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한티재 하늘을 읽었다. 감동했다.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가끔 웃었다.

 

한티재 하늘은 주로 경상북도 안동을 무대로 하여, 등장 인물들은 모두 갱상도 사투리로 이야기를 한다.

그것이 나에게 있어선 마침 나의 함매(나는 어릴 때부터 자기 할머니를 할머니라고 부른 적이 없다)가 되살아나서 나의 곁에서 이야기 하고 있듯이 느껴져 행복한 마음이 될 수있었다.

어린 이순이도 이금이도 귀돌이도 분옥이도 다 나의 상상의 얼굴은 나의 함매의 얼굴이었다.

 

나의 함매는 부산 출신이다.  그러니까 나도 어릴 때부터 갱상도 사투리를 많이 들으면서 자랐다.

우리 집은 함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형과 두 명의 동생, 합쳐서 7명 식구였다.

우리 형제는 남자만 4명이다.

맏형으로부터 막내까지 5세 밖에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싸움을 했고, 언제나 집안이 시끄러웠고, 어질러웠고, 어쩐지 냄새났다.

함매는 언제나 갱상도 사투리로 얘기하셨다.

 

※주의 아래 갱상도 사투리는 나의 귀에 들렸던 함매의소리”이어서 글씨가 옳았던지 전혀 모른다.

우리들이 방안에서 방귀를 뀌면,

카∼∼∼∼, 술추우우욱한 냄새다∼∼∼

혹은

아이고∼∼∼∼ 니가 증∼말 디승∼하다(바보, 불성실, 어리석었다 라는 뜻으로 이해했음)

 

셋째 동생은 막내 동생을 자꾸 건드리고나 때렸다.

봉아(셋째 동생)∼∼∼∼ 그리 말아라∼∼∼ 니가 증∼말 신기비(쓸데 없는 짓을 하는 놈이란 뜻으로 이해했음)

 

방안이 어지러울 적엔 욕하시면서,

, 이 꼬라지(분명 꼴) 보래

혹은

아이고 무시래∼잇

 

아이고 무시라는 용법이 다양하다.

내가 아주 어릴 적에, 함매가 너는 다리밑에서 주워 온 것이야고 놀리셨던 것에 화를 내여 작은 손으로 함매를 막 때린 적이 있었다. 그러자 함매, 짧고 빠르게

아이고 무시랏, 아이고 무시랏, 아이고 무시랏

 

가끔 내가 함매를 도와 드리면서도 적당하게 이블을 폈을 적에는,

니가 증∼말 즐부지(게으름 뱅이란 뜻으이해했음)

함매는 이블이 비틀어진 것을 정말 싫어하셨다.

 

식사를 하실 적에는,

밥 쪼매만 인더라(인도라?)

 

TV프로그램에서 형사가 범인을 잡았을 적에는 손뼉 치면서 TV를 보고 외치셨다.

이 눔이 나쁜 눔이야, 직이 버리라(죽여버리라)

 

그 외에도 많은 갱상도 사투리가 나의 귀 안에 남아 있다.

함매, 함매, 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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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6-03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상도 사투리 조금 드세다고 해야하나..걸다고 해야 하나요..
알아듣기 힘들때도 있어요,,

ChinPei 2005-06-03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그렇지요. 그러나 나에겐 서울의 세련된 말보다 그리워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낍니다.

ChinPei 2005-06-03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명섭이 선화를 걱정해 주시는 시아입합운빈현님께.

선화가 일본 친구랑 찍은 사진.





울보 2005-06-03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귀여운 아이들입니다,,

아영엄마 2005-06-03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도 외할머니를 '함매요~'라고 부르걸랑요..^^;;-경상도 처자... 가 아니고 아지매..

chika 2005-06-03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헷! 선화가 그새 또 큰거같아요! 근데 정말 오랫만에 뵙는군요. ^^
(근데 한티재 하늘, 정말 감동적이죠? ^^)

ChinPei 2005-06-03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 선화 옆에 앉은 애는 선화의 친구자 라이벌이기도 합니다 ^ㅇ^

ChinPei 2005-06-03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 조카는 날 보고 "아재"라고 불려요. 나의 아이들, 조카들 다 일본말 밖에 모르지만, "호칭"만은 한국어랍니다.

ChinPei 2005-06-03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hika 님 > 넷! 정말, 정말 좋은 책이었어요. 많이 눈물 나왔어요.
난 읽으면서 어머니 정원이를 대신해서 이순이를 다독이고 싶어졌어요. "네가 잘 못한 것이 아니다, 네가 잘 못한 것이 아니다, 그래도 일본 가서 장득이한테 용서 빌고 부디 행복하게 되어라".

그런데요, "한티재 하늘 3"이 없는 것이 원망스러워요.
이순이는 일본에 가서 잘 살게 되었나?
이금이는 부산에서 장사 잘 되었나?
수복이는 어디에 갔느냐? 살아있느냐?
서억이는 영분이랑 진정한 부부간이 결국 못되었던가?
옥주는 함매랑 같이 살고 행복하게 되었던가?
분순이는 40 이전에 아이 하나 가졌던가?
강생이네는 만주가서 어떻게 되었냐? 이후 눈물 겪게 된다고 했던데...
아, 궁금하다, 궁금하다, 궁금하다, 궁금하다.
권정생선생님께선 "한티재 하늘 3"을 출간하실 생각이 없으실까?

인간아 2005-06-03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 선화 너무 예뻐요. 이제 예쁜 여자아가라는 느낌이 나네요. 머리를 묶고 다니네요. 레이스 양말도 너무 곱고요. 친페이님, 잘 봤습니다. 사진 좀 자주 올려주세요.

ChinPei 2005-06-03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아일합운빈현님 > 넷. 노력하겠어요.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