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주말마다 한 권씩 보고 있는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시리즈. 지난번까지 해서 NOON 세트를 마감하고 오늘부터는 MIDNIGHT 세트 시작이란다.

MIDNIGHT 세트 1권은 체코의 작가 프라츠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책이란다. 아빠의 독서기록을 찾아보니 이 책은 아빠가 17년 전에 읽은 적이 있더구나. 벌레로 변한 주인공나중에는 주인공이 꿈에서 깨어날 것이라 예상하면서 읽었는데 그것이 꿈이 아니고 그냥 그것이 현실로 끝나는 것에 약간은 당황했던 기억이 있구나. 17년 전에 읽은 책에는 <변신>을 포함하여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었는데 줄거리가 생각나는 것은 <변신> 하나뿐인 것을 보니, <변신>이 명작이긴 명작인가 보구나.

하지만 <변신>이라는 소설에서 풍기는 우울하고 가라앉은 분위기 때문인지 아빠는 지은이 프란츠 카프카의 다른 책을 마구 읽겠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더라. 지은이 프란츠 카프카가 워낙 명성이 자자해서, 사 둔 책은 두어 권 있었는데 아직 펼쳐보지는 않았어. 아무래도 <변신>이라는 소설의 분위기 때문에 다른 책들도 쉽게 못 펼치는 것 같음. 지은이 프란츠 카프카는 신경 쇠약 등 건강이 좋지 않아서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하였다고 하는구나. 불쌍하구나.

 

1.

소설 <변신>은 프란츠 카프카의 대표작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어. 이번 책에는 <변신> <시골의사> 이렇게 두 작품이 실려 있단다. <변신>에 대한 이야기만 간단히 해줄게.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 아직 이십 대 초반의 총각인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단다. 아버지는 5년 전에 사업이 망하고 집에서 백수로 지내고, 엄마는 전업 주부이고 여동생 그레테는 열일곱 학생이었어. 판매사원으로 일하는 것이 즐거운 것도 아니고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었어. 그러던 어느날 그레고르는 아침에 일어났는데, 자신이 커다란 벌레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돼. 목소리도 이상하게 변하고 움직이는 것도 제 맘대로 안되고 그랬어. 당황하여 어떻게 할지 모르고 출근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방에서 나갈 수가 없었어.

출근 시간이 지나자 회사 지배인까지 방문했어. 밖에서 식구들과 지배인의 계속된 독촉으로, 그레고르는 결국 문을 열고 흉측한 벌레로 변한 자신을 보여주었어. 다들 깜짝 놀랬어. 당연하겠지. 비록 벌레로 변했지만, 희망을 가졌어. 다시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변할 거라는 희망. 가족 이외에 다른 사람들이 놀래면 안되니까 방에서 혼자 지냈단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지나도 그의 모습을 돌아오지 않는 거야.

회사를 못 나가니 돈을 못 벌고, 집에 사정이 점점 안 좋아졌어. 식구들도 처음에는 그런 그레고르를 동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레고르를 외면했어.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서 아버지는 경비로 일하게 되었고, 엄마도 소일거리를 찾고, 동생도 가계에서 일하게 되고, 집에 빈 방에 하숙생들도 들였어. 진작에들 그레고르의 어깨의 짐 좀 덜어주지그가 회사의 그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해 벌레로 변해 버리기 전에 말이야….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식구들은 그레고르를 그레고르로 보지 않고 벌레로 보기 시작했어. 먹는 것도 사람이 먹는 것이 아닌 벌레가 먹는 것을 주고, 아버지는 그를 보면 공격하기도 했어. 더 시간이 지날수록 식구들은 그에게 먹을 것도 주지 않았어. 조그마한 방 안에서 몸도 움직일 수 없는 그는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결국 죽고 말았단다.

무엇이 그레고르를 벌레로 만들었을까. 아빠가 생각하기에 집안에서 가장 역할의 부담감,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그를 벌레로 만들지 않았을까 싶구나. 소설 속 벌레는 현실에서는 불치병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구나. 불치병에 걸린 이를 외면하는 가족이 적긴 하겠지만, 그 병이 계속 길어진다면고칠 수 없이 죽음만 기다리는 것이라면그런 측면에서는 그동안 식구들을 위해 그레고르가 애써 온 것을 생각하면 식구들이 무척 잘못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빠라면 곤충이 아니라 더 흉측한 모습을 바뀌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함께 아파했을 텐데 말이야. 아마 대부분의 식구들이 그렇겠지? 소설 속 식구들이 비정상이겠지? 명작이라고 하지만 공감이 안가는 그런 소설이었음.

 

PS:

책의 첫 문장: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침대에서 흉측한 모습의 한 마리 갑충으로 변한 것을 알아차렸다.

책의 끝 문장: 잘못 울린 야간 비상벨 소리에 덜컥 응했다가-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지고 만 것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2-05-26 0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드나잇 세트 시작하셨군요. 17년전에 이미 읽으셨다니 대단하십니다~!! 갑충(?)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재미도 있더라구요 ^^

bookholic 2022-05-28 00:00   좋아요 1 | URL
네... 밀린 미드나잇 독서편지를 부지런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보물선 2022-05-26 1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레는 어쨌든 징글 ㅋㅋ그레고리 불쌍~

bookholic 2022-05-28 00:02   좋아요 0 | URL
벌레는 아무리 예뻐도 벌레....
어느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벌레로 변하지 않도록 고레고리처럼 살지 않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