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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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시리즈 MIDNIGHT 세트 마지막 열 번째 작품인 하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을 읽었단다. 시간 여행을 하는 기계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타임머신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것이 바로 이 소설이라는구나. 그 만큼 시간 여행을 하는 소설, 영화 등 모든 장르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지은이는 하버트 조지 웰스라는 사람인데, <타임머신>을 비롯하여 <투명인간>, <우주 전쟁> 등 유명한 소설을 쓰셨더구나. 다른 책들도 한번 읽어보고 싶구나.

이 책 <타임머신> 1895년에 나온 책이란다. 백 년도 넘은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이질감 없이 재미있게 잘 읽어지더구나. 그런데 정말 시간 여행은 할 수 없는 것일까? 이 광활한 우주에서, 그렇게 유구한 역사를 가진 이 우주에서, 시간 여행을 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이가 정말 한 명도 없단 말인가. 그렇지 않을 거야. 분명 시간 여행을 하는 기계가 있을 거야. 누군가는 그런 기계가 있다면 우리 앞에 미래에서 온 사람들이 나타나야 한다고 하지만, 그 여행을 하는 사람은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을 말하면 안 된다는 무서운 법이 있을 거야. 그런 사실을 말하게 되거나, 과거의 나 자신을 우연이라도 만나게 되었다면 과거의 사람의 기억을 없애는 기술도 있을 거야. 시간 여행도 했는데, 그런 기술이 없을라고.. 그렇겠지? ^^


1.

시간 여행을 하는 하는 소설이나 영화가 워낙 많아서 이 소설의 줄거리가 조금은 뻔하겠지, 하고 책을 펼쳐 들었는데 예상치 못한 줄거리에 깜짝 놀랐단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시간여행자의 초대로 그의 집에 갔단다. 시간여행자의 이름은 끝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그냥 시간여행자라고 이야기할게. 시간여행자는 여러 사람들을 초대하고, 자신이 발명한 타임머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어. 그래서 그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하겠다고 했단다. 그리고 일주일 뒤 그는 자신이 다녀온 시간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정말 기묘한 이야기들이었단다.

시간여행자는 80만년 후 미래를 다녀왔다고 했어. 그곳에서는 엘로이라는 인종이 살고 있었는데, 엘로이는 작은 몸집과 부드러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어. 그들은 풍요로운 자연 환경에서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었어. 마치 천국처럼 말이야. 그런데 아름다운 육체로 진화했을 뿐만 아니라 정신도 그렇게 아름답게 진화하다 보니 지성은 오히려 퇴화하여 어린이의 수준의 순수한 또한 순진한 마음을 갖게 되었어. 엘로이들은 노동도 하지 않고 아무 걱정 없이 살아가고 있었어. 그런데 사건이 일어났어. 그가 타고 왔던 타임머신이 사라진 거야. 큰일 났구나.

타임머신을 찾으러 사방으로 돌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어. 그곳에서 당분간 사랑을 해야 하는데, 엘로이 사람 중 위나와 친해지기도 했어. 그리고 엘로이 사람들이 밤에 사라지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엘로이 말고 또다른 인종들이 있었어. 지하 세계에만 살고 있는 몰록이라는 종족인데, 몰록이 엘로이들을 사냥해서 먹었던 거야. 그 몰록 종족이 타임머신도 훔쳐간 것이었어.

그럼 왜 몰록이라는 인간은 지하 세계에 살고 있을까. 지구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엘로이와 몰록이라는 두 인종으로 진화한 것이었어. 처음에는 단순한 빈부 격차의 문제점이었지. 그런데 그 빈부 격차는 점점 심해지고, 두 계층 간은 분리되어 가난한 하층 계급은 지하에서 생활하게 되고 오랜 세월 지하에서 생활하면서 진화하다 보니 빛을 두려워하는 몰록이라는 종족으로 진화를 한 것이란다.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이로구나. 빈부격차라는 사회 문제를 이렇게 창조해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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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부유한 사람들은 좋은 교육을 받아서 점점 세련되고 우아해지는 한편, 가난한 사람들의 상스럽고 난폭한 태도와 부자들의 간격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배타적 경향을 갖게 된 부자들은 이미 자신들을 위해 지표면의 상당 부분을 울타리로 싸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런던 일대에서 경치가 아름다운 곳의 절반 정도는 침입을 막기 위해 폐쇄되어 있습니다. 이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것은, 부자들의 경우 오랫동안 많은 비용을 들여 고등 교육을 받기 때문이고, 세련된 습관에 대한 유혹과 거기에 필요한 시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계층 간 결혼이 사회 계층을 구분하는 경계를 따라 우리 인류가 쪼개지는 것을 저지하고 있지만, 빈부격차가 이렇게 벌어지면 계층 간 결혼이 촉진하는 계층 간 교류가 점점 뜸해질 겁니다. 그래서 결국 지상에는 쾌적함과 안락함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가진 자>들이 살고, 지하에는 <못 가진 자>, 즉 자신들의 노동 조건에 끊임없이 적응하는 노동자들이 살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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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그는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시간 여행을 하는데, 이번에는 3천만 년 후의 지구로 이동했단다. 그 때의 지구에서는 인류는 멸종한 듯 했고(사실 80만년 후 미래에서도 멸종하지 않았다는 것이 어려울 것 같음) 거대한 나비와 느리게 이동하는 게 비슷한 생명체가 있었어. 태양은 엄청 커져서 지구와 가까이 있었지.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다시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로 돌아왔단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으니, 사람들이 믿겠니. 다들 믿지 않았지. 그래서 그는 다시 시간 여행을 하고 점심 전에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3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빈부 격차로 인해 인류가 둘 종족으로 진화하고 두 종족간의 싸움으로 멸망의 길을 가게 된다는 이야기가 지은이가 그냥 단순히 흥미로운 소재로만 이 소설을 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마치 영화 <기생충>처럼 사회성과 작품성, 그리고 상업성을 모두 갖춘 그런 작품이었단다. 시간 여행의 시작을 알린 작품인데 그 작품이 엄청난 작품이었구나. 너무 늦게 만난 작품이지만 이제라도 읽게 되어 너무 좋았단다.

주말마다 한 권씩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시리즈 NOON 세트와 MIDNIGHT 세트를 읽겠다고 시작할 때만 해도 언제 끝나나 했는데,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구나. 시간이 너무 빨라서 시간 여행을 하는 듯 하구나. 시간을 천천히 가게 하는 기계도 있었으면 좋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시간 여행자>(편의상 그를 이렇게 부르기로 하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를 우리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나는 조용히 멈춘 다음, 타임머신에 앉은 채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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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7-25 00: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독 추카합니다
이제 이 책들은
아들과 딸에게🤗

bookholic 2022-07-25 18:36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책들은 잘 보관했다가 애들 좀 더 크면 인수인계하겠습니닷!!!

mini74 2022-07-25 1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독 축하드려요. ㅎㅎ 빅뱅이론이란 미드에서 쉘든이랑 친구들이 타임머신 사서 거실에 놔두곤 좋아하던거 생각나요 ㅎㅎ 그러고보면 공상과학책 쓰시는 분들은 예언자같은 느낌도 들어요. *^^*

bookholic 2022-07-25 18:37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네, sf 작가들은 또 하나의 세계를 머릿 속에 갖고 계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