품이 아주 넉넉해야 하지. 앤은 충분히 넉넉하지가 않았어….”

(280)

이 말을 기억하시라고요. 아들은 아내를 얻을 때까지만 아들이지만, 딸은 영원히 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