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도 순조롭게 줄고, 얼굴 모습도 약간 말끔해졌다. 자기 몸이 이렇게 변화해가는 것을 느끼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만 젊었을 때보다는 변화에 시간이 걸린다. 젊었을 때 한 달 반이면 가능했던 일이 3개월이 걸리게 된다. 운동량과 달성된 일의 효율도 눈에 띄게 나빠진다. 그러나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체념하고 손에 넣을 수 있는 것만으로 해나갈 수밖에 없다. 그것이인생의 원칙이며, 그 효율의 좋고 나쁨이 우리가 살아가는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은 아닌 것이다. 그런데 내가 다니고 있는 도쿄의 체육관에는 "근육은 붙기 어렵고 빠지기는 쉽다. 군살은 붙기 쉽고 빠지기는 어렵다"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짜증 나는 사실이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 P83
자신을 혹사시키는 연습을 하지 않아도 이제까지 쌓아왔던 체력의 축적만으로도 무난한 기록을 올릴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나는 더 이상 젊지 않다. 지불해야 할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것밖에는 손에 넣을 수 없는 나이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 P88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빈틈없이 단련하는 것. - P116
나 자신에 관해 말한다면, 나는 소설 쓰기의 많은 것을 매일 아침 길 위를 달리면서 배워왔다. 자연스럽게, 육체적으로, 그리고 실무적으로 얼마만큼, 어디까지 나 자신을 엄격하게 몰아붙이면 좋을 것인가? 얼마만큼의 휴양이 정당하고 어디서부터가 지나친 휴식이 되는가? 어디까지가 타당한 일관성이고 어디서부터가 편협함이 되는가? 얼마만큼 외부의 풍경을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되고, 얼마만큼 내부에 깊이 집중하면 좋은가? 얼마만큼 자신의 능력을 확신하고, 얼마만큼 자신을 의심하면 좋은가? - P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