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원문을 충실하게 읽는 낭독자는 아니었지만, 무언가진실한 감정이 느껴지는 작품에 대해서는 원문을 존중하고소박한 해석을 하며 또 아름답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읽는다는 점에서는 훌륭한 낭독자라고 할 수 있었다. 실제 생활에 있어서도 어머니의 감동과 찬미를 자아내는 대상이 예술 작품이 아니고 사람인 경우, 이를테면 자식을 잃은 어머니라면,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할지도 모르는 즐거운 표현은 삼가고, 노인에게는 그의 나이를 생각나게 할지도 모르는 기념일이나 생일에 관한 화제는 피하고, 젊은 학자에게는 그를 지루하게 할지도 모르는 살림살이 이야기를 멀리하려고 얼마나 공손하게 목소리나 태도나 말투를 조심하셨는지,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노라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이었다. 이처럼 엄마가 조르주 상드의 산문을 읽을 때면, 그 문장에서는 선한 마음과 도덕적인 고결함이 풍겼는데, 그것은 엄마가 할머니로부터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것으로 여겨야 한다고 배운것이며, 훨씬 시간이 흘러서는 내가 엄마에게 책 속에서도 똑같이 훌륭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 드려야만 했던 것이다.



*도덕적인 고결함이라니...
‘고결함‘이라는 단어는 일생생활에서 자주 접하긴 어려운데, 어머니에게 그런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건 ...
그건 대체 어떤 마음가짐인걸까.
알거 같기도 하면서 모르는거 같기도 하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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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2-16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권을 시작하셨군요~!
전 11권 이제 시작했습니다 ㅋ 완전 반갑네요 ^^

은하수 2022-12-16 20:37   좋아요 1 | URL
힉...11권이시라구욧?
저에겐 너무 먼~~~ 훗날의 일 같네요
13권까지 얼마 안남으셨네요~~
같이 힘내서 즐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