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에서 음악듣기: 덕수궁(덕수궁의 본래 이름인 "경운궁"이 공식화되면 좋겠다.)

가을 냄새 폴폴 나는 고즈넉한 저녁, 만나면 기분 좋은 이들과 함께 듣는 아.름.다.운. 음악.

10여 년 전에 처음 알게 된 공명(共鳴)이 공연을 한단다. 그땐 어-어부 밴드와 같이 했던 공연으로 기억하는데 오래돼서 제대로 된 기억인지 잘 모르겠다. 고등학교 때부터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 정의내린 "공명(共鳴)" 이라는 말을 참 좋아했다. 같은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이름만으로도 내 마음에 쏙 드는, 이 사람들 음악은 또 얼마나 신선하고 멋진지. 아~ 흑. 좋아라.

 

히야~ 설레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잔뜩 달뜬 기분으로 언니에게 주말에 같이 가자고 약속을 하고 오랜만에 언니 친구(8살 차이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게 언니와 친구 먹는 난, 언니 친구들하고도 친구처럼 지낸다.) 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다가 같이 얼굴도 보고 공연도 보자고 얘기해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언니 직장 사정으로 약속이 취소될 뻔해서 나 혼자라도 공연 보러 가려고 했지. 공명이라는데. 스무살 꽃띠들인 대학생 조카들에게 함께 가자고 했다.

 

이 음악 그룹이 17년 됐다고 한다. 나도 거의 결성될 즈음에 본 것 같은데, 뭐야 이 사람들, 하나도 안늙었잖아. 좋아하는 일을, 그것도 음악을 해서 그런가. 처음 봤을 때랑 비슷하다. 네 사람 모두 연주 실력이 어마어마하게 뛰어나다. 내가 원하는 소리를 들려주는, 내게 딱 맞는 음악. 연주자 만큼 늙지 않는 음악. 이 소리를 자주 찾아 다녀야겠다. 오래 잊고 지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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