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받은 북클럽 책들이다~선택 책 3권은 세문 카뮈 중편집과 버지니아 울프 2권.북클럽 에디션 선택 3권은 <천녀유혼> <홍계월전>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특별 양장 에디션 <잃시찾 1권>과 <고갱이>그리고 1966 다이어리60주년을 맞이한 풍성한 구성이다.개인적으로 쓸모없는 굿즈를 좋아하지 않는데 올해는 읽기와 쓰기에만 집중된 책과 다이어리로만 구성되어 더욱 맘에 든다.
수전 스트라이커 <트랜스젠더의 역사>
미국의 성소수자 인권활동가 지니 게인스버그(Jeannie Gainsburg)는 자신의 저서 『성소수자 지지자를 위한 동료 시민안내서』에서 커밍아웃의 단계를 다음과 같이 6개로 제시했다. 정체성 혼란 - 정체성 비교 - 정체성 용인 - 정체성 수용 - 정체성 자긍심 - 정체성 종합.* 여러 차례의 커밍아웃을 성공적으로마친 후 나의 상태는 정체성 자긍심의 단계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세상에 자신을 떳떳하게 드러내고 그 상태를 매우 기분좋게 느끼는 단계이다.2014년 초의 내가 그러했다. 나의 주변 사람들에게 모두 커밍아웃을 하고 지지를 받았으며, 한가람 변호사의 권유로SOGI법정책연구회 활동을 하며 처음으로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시작했다. 그 인연으로 트랜스젠더 조각보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트랜스젠더 인권단체를 만들기 위한 활동에도 참여했다. 불과 1년 전 나를 드러내고 사는 삶은 영원히 불가능할 거라고 체념했던 것이 무색하게 급격하게 이루어진 변화였다. - P78
대부분의 경우 문제가 없었지만 몇 가지 어려움은 있었다. 바로 화장실 문제였다. 1학년 때는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남자 화장실을 사용했다. 그러나 복학 후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나의 마음도 그러하지만 무엇보다 지금의 모습으로 남자화장실을 사용하면 다른 남자 학우들에게 불편한 시선을 받을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자 화장실을 쓰기에는 이미 내가트랜스젠더임을 알고 있는 다른 여자 학우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몰랐다. 처음부터라면 몰라도 1학년 때 남자 화장실을 쓰던 사람이 여자 화장실에 있는 모습을 보고 문제가 되지 않을까걱정도 되었다. 그래서 복학 후 1년여간 나는 다른 건물의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층의 구석에 있는 화장실을 줄곧 사용했다. 3학년이 되어서 주변의 다른 동기들이 졸업하거 난 후에야 여자 화장실을 이용했다. - P83
나 역시 주변의 영향을 받아 언젠가 내가 트랜스젠더로서 커밍아웃을 하는 날이 온다면 당연히 수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는 나한테 하나의 오랜 딜레마로 다가왔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적어도 내가 느끼는 나의 신체에 대한 불쾌감, 위화감은 반드시 수술해야만 해소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어떤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몸을 보는 것조차 싫어서 집에 거울이 없거나 불을 끄고 샤워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지는 않았다. 이렇게 내가 몸에 대해 느끼는 감각과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서 접하는 몸과 수술에 대한 정보가 차이가 났기때문에 20대에 내가 정체성에 대해 더욱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P93
한편 트랜스젠더는 지정성별과 성별정체성이 ‘반대‘인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다. 따라서 트랜스젠더의 범주에는 트랜스젠더 여성/남성도 있지만 여성과 남성 둘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성별로 자신을 정체화하는 사람도 있다. 여기에는 무성,중성, 양성 등 다양한 성별정체성이 포함된다. 이렇게 자신을 이분법적이지 않은 성별로 자신을 인식하는 사람을 비이분법적, 논바이너리(nonbinary) 트랜스젠더라고 한다. 논바이너리와는다소 다른 개념이지만 젠더퀴어(genderqueer)라는 용어로 이분법적이지 않은 성별정체성을 지닌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 P111
그렇기에 국제 의학계에서는 동성애와 마찬가지로 트랜스젠더에 대해서도 질병이 아님을 선언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그리고 오랜 논의의 결과 2019년 세계 - P118
보건기구는 마침내 성전환증, 성주체성장애를 모두 정신 질환 목록에서 삭제했다. 다만 이를 대신하여 ‘성건강 관련 상태(conditions related to sexual health)‘라는 범주 아래 ‘성별불일치(gender incongruence)‘라는 진단명을 새롭게 두었다. 이는 결코트랜스젠더 정체성이 질병이라는 것이 아니다. 임신과 출산이질병이 아님에도 진단명이 존재하는 것처럼 트랜스젠더가 트랜지션을 위해 더 나은 치료를 받기 위한 근거로서 진단명을 새롭게 등록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이 결정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국제질병분류 11판은 성별정체성 관련 건강을 재정의하며, 지난 10판의 ‘성전환증‘ 및 ‘아동의 성주체성 장애‘ 같은 시대에 뒤떨어진 진단 범주를 ‘성별 불일치‘로 대체했습니다. 성별 불일치는기존의 ‘정신 및 행동 장애‘ 장에서 제외되어, 새롭게 신설된 ‘성건강 관련 상태‘ 장으로 옮겨졌습니다. 이는 트랜스젠더 정체성이 정신 질환이 아니라는 현대적 의학 지식을 반영하며, 이를 질환으로분류하는 것이 막대한 사회적 낙인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인정한 결과입니다." - P119
김원영 변호사는 자신의 저서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에서 ‘오줌권이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권리‘라고 이야기했다. 너무나 동의되는 이야기이다. 화장실을 자유롭게 가는 것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이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어떠한 위험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당연한 권리이다. 화장실조차 맘 편하게 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보장받기는 어렵다. - P175
그런데 이렇게 트랜스젠더의 화장실 이용을 이야기할 때면 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여성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화장실에서 이루어지는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이미 성폭력처벌법 등을 비롯하여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법들이있다. 트랜스젠더이든 아니든 범죄행위를 하면 처벌받는다. 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없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해서 문제적 행위를 허용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화장실을 본래의 용도대로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또한 실제의 연구로도 트랜스젠더의 화장실 이용이 위험을 - P178
증가시킨다는 결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2018년 미국의 연구에따르면 매사추세츠주에서 트랜스젠더의 차별 없는 화장실 이용을 보장하는 법이 통과된 전후로 범죄율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나타났다." 화장실만이 아닌 쉼터, 학교, 교도소 등 성별 분리된공간에서도 마찬가지로 트랜스젠더의 차별 없는 이용과 범죄율간의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평등한 공간을 만드는 것과모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서로 대립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이제는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트랜스젠더도 평등하고 안전하게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더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 P179
핵심만 콕콕 집어주지만 물리 문외한에겐 여전히 어렵다. 이것만은 기억하자. 고전 역학과 양자 역학의 핵심 차이 3가지, 연속성 vs 양자화, 입자와 파동의 구분 vs 이중성, 결정론 vs 확률론. 그리고 양자 역학의 중요 개념 2가지,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 양자 컴퓨터가 AI를 만날 세계는 우리를 또 어디로 데려갈지 낯선 세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아 기대보다 두려움이 앞선다.
고전역학과양자 역학의 차이고전역학은 아이작 뉴턴의 역학, 제임스 맥스웰의 전자기학 등 양자역학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존재하던 물리학으로, 우리가 눈으로 보고 느끼며 살아가는 거시 세계를 잘 설명해 줍니다. 하지만 전자나 원자처럼 아주 작은 물질의 행동과 성질은 설명하지 못하는데요, 이를 설명하기 위해 발전한 학문이 바로 양자역학입니다. 그렇다면 고전역학과 양자 역학은 어떻게 다를까요? - P13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불확정성이 측정 기기의 한계나 실험의정밀도 때문이 아니라, 물리적 세계가 본질적으로 그렇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불확정성 원리는 입자와 파동의 이중적 성질에서 비롯된, 세계의 본모습인 셈인 것이지요. - P40
양자 역학에서 가장 신비롭고 흥미로운 현상 중 하나는 바로 양자중첩Quantum Superposition입니다. 말 그대로 여러 상태가 동시에 겹쳐 있는 상태를 뜻하지요. 예를 들어, ‘0‘이라는 상태와 ‘1‘이라는 상태를 가질 수있는 어떤 시스템을 떠올려 보세요. 마치 컴퓨터의 비트처럼요. 고전 역학에서는 이 시스템이 한순간에 가질 수 있는 값은 오직 하나, 즉 ‘0‘이거나 ‘1‘뿐입니다. 마치 공이 A라는 상자에 있다면, 동시에 B라는 상자에 있을 수 없는 것처럼요.하지만 양자 역학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 시스템이 ‘0‘이면서동시에 ‘1‘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양자 중첩 상태입니다. 이때중첩 상태가 ‘0.5‘ 같은 중간값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측정을 하면 반드시 ‘0‘이거나 ‘1‘ 중 하나로 결과가 나올 뿐, 그 사이 어딘가는 나오지 않거든요. - P42
양자 역학에서 양자 중첩과 함께 많은 논란이 되었던 개념 중 하나는바로 ‘양자 얽힘 Quantum Entanglement‘입니다. 양자 얽힘은 2개 이상의 시스템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각각의 상태를 따로따로 기술할 수 없는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는 마치 보이지 않는 실로 두 시스템이 강하게 묶여 있는 것처럼, 하나의 상태가 다른 하나의 상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미칩니다.예를 들어, A와 B라는 두 시스템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두 시스템은 각각 상태 ‘0‘과 ‘1‘을 가질 수 있습니다. 양자 얽힘 상태란, A가 ‘0‘이면 B도 반드시 ‘0‘, A가 ‘1‘이면 B도 반드시 ‘1‘인 상태와 같이 하나의상태가 다른 하나의 상태를 결정하는 상태입니다. - P48
‘텔레포테이션‘이라고 하면 흔히 어떤 물체가 공간을 건너뛰어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순간이동하는 장면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양자 텔레포테이션은 물질이 순간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양자 정보를 옮기는 기술입니다. 그것도 빛보다 느린 고전적인 통신 속도에 의존합니다.좀 더 정확히 말하면, 양자 텔레포테이션은 어떤 입자의 양자 상태Quantum State 를 먼 거리의 다른 입자에 복제하는 기술입니다. 핵심은 ‘정보의 이동‘입니다. A 지점에 있던 원래 입자는 사라지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B지점의 입자를 동일한 양자 상태로 재구성하는 방식이지요.이 과정을 문서에 비유하자면, 원본을 파쇄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먼 곳에서 동일한 문서를 다시 출력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때 원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한 복사와는 다릅니다. 사실, 양자 상태는 복제할 수 없다는 ‘양자 복제 불가능 정리No-cloning theorem에 따라 임의의 양자 상태는 완벽하게 복사될 수 없습니다. 이 정리는 1982년 윌리엄 우터스 William Bill Kent Wootters, 보이치에흐 주렉Wojciech Hu-bert Zurek 그리고 독립적으로 네덜란드의 데니스 디크스 Dennis Johan Dieks에 의해 제안되었지요. 이 정리는 임의의 양자 상태는 완벽하게 복제할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따라서 양자 텔레포테이션은 그런 복제가 불가능한 상태를 이동시키는 유일한 방법인 셈이지요. - P60
레이저나 GPS처럼 현재 널리 쓰이는 기술들은 양자 역학의 여러성질 가운데 ‘에너지의 양자화‘, 다시 말해 ‘입자성‘을 활용한 것들입니다. 이는 원자의 에너지가 연속이 아니라, 띄엄띄엄 존재한다는 사실을이용한 것이지요. 반면, 요즘 주목받고 있는 양자 컴퓨터를 비롯한 양자정보 과학 기술에서는 양자 역학의 또 다른 측면, 바로 ‘파동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모든 물질이 사실은 파동의 성질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점에 착안해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 같은 현상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고있는 것이지요. - P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