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5(일요일), 오래간만에 유원지에 갔다.

유명한 F1 그랑프리가 개최되는 스즈카circuit 바로 옆에 있는 유원지다.

스즈카 circuit하고 같은 경영이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운전하는 아동용 자동차 놀이기구가 많아서 아이들이 매우 기뻐했다. 그러나 선화에 있어서는 조금 분했던 하루가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 명섭이 레이서 되다.

아래, 명섭이가 운전하는 자동차는 만3살부터 탈 수있는데, 혼자밖에 못타기 때문에 어른이 도와주어야 할 선화는 못 탔다.  물론 그것을 선화는 이해 못한다.

그래서 은나모∼, 은나모∼를 자꾸 연발했다.  분했던 모양.

[ 해설 ]

은나” : 선화.  선화는 자기 이름을 아직 서놔라고 발음 못해서 자기를 은나라고 부른다.

은나모∼” : ‘∼모는 일본어. ‘∼도’, ‘∼와’, ‘∼랑 대체로 그런 뜻.




 

【 명섭이, 선화 토목공사 하다.

엄마가 도와줄려고 하자, 선화는 은나!”라고 거부한다.  자기가 다 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선화는 내가 보기에 오빠 명섭이보다 고집이 센 것 같다.




 

【 명섭이, 선화 자동차 제작하다.

물론 아동용 카트(Cart)인데, 대부분 완성되고 있어서 마지막 몇개 부품을 조립하는 것 뿐이다.

그러나 아직 만 4세인 명섭이에는 우주 로켓을 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명섭이는 집에서도 종이나 페트병으로 놀이감을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이런 제작놀이(?)”를 매우 좋아한다.  내가 도와주겠다고 하자, 혼자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혼자 할 수 있을 리가담당 아저씨랑 둘이서 제작.  아빠는 싫어도 아저씨는 좋다. 모르는 사람이니까.


물론 선화는 은나모∼, 은나모∼”.  나도 제작 하겠다, 이 말이다.

명섭이 할 수 없이 작은 나사를 하나 빼 내고, “거기에 두어라”.  선화 기뻐해서 나사 하나를 가져 어디? 어디?”란 식으로 어정버정.


제작 완료.  Test Driving !!





물론
은나모∼, 은나모∼”.


【 명섭이, 엄마랑 하늘을 날다. 선화, 역시 분하다.

이 놀이기구도 만 3살부터.



선화, 바라보며 역시 "은나모∼, 은나모∼".

선화야, 아빠는 너의 분한 마음을 잘 안다.

아빠도 형이 있어서 어릴 적에는 형은 이제 크게 되었지만, 너는 아직 어리니까 데리고 갈 수 없소. “ 이런 분한 말을 몇 번 들었던지 몰라.

내가 더 좀 크게 되면 아빠랑 오빠 못지 않게 많이 놀자.

 

그래도 명섭이도 선화도 즐겁게 지낼 수 있었으니 좋았다.





많이 놀고, 많이 먹고, 많이 마시고, 많이 웃은 하루였다.

아빠는 명섭이, 선화가 기뻐하는 얼굴을 본 것 만으로 배가 부르고 대만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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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Pei 2005-06-07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넷!! 올 해도 왔지요! 농가진의 계절!

水巖 2005-06-08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서의 폼이 너무 멋 있습니다. 제작 과정도 있구요. 모두에게 좋은 하루가 되었군요.

ChinPei 2005-06-08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정말 좋은 하루였습니다. 날씨 좋고, 아내가 만들었던 도시락도 맛있었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막 좋아해서 기뻐하는 얼굴이, 나에게는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아, 물론 집에서 가만히 놀 때도 행복하지만요. ^ㅇ^

울보 2005-06-08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하루였겠는데요..

인간아 2005-06-08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아아아아, 명섭이와 선화의 예쁜 모습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아지네요. 국왕님과 여왕님의 모습도 멋지세요. 사진 잘 봤습니다. 저도 어릴 때 형들에게 함께 놀이에 끼워달라고 떼를 쓰던 기억이 나네요. 재미난 체험이 되었겠어요. 부럽습니다. 헤헤.

세벌식자판 2005-06-08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우셨겠어요. ^^;

아영엄마 2005-06-08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나모~ 은나모~ ^^ 행복한 하루를 담은 사진이네요. ^^

chika 2005-06-08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즐거워보여요! ㅎㅎ
그래도 아직은 '은나모~'하는 떼쟁이 선화가 이쁘지요? ^^

ceylontea 2005-06-08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농가진이란 것이 자주 재발을 하나봐요... 얼른 나아야할텐데...
선화는 쭉쭉 잘 크고 있군요.

ChinPei 2005-06-08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나에겐 정말 행복했어요.
詩我一合雲貧賢님 > 님도요? 저도 아직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데, 내가 4살 때 형이 고종사촌이랑 교토 갔을 적에는 내가 막 울었지요. 으..... 나의 지금의 집요한(집념이 강한) 성격은 바로 이 시기에 형성되었던 것 같애요. ^ㅇ^
세벌식 자판님 > 넷. 그러나 이 날에는 만화같은 결말이 있어요. 유원지를 떠나자 곧 둘 다 자동차안에서 자버렸던데,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긴 시간 낮잠을 했지요. 너무 길게 낮잠을 했언지, 그 날 밤 둘 다 잠이 안 와서 9시가 넘도록 놀았지요. 부모는 지쳐서 잠이 와서, 잠이 와서 못견디는 지경이었는데. 그래서 내가 할 수 없이 "빨리 자라!!"고 외칠 수 밖에... 허, 만화같은 결말.

야간비행 2005-06-08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는 하루이셨을 것 같아요,ㅎㅎ선화랑 명섭이는 볼 때마다 나날이 커지는 것 같아요. 부러워라~나도 어렸을 때라면 저렇게 놀았을텐데....ㅋㅋ

ChinPei 2005-06-09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 즐거웠던 것은 틀림이 없는데... 위 "만화같은 결말"을 참조 하십시오.
chika님 > 요즘 선화가 말이 많이 늘어나서 더듬더듬 말하는 모습이 재밌어요.
ceylontea님 > 명섭이가 자꾸 코딱지를 후빈다구요. 그 때문에 농가진이 번지는 것 같애요.

ChinPei 2005-06-09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 저로서는 "양쪽 다" 라고 말해 놓겠어요. ^ㅇ^
야간비행님 > 저도 고등학교 학생인 야간비행님이 부러워요. 다시 되돌아가서 많이 공부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역시 학생에는 학생으로서의 고민이 직장인은 직장인으로서의 고생이 있는 법이지요. "지금", "지금"이 중요한 것이 아닌가고 생각해요.

숨은아이 2005-06-11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뵈어요! 은나모, 은나모... 하하. ^ㅂ^ 그런데 토목공사 하는 장난감도 있군요. *.*
 

소설 한티재 하늘을 읽었다. 감동했다.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가끔 웃었다.

 

한티재 하늘은 주로 경상북도 안동을 무대로 하여, 등장 인물들은 모두 갱상도 사투리로 이야기를 한다.

그것이 나에게 있어선 마침 나의 함매(나는 어릴 때부터 자기 할머니를 할머니라고 부른 적이 없다)가 되살아나서 나의 곁에서 이야기 하고 있듯이 느껴져 행복한 마음이 될 수있었다.

어린 이순이도 이금이도 귀돌이도 분옥이도 다 나의 상상의 얼굴은 나의 함매의 얼굴이었다.

 

나의 함매는 부산 출신이다.  그러니까 나도 어릴 때부터 갱상도 사투리를 많이 들으면서 자랐다.

우리 집은 함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형과 두 명의 동생, 합쳐서 7명 식구였다.

우리 형제는 남자만 4명이다.

맏형으로부터 막내까지 5세 밖에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싸움을 했고, 언제나 집안이 시끄러웠고, 어질러웠고, 어쩐지 냄새났다.

함매는 언제나 갱상도 사투리로 얘기하셨다.

 

※주의 아래 갱상도 사투리는 나의 귀에 들렸던 함매의소리”이어서 글씨가 옳았던지 전혀 모른다.

우리들이 방안에서 방귀를 뀌면,

카∼∼∼∼, 술추우우욱한 냄새다∼∼∼

혹은

아이고∼∼∼∼ 니가 증∼말 디승∼하다(바보, 불성실, 어리석었다 라는 뜻으로 이해했음)

 

셋째 동생은 막내 동생을 자꾸 건드리고나 때렸다.

봉아(셋째 동생)∼∼∼∼ 그리 말아라∼∼∼ 니가 증∼말 신기비(쓸데 없는 짓을 하는 놈이란 뜻으로 이해했음)

 

방안이 어지러울 적엔 욕하시면서,

, 이 꼬라지(분명 꼴) 보래

혹은

아이고 무시래∼잇

 

아이고 무시라는 용법이 다양하다.

내가 아주 어릴 적에, 함매가 너는 다리밑에서 주워 온 것이야고 놀리셨던 것에 화를 내여 작은 손으로 함매를 막 때린 적이 있었다. 그러자 함매, 짧고 빠르게

아이고 무시랏, 아이고 무시랏, 아이고 무시랏

 

가끔 내가 함매를 도와 드리면서도 적당하게 이블을 폈을 적에는,

니가 증∼말 즐부지(게으름 뱅이란 뜻으이해했음)

함매는 이블이 비틀어진 것을 정말 싫어하셨다.

 

식사를 하실 적에는,

밥 쪼매만 인더라(인도라?)

 

TV프로그램에서 형사가 범인을 잡았을 적에는 손뼉 치면서 TV를 보고 외치셨다.

이 눔이 나쁜 눔이야, 직이 버리라(죽여버리라)

 

그 외에도 많은 갱상도 사투리가 나의 귀 안에 남아 있다.

함매, 함매, 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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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6-03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상도 사투리 조금 드세다고 해야하나..걸다고 해야 하나요..
알아듣기 힘들때도 있어요,,

ChinPei 2005-06-03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그렇지요. 그러나 나에겐 서울의 세련된 말보다 그리워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낍니다.

ChinPei 2005-06-03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명섭이 선화를 걱정해 주시는 시아입합운빈현님께.

선화가 일본 친구랑 찍은 사진.





울보 2005-06-03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귀여운 아이들입니다,,

아영엄마 2005-06-03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도 외할머니를 '함매요~'라고 부르걸랑요..^^;;-경상도 처자... 가 아니고 아지매..

chika 2005-06-03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헷! 선화가 그새 또 큰거같아요! 근데 정말 오랫만에 뵙는군요. ^^
(근데 한티재 하늘, 정말 감동적이죠? ^^)

ChinPei 2005-06-03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 선화 옆에 앉은 애는 선화의 친구자 라이벌이기도 합니다 ^ㅇ^

ChinPei 2005-06-03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 조카는 날 보고 "아재"라고 불려요. 나의 아이들, 조카들 다 일본말 밖에 모르지만, "호칭"만은 한국어랍니다.

ChinPei 2005-06-03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hika 님 > 넷! 정말, 정말 좋은 책이었어요. 많이 눈물 나왔어요.
난 읽으면서 어머니 정원이를 대신해서 이순이를 다독이고 싶어졌어요. "네가 잘 못한 것이 아니다, 네가 잘 못한 것이 아니다, 그래도 일본 가서 장득이한테 용서 빌고 부디 행복하게 되어라".

그런데요, "한티재 하늘 3"이 없는 것이 원망스러워요.
이순이는 일본에 가서 잘 살게 되었나?
이금이는 부산에서 장사 잘 되었나?
수복이는 어디에 갔느냐? 살아있느냐?
서억이는 영분이랑 진정한 부부간이 결국 못되었던가?
옥주는 함매랑 같이 살고 행복하게 되었던가?
분순이는 40 이전에 아이 하나 가졌던가?
강생이네는 만주가서 어떻게 되었냐? 이후 눈물 겪게 된다고 했던데...
아, 궁금하다, 궁금하다, 궁금하다, 궁금하다.
권정생선생님께선 "한티재 하늘 3"을 출간하실 생각이 없으실까?

인간아 2005-06-03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 선화 너무 예뻐요. 이제 예쁜 여자아가라는 느낌이 나네요. 머리를 묶고 다니네요. 레이스 양말도 너무 곱고요. 친페이님, 잘 봤습니다. 사진 좀 자주 올려주세요.

ChinPei 2005-06-03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아일합운빈현님 > 넷. 노력하겠어요. ^ㅇ^
 
한티재 하늘 1
권정생 지음 / 지식산업사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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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쓰기에 앞서 나는, 이 소설을 나에게 추천해 주신 chika님께 백만번, 천만번 감사를 드린다.

나의 할배, 함매가 1930년대에 왜 그리운 고향을 내던지고눈물 흘리면서 일본에 건너 오셨던가를, 많이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으셨던 할배, 함매의 뼈에 사무친 원한을, 내 나이 40이 되어서 겨우 이 소설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는 19세기 말의 경상도 안동 산밭골에서 시작한다.

시작하자 마자 매우 많은 주요 인물들이 등장한다.

누가 이 소설의 주인공”인지 살폈던데, 얼마 없이, 이 소설에는 주인공이란 개념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분들네와 조석 부부, 그 아이들 깨금이, 장득, 강생이, 말숙이, 재득, 수득. 또 그 아이들.

남편 길수를 잃은 복남이와 아들 서억. 서억의 아내 영분이.

과부 정원이와 그 아이들 이석이, 이순이, 이금이, 정원이의 친정어머니 수동댁. 이석이 아내 달옥이.

귀돌이와 분옥이 자매. 문둥병이 된 분옥이를 죽음의 마지막 순간까지 보살펴 준 동준이.

분들네 동생 기태와 아내 실겅이, 그 아이들 후분이, 춘분이들.

모두 가난한 농민이고 머슴들이다.

그 외에도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사람마다 원한이 있고 억울한 사연이 있고 가끔 평범한 행복도 있었다.

 

이 소설은, 아무리 원한이 많아도, 아무리 고통이 앞을 가로막아도 사람은 살아야 한다, 그 단순하고도 숭고한 명제를 읽은이의 마음 깊은 곳에 호소해 마지 않는다.

 

이 소설에 나오는 사람 한 명 한 명은 가늘고 긴 줄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 가늘한 줄기들이 모여들고 마주 잡고 서로 얽혀, 튼튼하고 무성하고 아름다운 한 그루의 거대한 나무를 형성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사람의 삶이라는 걸 나는 새삼스럽게 느꼈다.

 

지금도 이순이가 일본으로 떠날 직전에 외친어매애!” 소리와 분옥이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부르던싱야…싱야…” 소리가 나의 귓가에 들려 눈물을 고이게 한다.

마침 그 목소리는 이국 일본에서 돌아가신 나의 함매의 목소리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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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5-06-02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페이님, 리뷰....와~~~ 사용하시는 우리 말 어휘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ChinPei 2005-06-02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 어휘가 예사롭지 않다고요? 많이 틀렸다는 것? 궁금합니다.

진/우맘 2005-06-03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말, 쓰는 실력이 굉장히 좋다구요. 공부하신 보람이 있는 듯....^^

ChinPei 2005-06-03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감사해요.
 
인간의 증명 - 상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9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 해문출판사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리뷰는 모리무라 세이치가 지은 소설『인간의 증명』을 일본어 원문으로 읽은데 대한 것이다. 내용은 한국어로 번역된 소설과 100% 똑같다는 걸 믿고 이 리뷰를 쓴다.

 

내가 12살이었던 1977년에 간행된, 유명한 추리소설이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명 영화가 같은 해에 상영되자 매우 인기를 끌었다.

또 이 소설에 씌어져 있는 시의 한 구절도 그 해 일본에서 매우 유행했다는 걸 잘 기억하고 있다.

さん, ぼくのあの帽子どうしたでしょうね” = “어머니, 나의 그 모자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 구절은 나 Chin Pei 가 제멋대로 번역했다. 한국어 번역소설중에서 어떻게 번역되었는지 모른다.

너무 이 구절이 유행해서, 뭔가 물건을 잃었을 적에는 さん, ぼくのあの財布どうしたでしょうね(어머니, 나의 그 지갑 어떻게 되었을까요)”, “さん, ぼくのあの靴下どうしたでしょうね(어머니, 나의 그 양말 어떻게 되었을까요)” 라는 식으로 시를 읊듯이 농담을 말하면서 찾는다는 현상을 많이 볼 수가 있었다(주로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

 

작가 모리무라 세이치라고 하면,『인간의 증명』. 그의 가장 대표적인 소설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내용은 제목보다 인상적이지 않다.  그저 평범한 추리소설일 뿐.  구태여 말한다면 인간관계의 의외성 정도.  그 의외성도 능히 상상할 수있는 정도.

왜 이 작품이 그 시대에 그렇게도 유행했던지 지금에 와서 의문이 남았다.

내가 가장 실망한 것은 필연적인 우연(우연적인 필연이라고도 할 수있지요)이 너무 많은 점.

추리소설형태이기는 하나 추리를 도와 주는 많은 우연이 너무 적절한 타이밍으로 나온다는 것이 이 소설의 주제를 저속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고 느꼈다.

 

물론 읽는이의 입장이 다르면 또 다른 인상을 얻을 것이다.  이 소설은 그 점의 판단이 어려울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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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18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그 시가 무척 맘에 들었어요...

야간비행 2005-05-18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싶었는데,웬지 어려워보여서 선뜻 손이 안가더라구요.

ChinPei 2005-05-19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로 어려운 건 없어요. 다만,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해서 읽는 것보다, 사회소설로 삼아 읽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네요.
 
황진이 1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에서 나는 참으로 많은 힘을 얻었다.

나는 이 소설을 보다 많은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소설은, “삶에 대한 진지한 투지를 풍부한 표현으로 엮은 소설, “사람의 의사의 자유란 무언가를 철저히 주장하는 소설, “사람의 사랑의 모양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그런 소설이다.

또한 이 소설은, 철학적이고 교도적이며, 사람들의 마음의 외침이 생생하고, 웃을 수 있고 울 수도 있으며, 수묵화와 같이 아름다우면서도 매우 관능적이다.

 

황진이는 양반인 아버지와 기생인 어머니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친어머니를 모르면서 양모를 자기의 어머니로 믿고 사대부가의 규수로 자랐다.

그러나 그가 시집갈 나이가 되었을 때, 어머니가 떠나서야 겨우 자기의 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16세기의 조선.  성은 아비를 따르고 신분은 어미를 따라야 한다”.

어리석으면서도 엄격한 나라의 신분제도때문에 기생인 어머니에서 태어난 진이는 자신의 운명에 몹시 고뇌한다.  그러나 결국 어머니와 마찬가지 기생이 될 결심을 하게 된다.

그것은 나라의 제도에 따른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인에 의해 남자에 얽메여 사는 것보다 자기의 운명은 자신이 개척하겠다는 굳은 의지에 의한 것이었다.

 

진이는 말한다.

잘못한 일일 수도 있으나 후회하지 않습니다.  어떤 길을 택하였던 이제 와서 무엇이 크게 달랐겠습니까?  어떤 길이든 뜻대로, 예상대로 편편하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잘못된 길이라 해도 내 의지대로 선택했기에 세상에 책임을 전가하지 않으며, 지극히 진지하게 몰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길에서 벗어난다 해도 남의 힘으로 나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옮기는 일에 불과하니까요.  이곳에서 나가면 나는 오직 나 자신에게로 옮겨 갈 것입니다.” ( “황진이 2” 155p에서)

이 말은  여러가지 현실때문에 가끔 자신의 갈 길을 놓치고 마는 나에게 광명과 같은 진리를 안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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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1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진이... 인간으로 배울점이 많은 여인이지요^^

ChinPei 2005-05-16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래요. 정말 그래요. 각색은 있으나 그 삶은 정말 배울 점이 많앴어요. 특히 지금 상황에 있는 저에겐.......... 이 이야기는 후에 페이퍼에서.

울보 2005-05-17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회가 되면 읽어보겠습니다,,

ChinPei 2005-05-17 0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꼭 그러세요. 정말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야간비행 2005-05-17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경린 씨가 쓴 소설을 읽으셨네요,저는 김탁환씨였던가? 제목이 [나,황진이]라는 책을 읽었었는데....묘사가 참으로 나긋나긋하더군요.

ChinPei 2005-05-17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그렇다고 할 수있는 점이 많애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음 그러나 남자/여자 사이에 관한 묘사는... 청소년에게 추천하도 되나? 안되나?
음.............. 순수 문학으로선 그런 표현도 응당 있을 수 있지요. 음............. 그러나................. 직접적이라 할까, 자세하다고 할까.................................

이소라 2008-10-2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경린씨는 여성 팬들이 많습니다. "밀애" 라는 소설을 영화로도 만들어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