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는 없지만, 자유는 있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세 군데가 감상의 최적의 장소인데, 침사추이 홍콩문화센터 부근, 완자이 ‘금자형 광장紫荊廣場‘, 스타페리를 비롯한 각종배 등이다. 물론 조용히혼자 음악을 들으면서 멀리서 감상해도 될 일이다.
공감하는 것이 사랑의 충분조건이라면, 홍콩의 야경은사랑의 필요조건이다. 시각은 청각과 함께 두뇌를 활성화시키는 가장 쉬운 수단인데, 사랑을 얻고 싶다면 상대를홍콩의 야경 속으로 데리고가라. 충분한 보상을 받을 것이다. - P139

또한 홍콩의 야경은 홍콩의 자유를 연상시키는 매력이있다. 흔히 ‘민주는 없지만, 자유는 있다‘고 하는 홍콩의그 자유에 야경이 오버랩되는 것이 아닐까? 언제나 더 멀리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무한한 자유의 상징인 것 같다. 무엇이라도 상상할 수 있고, 무엇이라도 성취 - P140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 무한한 자유로움 말이다. - P141

아니나 다를까 뒤쪽 서지를 보니 대륙과 홍콩에서 이미1백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그래서 번역을 결심했다. 그 결심은 몇 년 뒤 현실이 되어서 상하이에서 부치는 편지』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독자들에게 선을 보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남아 있다. - P150

번화한 침사추이와 선명하게 대비되는 빈민굴인 동시에, 매일 밤 120개국 이상에서 온 다양한 인종이 모여들어서 작은 ‘UN’이라 불린다. 그래서 ‘홍콩특별행정구’ 중의‘특별행정구‘라고 한다. 청킹맨션 안에서 매일 4,000명이숙박한다고 하니, 세계에서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인구가거주하는 곳이 아닐까?
또한 왕가위王家衛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重慶森林〉’과 ‘<타락천사落天使〉에 의해서 다시 의미가 부여된 곳이다. 일찍이 미국의 타임지에 의해 ‘세계화의 가장 좋은 예‘로 선정된 빌딩이다. - P172

인간 해방의 시작과 끝은 이데올로기로부터의 자유가아닐까? 홍콩에서 공부하면서 나는 정치에 의해서 강요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되었다.
즉 홍콩은 우리 편이나 너희 편에 속하지 않는 ‘제3의영역‘이 광범위하게 존재했다. 사상이나 이념은 물론 국가나 민족까지도 강요받지 않을 자유, 그것이 보장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주권 반환 이후 홍콩사회가 나날이 삭막해지고 있다. 이제는 중국이라는 강력한 국가주의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제 홍콩 사람들은 ‘중국 편‘인지 ‘홍콩 편‘이지, ‘아군인지 ‘적군인지 밝히기를 강요당하고 있다. 사회가 ‘네‘ 편과 ‘내‘ 편으로 나누어지고 있다. 청킹맨션의 정신과 가치가 새삼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청킹맨션은 우리에게 ‘편가르기‘ 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듯하다. - P174

북경어를 하는 북경 사람은 홍콩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광동어를 못 알아듣는다. 적어도 6개월 정도 지나야 광동어를 알아듣고, 홍콩에서 1년은 살아야 광동어를 비슷하게 흉내 낼 수 있다. 이 정도면 광동어는 다른 지방에 사는 중국인들에게는 거의 외국어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광동어가 한국어와 사촌 간이라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지금의 광동어 독음을 들어보면, 우리가 한자를 읽을 때의 독음과 비슷하다. 적어도 보통화에 비해서는 그렇다. 과거 한국 유학생들이 농담으로 광동어를 정의할 때 ‘한국어도 아니면서, 보통화도 아닌 것‘이라고 했다. 음운학적으로 볼 때, 광동어와 복건어, 베트남어 그리고 한국어는 시기적으로 중고음에 해당한다. 즉 당나라 음인 ‘당으로서, 학술적으로는 ‘중고음‘이라고 한다. - P179

매번 방학을 맞이하면 홍콩에 간다. 그것이 내게는 휴가이자 공부다. 서점을 다니고, 도서관도 가보고, 저녁에는 학창시절 친구들을 만나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번 여름방학에도 숙소 등 모든 예약을 다 해놓고있었는데, 내 몸이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홍콩 친구와의 약속을 연기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 친구는 건강이제일 중요하다고 하면서 내게 더 이상의 위로가 없을 말을 해주었다.
‘작은 병은 복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크게 공감이 되면서 이것이 홍콩 나름의 다름이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홍콩의 친구들로부터 인생의 핵심이랄까, 정수랄까, 철리랄까, 그런 말을자주 듣게 된다. 나는 그것이 홍콩문화의 정신이라고 보는데, 중국 전통에 서구의 사상이 합쳐서 만들어낸 삶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한다. - P198

홍콩의 신유학을 대표하는 이천명의 정신을 볼 수 있는 문장 몇 개를 그의 책에서 옮겨본다.

조리 있게 보면 손오공은 물론 부처님의 손바닥을 벗어나 - P202

지 못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오줌을 눈 것은 바로 부처님 손바닥의 경계를 초월한 것이다.

자신의 다리 하나를 잃은 것에 비통해하는 것이 하나의 관점이다. 반대로 자신에게 아직도 다리 하나가 있고, 두 다리 모두를 잃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하는 것은 또 다른하나의 관점이다. 이것이 바로 관점의 전환이다.

사고할 줄 모르는 사람은 번뇌가 없으나 쾌락도 없다고 할수 있다. 번뇌가 없다면 높은 차원의 쾌락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정신병을 앓아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정신과 의사를 할 수 있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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