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 대만 타이페이 여행갔다 집 가는 길.
퇴근시간과 겹쳐 집 가는 길이 이리도 멀다니...
하... 너무 피곤타.
새삼 느껴진다.
이제 도심에서 멀어진 우리 집이란걸..
친구들과 여행은 행복했다.
다음을 기약하며..
비행기 안에서 졸린 눈 비비며 겨우 단편 세 개 읽었다^^
기분 좋은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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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스페이스

새로운 식물들이 테마에 따른 효율적 관리를위해 울타리 안에 갇힌다. 정크스페이스가 야외로 소풍을나서면서 전문적인 탈자연화와 자비로운 환경 파시즘이촉발되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던 시베리아 호랑이를아르마니 매장 근처의 슬롯머신 숲과 뒤틀린 바로크적 숲한가운데로 옮겨 놓는다. 바깥, 즉 카지노들 사이에서는,분수들이 스탈린주의적인 
액체 건물을 뿜어낸다. 눈 깜짝할사이에 뿜어져 나온 물은 잠시 공중에 머물다 기억상실증에걸린 듯 이내 사라지고 만다··· 공기, 물, 나무. - P44

하이퍼생태Hyperecology™, 제2의 월든, 혹은 새로운열대우림을 생산하기 위해 이 모든 것의 품질이 향상된다.
풍경은 정크스페이스가 되었고, 나뭇잎은 손상된다. 나무는 고문을 당하고, 잔디는 두꺼운 가죽이나 심지어 가발처럼 인간의 속임수를 덮어주며, 스프링클러는 수학적 시간표 맞추어 물을 뿜어낸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크스페이스의 반대편 끝에 골프 코스가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상 그 둘은 개념적 쌍생아다. 텅 비어 있고, 조용하며, 상업적파편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 골프장이 상대적으로 비어있다는 것은 정크스페이스가 그만큼 더 많이 채워져 있음을 의미한다. 그 둘을 디자인하고 구현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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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로마의 길
라틴어로 책(libro)은 ‘자유(libre)‘를 의미하는
형용사와 비슷하게 들린다. 이 두 단어의 인도유럽어 기원은 서로 다르지만 말이다.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와 같은 로망스어는
그런 발음의 유사성을 물려받았고, 이는 ‘독서‘와 ‘자유‘를 동일시하는 언어유희를 가능케 한다. 모든
시대의 학식 있는 사람들에게 이 둘은 결국에는
하나로 합쳐지는 열정이었다.(351쪽)

의미심장하게 새겨볼 문장들이 많다.
책 읽는 즐거움에 푹 빠질 수 있다. 빠져서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책의 모험에 동참하고 있다.

알베르토 망겔은 독서의 역사에 이렇게 쓴다. "미국 남부 전역의 대농장 소유주들은 철자를 아는 노예를 교수형에 처했다. 노예의 주인들(독재자,
폭군, 절대 군주, 기타 불법적인 권력의 소유자)은 문자의 힘을 굳게 믿고 있었다. 그들은 읽기가 몇 개의 단어만으로 압도적인 힘을 발휘한다는걸 알고 있었다. 한 문장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은 거의 모든 것을 읽을수 있다. 글을 모르는 군중은 지배하기 쉽다. 
읽는 기술은 한번 습득하면 버릴 수 없기에, 최선의 방법은 그것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독서는 금지되어야 했다." - P348

이에 비해 그리스-로마 문명의 주민들은 그들의 노예가 복사, 쓰기, 문서화 작업에 적절하다고 여겼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서 말했듯이, 고대에 독서는 오늘날 같은 침묵의 독서가 아니었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그들은 사적인 자리에서도 늘 큰·소리로 읽었다. 고대인들의 관점에서 글자를 소리로 만드는 작업은 일종의 주문과도 같았다. 고대인들은 호흡이 사람의 영혼이 자리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초기 장례 비문을 보면, 죽은 자들이 다시 살아나서 그 무덤에 누가 누워 있는지 알리고자 지나는 행인에게 "목소리를 빌려주십시오."라고 간청하는 구절이 있다. - P348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글로된 텍스트가 온전히 완성되려면 살아 있는 목소리를 사용해야 한다고 믿었다. 따라서 글자에 시선을 고정하고 읽기를 시작한 독자는 정신적이고 음성적인 점유물이 된다. 다시 말해 작가의 호흡이 그의 목에 침범하는 것이다. 독자의 목소리는 글자에 결합된다. 작가는, 이미죽었다 하더라도, 독자를 소리의 도구로 사용하는 셈이다. 따라서 소리 내어 읽는다는 것은 작가가 시공간을 초월하여 독자에게 힘을 행사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고대인들은 읽기와 쓰기를 노예가 전문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노예의 기능이 바로 섬기고 복종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 P349

한편 독서를 사랑하는 자유인은 다소 의심을 받았다. 오직 텍스트를 듣는 사람, 글자에 자신의 목소리를 종속시키지 않고 타인이 읽는 것을 듣는 사람만이 안전했기 때문이다. 키케로가 그랬듯이, 사람들에겐 독서 노예가 별도로 있었다. 그 노예들은 책을 읽는 순간 자신이기를 멈췄다. 그들은 자신이 아닌 다른 ‘나‘를 말해야 했다. 그들은타인의 음악을 위한 악기에 불과했다. 
흥미롭게도 플라톤의 작품이나카툴루스(Catullus)의 작품에서 이 행위를 가리키기 위해 활용된 메타포는 성매매 혹은 성관계에서 수동적 파트너를 지정하는 데 사용된 메타포와 동일하다. 따라서 독자는 텍스트에 비역을 당하게 된다. 책을 읽는 것은 알지도 못하는 작가에게 몸을 빌려주는 난잡한 행위였다. 그것이 시민 계급과 완전히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진 않았지만, 당시에 전통을 따르는 사람들은 그것이 악습이 되지 않도록 적당히 행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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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1장 서는 곳이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

쉽게 쓰여진 인권 교과서 읽는 느낌이다. 술술 잘 읽히지만 좀 더 심도있는 공부를 원한다면 부족하게 느껴질 듯!

1장
다수자 차별론
2013년 7월, 이 사회의 약자라고 외치던 한 남성이 한강에 투신해 사망했다. 생전에 그는 여성이 "돈 낼 줄은 모르고 처먹기만" 한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여성이 혜택은 누리면서 의무와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여성가족부, 여성할당제, 여성전용시설 등 여성을 위한 제도는 불합리한 남성차별이라고 여겼다. - P19

그가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은 남성인권운동가였다. 남성과 여성의 철저한 더치페이를 주장하는 성평등주의자였다. 그가 수년 동안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한 이유는 남성이 소외되지 않는 양성의 평등을 위해서였다. 그는 자신에게 붙여진 여성혐오주의자라는오명이 억울해서 이렇게 항변했다.
"내가 여성을 혐오한다면 이렇게 디테일하게 비판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아니죠. 나는 여성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해요."
그는 정말 남성과 여성의 평등을 추구했던 것일까?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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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의 총성]
쏘지 않겠네.
실비오가 대답했소.
나는 만족하오. 당신이 당황하고 겁먹는 모습을 본 걸로 만족해. 당신이 나를 쏘게 만들었으니 이걸로 되었소. 나를 기억할테지. 당신의 양심에 당신을 맡기겠소.
그는 이렇게 말하고 곧바로 나가려 하다가 문가에 멈춰 서더니, 내가 총을 쏜 그림을 힐끗 쳐다본 후 조준도 하지 않고 총을 쏘고는 사라졌소. 아내는 기절했고 종복들은 그를 붙잡을생각도 못한 채 공포에 
떨며 그를 지켜보고만 있었소. 그는 현관으로 나가 지나가는 마부를 불러 세운 뒤, 내가 미처 정신을차리기도 전에 떠나버렸소." - P49

백작은 말문을 닫았다. 이리하여 나는 예전에 내게 그토록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야기의 첫머리가 어떻게 매듭지어졌는지 알게 되었다. - P49

[눈보라]
"이럴수가!"
마리야 가브릴로브나가 소리쳤다.
"그러니까 당신의 가엾은 아내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신다는 말씀이세요?"
"모릅니다."
부르민이 답했다.
"제가 결혼식을 올린 마을 이름이 뭔지도 모르고 어떤 역참에서 출발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그때는 제가 한 고약한 장난이 죄인 줄도 모르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교회를 출발하고는 곧바로 잠이 들었고, 이튿날 아침에야 세번째 역참에서 눈을 떴습니다. 그때 저와 같이 있었던 종복이 전쟁 중에 죽어버려서 제가 그토록 잔인하게 농지거리를 했던 그 여인을 찾으리라는 희망이 없어요. 이제는 그녀가 이토록 잔인하게 제게복수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세상에 이럴 수가, 이럴 수가!" - P81

마리야 가브릴로브나가 그의 손을 부여잡고 말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당신이었던 거로군요! 저를 알아보지 못하시겠어요?"
부르민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얘졌다... 그는 그녀의 발아래 무릎을 꿇었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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