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뿔 선생님께서는, 그녀가 계속했다. "가능하면 제대로작별인사를 하고 떠나시려고 했어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럴시간이 없으세요. 긴 항해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갑자기 급한 임무를 맡아서 멀리 가셔야 한답니다. 얼마 동안이 될지 모르지만 유럽을 떠나 계시기로 결정하셨어요. 아마 여러분에게 직접 말씀해주시겠죠. 여러분, 보통 때 에마뉘엘 선생님과 하던 수업 대신오늘 아침에는 루시 양과 함께 영어 읽기를 하세요."
그녀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숄을 더 꼭 여미고는 교실에서나갔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러고 나서 교실 전체가 웅성댔다. 몇몇학생들은 울었다. - P305

나도 내 감정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느껴지는데 어쩔도리가 있겠는가? 최근에 에마뉘엘 선생은 내게 아주 친절했다. 그는 나날이 더 선량해지고 더 친절해지는 중이었다. 우리가 신앙의차이를 인정한 지도 어언 한달쯤 되었고 그 이후로는 쭉 싸운 적이 없었다. 우리의 평화는 절교가 낳은 냉담한 딸은 아니었다. 우리는 서먹한 관계가 아니었다. 그는 전보다 자주 내게 들러 더 많은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만족스러운 눈빛과 편안하고 온화한 태도로 평온하게 몇시간이고 나와 함께 있곤 했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이야기를 다정하게 나눴다. 그는 나의 인생 계획을 물었고 나는내 계획을 알려주었다. 학교를 세우겠다는 내 계획을 듣고 그는 기뻐했다. 그는 알나샤르‘의 꿈이라고 하면서도 그 계획을 몇번이고다시 말해달라고 했다. 우리 둘은 마음의 문이 열렸고, 서로에 대한이해가 굳건해져갔다. 화합과 희망의 느낌이 우리의 가슴속 깊이 스며들었고, 애정과 깊은 존경 그리고 갓 태어난 신뢰로 유대를 다져가는 중이었다. - P308

 그런데 그 일행 중 세번째 사람을 슬쩍이라도보았던가? 그에게 잠시라도 눈길을 줄 수 있었던가? 독자여, 그를특별히 주목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는 우리의 주목을 요구할 만하다. 지금 처음 만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두 손을 맞잡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비명을 참고, 감탄사를 집어삼켰으며, 깜짝 놀랐지만 자제력을 발휘해 망부석처럼 아무 말 없이 꼼짝 않고있었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며칠 밤을울어서 아직 눈이 뿌옜지만 나는 그를 알아보았다. 사람들은 그가안띠과호를 타고 떠난다고 했다. 베끄 부인도 그렇게 말했다. 그녀가 거짓말을 했거나, 이제 더이상 사실이 아닌데 정정하지 않은 것이었다. 안띠과호는 떠나버렸다. 그런데 뽈 에마뉘엘이 거기 서 있었다.

기뻤느냐고? 무거운 짐을 벗기는 했다. 하지만 그랬다고 기쁨이 보장되는가? 모르겠다. 우선 이렇게 보류된 것이 어떤 상황 때문인지 물어야 한다. 이렇게 연기한 것이 나와 얼마나 관련이 있을까? 이렇게 출발이 연기되었을 때 나보다 더 영향을 받을 사람은없을까? - P346

 "지루한 요 며칠 내내, 난 당신을 잠시도 잊어본적이 없소. 일편단심인 여인네들은 신의 피조물중 자신들만이지조를 지킨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틀렸소. 어떤 진실이 내게는 뜨겁고 생생한데도, 나 역시 최근까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감히 그 진실을 인정할 생각을 못했소. 그런데…… 나를 보시오."
나는 행복에 겨워 두 눈을 들었다. 내 두 눈은 이제 행복했다. 만일 그 두 눈이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면 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해내지 못한 탓이리라. - P373

 간단히 말해 이 방은 깔끔하고 쾌적하고 완벽한 작은 교실이었다.
"그러면 이곳은 학교인가요?" 내가 물었다. "누가 운영하는 거예요? 이 교외에 학교가 있단 말은 못 들었는데요."
"내 친구를 위해 만든 이 학교 광고문을 좀 읽어보겠소?" 그가외투 주머니에서 전단지를 몇부 꺼내 내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나는 그것을 들여다보고 읽었다. 글씨는 정자로 인쇄되어 있었다.
"여학교, 포부르 끌로드 7번지, 교장 마드무아젤 루시 스노우‘ - P378

 "당신이 여기 살면서 학교를 운영하시오. 내가 멀리가 있는 동안 당신 자신을 고용하는 거요. 가끔씩은 내 생각을 해야 하오. 나를 위해서 당신의 건강과 행복에 신경을 쓰시오. 그리고내가 돌아오면……………"
여기서 그는 빈칸을 남겼다. - P380

 그때까지도 나는 내 본성에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을, 나도 흥분하고 질투심에 차고 오만해질 수 있다는 것을몰랐다. 그는 나를 안아주었다. 나는 결함투성이였지만 그는 나의모든 결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었다. 그는 가장 극심한 반란의 순간을 잠잠하게 해줄 평화라는 심오한 마술을 간직하고 있었다. 내 귓가에서 이런 말들이 부드럽게 울렸다.
"루시, 나의 사랑을 받아주시오. 언젠가는 함께 살아주시오. 이지상에서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어주시오." - P386

 나는 하늘의 징조에 대해 몇가지 알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항상 그 징조들을 눈여겨보아왔다. 하느님, 그 항해를 안전하게 하소서! 오, 그 배를 보호해주소서!
바람이 서쪽으로 옮아간다. 창문마다 대고 울어대는 요정 밴시여, 가만히, 제발 가만히 좀 있어다오! 바람은 점점 더 강하게 불 것이다. 바람이 길게 비명을 지른다. 오늘밤 내내 이 집 안을 헤매고다닐 수는 있어도 바람을 잠재울 수는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바람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자정이 되자 잠 못 이
루는 사람들은 모두 광폭한 남서풍의 소리에 떤다.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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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책 분위기 좀 바꿔볼까!

아침 일찍 남편과 집을 나와 차를 달려 달려~~
오는 중에 눈이 펄펄 내리는거다.
오늘 남편 사무실 이삿날인데...ㅠ
걱정을 안고 왔는데 금방 그쳐서
얼마나 감사한지~~
이삿짐 옮기는 동안 옆에서 괜히 왔다갔다 별일 없이 서 있었더니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에고에고 힘들다...

이럴때 유용한게 e-book
얼른 한 권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다.
정신의 반은 이사하는데 보내놓고
설렁설렁 읽기 좋다.
짐 들어내니 먼지 천지라 앉을데도 없고
힘에 부친다. 어디 앉고 싶은 맘이 간절하다.
아... 당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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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원문을 충실하게 읽는 낭독자는 아니었지만, 무언가진실한 감정이 느껴지는 작품에 대해서는 원문을 존중하고소박한 해석을 하며 또 아름답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읽는다는 점에서는 훌륭한 낭독자라고 할 수 있었다. 실제 생활에 있어서도 어머니의 감동과 찬미를 자아내는 대상이 예술 작품이 아니고 사람인 경우, 이를테면 자식을 잃은 어머니라면,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할지도 모르는 즐거운 표현은 삼가고, 노인에게는 그의 나이를 생각나게 할지도 모르는 기념일이나 생일에 관한 화제는 피하고, 젊은 학자에게는 그를 지루하게 할지도 모르는 살림살이 이야기를 멀리하려고 얼마나 공손하게 목소리나 태도나 말투를 조심하셨는지,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노라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이었다. 이처럼 엄마가 조르주 상드의 산문을 읽을 때면, 그 문장에서는 선한 마음과 도덕적인 고결함이 풍겼는데, 그것은 엄마가 할머니로부터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것으로 여겨야 한다고 배운것이며, 훨씬 시간이 흘러서는 내가 엄마에게 책 속에서도 똑같이 훌륭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 드려야만 했던 것이다.



*도덕적인 고결함이라니...
‘고결함‘이라는 단어는 일생생활에서 자주 접하긴 어려운데, 어머니에게 그런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건 ...
그건 대체 어떤 마음가짐인걸까.
알거 같기도 하면서 모르는거 같기도 하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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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2-16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권을 시작하셨군요~!
전 11권 이제 시작했습니다 ㅋ 완전 반갑네요 ^^

은하수 2022-12-16 20:37   좋아요 1 | URL
힉...11권이시라구욧?
저에겐 너무 먼~~~ 훗날의 일 같네요
13권까지 얼마 안남으셨네요~~
같이 힘내서 즐독해요^^
 

책읽기 좋은 카페로 출동~~
햇살이 너무 좋아 군데군데 미끄러운 길을 뚫고 도서관 가서 책 빌리고, 다시 차를 달려 내가 좋아하는 카페로 왔다. 달콤한 버터 냄새와 코 끝에 맴도는 커피향.. 스멜스 굿~~~
소파에 깊숙하게 앉아 테이블 아래 봉에 발 올리고 다리에 책 올리고 소파 팔걸이에 팔 올리고 머리를 받치면 책 읽기 최적의 자세가 완성된다.
오늘은 <빌레뜨 2>
그리고 어제 폭설로 잠시 미뤄두었던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빨리 책 읽자!




나는 나만의 오솔길로 갔다. 어둡거나 해가 졌더라면 감히 거길갈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몇달 전에 그곳에서 본 환상(만일 그것이 정말로 환상이었다면)을 잊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성요한성당의 회색빛 첨탑 위에서 아직 햇살이 빛나고 있었다. 정원의 새들도우거진 덤불이나 무성하게 자란 담쟁이 사이에 틀어놓은 둥지로아직 돌아가지 않았다. 나는 유리병을 묻던 날 밤에 했던 바로 그 생각, 어떻게 하면 발전적인 삶을 살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독립적인 지위를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겨 오솔길을 왔다갔다했다.

*정말 눈물 날 정도로 멋진 문장들이란 생각이 들었
다. 홀로 거센 인생의 파도를 맞지않게 누군가 나타나주길 간절히 바라게 되는데.... 그게 존은 아니란것을 지금쯤은 알게 되었다.
근데 당근을 주었다 채찍을 주었다 하는 뽈 선생도 맘에 들진 않는데 다시 또 생각해보면 루시와 뽈의
성격이 정말 많이 닮았단 것도 인정할 수 밖에 없겠다 ㅎㅎ
둘이 밀당하는 장면을 보면 참 잘 맞는 인생의 동반자가 될것 같다. 나이도 넘 차이나고 고약한 성격의 뽈이지만 주인공이었던거니?
이러다 좋아지는건 아니겠지?(내가 주인공 좋아하는거는 병적이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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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12-16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페에서 최적의 책 읽기 자세!
잠깐 상상하였습니다.
이 시간 좋은 커피향 맡으며 편안한 공간에서 편안한 자세로 책 읽으시면 행복하시겠어요.
즐독 하시길^^

은하수 2022-12-16 18:40   좋아요 1 | URL
각진 소파라 불편하지 않을까 싶지만 의외로 편하답니다. 왼쪽.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앉아 책 읽다 왔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베르톨트 브레히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김남주 옮김,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남풍, 1988)


책을 펼치니 브레히트의 시가 먼저 나온다.
다음 페이지에 작가의 글(화)...
그래서 신형철의 시화인가보다.
한 챕터씩 읽기 좋을 것 같다.
다만, 빌려온 책이라 여유를 가지고 읽지는 못할듯하여 ...좀 아쉽겠다.
결국 구입하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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