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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동성애자의 성적 지향과 성별정체성이 후천적으로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과거에는 성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하는 측에서 동성애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의 성적 지향과 성별정체성이 선천적이라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한 인간의 성격이나 전반적인 기질이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 하는 질문에 양자택일적으로 답할 수 없듯이, 동성애를 비롯한 성소수자의 성적 지향과 성별정체성이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라는 질문에도 양자택일적으로 답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인간의 성격이나 기질이 유전적 요인만이 아니라 환경적 요인, 즉 가정과 학교, 친구집단을 비롯한 사회, 국가 등과의 관계 속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복합적인 요인들에 의해 형성되고, 또 하나의 성격이나 기질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변하기도 하듯이, 한 인간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의 형성 역시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 P51

그러므로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것은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들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느냐이다. 그들은 "우리는 우리의 성적 지향을 발견했다.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사실 선택이 가능하다면 누가 굳이 그런 험난한 길을 선택하겠는가. 이성애자로서 내가 이성애자가 되기로 선택한 기억이 없듯이, 동성애자 역시 동성애자가 되기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저 어느 순간 누군가에게 끌리고 그가 좋아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끌리고 좋아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은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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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비밀은 죽음과 시간에 있다. 환경에 불완전하게 적응한 수많은 생물들의 죽음과 우연히 적응하게 된 조그마한 돌연변이를 유지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 말이다. 유리한 돌연변이 형태들이 서서히 축적되기 위한 긴 시간이 바로 진화의 비밀이다. 다윈과 월리스에게 퍼부어졌던 그 엄청난 반대의 목소리도 적어도 일정 부분은, 억겁의 영원은 고사하고 수천 년조차 상상하기 힘들어 하는 인간의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단지 70년밖에 살지 못하는 생물에게 7000만 년이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갖겠는가? 그것은 100만분의 1에 불과한 찰나일 뿐이다. 하루 종일 날갯짓을 하다 가는 나비가 하루를 영원으로 알듯이, 우리 인간도 그런 식으로 살다 가는 것이다. - P79

나무는 햇빛을 생존의 동력으로 삼는 아름답고 위대한 기계이다. 땅에서 물을 길어 올리고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자신에게 필요한 음식물을 합성할 줄 안다. 그 음식의 일부는 물론 우리 인간이 탐내는 것이기도 하다. 합성한 탄수화물은 식물 자신의 일들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 궁극적으로 식물에 기생해서 사는 우리 같은 동물은 식물이 합성해 놓은 탄수화물을 훔쳐서 자기 일을 수행하는 데 이용한다. 우리는 식물을 먹음으로써 탄수화물을 섭취한 다음 호흡으로 혈액 속에 불러들인 산소와 결합시켜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뽑아낸다. 그리고 우리가 호흡 과정에서 뱉은 이산화탄소는 다시 식물에게 흡수돼 탄수화물 합성에 재활용된다. 동물과 식물이 각각 상대가 토해 내는 것을 다시 들이마신다니, 이것이야말로 환상적인 협력이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가? 이것은 지구차원에서 실현되는 일종의 구강腔 대 기공氣孔의 인공 호흡인 것이다. 그리고 이 위대한 순환 작용의 원동력이 무려 1억 5000만 킬로미터나 떨어진 태양에서 오는 빛이라니! 자연이 이루는 협력이 그저 놀랍기만하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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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 둬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과학이라는 이름의 대담한 기획에서는 이미 제시된 지혜에 대한 재평가가 끊임없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이것이야말로 과학하기의 위력이며 과학하기의 요체인 것이다. - P30

앎은 한정되어 있지만 무지에는 끝이 없다. 지성에 관한 한 우리는 설명이 불가능한, 끝없는 무지의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에 불과하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그 섬을 조금씩이라도 넓혀 나가는 것이 인간의 의무이다. - 토머스 헉슬리, 1987년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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