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딸이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2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추리 소설로 유명한 애거사 크리스티가 자신의 이름을 숨긴 채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쓴 소설들의 컬렉션. 아빠가 작년에 그 여섯 권 중에 두 번째 책을 읽을 때 그런 이야기를 했었어. 이왕 이렇게 된 거 봄마다 한 권씩 읽겠다고 말이야. 전에 읽은 두 권에 모두 이라는 말이 들어 있어서 봄에 읽은 것인데, 봄마다 읽어야겠다고 작은 다짐을 했어. 일년은 휙 가는구나. 또 봄이 와서 한 권을 읽었단다. 이번에 읽은 소설은 이라는 말은 없었단다.

딸은 딸이다. 원제가 무엇인가 봤더니, A Daughter's a Daughter. 딸과 엄마 사이에 관한 이야기인데, 아빠는 아빠라서 잘은 모르지만 딸과 엄마 사이의 관계를 잘 그린 것 같더구나. 딸과 엄마 사이는 보통 여자와 여자 사이와 다른 무엇인가 있잖아. ‘나무도 딸이니까 자라면서 점점 그런 것을 느낄 수 있겠지? 이 책에 이런 말이 있더구나. 아들을 아내를 얻을 때까지만 아들이지만, 딸은 영원히 딸이라고 말이야.

1.

이 소설이 출간된 년도가 1958년이라는 점은 감안하고 읽어주길 바란다. 주인공 앤. 결혼한 지 얼마 안되어 남편을 잃고 혼자서 외동딸 세라를 키웠어. 집에는 가정부이자 친구인 이디스가 있었지. 세라가 계속 집에서 같이 생활하다가 처음으로 집을 떠나 3주 동안 스위스로 여행을 가기로 했단다. 앤은 기분이 이상했어. 세라 나이가 열아홉으로 어린 것도 아닌데, 막상 처음으로 떨어져 있으려니 기분이 무척 이상했어. 그 기분, 아빠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너희들이 예전에 유치원 졸업을 앞두고 처음으로 엄마 아빠와 떨어져서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하룻밤을 잤을 때 아빠도 좀 이상한 느낌을 받았으니까 말이야.

앤은 남편을 혼자 잃고 딸을 혼자 키운 고전적인 여인이었어. 그러나, 세라는 앤과 달리 현대적이고 활달하면서 자기중심적이었어. 당시 다른 십대 소녀들과 마찬가지였지. 앤이 보낸 십대와는 많이 달랐지. 남자친구 게리에게도 거의 하인 다루듯 부려먹었어. 앤의 눈에 게리가 성에 차지는 않았지만, 딸에게 일일이 그런 것을 이야기해서 뭘 하겠니. 그 또래 애들은 이렇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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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끔찍하군! 무슨 그런 생각을 해! 세라가 얼마나 무섭게 짜증을 낼까! 세라와 그 또래 여자아이들이 부모에게 원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건 바로 태평한 무심함 같았다. “야단 떨지 마요, 엄마.” 아이들은 간절히 그렇게 말했다.

물론 그들은 부모가 베푸는 봉사는 받아들였다. 세탁소에 옷을 맡기도 찾아오고 세탁 요금을 대신 내주는 일. 곤란한 전화 통화(“엄마가 캐럴에게 전해주면 일이 훨씬 쉬워질 거예요.”)나 끝없는 정리정돈(“엄마, 내가 어지른 걸 치우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급히 나가봐야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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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라가 떠나고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고 앤은 제임스의 초대로 저녁을 같이 먹었어. 제임스는 오래된 친구였는데, 남자로서는 끌리지는 않았지. 그런데 그 저녁 식사에 제임스가 다른 사람들도 초대를 했는데, 그때 동석을 했던 리처드라는 남자에 끌렸어. 그 이후 다른 곳에서 우연히 만난 이후 그들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어. 그리고 십 일 만에 리처드는 청혼을 했고, 앤은 받아들였어. 앤은 행복했지.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으니, 딸의 반응이었어. 딸이 여행에 다녀와서 알게 되는 것보다 미리 알고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앤은 메리에게 리처드가 청혼을 해서 결혼할 것이라고 편지를 썼어. 아차, 앤은 주소를 잘못 적어 편지는 반송이 되었어. 앤이 마중 나가서 집에 오는 동안이라도 이야기하려고 갔는데, 길이 엇갈려 세라는 앤이 없는 집에 왔어.

그 집에 리처드가 세라와 인사하려고 와 있었는데, 그들의 첫만남부터 서로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고 헤어졌단다. 앤은 리처드와 결혼한다고 세라에게 이야기했어. 세라는 리처드가 마음에 안 든다고 했어. 그리고 리처드와 결혼을 하면 분명히 엄마는 불행에 빠질 것이라고 했어. 세라는 어디서 오는 확신인지 모르겠지만, 강한 확신에 빠졌어. 세라의 입장에서는 엄마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이 결혼은 반드시 깨져야 한다고 생각했어. 리처드도 처음에는 세라에게 잘 보이려고 했지만, 세라가 적대감을 보이며 말과 행동을 보이자, 욱하는 마음이 생겨서 그만 심한 말다툼을 하고 말았어. 앤은 가운데서 중재를 했지만, 그것은 쉽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졌고, 만날 때마다 그랬어. 앤은 딸이 그렇게 반대를 하는 결혼을 할 수 없었단다. 그래서 결국 앤은 리처드와 결혼을 하지 않기로 했단다.

3.

그 일이 있고 2년이 지났어. 앤은 2년 전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단다. 앤은 매일 저녁 사람들과 약속을 하고 만남을 가지고 술도 자주 마셨어. 앤은 예전과 다른 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런 생활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 그런데 이런 생활이 계속될수록 술과 수면제 없이는 잠도 잘 이루지 못했어. 딸 세라도 스스로 결정하고 생활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 세라가 돈은 많지만 나쁜 남자로 소문이 난 로렌스라는 남자와 결혼한다고 했을 때도 반대하지 않고 딸의 의견을 무조건 존중했어. 로렌스가 세 번이나 이혼을 했고, 전 부인들이 좋지 않은 상태가 된 이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라는 결혼하고 싶어했고, 앤은 딸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반대를 안 했어.

어느날 앤과 결혼할 뻔했던 리처드에게 연락이 와서 방문을 해도 되냐고 했어. 리처드는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을 했고 근처에 와서 연락을 한 거야. 앤이 세라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세라는 이름조차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었어. 아무리 철부지 어린 것이라고 하지만, 세라가 너무 심한 것 같구나. 리처드가 어리고 예쁜 부인과 함께 방문을 했어. 앤은 리처드를 그저 아린 추억으로만 생각을 하면서도 후회의 감정이 생기기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리처드는 2년 만에 확 변한 앤의 모습에 놀랬지만, 내색을 하지 않았고 앤과 결혼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일종의 안도감을 느끼기까지 했단다.

4.

또 일 년 뒤, 앤은 이제 폐인이라고 할 만큼 알코올과 수면제의 의존하고 있었어. 결혼한 딸 세라와 연락도 거의 안 했어. 그런데 다른 이로부터 딸 세라가 마약을 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어. 그렇다고 앤이 세라를 챙길 여력도 있는 것도 아니야. 늘 그렇듯 딸의 의견을 존중해야지.

..

외국에서 농장을 하던, 딸의 첫사랑 게리가 귀국을 했어. 게리는 여전히 세라를 사랑하고 있었지. 그런데 마약으로 엉망이 된 세라를 보고 가슴 아팠어. 게리는 세라에게 같이 다시 출발하자고 했어. 같이 캐나다 가서 사업을 하자고 했어. 세라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고, 그 힘들다는 마약 치료도 받았지. 앤도 뒤늦게 딸 세라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세라와 재회를 한단다. 말은 안 했지만 앤과 세라는 서로 화해를 했어. 엄마와 딸이잖니

….

소설은 그렇게 끝이 났단다. 아빠는 비록 엄마는 아니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가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더구나. 우리 나무도 나중에 엄마와 어떤 사이가 될까. 지금처럼 가끔 티격태격 하지만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그리고 아빠와 딸 사이아빠와 아들 사이도 생각해 보았어. 아빠가 백점 짜리 아빠는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너희들을 사랑하는 아빠라는 것은 알아줘~~^^ 사랑해~~~

PS:

책의 첫 문장 : 앤 프렌티스는 빅토리아 역 플랫폼에 서서 손을 흔들었다.

책의 끝 문장 : 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하느님의 평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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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이 광속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SF 작품들에서는 단순히 속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닌 다른 기술적인 아이디어들이 등장했다. <스타트렉>이나 <스타워즈>, <배틀스타 갈락티카> 등에 등장한 워프나 최근 국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도 선보였던 웜홀 등이 그 예다. 워프는ㄴ 우주선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선과 목적지 사이의 공간을 수축시킨다는 발상으로 광속한계를 피해가고, 웜홀은 우주의 다른 곳으로 연결되어 있는 통로로서 3차원 우주의 벽을 넘어서는 일종의 지름길이다. 이런 개념들은 나름대로 물리학에 기초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론적인 상상 수준이며 애초에 불가능한 것일 가능성도 높다.

(81)

이 괴물 화산들이 갑작스레 폭발하여 생성된 상황은 한때 물이 많고 대기가 짙었던 이 행성이 지금 같은 모습이 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 광경을 한번 상상해보자. 땅과 하늘이 뒤집어지며 흙과 바위들이 공중으로 날아간다. 대기가 흩어지면서 한때 파랗던 하늘은 검게, 이어서 붉게 변하고 바다와 강은 증발하거나 얼어붙는다. 이 모든 경천동지(驚天動地)의 대참사가 불과 며칠 만에 벌어지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이제 우리가 접해온 각종 재난 영화의 종말 광경 정도는 우스워진다.

(86)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대로 오래전 화성에는 풍부한 물과 공기가 분명 존재했고 따라서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었을 가능성도 적기 않다. 그런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정부가 수억 달러를 들여 화성에 탐사선과 착륙선을 수시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 만약 화성에 그런 과거가 있었다면, 그들 중 일부는 문명을 세우고 과학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우주를 탐사하며 번영해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구상에서 우리 인류가 보여준 실례가 증명하듯 일단 생명체가 타고난 지능이 특정한 수준에 도달하고 나면 문명과 과학기술은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4)

생각해보자. 태양계에 있던 9개의 행성 중 네 번째인 화성과 다섯 번째인 행성 Z, 이웃한 두 개의 행성이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이 사건들에 공통분모는 분명히 존재할 거라고 여겨지지만, 한쪽이 파괴됐다고 해서 다른 한쪽도 저렇듯 대기와 물이 증발하고 지표가 처참하게 찢겨나갈 정도로 괴멸될 개연성은 없다. 어디선가 거대한 천체가 날아와서 행성 Z를 부수고 튕겨나가 다시 화성에 부딪쳤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 과연 어떤 가능성이 남을까. 서로 떨어진 세계의 괴멸로 귀결되는 하나의 사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는 그런 예를 잘 알고 있다. 바로 전쟁이다.

(127)

남아프리카 부시맨족의 신화는 홍수 이전에는 밤하늘에 달이 보이지 않았다고 전하고 있다. 그리스 남서부 펠로폰네소스에 있었다는 전설상의 나라 아르카디아의 구전에 따르면 홍수 이전에는 걱정과 슬픔을 모르는 천국 같은 세상이 있었으며 달은 홍수 후에 나타났다. 그리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감독관이었던 아폴로니우스는 BC. 3세기에 과거에는 지구의 하늘에서 달을 볼 수 없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한편 핀란드의 서사시 칼레왈라와 남아메리카 전설은 대홍수 등 우주 대격변의 원인이 달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191)

바그다드의 옛 메소포타미아 유적에서는 건전지 역할을 할 수 있는 항아리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수천 년 전의 유물들 중 전기가 없이는 만들 수 없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출토되고, 역시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얇은 피막의 순금으로 도금된 칼이 발견된 적도 있다. 이런 점들을 보면 과거에 국지적으로나마 전기가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249)

하지만 이렇듯 모세와 예수 등을 논함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모세가 화성인이고 예수는 행성 Z인이라거나 그 후예들이 혈연으로 계속 엮어졌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모세와 예수는 지구인이고 단지 화성과 행성 Z의 가치관과 기술(기적) 등을 전하기 위해 선택된 이들이며, 그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정보 없이 그저 저 두 갈래의 가치관을 직간접적으로 추종하며 살아왔을 뿐이다.

(283)

이 태양계 제국의 비밀을 전수받은 사람들은 아직도 이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이 이토록 오랫동안 힘과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앞선 지식과 정보, 기술 등을 통해 고대 이집트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엘리트로서 드러나지 않는 막후에서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287)

이렇게, 고대 태양계 제국의 그림자 속에서 지구를 포함한 행성의 잔존 세력들이 암암리에 주도권 다툼을 벌여온 것이 바로 우리가 아는 5000년 인류 문명의 역사인 것이다. 화성의 모세와는 상반된 가치관을 지녔던 예수가 나타나 행성 Z의 세계관을 전파하고, 그의 사후 1000년이 지나 다시 모세적 도그마로 굳어져간 세상에 도전한 성당기사단의 가치는 18세기 이후 프리메이슨으로 이어져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의 실현을 통해 근대정신의 산파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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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 김원봉 평전 - 개정판
김삼웅 지음 / 시대의창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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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의열단 약산 김원봉을 다시 한번 읽었단다. 아빠가 예전에는 이름만 어렴풋이 알고 있던 김원봉. 학교에서 제대로 안 가르쳐 주니 말이야.. 시험에도 안 나왔고 말이야. 거기에다 일제시대 친일파 고문 전문가 노덕술이 해방 후에 버젓이 형사짓을 하고, 김원봉도 그에게 심문을 당했는데, 이에  모욕과 치욕을 느끼고, (어쩌면 두려움도 느끼고) 북으로 넘어가게 되었으니, 반공 정신에 투철했던 그 옛날 그 시절 그가 교과서에 등장하기란 하늘에서 별따기보다 어려웠겠지. 그래서 일제시대 일본 경찰이 가장 두려웠던 최고의 독립운동가를 아빠는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어른이 되었단다.

아마 몇 년 전에 영화 <암살> <밀정>이라는 영화가 없었다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김원봉에 대해서 잘 몰랐을 거야. 아빠는 예전에 이원규라는 분의 책을 통해 김원봉에 대해서 좀 알게 되었고, 이원규님의 다른 책 <약산 김원봉>을 통해서 그의 삶 전체를 알게 되었단다. 그렇게 뜨거운 사람이 있었던가. 10대의 나이부터 나라를 위해 투쟁하려는 생각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마치 그가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것 같았어. 그 책을 읽은 이후 영화 <암살> <밀정>이라는 영화에서 그가 이끌던 의열단의 활동이 소개되었어. 그의 역할은 그 영화들에서 조연이었지만, 그를 알리는데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구나. 언젠가는 그가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된 영화나 드라마가 한 편 만들어졌으면 좋겠구나.

아무튼 이번에 아빠는 다시 김원봉을 읽었단다. 이번에는 김삼웅님이 쓴 평전이야. 예전에 읽은 이원규님의 <약산 김원봉>에서 다룬 김원봉의 삶의 큰 줄기는 비슷해. 하지만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단다. 같은 영화를 다른 감독이 연출했을 때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원규님의 책도 좋았고, 김삼웅님의 책도 좋았단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원봉의 삶은 더욱 좋았어. 비록 그의 삶을 따라 할 수는 없겠지만, 그의 정신은 높이 본받고 따르고 싶더구나.

1.

김원봉 그의 삶에 대해서는 이원규님이 쓰신 <약산 김원봉>을 읽고 쓴 독서편지에서 이야기했었잖아. (언제였는지 확인해 보니 2013년이더구나. ~~ 벌써 그렇게 되었었나? 아빠는 2~3년 전쯤 되었겠다 싶었는데…) 그의 전체적인 삶은 2013년에 쓴 독서편지에서 했으니까 이번에는 그의 삶 중에 인상 깊은 장면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단다.

먼저 김원봉의 범상치 않았던 십대. 시대가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고 하지만,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는 십대에 어찌하면 자신보다 나라를 먼저 나라를 생각할 수 있을까, 싶었단다. 밀양 출생으로 동화중학 시절 교장선생님과 고모부인 독립운동가 황상규로부터 민족주의 영향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말이야. 십대인데 말이야.. 그가 1898년생이니까 그가 중학생생일 때는 한일합병이 된 지 얼마 안 지나서였을 때야. 그는 전국여행을 하면서 우리나라 실상을 보면서 무장투쟁만이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대. 이 장면은 여행을 하면서 혁명정신을 키웠던 체 게바라가 떠오르더구나.

김원봉은 당시 국력이 강한 나라는 독일이라고 생각했고, 독일을 배우기 위해서는 독일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어. 그래서 독일어를 배우기 위해서 중국 천진에 있는 덕화학당까지 가게 되었단다. 당시 그의 나이 열아홉이었단다. 그런데 중국과 독일의 관계가 안 좋아지면서 덕화학당은 폐쇄되었어. 결국 일 년 만에 김원봉은 다시 고향 밀양으로 돌아왔단다. 밀양에 있으면서 김원봉은 국제정세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 파리강화회의에 대표를 보낸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어. 왜냐하면 당시만 해도 일본은 연합국 소속이었기 때문에 연합국에 도움을 청한다고 그들이 조선의 소리를 들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오히려 그보다 자객을 보내 일본대표를 암살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김철성이라는 사람을 시켜 파리를 보냈으나 파리에서 권총을 도난 당해 목적한 바를 이루지는 못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3.1운동 소식. 비폭력 운동이라는 소리에 실망을 했어. 김원봉은 독립은 폭력투쟁에 의해서만 독립이 가능하고 생각을 했어. 결국 김원봉은 중국 땅으로 향했단다.

그리고 그가 의열단을 만든 것이 22살이었어. 폭탄제조법을 만들기 위해 신흥무관학교에 입학하기도 했지. 그리고 의열단의 본격적인 투쟁은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단다. 박재혁의 부산경찰서 폭사. 최수봉의 밀양경찰서 폭파. 김익상의 종로경찰서 폭파. 김익상, 오성륜, 이종암의 상해 황포탄 일본육군대장 다나카 기이치 저격 등 국내외로 의열 투쟁을 함으로써 김원봉은 일본 경찰의 리스트 1번에 오르게 되었어. 이후에도 그는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조선 독립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했단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기도 했어.. 임시정부와 함께하기도 하고, 중국 국민당과 함께하기도 하고, 중국 공산당과 함께하기도 하고, 아나키스트들과 함께하기도 하고….

2.

그의 삶은 영화 같은 삶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어. 그의 사랑도 마찬가지였단다. 의열단원 박차정. 박차정은 광주학생운동의 연장으로 서울에서 시위투쟁을 배후로 지도하다가 일본경찰에 잡혀 감옥에 가기도 했었대. 다행히 얼마 안 있다가 석방되었지만, 계속 감시가 붙어서 의열단에서 활동하고 있던 오빠 박문호를 따라 중국에 와서 의열단이 되었어. 그리고 오빠의 소개로 김원봉을 만나게 되어 결혼을 하게 되었단다. 이런 이력을 가진 이가 박차정이었어. 그는 김원봉의 아내이지만 그보다 독립운동가로 우리가 기억을 해야겠구나.

여자라고 열외를 받은 것은 아니야. 박차정은 중국에 가서도 조선공산당재건동맹 중앙위원을 맡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했어. 이후에도 여러 단체의 중요 역할을 하면서 민족독립운동과 여성해방운동에 참여를 했다고 했어. 뿐만 아니라 조선의용대로서 전투에도 참여를 했어. 안타깝게 전투 중에 큰 부상을 입고 그 후유증으로 광복 1년 전 34살의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다고 하는구나. 자신의 삶을 독립을 위해 싸우고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한 이 열정적인 사람을 아빠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니….

아빠뿐만 아닐 거야. 길 가는 사람에게 독립운동가 박차정을 아시냐고 물어보면 아마 대부분이 모를 거야. 아빠는 이 박차정이라는 분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겠다고 그에 관한 책이 있나 검색을 해봤단다. 2004년 출간되었다가 품절된 책이 딱 한 권 검색되더구나. , 우리나라 역사 학자들은 아직 할 일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 잃어버린 반쪽 역사를 되찾고, 잊혀진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복원해서 우리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작업을 해야 하니까 말이야. 이런 책들을 읽을 때마다 잊혀진 독립운동가들을 만나게 되면 참 미안한 생각이 드는구나. 아빠라도 기억을 잘 해주어야겠구나. ...

4.

이번에는 시대를 좀 건너 뛰어 광복 이후의 김원봉을 살펴 보자꾸나. 김구가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손으로 해방이 안되어 암울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었지만, 광복이라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었을 거야. 멀고 먼 중국 땅에서 독립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쳤던 이들이 광복의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분을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있을까. 벅찬 마음에 귀국을 준비하던 김원봉과 독립운동가들그런데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푸대접이었어. 얼마나 실망을 했을까. 하지만 그들은 마음이 넓었기 때문에 그런 것에 상심하고 그러지는 않았을 거야.

그러나 해방 후 대한민국이 돌아가는 모양을 보고는 분노를 했을 거야. 남과 북이 둘로 갈라지는 것까지 어쩌면 봐 줄 수도 있었을 거야. 그런데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들을 고문하던 악질 친일파 순사들이 대한민국 경찰이 되어 큰소리 치고 버젓이 활개치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는 없었을 거야. 김원봉은 1947 3 22일에 구속되었어. 포고령 위반이라는 사유였는데, 그가 구속된 시기는 짧았지만, 그 동안 악질 친일파 순사였던 노덕술이라는 사람한테 모진 수모를 당했대. 그 억울함에 김원봉은 집에 돌아와서 3일간을 울었다고 하는구나. 이 무슨 개판인 사회가 있느냐. 처형을 당해도 모자를 판인 친일파 놈이 일본 경찰이 가장 두려워했던 독립운동가를 고문한다니 말이야

아마 그때 북으로 갈 생각을 했을 거야. 김원봉이 북으로 간 것은 그가 공산주의자이거나 김일성과 친분이 있거나 뭐 그런 것이 아니었던 거야. 친일파의 수모를 참을 수 없었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기 때문이었어.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그렇게 노력했던 여운형도 결국 암살을 당했잖아. 그렇게 김원봉으로 북으로 향했단다. 일제시대 최고의 독립운동가가 북으로 왔으니 북에서 대환영이었지. 그래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임되기도 했어. 하지만, 북한도 파벌 싸움이 심했어. 한국전쟁이 끝나고 나고 5여 년 뒤인 1958년 그는 사라졌단다. 그가 어떻게 삶을 마감했는지 아무런 기록이 없었어. 숙청당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자살했다는 이야기도 있단다.

….

뜨거운 심장을 가지고 조선의 독립을 위해 젊음을 불태웠던 김원봉의 마지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허무하고 안타깝구나. 우리나라는 이런 수준 밖에 안 되는 것인가.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겠지만, 똑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 국회에서 자신의 밥그릇만 챙기고 있는 몇몇 기회주의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100여 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

아빠가 한번 생각해봤어. 1958년 김원봉. 그는 북한에서도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는 몰래 휴전선을 넘어가기로 결심을 하지. 우여곡절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휴전선 넘는 것을 성공하게 돼. 남한에 와서 그는 강원도 산자락에서 조용히 지낸단다. 삶을 초월한 채…. 남과 북으로 나뉜 조국을 아파하며 말이지그리고 조용히 삶을 마감하는 거지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또는 말이지…. 강원도 산자락에서 남몰래 인력 양성을 하는 쪽으로 상상의 날개를 펴보면 어떨까. 그래서 그가 키운 이들이 남한의 주축이 되는 그런 스토리? ㅎㅎ 아빠가 너무 갔나? 나무의 꿈 중에 하나가 소설가이니나중에 커서 김원봉에 관한 소설 한 편 아빠를 위해 써주지 않겠니?^^

얼마 전에 신문 기사에서 김원봉 서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었는데, 김원봉의 서훈은 당연한 것이란다. 그저 북에 넘어갔다는 이유로 서훈을 반대하는 이들은 줄만 그어진 과일은 모두 수박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그가 일제시대에 했던 독립 운동을 알고 그가 왜 북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안다면 그런 소리를 못하지김원봉 서훈을 반대하는 이는 노덕술의 후예들뿐이지 않을까 싶구나.

PS:

책의 첫 문장 : 약산 김원봉 평전 집필을 앞두고 여러 날을 망설였다.

책의 끝 문장 : 진정으로 너의 옛 동지들 / 너의 친척이 / 너를 흙에 묻었는지 알지 못한 채, 조국은 그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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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그의 얼굴은 억센 독수리와 같은 인상을 주었다. 콧날이 날카롭고 콧마루가 오똑하며, 코끝이 삐죽하게 아래로 숙어져 있다. 이마는 됫박을 얹어 놓은 것처럼 불거져 있고, 살쩍에는 털이 버성기지만 머리숱이 많고 곱슬곱슬해 조인다. 눈썹도 숱이 많으며, 콧마루 위쪽에서 거의 맞닿아 있다. 두툼한 콧수염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입매는 딱딱하고 조금 잔인한 느낌을 주었고, 기이하게 날카로운 하얀 이가 입술 위로 비죽 나와 있는데, 그 입술이 유난히 붉어서 그의 나이에 걸맞지 않은 싱싱함을 느끼게 한다. , 귓바퀴는 파리하고 끝이 매우 뾰족하다. 턱은 넓고 억세며, 뺨은 여위었으나 단단해 보인다. 그의 얼굴이 주는 전체적인 인상은 대단히 창백해 보인다는 것이다.

(89)

어떤 숙녀에게 오늘 저녁 어떤 파티에 초대를 받고 거기에 가야 하기 때문에, 자네가 한가하다는 것을 내 알고 있지. 그래서 이렇게 주저 없이 자네를 부르는 것일세. 자네 말고 한 사람만 더 오기로 했네. 자네 알잖나, 우리가 오래전에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사귀었던 잭 수어드 말이야.

(231)

나는 그를 위로하기 위하여 성의를 다했다. 그런 경우에 남자에게는 많은 말이 필요가 없다. 손을 한번 꽉 잡아 준다든가. 어깨 위에 팔을 얹고 힘주어 눌러 준다든가, 함께 울어 준다든가 하는 것이 한마음의 표시가 되어 사나이의 가슴에 진하게 전해진다. 나는 그의 울음이 그칠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나 나서 나는 부드럽게 말했다.

(254)

, 부인, 내가 여기서 와서 알아내려는 것이 얼마나 해괴한 것인가를 알면 정작 웃으실 분은 부인일 거요. 나는 어떤 사람이 믿고 있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이상한 것이라도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소. 나는 열린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 왔소. 게다가 그 일은 그냥 덮어둘 수 있는 일상의 평범한 일이 아니라, 이상하고 특별한 일이며, 미친 사람이든 온전한 사람이든 의혹을 않을 수 없게 하는 일이오.”

(261)

여보게 존, 자네는 영리한 사람일세. 추리력도 비상하고, 대담한 생각도 곧잘 하지. 그런데 자네는 선입견에 너무 꽉 잡혀 있는 게 탈이야. 왜 눈을 활짝 열어서 보지 않고 귀를 활짝 열어 들을 생각을 안 하는 건가? 일상의 삶을 벗어난 것들에 대해서는 도통 관심을 가지려 들지 않는단 말일세. 자네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실제로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나?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는 것을 어떤 사람들은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다는 생각이 안 드나? 세상에는 보통 사람들의 눈으로 보아서는 안 되는 일들이 있네. 오래된 것도 새로운 것도 있네. 보통 사람들은 그것을 볼 수 없지. 다른 사람들이 가르쳐 준 어떤 것만 알고 있기 때문이지 정확히 말하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만. , 그건 사람들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우리가 하는 과학의 잘못이지. 과학은 모든 걸 설명하려고 들거든. 그러다 설명이 안 되면, 설명할 게 없다고 말해 버리지. 그러나 매일 우리의 주위에서 새로운 신념들이 성장하는 걸 보라고. 스스로는 새롭다고 생각하지만, 새로운 척 흉내를 내는 것일 뿐, 정작은 새로운 것이 아니냐 오페라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여인들 같은 거지.

(424)

그자가 살았던 바로 그곳. 이 모든 세기 동안 죽음이 없었고 그곳은 지질학과 화학 세계에서의 이상한 일들로 가득 차 있고 어디로 이를지 아무도 모르는 깊은 동굴들과 갈라진 틈들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화산들도 있어서, 그중 몇몇 분화구에서는 성질이 이상한 물과 목숨을 빼앗거나 생기를 주는 가스들을 분출하고 있었습니다. 의심할 바 없이, 육체적인 삶에 이상한 방법으로 작용하는 이 비밀스러운 힘들의 조합 중 몇 가지에는 뭐가 자기적이거나 전기적인 것이 있는데, 더군다나 그자는 원래부터도 비상한 자질을 좀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쟁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그자가 누구보다도 더 강한 정신력과 뛰어난 두뇌와 담대한 용기를 지닌 출중한 인물이었지요. 그자에게는 어떤 활력이 이상한 방법으로 절정을 이루었고, 그의 몸이 강해지고 성장해 감에 따라 그의 뇌도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그자에게 속하는 것이 분명한 마성(魔性)의 도움이 없다면 선의 상징으로부터 나오는, 선의 상징인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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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턴이 들려주는 원자 이야기 -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10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131
최미화 지음 / 자음과모음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너희들이 원자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책을 몇 권 샀다고 했잖아. 전에 이강영님의 <불멸의 원자>라는 책도 읽었고 말이야. 책들을 보다가 너희들이 읽을만한 책은 없을까 하고 고른 책이 최미화의 <돌턴이 들려주는 원자 이야기>란 책이란다. 주문할 때 책소개를 대충 보고 주문을 했는데, 책을 받고 보니 이 책을 읽기에는 너희들이 아직 어린 것 같았어. 조금 더 크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인터넷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했는데, 이 책이 개정판도 나와 있더구나. 원자에 대한 책은 굳이 개정판이 아니더라도 이 책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빠가 먼저 읽어봤단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이 책을 읽었으면 화학에 좀더 흥미를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빠가 학창 시절에 과학 과목을 좋아하던 편이었는데, 화학을 좀 어려워했거든. 외워야 하는 것도 많고, 예외적인 것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이 들었어. 나중에 커서 교양 과학책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은 어렵지만 재미있는 것도 많은 것이 화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원자라는 것은 화학이라고 딱 규정할 수는 없단다. 원자의 운동을 연구하고 원자 안의 전자의 원동을 연구하는 것은 현대물리학의 핵심이니까 말이야. 원자야 말로 물리와 화학의 접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구나.

 

1.

데모크리토스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원자, 영어로는 atom이라는 개변을 생각했대. 어떤 물질을 계속 쪼개다 보면 쪼갤 수 없을 것이라는 개념 말이야.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흘러서.. 라부아지에라는 과학자는 연소라는 것을 연구하다가 원소라는 것을 이야기했어. 당시 연소라는 것이 잘못 알려졌었는데, 라부아지에가 처음으로 연소라는 것이 어떤 물질이 산소와 결합한다는 것을 밝혀냈어. 그리고 더 이상 분해할 수 없는 물질을 원소라고 했단다. 원자와 원소라는 말이 비슷한 의미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의 종류를 원소라고 하면 될 것 같구나. 알려진 원소의 종류는 100개 남짓이고, 자연 속에서 발견되거나, 과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단다.

..

라부아지에 이후 과학자들은 원자의 정체를 밝히려고 노력을 한단다. 톰슨, 러더퍼드, 보어, 슈뢰딩거까지 원자의 모형은 점점 베일을 벗었어. 슈뢰딩거가 이야기한 원자의 보형은 오비탈 모형이라고 하는데, 원자의 중심에 원자핵이 있고, 원자핵 주변을 돌고 있는 전자가 일정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어. 그래서 전자를 특정위치에서 발견할 수 있는 확률만이 존재한다고 했지. 아빠가 얼마 전부터 가끔 이야기한 양자역학의 본질인데, 여전히 어렵구나.

이 책에는 원자들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단다. 원자들이 보여서 만들어내는 분자들실제 이 세상은 원자 하나로 존재하는 것보다 원자들이 보여서 분자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대부분이란다. 그 분자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고원자와 원자들이 결합을 할 때, 전자를 주고 받으면서 결합하고 결합을 하고 나면 전자를 사이 좋게 공유하게 돼. 그 전자를 하나 잃거나 얻은 상태로 액체에 녹아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상태를 이온이라고도 한단다. 그런 이온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있어. 물론 원자를 구성하는 핵심인 원자핵과 전자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고 있지.

….

그밖에 원소들의 종류를 설명해주면서 원소들이 비슷한 것끼리 묶을 수 있다며 그 원소들을 가족이라고 했어. 그러면서 대표적인 그 원소 가족을 소개해주었는데, 활동이 아주 활발한 할로겐 가족과 활동이 아주 게으른 비활성 가족의 원소들을 소개해주었단다. 아빠가 고등학교 때, 할로겐족이니, 비활성기체니 공부했던 기억이 떠오르더구나. 그때는 무척 어렵게 공부를 했는데 말이야.

….

그리고 동소체를 설명할 때는 형제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탄소 형제와 산소 형제를 이야기했단다. 앞서 아빠가 이야기를 하기를 원자들이 모여 분자가 만들어진다고 했잖아. 보통 원소들은 분자를 만들 때 같은 개수가 모여 하나의 분자를 만들게 된단다. 그런데 탄소와 산소 같은 경우는 결합하는 탄소의 숫자들이 다양해.. 탄소 원소가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다이아몬드가 될 수 있고, 흑연이 될 수 있고, 숯이 될 수가 있단다. 산소는 2개 만나 결합하면 우리가 숨 쉴 때 필요한 그 산소가 되고, 산소가 3개가 만나 결합하면 우리 몸에 그리 좋지 못한 오존이 된단다. 이렇게 같은 원소들로 되어 있으면서 분자구성이 다른 것을 동소체라고 해.. 이런 동소체에 대한 설명도 이 책에 나와 있단다.

 

2.

아빠가 생각하기에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되면 읽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구나. 그런 청소년을 대상으로 책이 써져 있어. 하지만 아빠와 같은 어른들이 봐도 나쁘지 않단다. 하나하나 정리를 해가면서 읽는다면 좋은 참고서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 나중에 너희들이 조금만 더 큰 다음에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을 해 볼 생각이란다. 너희들이 과학에 관심이 조금 있는 편이니까 이 책도 재미있게 읽지 않을까 싶구나.

 

PS:

책의 첫 문장 : 사탕을 쪼개면 무엇이 남을까?

책의 끝 문장 : 방전에 의해 유리관 내에 전자가 흐르게 되는데, 여기에 수은 기체가 충돌해 자외선을 방출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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