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책의 방향, 학교에서 제대로 지도할 수 없는 공부, 엄마가 가르쳐라, 에 동의할 수 없다. 초등학교 교사가 쓴 책이어서 더더욱 동의하기 어렵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배우는 교육과정의 내용을 안내해주는 내용은 괜찮다.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책의 목적은, 결국은 수학을 우등하도록 만들라는 것이고 그것을 부모가 만들라는 것이다. 왜 부모가 자녀의 수학을 우등하도록 하여야 하는가? 만약 좋은 대학 진학이 목적이라면, 이 책은 방향 설정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1~4학년 아이들의 장래 수학 실력을 위해서 엄마가 자녀를 붙들고 수학 공부를 시킨다면, 아이들이 이를 주도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적극적인 부모의 도움이라는 이름으로, 자녀의 자기주도 앞에 서는 것은, 결국 학원을 보내서 타율적이고 수동적으로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 초등학교 1~4학년 시기는, 수학 공부를 위해서도 중요할지 모르지만, 부모와의 정서적 공감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기 위한 준비를 하기에 더 중요한 시기이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후자를 고르겠고,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아이들을 키워가고 있다.
하나 더 붙이자면, 아이들 중에는 수학을 굳이 현실세계에 빗대어 이해하지 않더라도 잘 하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들이 다 제각각인데, 그런 아이들의 특수함에 대한 이야기는 없어 큰 아쉬움이 있다.
이 책을 엄마가 읽는다면, 초등학교 1~4학년인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에서 이런 내용을 배우고 있구나, 정도를 알기 위한 목적이라면 적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우리 아이가 주어진 상황을 딱딱 식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우리 아이는 아직 상황을 추상화하기 위한 발달을 조금 더 기다려야하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설명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적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엄마가 아이를 옆에 끼고 앉아서 구체물 놓고 추상화시키고 한다면, 아마 아이는 그 시간을 그렇게 크게 행복해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참 어려운 일이다. 아이가 학습하는 것을 행복해하도록 만드는 것. 이 책대로 하기 위해서는 나의 아이가 엄마와의 수학 공부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자발적으로 주도적으로 그 시간을 소화하는 아이어야 한다. 사교육에 반대하지만, 학원을 보내는 부모 중에 자녀와 학습에 대한 트러블이 있어서 사교육을 보내는 부모도 있다. 이 책은, 수학과 관련한 내용만 참고하시면 좋을 듯 싶다.
덧붙여, 왜 책 제목이 엄마의 수학공부인지, 아빠는 하면 안되는지 아빠로서 묻고 싶고, 이 책을 쓴 저자 선생님의 학교 수학 수업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조금 생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