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 - 재난이 휩쓸고 간 자리, 그곳에 남은 사람들 보리 만화밥 15
이종철 지음 / 보리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종철 작가가 전작 <제철동 사람들>을 출간하고 한달도 되지 않아 고향에 불어닥친 태풍 힌남노. 다시, 이렇게 빨리, 고향과 가족과 이웃에 대해 쓰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지만, 쓰지 않을 수 없었던 책. 우리 주변엔 늘 비극이 있고 우리에겐 상관이 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도, 이태원 참사도, 채상병 사건도, 그리고 계속되는… 우리에겐 상관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렵네.. 많이 어렵네..

1부 1장 여성의 역사

"허스토리"와 사회사 모두 여성을 역사적 주체로 설정한다. 실제로, 여성사 연구자들의 작업 속에서 이 두 가지 접근법은 종종 중첩되거나 서로 교차한다. 그러나 이 둘은 궁극적 함의에서 차이가 있다. 분석의 관점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사회사는 기존의 (경제적) 설명틀 안에서 젠더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젠더는 그 자체로 연구가 필요한 대상은 아닌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회사에서 여성을 다루는 방식은 너무 통합론적인 경향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허스토리"는 여성과 남성의 서로 다른역사를 젠더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젠더가 역사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이론화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허스토리의 이야기들은 여성들만의 이야기처럼 보이며 지나치게 분리주의적인 방식으로 읽힐 소지가있다. - P54

2장 젠더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덧붙이자면, 여성의 학문 활동이 학제의 패러다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던사람들이 제안한 용어가 바로 "젠더"라는 것이다. 페미니스트 학자들은일찍이 여성 연구가 단지 새로운 주제를 학문세계에 추가하는 것일 뿐만아니라, 기존 학술 연구의 전제와 기준들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하도록 할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여성사의 문제에서 세 명의 페미니스트 역사가들은 "우리는 역사 속에 여성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전통적 관념을 재정의하고 확장해, 공적이고 정치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사적이고 주관적인 경험까지도 역사서술에 포함하는 일이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있는중이다. 비록 그 방법론을 실제로 도입하는 데 있어 머뭇거림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새로운 여성사뿐만 아니라 새로운 역사학을 시사한다는 것은분명하다"라고 썼다. 이 새로운 역사학이 어떤 식으로 여성들의 경험을포함하고 설명하게 될 것인지는 젠더가 분석의 범주로서 어느 정도까지발전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었다. 이는 계급이나 인종 같은 범주들과 확실히 비슷하다. 실제로 정치적으로 가장 폭넓은 관점을 가진 여성학자들은이 세 가지 범주 모두가 새로운 역사를 쓰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자주 언급했다. ‘계급·인종· 젠더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첫째, 피억압자 - P67

들의 이야기와 그 억압의 의미와 본질에 대한 분석을 담은 역사학에 전념하겠다는 뜻이며, 둘째, 최소한 이 세 개의 축을 따라 구조화되어 있는 권력의 불평등을 학문적으로 이해해 보겠다는 뜻이다. - P68

우리는 이항대립이 가진 고정적이고 영속적인 성질을 거부할 필요가 있다. 이는 성차의 조건들을 제대로 역사화하고 탈구축하는 작업이다. 우리는 자신이 사용하는 분석적 어휘와 분석의 대상을 좀 더 의식적으로구별해야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의 범주들을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우리의 분석에 대해 자기비판의 방법들을 (그것이 아무리 불완전한 방법이라 하더라도 찾아내야 한다. 탈구축에 대한 데리다의 정의를 가져와 이야기하자면, 이런 비판이란 어떤 이항대립이든 그것이 작동하는 방식을 맥락 속에서 분석하고, 그것을 실재적이거나 자명한 것, 사물의 본성과 같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위계적 구성을 역전시키고 전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어떤 면에서 페미니스트들은 오랫동안 이런 작업을 해오고 있었다. 페미니즘 사상사는 구체적인 맥락들 속에서 남녀 관 - P85

계의 위계적 구성에 대한 거부의 역사이자, 그 작동을 역전시키거나 전치하려는 시도의 역사였다. 이제 페미니스트 역사가들은 그와 같은 자신들의 실천을 이론화하고 젠더를 분석적 범주로서 발전시켜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 P8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이름은 낫짱, 김하강입니다
김송이 지음, 김두현 그림 / 보리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 사회의 조선인 차별 뿐만 아니라 만국에 공통된 계급 차별 여성 차별에도 눈 뜨는, 차별에 폭력으로 맞서기보다 배움으로 깨우쳐 나가는 재일조선인 여성 청소년의 귀한 이야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이탄의 세이렌
커트 보니것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삶의 의미인가. 목적이 없다는 것이 삶의 목적인가. 인간이, 지구가, 화성이 누군가의 의미없는 메시지 전달을 위해 꼭두각시 놀음을 하는 티끌 같은 존재임을 말하기 위해 이 난리를 쳐야 하는 건지(에에올 영화 감상평 같군). 역시 나에겐 재미가.. 그래도 제5도살장은 읽어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럼포드는 고개를 앞뒤로 흔들었다. "진실이라...... 하지만, 오 주여, 그건 정말이지 특정 시간대의 관점에서만 진실이오." 그가 말했다. - P73

펀은 하루에 책 두 권을 읽었다. 사람들 말에 따르면 자신이속한 문화 전체를 잘 알고 있던 마지막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였다. 랜섬 K. 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업적에 필적해보려는 인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미 아는 것으로부터 패턴을 인지해내는 것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만큼 성공하지 못했다.
산처럼 거대한 지성은 열심히 노력한 끝에 철학적인 쥐가 되었다. 펀은 자신이 쥐며 그것도 초라한 쥐라는 것을 깨달은 첫인물이었다. 그래서 펀은 철학을 일상어로, 가장 단순한 용어로표현했다. - P89

타이탄에 있는 럼포드의 친구 샐로는 다른 은하에서 온 메시지 배달부였다. 타고 온 우주선 전력공급장치 부품이 고장나는바람에 어쩔 수 없이 타이탄에 착륙하게 된 상황이었다. 그는교체용 부품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십만 년 동안 인내심 있게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의 우주선과 화성의 전쟁 노력은 모두 UWTB, 즉 ‘무언가가 되려는 우주적 의지Universal Will to Become‘로 알려진 현상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았다. UWTB는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우주를 만들어내는 존재, 아무것도 아닌 것이 무언가가 되려 하도록 만드는 존재였다.
수많은 지구인들은 지구에 UWTB가 없는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 P478

지구와 화성의 전쟁은 지구 날짜로 육십칠 일간 지속되었다.
지구의 모든 국가가 공격당했다.
지구의 사상자는 사망 461명, 부상 223명, 포로 0명, 실종216명이었다.
화성의 사상자는 사망 14만 9315명, 부상 446명, 포로 11명,
실종 4만 6634명이었다.
전쟁이 끝날 때쯤 화성인은 모두 죽거나 부상당하거나 포로가 되거나 실종되었다.
화성에는 단 한 명도 남지 않았다. 화성에 멀쩡히 서 있는 건물 역시 없었다.
지구를 공격한 화성인들의 마지막 물결은, 그들에게 총알을퍼부은 지구인들로서는 끔찍하게도 노인과 여성, 몇 명의 어린이였다. - P216

"넌 나한테 와서 엄청난 소식을 전하지." 보애즈가 말했다. "보애즈......‘라고 말해. ‘우린 자유로워질 거야!‘라고. 그러면나는 완전히 흥분해서 내가 하던 모든 일을 그만둬버려. 그리고자유로워질 준비를 하지."
"그러면서 나는 계속 나 자신에게 어떻게 자유로워질지 말해." 보애즈가 말했다. "그런 다음에는 자유로워진다는 건 어떤걸지 생각해. 그때 보이는 건 사람들뿐이야. 사람들은 나를 이쪽저쪽으로 떠밀어. 그 무엇으로도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없고, 사람들은 점점 더 미쳐 날뛰어. 그 무엇으로도 행복해지지않는다면서. 그리고 내가 자기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못했다며 나한테 소리치지. 그렇게 모두가 조금 더 밀고 당기는 거야."
"그러다가 갑자기" 보애즈가 말했다. "난 음악만으로 너무도쉽게, 너무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작은 동물을 떠올릴 거야. 그리고 보애즈가 그 녀석들을 깡그리 잊어버렸기 때문에, 자유로워진다는 사실에 너무 신이 났기 때문에그 녀석들이 수천 마리나 죽어 나자빠진 걸 보게 되겠지. 그녀석들 하나하나가, 내가 하던 일에 계속 마음을 두기만 했더라면 - P279

살릴 수 있었을 생명들이 목숨을 잃는 거야."
"그럼 나는 나 자신에게 말하겠지." 보애즈가 말했다. "‘난 사람들한테 한 번도 좋은 존재가 아니었어. 사람들도 나한테 한번도 좋은 존재가 아니었고. 그럼 왜 떼거리로 모여 있는 사람사이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거야?’"
"그 순간 나는 여기로 돌아와서 너한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깨달았어, 엉크." 보애즈가 말했다.
이제 보애즈는 그 말을 했다.
"난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았어. 난 내가 잘하고 있다는 걸 알고, 내가 착한 일을 해주는 녀석들도 내가 그런다는 걸 알아. 그리고 그 녀석들은 날 사랑해, 엉크 녀석들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지. 난 집을 찾았어." - P279

레드와인은 문 위에 걸려 있는 펼친 나무 두루마리 형태의 현판을 상냥하게 가리켰다. 금박으로 새겨진 말은 다음과 같았다.

나는 일련의 우연에 희생당한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이. - P299

샐로에게는 팔이 없었다. 샐로에게는 눈 세 개가 있었으며, 그의 눈은 소위 가시광선뿐 아니라 적외선과 자외선과 엑스레이도 감지할 수 있었다. 샐로는 특정 시간대에 속한 존재였다. 즉 그는 한 번에 한 순간만을 살았다. 그리고 그는 럼포드에게 과거나 미래보다는 파장의 저쪽 끝에서 나타나는 놀라운 색채를 보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이건 상당히 교묘한 말이었다. 샐로는 한 번에 한 순간만을살면서도 럼포드보다 훨씬 더 먼 과거와 훨씬 더 먼 우주를 보았기 때문이다. 직접 본 것에 대한 기억도 더 많았다. - P34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