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반양장)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이미애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영화/책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우선 영화를 본 이야기부터 해야할 듯 하네요. 

 

[호빗 : 뜻밖의 여정 (이하, 호빗)]을 봐야겠다고 마음 먹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오랜 시절동안 환상 소설과 벗하여 살아온 시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드래곤 라자] 이후로, 여러 권의 환상 소설을 읽고, 환상 소설 작가 몇 분을 만나고, 환상 소설 독자 몇 분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환상 소설에 관한 글을 써 왔던 시간이, 그 동안 영화를 꽤나 오래 보지 않고 지내왔던 저를 영화관으로 향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표는 요즘 대세(!)인 IMAX 3D HFR로 보게 되었습니다. 일전에 한 번 예매했었다가, 방학을 맞이하여 바뀌어버린 밤낮 탓에 예매를 취소했었는데, 아무래도 조만간 스크린이 내려갈 듯 하다는 위기감(!)에 부랴부랴 예매하고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보통 IMAX를 많이 추천하시는 이유가 스케일 때문이라고 알고 있는데, 영화의 스케일은... 원작 자체가 박력있는 장면을 많이 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크게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소소한 다툼과 알력이 주된 장면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반지의 제왕]에서처럼 대규모 전투 신 같은 박력이 등장하는 장면은 한 두 장면 정도라고 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래도 IMAX가 나쁘지 않은 이유, 아니, 좋다고 해야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촬영장소인 뉴질랜드의 풍광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나타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토리 상 부수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지만, 눈 덮인 설산이 스크린 저편에 쫙, 하고 나타날 때에는 정말... 가슴까지 시리는 느낌을, 스토리와는 별개로 받을 수 있기도 하였습니다. 

 

그에 비해 3D는... 제가 그닥 시력이 좋은 탓이 아니라 - 안경을 벗으면 자막을 읽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영화를 볼 수도 없죠 - 그리고 서든 어택같은 FPS 게임을 30분 이상하면 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할만큼 시각적인 자극에 취약한 편이라, 쾌적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간혹가다 화면 바깥으로 튀어나올듯한 인물들 - 고블린 왕... 어우... 불쾌... - 과 사물들 - 날아다니는 것들이 제 앞으로 날아올 때 - 을 통해, 지금 내가 3D 영화를 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지만... 굳이 3D가 아니라도 괜찮을 듯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주요 스토리 흐름에 3D의 기술적 요소는 영화를 색다르게 만드는 첨가물 정도이지, 요리의 중요한 재료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HFR은, 기본적인 영화가 1초에 24~30프레임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확장시켜, 1초에 48프레임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만드는 촬영기법이라고 합니다. 저도 기술적인 부분을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보신 분들의 평으로는 화면의 선명도가 다르다고... 합니다. 그런 기술적인 요소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정말 또렷하고 선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꼭 집에서 1080D 블루레이 영상을 보는 것처럼 말이죠. 다만... 제 영화보는 자세가 워낙 삐딱한 탓에, 약간만 자세를 흐리멍텅하게 하면 바로 초점이 흐려지는 3D 영화인 탓에 영화의 4분의 1 정도는 흐리멍텅한 화면을 본 듯 합니다. 

 

결론은... 다음에 영화를 보게 될 기회가 생기면 3D는 빼고, IMAX HFR로!

 

 

(여기서부터는 영화 내용 상의 이야기이니까, 이 영화는 모닝스타가 난무하고 스포일러가 영화의 몰입을 방해할 요소는 없지만, 영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이야기를 직접 받아들이시는 부분에 익숙하신 분들께서는, 이 밑의 부분을 넘어가시면 좋을 듯 합니다. 꾸벅.)

 

 

 

영화 내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영화 [호빗]은 책 [호빗]의 약 3분의 1 정도의 이야기까지를 다룹니다. 

 

빌보 배긴스가 골룸의 반지를 얻고, 고블린들의 소굴에 들어갔다가 탈출해서는 늑대들을 만나 위험에 빠졌다가 독수리들의 도움을 받는 부분까지를 스크린에 담았습니다. 

 

가장 거슬리는 부분들은, 원작의 부분들과 영화의 부분들이 꽤나 많이 차이가 났다는 부분입니다. 가장 크게 차이를 보였던 부분은, 책은 드워프들과 빌보 배긴스의 모험담을 유쾌하게, 까다롭고 벅찬 부분에서도 그 상쾌함이 활자 사이사이로 흐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영화는 드워프들의 숙명 - 왕국을 되찾겠다! - 이 원작과는 많이 다르기도 하고 강조되기도 하여 보는 내내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 불편함의 가장 큰 것은, 책 [호빗]은 실은 간단한 소품처럼 쓰인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영화 [호빗]은 [반지의 제왕]과의 연계고리를 슬쩍슬쩍 흘리면서 스토리에 스케일을 부여하려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에는 심지어 백색의 사루만과 갈라드리엘까지 나옵니다! 리벤델에 방문했던 드워프들과 빌보 배긴스의 이야기는 책에서는 편안한 안식과 휴식을 얻었던 단 여섯 페이지의 서술이었지만, 영화에서는 복선을 암시하고 갈등을 야기하는 장면으로 비중있게 그려집니다. 영화에서 참나무방패 소린과 큰 갈등관계를 가지는 오크왕 아조그는, 책에서는 한 번 언급되는데 불과한 '고블린' 아조그일 뿐입니다. 심지어는 참나무방패 소린과 빌보 배긴스는 영화에서 큰 갈등관계에 빠지기도 합니다. 책에서는 서로 잘 모르는 사이에, 종족간의 기본 품성이 달라 살짝살짝 가볍게 툴툴거리는 정도인 사이인 두 사람이, 영화에서는 특히 참나무방패 소린이 빌보 배긴스를 하찮게 여기기까지 하다니요. 

 

물론, 영화가 원작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을테지요. 모든 영화는 원작을 발판삼아 재창조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고, 심지어는 원작보다 더 나은 영화가 있기도 할테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같은 작품은 이문열 씨의 원작보다 박종원 감독의 영화가 훨씬 더 큰 임팩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호빗]의 경우에 영화의 재창조가 불편했던 이유는, 원작이 가졌던 유쾌하고 상쾌한 - 마치 호빗이라는 종족들처럼, 혹은 드워프라는 종족들처럼 - 이야기의 튀어오르는 느낌이 영화의 비장미에 그냥 묻혀버렸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골룸과 빌보 배긴스가 수수께끼 내기를 하는 장면이나, (영화의 내용에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드워프들과 빌보 배긴스를 회색의 간달프가 베오른에게 소개하는 책의 장면 같은 것은 이야기를 꽤나 가볍게 진행시켜주는 장면들이고,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들이었는데, 영화 같은 경우는 기본적인 무거운 흐름에 책의 상쾌한 장면들이 얹어지는 바람에 계속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그 무거운 흐름은... 영화의 다음 편이 더 나와야 알겠지만, 지금까지는 어색하고 잘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책에서 얻었던 유쾌함을 영화 속에서 많이 빼앗겨버렸다고 할까요. 어색한 갈등과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 흐름은... 원작을 읽고 보았기 때문에 더 크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쩔 수 없이 영화의 다음 편은 보겠지만, 아마 오늘 본 [호빗]의 첫 편을 영화로 다시 보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호빗]의 이야기를 [반지의 제왕]처럼 만들어버리려는 시도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실패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제 책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책 [호빗]은 저자인 J.R.R.톨킨이 45세때 썼던 글입니다. 기본적으로 톨킨의 세계관은 북유럽의 신화를 모티브로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가지고 2차 세계, 책에서는 '중간계 the Middle Earth'라고 명명하고 있는 곳이죠. 2차 세계는 환상 소설의 세계입니다. 현실 세계가 아닌 비현실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입니다. 비현실세계가 환상 소설의 배경을 이루는 까닭은, 이야기를 하다보면 현실 배경이 아니어야 할 필요가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현실 배경의 이야기는 반드시 현실의 영향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현실을 이야기하려면 당연히 현실을 배경으로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환상 소설은 그런 이야기를 펼쳐 놓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2차 세계는 두 모양 중 하나입니다. 현실과 연결된 '옷장'을 가지고 있던지, 아니면 현실과 전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지 못하던지. [나니아 연대 이야기]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소설은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호빗] 그리고 [반지의 제왕]은 현실 세계와 전혀 연결된 고리가 없죠. '중간계'에서 벌어지는 일은, 따라서 현실에 얽매이지 않아야 하는 이야기를 할 때 필요한 이야기 공간입니다. 

 

[호빗]은 그런 이야기이기보다는, 조금 스케일이 큰 우화 같은 느낌입니다. 이야기는 어둡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편안한 자세로 가볍게 깔깔거리면서, 입가에 옅은 미소를 유지하면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로부터 15년 뒤에 쓰여지는 [반지의 제왕]은 '절대반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인간 내면의 욕망과 유혹, 그리고 강한 의지 - 혹은 신앙 - 에 대한 거대한 스케일을 가지고 있지만, [호빗]은 그런 생각 없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사를 관통하는 거대한 사유를 이야기로부터 유추할 필요도 없고, 혹은 개인의 내면 깊숙히 자리잡은 본연의 명암에 대한 통찰을 이야기 속에서 굳이 찾아낼 필요도 없는, 편안한 마음으로 이세계(this world)가 아닌 이세계(異世界)를 들여다보면서 이세계(this world)가 주는 여러가지 짐으로부터 잠시 비켜설 수 있도록 해주는 그런 책입니다. 

 

그래서 책의 부분 중에서, 위에 잠시 언급한대로, 베오른을 찾아가는 회색의 간달프와 빌보 배긴스가, 그들의 동료인 드워프 열 세 명을 소개하는 장면을 가장 유쾌하고 재미난 장면으로 꼽고 싶습니다. 회색의 간달프가 자신의 모험담을 베오른에게 이야기하면서 까탈스러운 베오른이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대규모 일행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특유의 운율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영도 씨의 소설인 [퓨처 워커]에서 나오는 테페리나이스, 즉 테니스는, 이 책 [호빗]의 '골프 Golf'를 오마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이영도 씨의 테페리나이스가 소설의 흐름을 방해하는 익살이라고 생각했었지만, 톨킨도 소설의 흐름에 별 상관 없는 골프 같은 익살을 부리는 것을 보니까, 이 책 [호빗]이 참 가볍게 쓰여지고 읽혀질 수 있는 소품 같은 글이로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영도 씨의 테페리나이스가 [퓨처 워커]의 중후한 주제의식을 폄하할 정도의 역할을 하지 않는 것처럼, 톨킨의 골프도 [호빗]의 가벼움을 경박함으로 변질시키지 않을 정도로 유쾌한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여세를 몰아 [반지의 제왕 (혹은, 반지의 군주)]도 영화로, 책으로 볼 예정입니다. 한 번 봤었지만, [호빗]을 바탕에 깔고 다시 본다면 더 재미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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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안진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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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리먼브러더스가 침몰하면서 모든 문제가 표면화되었습니다. 2013년, 우리나라는 이제 정부가 두 번째 바뀌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경기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남유럽을 강타한 경제위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며, 중국은 고도성장에 정체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전 세계는 경제 불황이 장기화될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929년, 블랙 먼데이 이후로 경기 침체에 대한 대응은 이자율을 낮추고 돈을 찍어내 소비를 진작시켜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방식으로, 만약 제로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소비보다는 부의 축적으로 방향이 결정된다면 적절한 인플레이션의 도움을 받음으로써, 경기는 활성화될 것이라는 어느 정도의 대응 시나리오를 가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바로, 경제 불황에 맞서서 언급한대로 이자율을 낮추고 양적완화를 통해 소비를 진작시키면 될텐데... 

 

실제로 지금 전 세계적으로 취하고 있는 경제적 대응이 바로 위와 같은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계속 기준금리를 3%에 고정시키고는 인플레이션이 있더라도 소비가 진작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양적 완화를 시장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은 계속 정체의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활발한 금융 자본의 움직임에 의한 주식 시장만 꾸준하게 제 위치를 지키고 있지만, 이것이 경기의 회복과 긴밀하게 연결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폴 크루그먼은 2008년 무역이론과 경제지리학을 통합한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합니다. 그러나, 그런 연구 성과 이전에, 폴 크루그먼은 한창 모기지 버블이 화려하게 요동칠 때, 경고하고 불황을 예고한 것으로 더 유명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 이후에 폴 크루그먼의 여러 저서들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저희 집에만 해도 그 당시에 샀던 저자의 저서가 세 권이나 있습니다. 

 

이제서야 그 중 한 권을 다 읽어내었습니다. 나머지 두 권은... 아마 읽다가 중간에 그만둔 듯 싶습니다. (쿨럭)

 

이 책, [불황의 경제학]을 읽으면, 가깝게는 미국에서 시작된 2007년의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부터해서 우리나라를 위시한 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의 경제 위기에 대한 자세한 코멘터리가, 이 글의 첫 부분에 언급한 내용을 바탕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여러 경제 위기를 분석하면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강조점은, '자기입증형 패닉'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부동산 가격은 오르지 않을 것이다'는 일반의 인식은 결국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막는다는 것입니다. '주가가 떨어지다가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라는 믿음 없이 경제 주체가 패닉 상태에 빠지면, 단적인 예로 뱅크런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폴 크루그먼의 주된 주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즉, 지금까지의 방법이 아닌, 조금 더 현재의 상황에 맞게 경제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고안해야하고, 저자는 이 글의 말미에서 '신용경색의 완화'와 '소비의 지원'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하면서 더 많은 자본의 투입을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합니다. 거기에 더해서, 위의 양적 완화의 해결 방안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 금융 시스템의 전반적인 개선 - 투기적 자본 흐름의 추적 및 제한 - 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책은 쉽게 쓰여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같은 경제 문외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쓰여졌으니까요. 현재 세계 각국이 대응하고 있는 여러 정책이 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지, 앞으로 이런 경제 위기가 어느 정도까지 지속될지, 이 책을 참고로 하여 한 번 예측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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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수학을 배우지? - 수학교실 연구시리즈 2
김수환 지음 / 경문사(경문북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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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 [어떻게 수학을 배우지? (이하, 어떻게)]는 '수학교실 연구시리즈'라는 시리즈 중 제 2권입니다. 

 

 

이 책은 CGI, Cognitively Guided Instruction 에 의한 수학학습을 수와 연산 -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 의 기본적인 계산에 적용한 사례를 기술한 책입니다. CGI를 굳이 러프하게나마 해석하자면 '인지적으로 안내된 교육' 정도로 말할 수 있겠지만, 쉽게 언급하면 '구성주의적 학습방식'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구성주의를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학습자가 스스로 하나의 개념을 구성해나가도록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인류가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하나의 개념을 만들어 온 과정이 학습자 안에서도 구현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구성주의가 표방하는 바이며, 이러한 방식으로 학습이 이루어질 때, 전통적인 교사 중심의 학습이 학생에게 도달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CGI는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구현해가는데 있어서 교사의 안내를 받아 '스스로' 개념의 습득에 이르도록 하는 방식의 교육을 일컬으며, 이 책은 수와 연산의 초보적인 - 초등학교 1, 2학년 수준 - 과정을 어떻게 학생 주도적으로 돌파해내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선, 덧셈과 뺄셈, 곱셈과 나눗셈의 문제 유형을 분석하여 제시하고 있습니다. 덧셈과 뺄셈의 문제 유형으로는 첨가하기, 덜어내기, 부분/전체, 비교 문제의 네 가지 큰 틀 아래 총 11가지 유형으로 문제가 나온다고 안내하고 있고, 곱셈과 나눗셈의 문제 유형으로는 곱셈, 측정 나눗셈(포함제), 분할 나눗셈(등분제) 문제의 세 가지 유형이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와 연산 문제에 있어서, 학생들은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이루어진 문제 풀이 방법을 경험하도록 이 책은 안내하고 있습니다. 

 

모델링 전략 - 수 세기 전략 - 수에 관한 지식

 

모델링 전략은 (문장제) 문제에 있어 문제에 나오는 수를 구체물을 활용하여 직접 연산하도록 하는 문제 풀이 방식입니다. 예컨대, 비둘기가 세 마리 있었는데 다섯 마리가 더 날아온다면 비둘기는 모두 몇 마리가 되겠는가? 같은 문제가 주어질 때, 학생은 산가지 혹은 바둑돌 같은 것을 사용하여 비둘기를 대신 나타낼 수 있습니다. 구체물을 활용하여 이렇게 직접적인 계산을 하다보면, 학생은 자연스럽게 구체물 없이도 계산을 할 수 있도록 안내받게 되고,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 세기 전략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수 세기 전략이 체화되면 학생은 두 자리 이상의 계산에서 자신이 취득한 전략을 지식으로 하여 확장된 연산을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단계를 '수에 관한 지식' 단계라고 일컫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문제 풀이 방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곱셈 문제에 관련된 수에 관한 지식은, 십진기수법으로 일컬어지는 자리수의 확장으로 연계가 되면서 학생들의 수개념은 확장될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은 이러한 과정이 교실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사례를 통해 안내하고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 여건 상, 학생 주도적인 수학 수업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부분이 참 많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교육과정 상 학생들이 성취해야 할 성취기준이, 학생 주도적인 수학 수업을 진행하기에는 너무 많다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학기 동안 수학 수업을 해 본 결과, 학생 주도적인 수학 수업을 하기에는 여덟 단원이나 되는 학습량이 상당히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어떻게]에서 나타나는 CGI가 고학년에서 구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가 있습니다. 처음으로 수와 연산을 다루는 클래스의 경우에는 학생 간의 편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교사의 효과적인 안내에 따른 학생 주도적 수업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학년이 되면 학생들의 편차는 천차만별이 되고, 교사는 학생들의 편차에 따른 유형화가 불가능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 교사의 안내는 개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러나 한 반에 30여명이나 되는 학생들에게 개별화 수업은 난망합니다. 32인 32색을 수학 수업 시간에 보여주었던 저희 반 학생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클래스의 사이즈가 줄어든다면, 고학년 과정에서라도 힘들게나마 학생 주도적인 개별화 수업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규모로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이미 선행학습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들이 배워야 할 것을 누군가에게서 '지도받고' 왔다는 사실입니다. 교실 수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누군가에게서 배워온 지식은 기실 사상누각이며, 그러한 지식이 스스로 쌓아올려진 것이 아니라면 다시 쌓아올려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십수년간의 사교육 경험을 통하여, 학생들의 수학 실력은 학생 주도적인 학습이 이루어졌을 때 향상된다고 (거의) 단언할 수 있습니다. 여지를 두는 것은, 교사 주도적인 학습에 의해서도 실력이 향상되는 학생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학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학생은 5%도 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학생들은 스스로 수학 지식을 구성할 기회를 박탈당한 채 학년을 올라오고 있습니다. 

 

조금만 한글 습득이 늦어도, 조금만 수학 계산이 서툴러도, 큰일이 난 것마냥 부산스레 대책을 세우고 추가적인 학습량을 투입하기에 급급한 우리나라 사회에서, 수를 처음 만나는 시간부터 천천히 차근차근히 수를 이리저리 엮어보고 만져보면서 스스로 '수에 관한 지식'을 쌓아올려가는 학생을 만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어차피, 학습량을 산더미처럼 밀어넣어도 안된다면... 천천히 학생 스스로 '수에 관한 지식'을 쌓아올려가도록 시간과 여유를 주는 것은 어떨까, 라는 발상의 전환을 의욕하게 됩니다. 

 

 

결국 CGI를 구현하기 위하여 연구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 학습 여건에 비추어보자면, 부진아 학습, 그리고 개별화 수업에 관련한 부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 쪽 방향으로 관련된 책들을 보면서, 교실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CGI를 구안해 볼 생각입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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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문명과 자본주의 1-1 - 일상생활의구조 -상 까치글방 97
페르낭 브로델 지음 / 까치 / 199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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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책,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1-1]은 총 여섯 권으로 구성된 책 중 첫 권입니다. 아마 원저작물이 여섯 권은 아니겠지요. 아마 번역하면서 여섯 권으로 나누어서 출간된 듯 합니다. 그런 책 중 첫 권인 이 책은 '일상생활의 구조 상'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미루어보건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1]은 우리나라에서는 두 권으로 분책되어 출간되었고, '일상생활의 구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불현듯 들었던 생각은, 우리나라 판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이하, 물질문명)]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는, 이 책 [물질문명]이 방대한 1차 저작물을 가지고 중세 이후의 일상사를 일상생활의 범주에 따라 재조명해두었고, 그런 저자의 노고가 신대륙의 (재)발견 이후의 (주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일상적인 사람들의 모습에 대한 다양한 몰이해와 편견, 그리고 무지에 대한 경종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물질문명 1-1]은 총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 수의 무게, 일상의 양식: 빵, 사치품과 일상용품: 음식과 음료, 사치와 일상용품: 주택, 의복, 그리고 유행이라는 제목으로 구성된 각 장의 표제를 보건대, 이 책의 부제처럼 저자는 근세 이후의 사람들의 '일상생활의 구조'를 밝히려는 시도를 이 책에서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정말 광범위한 당시 사료를 분석하고 언급하면서 중세 시대 이후 근대 시대의 초입까지의 일상생활을 차근차근히 재현해내고 있습니다.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현대 시대 이전의 역사에 대해서는 정치사를 중심으로 하여 여러 중요한 사건들의 전개와 원인에 대한 해제를 기록해놓는데 그치지 않습니까. 그렇다보니, 머리로는 프랑스 대혁명을 생각하지만, 당시 사람들의 삶의 양상은 현대 프랑스 사회와 맞추어보는. 그렇다보니 특정한 사건과 일상의 사건이 유리될 수 밖에 없는 것을 당연하다고 알고 지내게 되는 것이죠. 

 

불현듯, 우리나라의 다양한 동시대 사료를 읽은 연후에, 우리나라 판 [물질문명]을 써본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실은 우리나라 역사책들도 정치사를 중심으로 한 특정한 사건에 초점을 맞춘 탓에, 실제로 일상생활에 대한 역사적 고찰이 박약하다는 데에 인식이 미쳤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제목이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인데, 저자가 일상생활사를 먼저 살펴보는 것은 분명,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일상생활과 일상생활을 떠받치고 있는 다양한 사물의 오고감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일 것이고, 1권을 읽으면서 그러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게 된지라, 우리나라의 경제사를 살펴보기 위해서도 임란 이후의 일상생활의 양상을 복원한다면 유의미한 작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저의 생각의 주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2권을 준비해두고 있습니다만, 지금 [30년 전쟁]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해서 2권을 마치는 것은 조금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부분은, 이야기의 주된 흐름과는 약간 벗어나있지만, 이 책의 저자가 [역사의 연구]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토인비는 험한 도전에 응전하는 것이 문명을 꽃피운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책은 편안한 빈자리를 찾아간 문명이 활짝 꽃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마침 [역사의 연구]도 지금 읽고 있는터라, 두 저자의 약간 다른 서술을 볼 수 있었습니다. 

 

2권의 독서도 상당히 기대됩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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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쟁 - 오늘의 유럽을 낳은 최초의 영토 전쟁 1618~1648
C. V. 웨지우드 지음, 남경태 옮김 / 휴머니스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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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찌보면 세계 역사의 큰 흐름을 결정지었다고도 볼 수 있는, 30년 전쟁에 대한 책입니다. 책의 저자도 이야기하고 있는 바처럼, 중세의 질서였던 '종교'가 그 역할을 다하면서, 이제 종교 아닌 '국가'가 새로운 질서와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만든 계기가 바로 30년 전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아니, 저자의 생각과는 달리 '국가'보다는 '민족'이라고 보아야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생활에 큰 헤게모니를 휘두르는 '민족'이라는 키워드는 바로 이 때부터 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 전까지 민족이라는 개념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 싶습니다. 30년 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는 신성로마제국의 경우, 오스트리아부터 독일의 여러 제후국들을 다 아우르고 있는 방대한 영토였지만, 그들을 묶은 것은 민족이라기보다는 전통이라고 보아야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30년 전쟁이 벌어지고,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 에스파냐 등등의 주변 국가들이 다 독일 땅으로 덤벼들면서 독일은 전통을 대신할 민족이라는 정체성을 획득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즉, 30년 전쟁 이전의 독일 땅에는 신성로마제국이라는 울타리에 둘러싸인 제후국들이 존재하였고, 그들 사이에는 신성로마제국이라는 전통의 끈으로 묶여 있었지만, 30년 전쟁이 진행되면서 이제 독일땅에 사는 이들은 '우리'라는 정체성을 가지게 되고, 그것이 프로이센의 통일로 결실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그런 과정 가운데, 어떻게 오스트리아(합스부르크 왕조)와 독일 제후국 사이에 심정적인 장벽이들어서는지도 잘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스물 여덟 살에 이 책을 썼습니다. 다양한 참고 자료들을 사용하여 전쟁 이전과 전쟁 과정, 그리고 전쟁 이후를 자세하고 지루하지 않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량의 책은, 원래 읽다보면 지치고 루즈해지는데, 이 책 같은 경우에는 사람을 지루하지 않게,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매력을 가진 책입니다. 그것이 저자의 역량인지, 혹은 마치 중국의 고대사를 보는 듯한, 다양한 인물과 제후국, 주변 국가 및 등장 인물들이 보여주는 이야기 자체의 매력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길지 않은 시간에 - 1주일 - 짧지 않은 분량의 책을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저자의 인물평이 엇갈리거나 모순되는 경우들이 간혹 느껴지기도 하였고 - 가령 한 인물에 대한 사건마다의 촌평이 엇갈리거나 일관되지 못하고 약간 핀트가 어긋난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간혹 있었습니다 - 저자의 견해가 지엽적이라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30년 동안 등장인물도 어찌나 많은지... 독서에 텀을 두었다면 아마 주요 인물들이 기억나지 않아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지역명은 정말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책의 표제부에 관련 지도가 있었지만, 지도를 참조하면서 독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지도도 당시 지도인지라 현재 지명과 매치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꽤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울러, 정치사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어, 일상사 혹은 경제·문화사 관련한 정보를 얻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시대에 대한 저자의 뚜렷한 통찰이 보이지는 않으며, 이벤트 중심의 서술이 이루어진데 대한 아쉬움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찌보면 중세와 근대를 가로지르는 가장 주요한 사건 중 하나인 '종교개혁'이 직접적으로 서유럽의 역사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된 전쟁이라고 볼 수도 있는 - 또한 '신대륙의 발견'이 기반이 되어 발발하게 된 전쟁이라고 볼 수도 있는 - 이 30년 전쟁에 대해서 이만큼 잘 정돈하여 쓴 책을 쉽게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므로, 30년 전쟁에 대하여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보드게임 취미를 가지고 있고, 보드게임 중에서 30년 전쟁을 테마로 한 다양한 게임이 있는 터라 - Here I Stand, Revolution: the Dutch Revolt 1618-1648, Wallenstein 등 - 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역자인 남경태 씨는, [개념어사전]의 저자이며, [생각의 역사]의 역자로서, 두 권 다 좋은 인상을 가졌던 책에 관여하였던 분인지라, 역자의 안목을 믿고 책을 고른 부분도 있음을 언급합니다.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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