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합시다.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bbsId=P001&articleId=161324#commentFrame

 

어젯밤에 갑자기 "임진강 뱃사공"이 떠올라 반복해 들었습니다.
언제들어도 가슴이 울컥합니다.
어제 처음으로 그 노래의 유래도 알게 되었습니다. 백기완 씨의 구술로 만들어졌더군요. 학교 다닐 땐 뭣 모르고 그냥 선배들 따라 줄창 불러댔었는데. "통일"이라는 말이 자취를 감춘지 오래입니다. 반쪽 짜리인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우리 소.원.

 

http://plsong.com/xe/index.php?mid=player&streamer=rtmp%3A%2F%2Fvod.plsong.com%2Fplsong&extra_eid=audio_link&media_srl=9568

 

임진강 뱃사공 (백기완 구술, 김석천 곡)


임진강 뱃사공 치떨린 노여움 도둑맞은 내 나라 찾으려 가려네
이 땅이 내 나란데 뉘라서 짓밟는고 내 땅의 내 동포를 구하려 떠났네

이제나 저제나 해방만 기다리네

 

임진강변 아낙네 목메인 그리움 오늘만 넘어가면 우리영감 오련만은

남북으로 갈라진 해방이 웬 말인고 밀려가네 떠나가네 남녘땅 머나먼 길

철조망 부여잡고 기다리는 이 내 신세

 

원통한 아낙네 한 맺힌 통곡소리 물러나라 돌아가라

네 놈 땅에 돌아가라

북녘 땅 우리 영감 내 발로 만나리라 못 간다 물러서라

쏟아지는 총소리

피 묻은 치맛자락 철조망에 휘날리네

임진강에 뿌린 눈물 남북으로 오고가네

세월이 흘러가네 남북으로 흘러가네

흘러가네 흘러가네 흘러 흘러 흘러가네

 

이 노래 듣다보면 시기는 다르지만 조정래,『아리랑』이 생각납니다.
쥐박이 때 ,『아리랑』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기사를 보고 가슴이 뛰어 혹시나 하고 기대해봤지만 이맹박그네 정권에선 안 될 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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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긴 시즌의 드라마를 계속 보는 것은 폐인모드라서 가능하지만 이 드라마가 인간과 사회를 파헤쳐 "생각"을 하게 해서이다. 보통 1편씩 짜여져 있는데,  2화 연속으로 만들어진 일화도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무척이나 자연스러워서 오랜 친구처럼 정이 간다.

 

 모든 내용이 와닿지는 않지만, 가끔 복싱의 훅처럼 갑자기 푹! 꽂히는 내용들이 있다. 가장 인상적인 9시즌 8화를 보며 가슴이 미어질 것만 같았다. 이 시대의 청년들, 아니, 나의 이야기다. 대학 졸업 후 한없이 초라하게 여겨지던 내 청춘을 저절로 돌아보게 된다. 여전히 무력하고 모자란, 주류에서 철저히 밀려난 주변인의 삶이 하나하나 눈에 밟힌다. 그런 나 또는 너를 버린 오늘의 세상을 향해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언젠가는 꽃으로 피어나기도 전에 시드는 일이 없는, 순수하게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가." 이런 고민만을 해도 되는 아늑한 세상이 올까. 우리 모두의 손으로 만들 수 있다고 당연하게 믿었던 어린시절의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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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에서 음악듣기: 덕수궁(덕수궁의 본래 이름인 "경운궁"이 공식화되면 좋겠다.)

가을 냄새 폴폴 나는 고즈넉한 저녁, 만나면 기분 좋은 이들과 함께 듣는 아.름.다.운. 음악.

10여 년 전에 처음 알게 된 공명(共鳴)이 공연을 한단다. 그땐 어-어부 밴드와 같이 했던 공연으로 기억하는데 오래돼서 제대로 된 기억인지 잘 모르겠다. 고등학교 때부터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 정의내린 "공명(共鳴)" 이라는 말을 참 좋아했다. 같은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이름만으로도 내 마음에 쏙 드는, 이 사람들 음악은 또 얼마나 신선하고 멋진지. 아~ 흑. 좋아라.

 

히야~ 설레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잔뜩 달뜬 기분으로 언니에게 주말에 같이 가자고 약속을 하고 오랜만에 언니 친구(8살 차이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게 언니와 친구 먹는 난, 언니 친구들하고도 친구처럼 지낸다.) 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다가 같이 얼굴도 보고 공연도 보자고 얘기해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언니 직장 사정으로 약속이 취소될 뻔해서 나 혼자라도 공연 보러 가려고 했지. 공명이라는데. 스무살 꽃띠들인 대학생 조카들에게 함께 가자고 했다.

 

이 음악 그룹이 17년 됐다고 한다. 나도 거의 결성될 즈음에 본 것 같은데, 뭐야 이 사람들, 하나도 안늙었잖아. 좋아하는 일을, 그것도 음악을 해서 그런가. 처음 봤을 때랑 비슷하다. 네 사람 모두 연주 실력이 어마어마하게 뛰어나다. 내가 원하는 소리를 들려주는, 내게 딱 맞는 음악. 연주자 만큼 늙지 않는 음악. 이 소리를 자주 찾아 다녀야겠다. 오래 잊고 지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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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처음 본 진도씻김굿은 정말 충격이었다. 간단하게 줄여서 보여 준 거였지만. 온 몸에서 카리스마를 내뿜는 무당이 길다란 천을 쫙 찢는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사람들 노려보는 것만 잘하던 애기무당이었던 나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언젠가는 진도에 직접 가서 씻김굿의 전과정을 보리라 늘 마음만(?) 먹고 있다.

 

국립국악원에서 여름마다(작년부턴가) "별별연희"라는 별칭으로 야외공연을 한다. 바로 기다리던 씻김굿. 이번에도 약식인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요 몇달 동안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았던 내 자신을 추스르고 싶었고, 언니 또한 힘들어하는 시기여서 같이 갔다.

 

사회는 윤중강이었고. 주무(主巫)는 리허설 때 걷는 모습마저 기품이 있다. 무당 넷의 소리가 얼마나 좋은지 각각 개성도 강하고 마음을 만져주는 그 소리를 계속 듣고 싶었다. 무용단 중 "장보름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의 춤이 돋보인다. 몸짓이 우아하고 고와서 자꾸만 눈길이 간다.

 

공연을 하는 이분들이 진도에서 세월호가족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셨다고 한다.  긴 천에 지전을 놓고 무가를 부르는 거리인 길닦음을 보는데,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을 모습이 그려져 가슴이 미어진다. 말그대로 울음바다였을 그날의 통곡이 들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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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
장 피에르 카르티에.라셀 카르티에 지음, 길잡이 늑대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농자천하지대본이었던 시대는 가고 오직 물질만이 전부인 끔찍한 세상을 살아가는 가엾은(?) 우리에게 다시, 그동안 버려두고 망가뜨려 온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진짜 농부의 이야기다.

 

언제부터 우리는 이렇게 되어버렸는가. 어릴 때만 해도 샴푸가 귀해서 비누로 머리를 감는 것이 당연했는데 이제는 어쩌다 비누로 머리를 감으면 뻑뻑하고 불편하다. 구멍난 양말을 기워서 꿰맨 부분이 발에 닿을 때 갑갑해 하면서도 구멍난 양말을 버리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물건이 남아돌아 말짱한 것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린다. 배가 고프지 않는데도 수만가지 종류의 음식을 입안으로 밀어넣는다. 지구에 사는 모든 인간들이 과잉소비를 해서, 과잉생산이 반복되고, 그것이 쌓여 지구 전체가 쓰레기장이 되고, 그런데도 어느 한쪽에서는 굶어죽어가고.

 

늘 내 존재 자체가 지구에게 폐가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잠깐 방심하곤 금방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고 만다. 모든 순간 우리의 삶터를 생각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어쩌다 운좋게(?) 인간으로 태어나 제가 세상의 주인인양, 인간 이외의 생물을 하등하게 여기고 모든 것을 함부로 대하며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서양의 물질문명이 쭉 그자리에 있던 땅을 "신항로의 발견"이라고 이름붙인 오만한 기치(?)  아래 자행된 문명파괴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본다. 아니, 더 거슬러 올라가 농사를 짓고 모든 악의 근원이나 다름없는 우리 인간이 정착을 하며 생산물이 늘어나면서부터 파괴적인 정복전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고기잡고 열매를 따먹으며 살 때만 해도 인간은 자연이었는데. 그렇다고 새삼 그 시대로 돌아가자는 말이 아니다. "성장을 멈추자"는 누군가의 주장이 무척 와닿는다는 말이다. 뉴질랜드 쪽 오지에 있다는, 아직도 물물교환을 하며 산다는 어느 외딴 곳에라도 가서 살고 싶은 심정이다. 배가 부른데도 계속 먹는 생물은 인간밖에 없다고 들었다. 그것이 버릇되다 보니, 이제는 배가 불러도 배가 부른 줄 모르는 아둔한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새삼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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