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락의 집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1
이디스 워튼 지음, 전승희 옮김 / 민음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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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작가의 <금빛 종소리>를 읽다가 그 책에 소개된 첫 번째 꼭지인 <아우라>를 읽었고, 두 번째 꼭지인 <순수의 시대>에 순수의 시대 이외에도 <환락의 집>에 대한 언급이 있어 궁금해서 사두고 읽지 않은 환락의 집을 꺼내 들었다.


처음엔 이야기의 방향이 제인 오스틴과 비슷한가 생각했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상류층 여주인공이 우여곡절을 겪지만 사랑과 결혼을 찾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 100년이 지나도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는 것인가.


그런데 달랐다. 이디스 워튼은 제인 오스틴이 아니었다. 뉴욕의 화려한 사교계에 속했지만, 누구나 감탄하는 아름다운 외모를 갖췄지만, 재력은 없는, 속물적이고 이해타산적인 여주인공 릴리가 처한 현실을 여과 없이 냉정하게 보여준다. 이렇게 비호감인 여주인공이 있을까. 책 읽기가 싫을 정도로 너무나 비호감이다. 이건 이디스 워튼의 너무나도 세밀하고 탁월한 심리 묘사 때문이다.


점점 전락해가는 릴리. 2권에서는 더 추락할 일만 남은 것 같아 안타깝다.

100년이 지나 이야기는 달라졌지만, 결혼이 아닌 대안은 거의 없는 여성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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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5-11-15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이 작품을 딴 번역으로 전에 읽었는데 재미 있게 읽지는 못 했답니다 님께서 표현하신 대로 냉정하고 또 건조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 안 나지만 어쩌면 ˝비호감인 여주인공˝ 때문일 수도요 ‘순수의 시대‘를 읽을까 하다가 만 것도 이 작품에 ‘질려서(?!)‘인듯요 ㅎ 영화 ‘순수의 시대‘는 흥미롭게 봤습니다만

햇살과함께 2025-11-15 14:01   좋아요 0 | URL
읽으면서 가슴이 답답하네요~ 점점 나락으로 가고 있는데 사치와 허영을 참지 못하여 계속 그 방향으로 끌려가는.. 순수의 시대는 오래전에 읽어서 잘 기억이 안나네요. 여름이나 이선 프롬은 재밌게 읽었지만 역시 작가의 현실 인식이 냉철했던 것 같습니다.
 

수치심의 화염 속에 사그라지고 말았다. 그녀는 그 돈 중단한 푼도 자신의 돈이 아니었다는 사실, 자신의 자존심을 되찾으려면 즉시 그 돈 전부를 갚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자신의 분개심을 누그러뜨릴 능력이 없었다. 그리고 그 사실로 인해 릴리는 자신의 무가치를 깨닫고 무기력 상태에 빠졌다. 그녀는 난생처음으로 한 여성의 존엄을유지하는 데 그녀의 마차를 유지하는 데 드는 것보다 훨씬 더많은 돈이 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도덕적인 - P318

태도를 유지하려면 구체적인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세상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추악한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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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는 자연과 근원적으로 친밀하지는 않았지만 때와 장소에 적절한 행동을 할 줄 아는 열정이 있었고 자신의 감각에알맞은 배경으로서의 광경에 예민했다. 그녀의 발아래 펼쳐진풍경은 자신의 현재 기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 광경에 깃든 고요와 넓게 탁 트인 공간에서 그녀는 자신의 일면을 발견했다. 가까운 비탈에서는 사탕단풍이 빛으로장작더미를 쌓은 듯 흔들렸고, 더 아래에서는 잿빛 과수원이모여 있는 모습이 보였고, 이곳저곳에서 초록빛 떡갈나무 동산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사과나무 아래로 두세 채의 빨간색농가가 낮잠을 자고 있었고, 언덕의 어깨 너머로 동네 교회의나무로 된 흰색 첨탑이 보였다. 그리고 먼발치에서 주도로가먼지의 안개를 뚫고 들판 사이를 지나가고 있었다. - P120

"아,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당신의천재성은 충동을 의도로 전환시키는 데 있다고 말씀드리지않았던가요?"
"제 천재성이라고요?" 갑자기 지친 목소리가 되면서 그녀가그 말을 되풀이했다. "성공 말고 천재성을 측정할 다른 척도가있나요? 그리고 전 분명히 아직 성공하지 못했는데요."
셀든은 모자를 뒤로 젖히고 곁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성공이라...... 무엇이 성공인가요? 당신이 어떤 것을 성공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성공요?" 그녀가 망설였다. "글쎄요, 인생에서 최대한 많이얻어 내는 것 아닐까요? 결국 상대적인 거지요. 당신의 의견은 - P127

다른가요?"
"제 의견요? 제 생각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갑자기흥분하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무릎에 팔꿈치를 괴고 완만한 들판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제 생각엔 성공이란 개인적인 자유예요."
"자유? 걱정하지 않을 자유 말씀인가요?"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자유로운 걸 말합니다. 돈, 가난, 안락과 걱정, 모든 물질적인 조건들로부터의 자유지요. 일종의정신의 공화국을 유지하는 것………… 그게 제가 생각하는 성공입니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열정적이 되면서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말했다. "저도 알아요. 저도. 이상하게도. 하지만 그게 바로 제가 오늘 느끼고 있던 거예요."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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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벽난로에 담배를 던져 넣었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며 일어섰다.
"아, 그 점에 차이가 있어요. 여자는 그렇게 해야 하지만, 남자는 원할 경우에만 그래도 된다는." 그녀는 그를 날카로운 눈 - P24

으로 훑어보았다. "당신의 코트는 약간 허름하죠. 하지만 무슨 상관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당신을 정찬에 초대하지 않는 건 아니니까요. 제 꼴이 허름하면 아무도 저를 초대하지 않을걸요. 여성에게는 본인만큼이나 그녀가 입고 있는옷도 중요하니까요. 옷은 배경, 일종의 액자라고 부를 수 있겠죠. 그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지만 그것이 성공을 가능케 하는 일부이기는 한 거예요. 칙칙한 여성을 누가 원하겠어요? 사람들은 우리가 죽을 때까지 예쁘기를, 잘 차려입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그리고 만일 우리가 홀로 그렇게 할 수 없다면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하는 거예요."
셀든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어여쁜 눈의 호소력에도 불구하고 감상적으로 그녀를 바라보기는 불가능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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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9
카를로스 푸엔테스 지음, 송상기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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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요 나를 너라고 부르는 당신은 누구인가요 이것은 너라고 불리우는 나의 꿈인가요 아니면 너라고 부르는 당신의 꿈인가요 다시 읽어도 물음이 가득한 소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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