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랬구나! 공주는 여성을 대변하는 여성도 아니고 국민을 대변하는 국민도 아녔네. ‘박정희의 화신‘으로만 존재했었구나!

‘대통령 박근혜‘는 여성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근대 민주주의의 성과가 아니라 신분 사회의 부활이다.˝(100면)

명쾌하다!
그런데 어제 3.1절 기념사 듣고 이 공주보다 더한 화신이 굥OO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계속 들었다.
우리 엄마가 이 소리 들으시면 기겁하겠는걸!

난 엄마에게 공주 대접 한 번 받아본적도 없는걸 뭐. 내 생각 가는대로 할테다!
내 사랑 우리집 공주는 지극히 정상적인 대한민국 국민이자 여성이다. 내일 우리 공주가 생일을 맞으사 엄마에게 얼굴도 보여 주러 온대고 저를 임신하고 열 달 내내 입덧하느라 고생한 엄마를 위해 뮤지컬 예매도 해놨단다... ㅋㅋㅋ


5. 여성 정치인 시대?
나는 "여성 정치인 시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질문하고 싶다. 왜 이들의 공통점을 여성이라고 생각할까? 남성 정치인은 지역, 정치적 입장, 경력, 학연 등으로 분류되는데 왜 여성은 성별이 유일한 기준이 될까. 나는 ‘여성 정치인 시대의 의미보다 이 점이 더 궁금하다. 이는 성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보통 영화감독은작품으로 평가되는데 감독이 여성, 계급적 비주류, 동성애자일 경우 작품보다 감독 개인에게 관심이 쏠린다. 나 역시 책을 출간하면 내용보다 "여성 혹은 소수자가 썼다."라는 측면을 강조하는 서평이 많았고,
그러한 관점의 취재 요청도 많이 받았다. - P96

 고학력, 중산층, 어느 정도 고귀한(?) 여성성, 우리 사회의 주요 네트워크 출신이 아닌 여성은 여성이 아니라 노동자, 장애인, 다문화가정 출신 등 성별 이외의 범주로 분류된다. 중산층 여성만을 규범적 여성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성, 이 개념은 계급 차별적 의식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 P97

6. 공주는 여성일까?
공주의 진로는 두 가지다. 아버지가 강대국의 왕이라면 정략 결혼을 하거나 힐튼가의 상속녀처럼 현대판 공주로 산다. 약소국일 경우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 영화 <뮬란>처럼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거나 구국의 명분으로 복위하거나 박근혜, 그녀는 어디에 해당할까.

박근혜 후보는 여성이 아니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첫 숫자가 ‘2‘라는 사실 외에는 여성과 가장 거리가 먼 여성이다. 그녀는 여성도 국민도 대변하지 않는다. 그녀의 몸은 ‘아버지 박정희‘를 매개한다. 이런 현상이 바로 ‘화신(化)‘이다. 이는 시비나 호오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반드시 인식해야 할 중요한 사실일 뿐이다.

세습에 대한 세간의 혐오는 북한에만 해당하는 듯하다. 재벌 세습이나 부녀 간 세습에는 관대하거나 심지어 부러워한다. ‘아버지의 딸‘
은 남녀 모두가 욕망하는 가부장제의 아이콘이다. 부자 간 세습은 아들의 자질과 무관하게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지만, 딸은 가문을 재건하고 부패, 추문, 잔학성, 과대망상 같은 아버지의 남근성을 희석한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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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3-03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 지역에서는 누군가가 여전히
반인반신 대접을 받고 있다고 하더
라구요.

그리고 그의 딸은 공주님이라고...

순간, 아직도 왕조시대를 사나 싶
었습니다.

삼일절 기념사를 듣고는 자학개그
가 떠올랐구요. 아이참.

그런 논리라면 우크라이나가 병신
인 거죠, 나라를 튼튼하게 못 지켜
서 러시아에게 침략이나 당하고.

은하수 2023-03-03 10:32   좋아요 1 | URL
이상한 논리들이 논리라는 이름으로 회자되는 현실이 문젠건지 아직도 그 시대 망령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사람이 문젠건지... 대통령 하려면 벗어나면 안되는 거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 ...
아니 계속 그 상태로 살겠죠 저 아래 저들만의 공화국에서요
침략은 우리도 당했는데...ㅠㅠ
우리 민족은 왜 침략하지 않는 민족이었을까 그걸 한탄해야 하나 싶네요
 

그는 자기가 대한민국 서울 도봉구에 찾아온 첫 번째외계인이라고 했다. 당신이 첫 번째라고 어떻게 장담하느냐 물었더니 질문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무성의 존재였으며 지구에는 그의 인종을 분류할 체계가 없었다. 그의 피부는 엷은 푸른빛을 띠었으며 눈의 검은 동자가 다소 컸을 뿐, 다른 부분은 우리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그는 내게 말하길 ‘너는 앞으로 백일 동안 나에게 하루 한 편씩 지구의 영화를골라서 권해 줘야 한다. 만약 영화가 내 마음에 들지않으면 처음엔 경고로 네가 사는 도봉구를 파괴할 것이며 그래도 답이 안 보이면 전 지구를 멸망시킬 거‘라했다. 그래서 내가 도대체 왜 그래야 하냐고 따졌더니묻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아까 얘기하지 않았냐며도리어 짜증을 내는 게 아닌가.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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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듀어런스: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

섀클턴의 위대함은 탐험 전반에서 보이지만 책 속에서는 ‘5부 보트여행‘, ‘6부 제임스 커드 호의 항해‘, ‘7부 사우스 조지아 섬‘에서 특히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실패한 남극대륙 탐험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을 꼽으라면, 엘리펀트 섬에 상륙한 대원들을 구하기 위해 떠난 제임스 커드 호 항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보트 정도 크기의 배를 타고 차가운 바다를 건너 16 일간, 1,000km의 거친 바다를 항해했던 그 여정은 흡사 영웅서사의 한 장면과도 견줄만한 위대한 여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사우스조지아 섬까지는 무려 1,000km.
지금까지 온 거리의 10배가 넘는다. 그토록 멀고 까마득한 곳을, 겨우 6m 길이의 갑판도 없는 배를 타고, 지구에서 가장 험난한 바다 위로, 그것도 겨울에 지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 바다에는 시속 100km의 바람이 불고 20m 높이의 거대한 파도가 기다리고 있다. 운이 따르지 않으면 훨씬 심한 상황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112면)

평소라면 이런 미친 항해는 생각할 수도 없고 감히 시도해볼 수조차 없었을 것이지만, 섀클턴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항해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제임스커드호에 함께 오른 6 대원과 엘리펀트 섬에서 이들을 간절히 기다리는 22 명의 대원들의 목숨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우스 조지아 섬의 포경기지까지의 여정도 그렇지만 대원들을 구하러갈 배를 구하는 것도 어려웠다. 세계대전에 휩싸여 있었던 각국은 섀클턴에게 배를 제공하기 힘들었고, 그나마 구조선이 부빙에 갇혀 되돌아오기도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섀클턴이 제임스 커드 호를 타고 떠난 1916년 4월24일로부터 4개월여가 지난 8월30일이 되어서야 엘리펀트 섬의 22명 대원 모두를 무사히 구해내는 쾌거를 이룬다.

˝옐코호가 엘리펀트 섬에 이르렀을 때 워슬리는 섀클턴과 함께 갑판 위에 있었다. 동료들이 깃발을 흔들어대는 모습을 보자 문득 가슴이 뭉클해졌다. 섀클턴은 쌍안경을 들고 초조한 모습으로 대원들의 숫자를 헤아렸다. 해안에 있는 인원은 정확히 22명이었다.
그는 쌍안경을 집어넣고 나에게 돌아섰다. 수많은감정들이 뒤섞인,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얼굴이었다. 크린이 다가왔고 우리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159면)

그 후 섀클턴은 새로운 탐험대를 꾸려 1921년 9월 17일 런던을 떠나 사우스 조지아 섬에 도착했고 옛 친구들을 만났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갑작스런 심장발작이 그를 덮쳤고 이때 그의 나이 47세였다.
실패한 탐험대의 대장이었지만 아직 우리 시대에도 기억되는, ˝위기상황에서 그가 발휘했던 탁월한 리더십의 핵심에는 평범한 사람이라도 상황이 닥치면 영웅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일 것이고, 리더로서의 섀클턴은 평시에는 감히 상상하지 못할 인내와 힘을 대원들로부터 이끌어냈다. 또한 그는 모든 대원들을 똑같이 존중했다. 목숨을 건 탐함대는 ‘배‘라는 좁은 사회인만큼 리더의 존중은 대원들의 분열을 막고 하나의 힘을 만드는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섀클턴은 남극 대륙 탐험에 성공한 스콧이 받았던
영예는 얻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1차 대전 이후 침체되어 있는 영국 국민들에게는 엄청난 희망의 메세지였을 것이다.
섀클턴의 탐험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유물인 제임스 커드 호는 섀클턴의 옛 학교인 ‘덜위치 칼리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도서 반납 전에 리뷰를 남기니 맘이 편안~~
정말 도서관의 반납 톡은 리뷰를 남기게 만드는 요물 같은, 그리고 기분 좋은 긴장감 서린 힘을 발휘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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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3-02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문센이나 스콧보다 새클턴이 더 위대한 탐험가였다고 생각합니다. ^^ 도서관의 반납톡이 리뷰작성의 강력한 엔진이라는데 동감해요. ^^

은하수 2023-03-02 23:16   좋아요 1 | URL
제 생각도 그래요
그래서 이렇게 굳이 또 리뷰를 쓰게 되네요
이렇게 억지로라도 쓰고나면 확실히 오래 남는 듯해요
그래서 더 쓰려고 노력중입니다~~
 

이 책 눈앞에 있으니 계속 읽고 있게 된다.
오늘 같이 화창하고 좋은날에..
안어울려... 너무 힘들다. 잠시 쉬어야겠다.

책은 어느새 <비밀일기> 끝나고 <타인의 증거> 1/3쯤 읽었다. 너무 우울해..
전쟁의 참혹함 때문에 힘들었는데 이제 공산 체재의 부당함 때문인지 인간 본성의 악함인지...
알수가 없어져 버렸다.
윤리, 도덕, 선한 본성 이런 말들은 대체 어디로 사라져버린걸까 계속 생각하게 된다.

다 읽을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지만
다 읽었다해도
난 분명 이 책은 좋아하는 책으로 남기지 않을거 같다.

지금은 재미있는데 힘들지 않고 정신 건강에 좋은, 스트레스 없는 책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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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3-02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반전이 정말 끝내줬던 책입니다. 저도 읽기 힘든 책이었지만 결국 엄청나게 좋아하는 책이 돼버려서요. ㅎㅎ

은하수 2023-03-02 23:14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럴까요?
전 그 중간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래도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지연이 상처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꿈으로 보여준다.
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흐른건지, 그 시간 동안 지연은 언니가 자신을 계속 바라봐 주기를 고대했을 것이다.
책의 제목인 ‘밝은 밤‘의 이미지는 여기에서 연유한 것이 아닐지! 밤인데 너무 밝아서 언니의 얼굴이 또렷이 보이고 언니가 나를 계속 지켜주고 있었단 느낌을 받은 밝은 밤... 그 꿈속처럼 지연의 상처도 잘 아물수 있기를 바라본다.





눈을 뜨자 다시 깊은 밤이다. 한밤의 버스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에 앉아 있다. 스물두 살의 나는 그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차서 어쩔 줄 모르지만 그가 곧 입을 열어 나를 떠나겠다고 말하리라는걸 알고 있다. 마침내 그가 말한다. 알아, 알고 있어. 당신이 이런 말을 할 줄 나는 이미 알고 있었어. 알아, 알아. 그가 버스에서 내리고나서도 나는 계속 말한다. 알아, 알아 결국 다 떠난다는 걸・・・・・・ 깨어나고 싶어. 나는 벨을 누르지만 버스는 정차하지 않는다. 소리질러 기사를 부르고, 주먹으로 아무리 출입문을 두드려도 버스는 서지 않는다. 아무도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 - P234

등뒤에서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그것이 남편이 나를 떠나면서 문을 닫는 소리라는 것을 안다. 너만은・・・・・・ 너만은 나를떠나지 않을 줄 알았어. 나는 바닥에 앉아서 몸을 떨며 운다. - P235

지연아,
그때 내게 앞니 두 개가 빠진 여덟 살의 언니가 다가와서 등을 두드린다.
지연아, 지연아.
언니가 나를 부를수록 세상이 환해진다.
태양이 커지고 있나봐.
나는 좀전까지 울던 일을 잊고 언니에게 말한다.
너무 밝아서 눈이 부셔. 어떻게 이렇게 밝을 수 있어?
내 말에 언니는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들은 것처럼 환한 빛 속에서소리 내며 웃는다.
바보야.
언니가 말한다.
바보야, 난 널 떠난 적 없어.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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