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용BEER천가 - 본격 맥주 교양 원샷툰 한빛비즈 교양툰 27
몰트다운 지음, 블리자두 그림 / 한빛비즈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술을 끊었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 술을 끊은 까닭도 있지만, 나와 감히 '술대작'을 할 깜냥 있는 술친구가 없기에 덩달아 술을 끊은게 결정적 이유였다. 그렇게 나는 술을 멀리하면서 자연스레 술친구도 남지 않게 되었다. 그저 마시기 위해 모였고 취할 때까지 그저 마실 줄밖에 모르던 시끄럽고 변변치 못한 술친구들이었기에 술을 끊은 것에 아무런 미련도 남지 않았다. 그렇게 2018년에 마지막 캔맥주('카스'...난 이 맥주만이 좋았다)을 따면서 촛불을 안주 삼았고, 변변찮은 술친구들과도 안녕을 고했다.

 

  그렇게 5년이 흘러 지금 가장 땡기는 술은 바로 맥주다. 시원한 생맥주와 얼큰한 해물탕을 안주 삼아 마시는 것이 일품이었기 때문이다. 이 조합이 별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드셔보시면 자꾸 땡기게 되실 거다. 그런데 이렇게 '환상의 조합'도 진한 느낌의 흑맥주나 걸죽한 에일과 곁들이면 그 맛이 별로다. 당시에는 아무 생각없이 꿀조합으로 마시기만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까닭을 알 것도 같다. 사실 우리 나라의 생맥주는 맛도, 향도 '밍밍(드라이)한 라거 스타일'이기 때문이었다. 그저 얼음처럼 차갑기만한 '시원한 맛'과 얼큰하다 못해 '앗! 뜨겁고 매운 맛'의 해물탕이 조합을 이뤘으니, 흔히 말하는 '단짠단짠의 효과'를 그대로 적용한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예상했겠지만 이 책은 <맥주의 백과사전>이라고 할 정도로 맥주에 관한 정보로 가득한 교양툰이다. 그래서 읽기만 해도 '세계맥주'를 맛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고, 이 책을 탐독하고 나면 웬만한 맥주 전문가보다 더 그럴 듯한 전문지식을 뽐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무릇 '주류 전문가'는 어딜 가든 환영받기 마련이다. 대표적으로 '와인'이 그렇지 않느냔 말이다. 고급 식당에서 음식주문은 대충시키더라도 와인 하나만이라도 '탁월한 선택'을 한다면 결코 푸대접 받지 않게 되니 말이다. 이젠 맥주도 '소물리에' 같은 지식을 갖춰야 장소와 격식에 꼭맞는 맥주를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맥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백과사전'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맥주의 역사>를 엿볼 수 있어서 독서의 즐거움을 높일 수 있다. 독일의 '맥주 순수령'이 맥주, '본연의 맛'을 지키는데 유용하게 작용했다면, 옆나라 벨기에에서는 '순수령'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맥주에 별에 별 첨가물을 쏟아부어 '맥주의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선보였다. 물론, 둘 다 '맛있는 맥주'만 살아남이 지금까지 전해져 왔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팩트이고 말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흑맥주'가 고급화 전략으로 인해 고급맥주로 유명하지만, 애초에는 몰트(맥아)로스팅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흑맥주'는 대충 만들어져서 저렴하게 팔려 '서민(짐꾼) 맥주'로 통했단다. 당연히 부유한 이들은 '맑은 맥주'를 즐겨 마셨고 말이다. 물론 오늘날에는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다양한 맛과 향을 즐기면서 자신에게 딱맞는 맥주를 골라마시면 되겠지만 말이다. 거기에다 극심한 온도차를 이겨내며 긴 항해를 거친 뒤에도 즐길 수 있는 '인도 맥주(IPA)의 탄생 일화'나 미국의 금주법이란 기이한 시대에 탄생한 '무알콜 맥주' 따위의 비하인드 스토리만 골라 읽어도 맥주를 즐기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무엇보다 '과학적이고 위생적인 방식'으로 연구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다양한 맥주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술꾼들을 행복하게 할 것이다. 이제는 '수입맥주'를 즐기는 것을 넘어 우리 나라에서 직접 빗은 '로컬(수제) 맥주'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라거나 에일이라도 '지역의 정서(맥주의 주재료인 물, 몰트, 홉, 기타등등)'와 '장인의 노력', 그리고 '술꾼의 기호'라는 삼박자가 딱 맞아 떨어져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맥주에 따라 '병'이나 '캔', 그 자체로 마셔야 제맛인 경우도 있고, 꼭 '전용잔'에 부어마셔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고도 하며, 그러기 위해서 '수십 개'가 넘는 전용잔을 구비해야 맥주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정말 까다롭기 그지 없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게 된 셈이고, 웬만큼 공부하지 않고 발품을 파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제맛의 맥주'를 즐길 수 없다고 하니 머리가 다 어지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그런 '복잡한 공식(?)'이나 '어려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퇴근후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즐기는 여유를 갖길 원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다. 맥주 한 잔을 제대로 마시는 것도 좋지만, 아무런 부담없이 노곤해진 몸에 싱그러운 기력을 충전시켜줄 '맥주 한 잔'을 고대하고 있다. 그때 너무 많아진 맥주 종류로 고민스럽다면 방법이 없지는 않다. 하나는 '일일이' 다 마셔보면서 나에게 딱맞는 맥주를 선별하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이 책 , <용BEER천가>를 읽고서 맥주전문가 못지 않은 전문지식을 사용해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후자의 방식을 선택한다면 '유용한 맥주상식'은 덤으로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투자의 구원자들 - 금융회사의 수익을 투자자의 몫으로 돌려준 월가 괴짜들의 위대한 유산
로빈 위글스워스 지음, 고영태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투자를 잘 모른다. 그래서 '주식'과 같은 것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예금과 적금'과 같이 '원금손실'이 거의 없고 아주 적은 이자에 만족하며 차곡차곡 돈을 모아나가는 방식으로 자산을 불려나갈 뿐이다. 물론 주식이나 코인 등에 투자해서 일순간에 일확천금의 수익을 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귀가 솔깃해지기도 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지만, 그럴 때마다 늘 '주식으로 흥한자, 주식으로 망한다'는 말을 되뇌이며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을 애써 억누르곤 한다. 반백살을 살면서 '눈먼돈' 같은 건 한 번도 얻은 적이 없으며, 잠시라도 그런 욕심을 품었을 때는 거의 대부분 돈을 '잃기' 일쑤였으니 말이다. 한때 욕심을 부려 딴에는 '큰돈'을 걸었다. 한 방에 날려버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철저히 결심했던 것이 바로 '욕심에 눈 멀지 말자'는 것이었다. 나에게 딱 맞는 자산증식의 방법은 '차곡차곡' 뿐이라고 말이다.

 

  암튼, 이런 '투자 무식쟁이'의 눈에도 이 책에서 말하는 '패시브 투자'라는 용어가 들어왔다. 흔히 말하는 '장기투자'를 일컫는 말인데, 반대의 뜻을 지닌 용어는 '액티브 투자(공격적 투자)'라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궁극적으로 '액티브 투자자'라면서 적극적인 투자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유효하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공격적인 성향의 소유자'가 '패시브 투자'를 유치하려고 한단다. 이유인 즉슨,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자가 공격적인 투자자보다 '안정적인 수익'과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이런 '패시브 투자'는 주식시장을 교란시키고 금융시장의 본질을 흐릴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지향해서는 안 된다고도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도 투자자의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서 '패시브 투자(장기투자)'를 권한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럼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투자자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막대한 손실'을 감안하고서라도 공격적인 투자(액티브 투자)를 하라는 말인가? 아니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서 주요 종목에 '공격적인 투자'로 금융시장의 본질을 회복시켜 긍정적인 방향으로 경제를 변화시켜야 바람직하다는 말인가? 결국엔 '둘 다 맞다'는 뻔한 소리이고, 자신의 투자성향에 알맞게 적절히 분배해서 균형잡힌 투자를 하는 건강한(?) 투자자가 많아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흔히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주식시장의 바이블과 같은 격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한데, 그보다는 투자는 결국 투자자의 몫이니 어떤 결과를 맞더라도 자신의 책임이니까 '결과'에만 집중하라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로 결론을 마무리하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많은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투자' 기법에 대단한 매혹을 느끼기 마련이다. 매우 빠른 결과를 맞이할 수 있고, 성공하면 '막대한 수익'을 얻어낼 수 있는 짜릿함을 만끽하게 되기 때문이다. 비록 단기적인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막대한 손실'도 비일비재하지만, 그런 실패담은 애초에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오직 '대박', '떡상'만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공격적인 투자로 제법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산'으로 투자를 하는 거물들에게나 통하기 마련이다. 개미 투자자가 이런 식의 거액의 수익을 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런 '액티비한 투자'로 큰 수익을 얻기 위해선 아홉 번의 잔잔바리 손실을 커버할 단 한 번의 '떡상'에 배팅하는 큰손들에게나 어울리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종목 하나하나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개미들에게는 요원한 투자방식인 셈이다.

 

  이에 비해 투자 수익율이 '지수변동'과 유사한 '패시브 투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확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안정적인 투자기법인 셈이다. 워렌 버핏과 존 리도 이런 식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겨 '부자의 대열'에 오른 만큼 수없는 투자자들의 '교과서'라 불릴 정도다. 허나 저자는 이런 식의 '안정적인 수익'이 오히려 금융시장을 위축시키고 나아가 교란시킬 수 있는 방식이라고 지적하며 공격적인 투자만이 주식시장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단다. 물론, 이런 공격적인 방식만이 '대박신화'를 터뜨릴 수 있고 말이다. 이 책에서도 수없이 많은 예를 선보이며 이런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금융시장의 위기를 구해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패시브 투자'를 권한다고 한다. 대형주, 민감업종 등이 투자자에게 확실한 수혜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란다. 또한, 어설픈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손해가 막심해져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이들도 부지기수라면서 '장기투자'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경향을 내비추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언제까지나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투자자의 건전성을 회복하는 수준까지만이었다. 근본적으로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선 '액티브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란다. 이를 테면, 해지펀드 같은 것으로 워렌 버핏과의 내기에서 승리한 이들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패시브 투자는 금융 위기 대응에 반응이 느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리먼 브라더스 사태'처럼 잘못된 종목을 아무런 위기의식도 없이 그냥 가지고만 있다가 한 순간에 날려버리는 일이 발생해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니 적절한 '액티브 투자'는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현명한 투자자일수록 주식종목과 금융시장에 대해 연구하고 도전하는 경향이 크며, 그 자체로 '시간'과 '투자'를 즐기는 일이기 때문에 액티비한 투자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세상은 이런 '또라이'들이 있기에 금융의 역사가 바뀔 수 있었다면서 말이다.

 

  결국 투자의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있는 법이다. 아무리 훌륭한 투자조언가가 할지라도 투자의 결과에 책임지는 것은 '투자 당사자'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막대한 수익과 처절한 손실, 그 어느 것이라도 '자신의 책임' 아래 이루어지는 것이니 말이다. 그러니 투자자는 현명해야 한다. 남의 말에 흔들리는 팔랑귀가 우연히 수익을 얻을 수는 있어도, 그 수익이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 얻은 것은 절대로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노력 없이 얻는 수익은 진정한 행복이 될 수 없고, 위험천만한 '행운'일 뿐인 셈이다. 행운이 위험한 까닭은 언제 얼마큼의 손실을 가져올지 아무런 장담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란 말 그대로 '돈을 던지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던진 돈이 다시 되돌아올지 영엉 돌아오지 않을지, 어찌 노력도 하지 않고 운에 맡길 수 있느냔 말이다. 그런 방식의 투자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 책의 제목 <투자의 구원자들>이란 금융위기 사태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투자에 관해 문외한에 가깝기 때문에 정확한 묘사를 하기에 이해가 안 되는 것들 투성이였지만, 그럼에도 바람직한 투자자가 가져야할 덕목이 무엇인지는 짐작할 수 있었다. 그건 '노력형 투자자'들이었다. 기존의 투자방식으로 안정성을 추구하다가 금융위기가 찾아오면 폭삭 망하기 일쑤다. 그럼에도 위기의 순간에 '새로운 투자방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해내는 투자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복잡한 금융시장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안목'도 바로 이런 노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변화의 틈새를 비집고서 위기를 극복하고 막대한 수익을 창출해내는 이런 '노력형 투자자'들만이 새로운 금융시장에서 살아남기 마련이다. 당신도 그런 현명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 세상을 구원하는 새로운 방식의 투자자들이 언제나 그랬듯이 말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이가 든다는 착각 - 몸과 마음에 대한 통념을 부수는 에이징 심리학
베카 레비 지음, 김효정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노화'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경로석'을 따로 마련해서 노인을 공경하는 문화가 아직까지도 남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경로석은 '노약자석'으로 이름을 바꾸고 노인을 비롯한 약자까지 배려(?)하는 좌석으로 바꾸어 부르고 있다. 그런데 그 '노약자석'에 누가 앉아 있는가? 대부분 '먼저 탄 사람'이 앉아 있곤 한다. 물론 여전히 노인이 승차를 하면 굳이 '노약자석'이 아니라도 젊은 사람들이 자리를 비켜주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표정까지 아름답진 않다. 마지 못해 자리를 비켜주는 듯 벌레 씹은 표정을 애써 감춘 '무표정'을 지으려 노력하지만 말이다. 왜 '무표정'인가? 우리 사회발전을 위해 일찍이 공헌을 한 노인분들을 공경하는 마음에서 기꺼이 자리를 내어준 예절바른 행동을 몸소 실천했는데 말이다. 칭찬받아 마땅하지 않은가? 오히려 먼저 자리를 내어주지 못해 죄송스럽고 더 편한 자리를 마련해주려는 치열한(?) 예절경쟁이 벌어져야 마땅하지 않은가? 그런데 그런 경쟁(?)은 벌어지지 않는다. '노화'에 대한 인식이 이미 달라졌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신이 '젊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듯 싶다.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에는 '한 살'이라도 더 많게 나이를 속여 어른대접을 받고 싶어했는데 반해, 근래에는 '한 살'이라도 어리게 보이고 싶어 안달이 나다 못해 '어려 보인다'는 말이 어느새 칭찬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30대는 40대를 측은하게 바라보고, 20대는 30대를 불쌍히 여긴다. 심지어 10대는 20대가 되길 '거부'할 지경에 이르렀다. 어른이 되기 싫고 '영원히 어린이'로 살고 싶다는 듯이 말이다. 이런 경향은 비단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만이 아니라 굉장히 복합적인 사회적 원인이 작용한 탓이 크겠지만, 여기서는 '노화'에 관한 원인만 따져보려 한다. 이 책의 제목이 <나이가 든다는 착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제는 다름 아닌 '긍정적인 연령 인식이 주는 굉장한 긍정 효과'다. 간단히 말해서, 노화(늙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만 바꿔도 '노인성 치매' 등과 같은 노년 질병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아울러 '100세 시대 장수 비결'의 으뜸으로 꼽고 있다. 우리식으로 표현한다면 '나이를 잊고 살기'라고 표현할 수 있겠는데, 실제로 나이를 잊을 정도로 활동적인 어르신들이 '무병 장수'를 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팩트가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심지어 '알츠하이머 유발 인자'라고 불리는 유전자를 갖고 있는데도 '연령 인식'을 나이가 들수록 지혜롭다, 경험이 많을수록 능력자다 등과 같이 긍정적으로 가지는 것만으로도 질병에 걸릴 확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고, 질병에 걸리거나 다쳤을지라도 '회복'이 훨씬 빠르다는 근거를 글쓴이는 강조하면서 '긍정적 연령 인식'이 가져오는 건강한 삶을 주장했다.

 

  과연 '생각(인식)'만 바꾸는 것으로 그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을까? 예를 들어보자. 동물원에서 쇼를 공연하는 두 마리의 물개를 훈련시키고 있는데, 한 물개에겐 무조건 '긍정적 표현(칭찬)'만 하고, 다른 물개에겐 무조건 '부정적 표현(꾸중)'만 한다고 치자. 어느 물개가 공연에서 훌륭한 묘기를 펼칠 수 있을까? 당연히 '칭찬'만 들은 물개가 훨씬 잘 할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물개를 대신해서 '자녀'라고 대입을 해보면 어떨까? 더 길게 기간을 잡아 '청년'때까지 계속 칭찬과 꾸중만을 계속 대입했더라면 어땠을까? 그 청년들이 늙어서 '노인'이 된 뒤에도 주위에선 끊임없이 '긍정과 부정의 표현'을 편향적으로 계속 이어나갔다면 두 노인 가운데 누가 더 장수할 가능성이 크겠냔 말이다. 다시 말해, 우리 사회구성원들이 '노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노인'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인식을 바꿔가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거의 대부분 '무병장수하는 마을'로 거듭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은가.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에선 '노인' 한 명이 죽으면 온 부족원들이 크게 슬퍼한다고 한다. 까닭인 즉슨, '도서관' 하나가 사라진 것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란다. 부족원들은 '문자기록'보다는 '구술기록'에 익숙한 탓에 매일 저녁마다 모닥불 앞에 모여 가장 나이가 많은 연장자의 '경험담'을 모든 부족원들이 듣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60년 이상의 인생경험을 갖고 있는 부족원을 잃어 다시는 그 '경험담'을 들을 수 없다고 하니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도 '경로사상'을 다시금 불러 일으켜야만 할 것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대접'받고, 나이가 많을수록 '할일'이 더 많은 사회가 진정 건강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른답지 않은 어른'이 너무나도 많은 지금의 우리 사회의 모습에선 상상하기도 싫은 일일 수도 있다. 자칭 '애국보수'라는 이름을 내걸고 성조기를 흔들고, '엄마부대'란 이름으로 일장기를 휘날리며 이 땅의 젊은이들이 미국과 일본의 '노예'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외치며, 수구꼴통과 사이비종교가, 거기에 삿된 무당들과 낡은 풍수가들까지 끌어들이는 못난 정치인들이 판을 치는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그러나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정말 존경해 마지않을 노인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그런 분들이 눈에 띈다면 주저말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우리의 아버지 같고, 어머니 같은 분들이 계시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나이 먹고도 철없는 노인분들은 빼고 말이다.

 

  그리고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스스로 부정적인 생각일랑 하덜 말자. 특히 '스트레스'를 가장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기 때문이고, 스트레스만 쌓였을 뿐인데도 우리 몸에 '염증수치'를 높여 나을 병도 낫지 않게 만든다고 한다. 물론 나이가 들수록 '스트레스' 받을 일이 점점 많아지겠지만, 그럼에도 스트레스 따위 훌훌 털어내버릴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노력하잔 말이다. 이 책이 말하고 있는 '긍정적 연령 인식'이란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미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노인이 주변에 계시다면 위로부터 건내기 전에 '칭찬'부터 시작해보자. 잘 생겼다, 참 예쁘다, 중후하다, 고우시다는 말도 아끼지 말고, '경험담'을 자랑삼아 이야기할 수 있게 기꺼이 말벗이 되어주고 옛이야기도 부탁해보자. 그리고 노인이어도 '활동적인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운동과 여행, 그리고 취미생활도 즐길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일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없다지만 이젠 달라져야만 한다. 아니 예전처럼 노인을 공경하는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그런데 늙으면 늙을수록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까? 구박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까? 아니 늙으면 아예 '제거'해버려야 속시원한 사회를 만들고도 두렵지 않은가 말이다. 걸핏하면 '100세 시대'라고 부르면서 어찌하여 점점 늙은이를 폄훼하는 시대를 살아가느냔 말이다. 그렇게 노인을 증오하며 80세 이상을 제거해버리면, 다음엔 70세 이상을 제거하려 들 것이고, 머지 않아 60세, 50세로 점점 각박해지고 말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연령 인식'을 달리하게 되면 60세가 넘어서도 총기가 넘치고 활력이 넘치는 노인이 될 것이라 이 책이 호언장담하고 있다. 70세가 넘어서도 젊은이 못지 않은 모습으로 살 수 있을 거라고도 말한다. 설령 질병에 걸렸다하더라도 금세 회복하고 건강해질 수 있다고 여러 증거자료를 내놓으며 확신하고 있다. 심지어 '치매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수명이 다할 때까지 발병하지 않고 건강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긍정적인 연령 인식'만 갖고 있으면 말이다. 자, 지금 당장 '나이가 든다는 착각'은 떨쳐버리고 '나이'를 잊고 살길 바란다. 그럼 '무병장수'도 절로 따라온다고 한다. 어차피 '믿으면 본전' 아니겠는가.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터로 간 뇌과학 - 테스토스테론 조직, 세로토닌 리더, 도파민 팀원
프레데리케 파브리티우스 지음, 박단비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직문화는 어느 회사에서 다 있다. 1인 회사가 아닌 이상 여러 사람이 모이고, '여려 성향'이 어울려서 성장을 해나가야 살아남을 수 있는 까닭에 어느 회사나 훌륭한 '조직문화'를 갖추려 꽤나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위 '잘나가는 회사'에는 저마다 훌륭한(?) 조직문화를 갖추고 있는 것일까? 회사의 성과와는 별개로 '조직문화'는 정말 다양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잘 갖춰진 조직문화로 뛰어난 '시너지 효과'를 내어 별 볼일 없던 회사가 대학회사로 거듭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잘 갖춰진 조직문화는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잘 갖춰진 조직문화를 이루기 위해서 '뇌과학'적인 접근을 선보이고 있다. 바로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향'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하고, 그 성향이 뇌에서 분비되는 '대표적인 호르몬'에 크게 영향을 받는 '신경 지문'을 사람마다 고유하게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고서, 이런 성향이 골고루 갖춰져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아주 잘 짜여진 '조직문화'일 수밖에 없고, 그런 훌륭한 조직문화를 갖춘 회사가 승승장구할 것이 틀림없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조목조목 나열하며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그 4가지 호르몬은 바로 '도파민', '테스토스테론', '세로토닌', '에스트로겐'이다. 도파민이 높은 사람은 호기심이 많고 활기차며 미래지향적이며, 테스토스테론이 높은 사람은 강인하고 단도직입적이며 권력 휘두르기를 좋아한다. 반면에 세로토닌이 높은 사람은 믿음직스럽고 꼼꼼하며 신중하고 성실하며, 에스트로겐이 높은 사람은 공감을 잘하며 개인 관계와 공동체 구축에 능하다고 한다. 이런 4가지 신경전달물질(호르몬)뿐 아니라 더 많은 호르몬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개인적인 환경이나 경험, 그리고 성격에 따라서 호르몬에 강렬하게 반응할 수도 있고, 시원치 않은 반응을 보일 수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호르몬의 노예'라고 할 정도로 잘 적용된다는 점에서 꽤나 '과학적인 근거'로 신뢰할 수 있는 분석일 수 있다.

 

  허나 분석은 어디까지 분석일 뿐이다. 조직문화는 '호르몬'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인간'이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마디로 아무리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해도 인간은 그런 호르몬의 영향조차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저마다 갖추고, 상황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를 테면 과거에 유행했던 '혈액형별 성격테스트'라든지 요즘도 유행하고 있는 'MBTI 성향검사'나 아직도 굳게 믿어 의심치 않고 있는 '사주팔자(명리학)' 따위가 아무리 신뢰도가 높아도 이런 성향분석들은 거의 대부분 '통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호르몬에 따른 성향분석'도 결국엔 '통계'에 근거한 분석일 뿐이라는 말이다. 물론, 훌륭한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데 이런 분석결과를 '믿고 안 믿고의 문제'로 따질 필요는 전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명심해야 할 것은 '맹신'은 금물이라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도 수많은 성공사례를 소개하고 있지만, 이것과는 별개로 '성공'에 이른 회사와 더욱 뛰어난 조직문화도 있다는 사실을 함께 알고 있으면 좋겠다.

 

  어쨌든, 이 책의 핵심내용을 정리하면, 훌륭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남성성(도파민, 테스토스테론형 인간)'과 '여성성(세로토닌, 에스트로겐형 인간)'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져야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이를 테면, 남성성(성별이 남자냐 여자냐는 중요하지 않다. 남성성이 강한 여자도 분명 존재하고, 그 반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으로 충만한 회사에서 '여성성'을 지닌 조직원은 조직문화에 섞여들거나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다. 다시 말해,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이 강한 리더들 틈바구니에서는 활동적이고 강도 높은 일을 장시간 죽어라하는 사람만을 '최고'로 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마초회사에서 여유를 즐기거나 자기주장보다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조직원이 있다면 일만 하다 지쳐 녹초가 되기 십상이거나 일찌감치 사직서를 던지고 퇴사할 가능성이 더욱 높을 것이다. 반대로 여성성이 강렬한 회사라면 개인의 성과보다는 공동체 유지에 더욱 힘쓸 것이고, 일과 관련이 없는 것까지 꼼꼼히 챙겨야 하기 때문에 '성과중심적인 목표달성지향형 조직원'은 이런 회사에서 크게 활약을 하기는커녕 일에 적응도 하지 못하고 나가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어느 회사나 나름이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그런 조직문화에 잘 스며들기 위해 '자신의 신경 지문'이 어떤 유형인지 스스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테면, 자신이 꼼곰한 성향의 테스토스테론과 공동체를 위해 언제든지 희생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춘 에스트로겐의 융합적인 성향(신경 지문)을 지녔다면, 자신이 조직에서 가장 활약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서 회사조직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점검해보라는 것이다. 만약,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나의 신경 지문'이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고 생각되면 '나에게 딱 맞는 조직'을 찾아 떠나는 것도 자신의 삶을 성공에 이르게 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란 말이다.

 

  이렇게 개인적인 면에서 '조직문화'에 스며들 때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책에서 특히 강조한 내용은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사람을 바꾸려하지 말고 '상황'을 바꾸라고 조언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까닭은 앞서 열거한 '신경 지문'이 워낙 고유한 것이고, 좀처럼 바꾸기 힘든 성향이기 때문에 '사람'을 바꾸는 것으로 훌륭한 조직을 만드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꾸기 쉬운 것은 무엇일까? 바로 '상황'이다. 일이 잘 되게 만들기 위해서 매번 '사람'을 자르고 다시 채용하는 일을 반복한다면 일의 성과목표에 다다르기도 전에 조직이 먼저 엎어지기 일쑤다. 반면에 '주변환경'을 바꾼다든지 '회사 분위기'를 바꾼다면 소위 '일할 맛'이 샘솟기 마련이다. 이렇게 바뀐 '상황'이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 꼭 신경써야 할 것은 바로 '신경 지문의 다양성'을 조화롭게 관리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한가지 성향만으로 조직인원을 채우기보다 4가지 성향의 조직인원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면 '상황'을 바꿨을 때 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는 단연 '관리자의 몫'이다.

 

  이 책은 이렇듯 기존의 자기계발서가 중요시 여기는 '사람 바꾸기'가 아닌 '상황 바꾸기'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책이기도 하다. 기존의 자기계발서에서는 끊임없이 '자기자신'을 바꾸길 권장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보다는 우선적으로 '상황 바꾸기'를 통해 저마다 고유한 '신경 지문에 따른 성향'의 장점이 '시너지 효과'를 크게 내기 위해 '성향별'로 골고루 조직을 가꾸어나가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유별나지만 독특한 책임에 틀림없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일리 리포트 하루 15분의 힘 - 일상 속 숨어 있는 시간을 발견하는
서혜윤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공하는 삶을 살기 위해 매사에 성실하고 계획을 세우는 일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꾸준히 실천하는 습관'이다. 늘 성실한데도 뭔가 결실이 부실하고, 계획을 꼼꼼하게 세우는데도 며칠, 몇 주, 몇 달이 지나고 나면 애초에 무얼 계획했던 것인지도 모를 정도로 흐지부지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실천 습관'을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하루 일과'를 꼼꼼히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계획한 일'과 '꼭 해야 할 일'을 놓치지 않도록 철저히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면 누구나 성공에 다다를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몰입도'를 점검하며 반드시 해야 할 일에 얼마나 '집중력'을 발휘했는지 스스로 평가를 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애초에 세운 계획이 틀어질 일이 없고, 마음 먹은 일이 실패할 까닭이 없단다. 너무 당연한 말 아닌가?

 

  그런데 그 당연한 말을 '실천'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학창시절에 시험공부하다 공부는 뒷전이고 '시험계획'만 신 나게 세우다 밤을 꼴딱 샌 적이 있지 않은가? 혹은 맘잡고 공부하려다 책상정리만 세 시간을 하고, 내친김에 방청소를 두 시간 한 뒤에 드디어 공부 시작해야지 했다가, 스마트폰 잠깐 본다는 것이 한 시간을 훌쩍 넘겨버리고 결국 시간은 자정을 넘겨 꾸벅꾸벅 졸다가 시험을 망친 경험 말이다. 그렇게 시험을 쫄딱 망쳐버리고 '다음 시험'에는 꼭 좋은 성적을 받겠다며 '오답노트'를 작성하며 실수를 줄이는 학습법을 실천하겠다며 야심차게 공부를 시작했는데, '푸는 문제'마다 족족 틀려서 '오답노트' 작성만 하다 지쳐 버린 경험들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적정수준'이 있는 법이다. 당장 내일 국어시험이라면 오늘은 국어공부에 올인해야 한다. 그런데도 책상정리, 방청소 따위나 하고 있다면 헛다리 제대로 짚은 셈이다. 또한 오답노트는 '상위권 학생'의 공부법이다. 아쉽게 한두 문제 틀리고 '틀린 이유'를 소상히 밝혀 또다시 실수하는 일이 없게 하는 공부법이기 때문이다. '중하위권 성적'이라면 차라리 개념정리나 공식암기가 딱 알맞다.

 

  이 책에서 말하는 '데일리 리포트'의 핵심은 일상적인 '하루 일과'를 꼼꼼히 정리하고, 그 일과 중에 '한 일 / 못한 일'을 구분하고, '못한 일'을 다시 일정에 추가해서 하도록 하고, '한 일'에 대해서는 '몰입도'를 체크해서 얼마나 집중력을 발휘해서 해냈는지 스스로 점검하며 매일매일의 '하루 일과'를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기록'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게 쌓인 '하루 일과'의 기록들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거울 역할'을 하기도 하고, 목표한 일이 얼마큼 성과를 거두었는지도 '점검'하는 역할도 하며, 1년, 2년, 그리고 10년 이상 쌓이면 '자기만의 성향'을 알 수 있어 철저하고 냉정한 '자기 분석'의 훌륭한 자료로 쓸 수 있어 매우 유용한 습관이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 역시 지난 '18년간의 독서기록'을 작성한 덕분에 '나만의 독서이력'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고, 리뷰를 작성한 까닭에 지금까지 책 한권한권의 내용이 새록새록하며, 1600여 권이 넘는 기록을 '분석'하니 '나의 독서취향'이 어떠한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러한 '독서기록'을 살짝 바꿔서 '일과기록'으로 남겨두면 글쓴이처럼 좀더 다양한 목표를 이루는데 효과적일 것이고, '성공하는 삶'에 부쩍 다가설 수 있을 것이 틀림없다.

 

  물론, 처음부터 쉬운 '습관'은 결코 아니다. 이 책의 부제처럼 '하루 15분'만 투자해서 완벽한 기록을 남길 수도 없을 것이 틀림없다. 어쩌면 초창기에는 '하루 일과'를 기록하는데만 1~2시간이 걸릴 것이며, '습관 형성'이 되지 않아 기록을 남기지 못하고 그냥 넘겨버린 나날들이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고비들을 넘기고 하루의 일상이 빼곡히 차게 되고, 일주일을 그렇게 꼼꼼히 넘기고, 어느덧 한 달의 기록이 얼추 다 차버린 결과물을 보면서 굉장히 뿌듯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는 보람도 느낄 것이다. 무엇보다 '달라진 자신'에 굉장한 만족을 느낄 것이 분명하다. 그때쯤이면 '하루 15분'을 자기 습관을 '기록'하는 것에 자신감이 넘치게 될 것이다. 아니, '기록'을 넘어 '하루 일과'를 스스로 평가할 여유를 갖게 되고, 조기 목표달성을 이룰 수도 있고, 목표달성에 뿌듯함을 만끽하며 '그 다음 목표'까지 새롭게 설정하는 즐거운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자, 이제 남은 것은 '자기에게 딱 맞는 기록방법'을 찾는 것이다. 글쓴이가 여러 가지 '기록방법'을 선보이고 있으니, 목표달성이 목마른 당신이 직접 살펴보고 고르는 일만 남았다. 성공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그렇지만 '기록'으로 남기고 '분석'까지 한다면 더욱 확실하게 성공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하루 15분'이면 충분하다. 당신의 꿈을 실현시켜줄 마법을 선보이기까지 말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