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컬 프라이 뭐지? 알듯 말듯
- 소녀나 여성을 묘사하는 단어가 중립적/긍정적 -> 부정적 -> 악의적/성적 모욕으로 변하는 현상
- 여성용 단어의 예외적 격상은 여성들의 전복에 기인
- 여성을 모욕할 때 비교대상: 음식, 동물, 성판매자
- 전유의 성공적 예시: 퀴어
- 아프리카 미국인의 시그니파잉
- 아이들에 대한 성차별적 용어에 주의 기울이기
- 재전유!


어맨다 몬텔의 성격 설명에서 '나댄다 몬텔'로 라임 맞춰 번역한 부분 좋다! 원문은 무엇일지?

확실히 영미권 독자는 더 재미있게 읽을 책이다.



0장 사회언어학자를 만나다: 쿨한 페미니스트들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타바버라캠퍼스(UC 샌타바버라)에서 언어학을 가르치는 랄 지먼 Lal Zimman 교수는 내게 우리 문화의 가장 큰 장애물은, 언어가 자유나 억압과 같은 문제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태도라 지적한 바 있다. 막대기와 돌멩이는 뼈를 부러뜨릴 수 있지만 단어는 절대로 우리를 다치게 하지 않는다는 오래된 신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언어 자체가 사람을 다치게 하고, 격상시키고, 가치를 매길 수 있는 수단임을 사람들이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 P13

한편 우리는 이름 있는 미디어와 공인들이 여성의 목소리를 비판할 때, 여성들이 보컬 프라이vocal fry를 너무 많이 쓰 - P15

고, ‘같아요‘, ‘진짜‘ 등의 표현을 남용하며, 과도하게 사과한다고 지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들은 그런 평가를 유사 페미니즘적 조언이라 이름 붙인다. 여성들이 ‘더 많은 권위‘를갖고 이야기함으로써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자신이 사실상 어떤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이유도 없이, 여성들이 자기 의심-따라서 입을 닫게 만드는ㅡ을 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중년 백인 남성처럼 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 P16

다행히 캐머런은 언어의 유전자- 즉 모음과 자음-안에 젠더화된 차별이 깃들어 있진 않다고 했다. 그 대신영어가 ‘어떤 문화적으로 만들어진 성차별적인 가정들을 표현하고 재생산’하는 데 습관적으로 사용되는 게 이유라고 했다. 좋은 소식은 영어에 여성과 논바이너리 nonbinary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목적이 ‘내재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나쁜 소식은 영어 화자들이 언어를 젠더화된 편견을 강화하는 데 사용하고 있으며, 심지어 의식하지 못할 때조차 그런 용도로 쓴다는 것이다. - P21

1장 헤픈 매춘부들과 추잡한 레즈비언들: 내가 싫어하는 (좋아하기도 하나?) 젠더화된 모욕 총집합

여자를 모욕하고 싶다면 걸레라고 불러라. 남자를 모욕하고 싶다면 여자라고 불러라. - P35

영어에서 여성-생애주기 어디쯤에 놓여 있든 상관없다을 묘사하는 거의 모든 단어는 어느 정도 음란한 의미를가지고 있다. 슐츠가 썼듯이, "언어의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현상은 소녀나 여성을 묘사하는 단어가 처음에는 중립적이거나 심지어는 긍정적인 함의를 가지고 있다가도, 점진적으로 부정적인 함의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 함의는 처음에는 약간 헐뜯는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악의적으로, 결국에는 성적인 모욕으로 변한다". - P39

여성용 단어 가운데 격상을 거친 단어가 있기는 한가? 그렇다. 그러나 그 경우 여성들이 이를 전복했기 때문이다(그리고 그 시도가 어떻게 끝나게 되는지는 이 장 끝에서 다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더 긍정적인 지위를 차지한 남성용 단어인 ‘버디‘ 같은 예를 찾는 게 더 수월하다. 예를 들어서 ‘나이트knight‘는 고대 영어로 그저 어린 남자 혹은 하인을 일컬었다. 그러다가 용기 있고 고귀한 남성을 일컫는 격상을 천천히거치게 된다. ‘스터드stud‘는 종마를 뜻하다가 섹시하고 남자다운 녀석이라는 은어가 됐다. 방금 내가 쓴 녀석, 즉 듀드dude라는 말 자체도 19세기 말 이후로 격상을 거쳤다. 처음에는멋을 내는 남자를 모욕하는 단어였던 이 말은 영어에서 가장 사랑받는 단어가 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 P42

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가 유랑하며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동안 여성과 남성은 여러 섹스 파트너를 두었다. 이때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완전히 ‘정상‘이고 좋은 것으로 여겨졌다. 이후 인간이 정주하면서 여성의 성적 독립은 나쁜 평판을 얻게 되었다. 인간이 땅을 소유하는 게 바람직한일이 되자 이를 아이들에게 물려주고자 했고, 그러려면 남자들은 누가 자기 아이인지 알아야 했기 때문에 일부일처제가 필수가 된 것이다. 상속제도를 만들기 위해서, 사회는 가부장제를 갖추게 되었고, 여신으로 의미화되던 성적 해방의 개념들은 수명을 다하게 되었다. 여성의 성적 해방이 끝나면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혐오스러워지고, 컨트와 같은 단어들은영원히 (적어도 가부장제가 존속하는 동안) 불길한 것이 되었다. - P46

영어권 화자들이 여성을 모욕하고 싶어 할 때, 그들은 여성을 다음 중 하나에 비교한다. 바로 음식, 동물, 성판매자이다. 이는 로럴 서턴이 UC 버클리에서 1990년대에 밝혀낸 연구 결과와도 무척 유사하다. 우리가 여성을 먹을 수 있고, 비인간적이고, 성적인 대상으로 불렀다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기대, 희망, 두려움을 전체적으로 보여 주는 명료한 선언이라 할 수 있다. - P46

우리 문화의 규칙에 따르면 그 판단은 둘 중 하나다. 섹스를 많이 해서 걸레라는 평판을 얻거나, 섹스를 하지 않아서 점잖은 체한다는 딱지가 붙거나. - P47

그러나 그 단어들이 어떻게 들리는지보다 훨씬 더 중요한 점이 있다. 여성들을 향한 모욕이 이토록 저항할 수 없는힘을 갖게 되는 이유는 이 중 많은 단어가 이제 완전히 부정적으로만은 보이지 않는 데 있다. 모든 것은 탈환과 관련이있으며, 이는 사람들이 이 단어들의 의미를 밑바닥부터 적극적으로 재정의할 때 이루어진다. 우리 문화에서 가장 억압받는 공동체로부터 가장 성공적으로 전유된 단어들이 생겨났다. ‘퀴어‘를 예로 들어 보자. 아마 최근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는 이 단어는 처음에는 동성애 혐오적인모욕이었으나 학계와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의해서 무척 인상적으로 전복되었다. ‘퀴어‘는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문제적으로 비쳐지지만, 큰 틀에서 볼 때 이 단어는 비순응적인 성정체성과 젠더를 자기정의적으로 일컫는 용어로 진화했다. 오늘날 <이성애자 남자를 퀴어 아이로 보기Queer Eye for the StraightGuy> 같은 TV 시리즈처럼 가볍게 이 용어를 쓰는 경우가 눈에띈다. 또한 채용 공고에 ‘여성‘, ‘남성‘과 나란히 퀴어가 하나의젠더 옵션으로 적혀 있기도 하다. - P55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방언 화자들이 ‘시그니파잉signifying‘이라는 말놀이의 명인이다. - P56

시그니파잉은 욕을 써서 듣는 사람들을 유머러스하게 누르는 언어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 이기술은 흑인 공동체를 넘어서게 되었다. - P57

재전유를 하는 과정에서 그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를 전부 잃어야 할 필요는 없다. 재전유를 향한 길은 그렇게 수월하지 않다. ‘퀴어’와 ‘다이크’는 여전히 동성애자에 대한 모욕으로 쓰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전유가 실패했다고 볼 수는없다. 의미론적인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한 의미가 천천히 다른 한 의미를 덮어 기존의 의미가지평선 아래로 지는 점진적인 과정에 가깝다. 단어의 긍정적인 변주가 점점 더 흔해지고 점점 더 주류를 차지할수록, 다음 세대가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 이러한 의미를 먼저 집어들게 된다. - P58

재미있는 부분은 여기 있다. 젠더화된 모욕이 어떤 진화과정을 거쳐 왔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이해한다면, 이제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비치’, ‘슬럿‘, ‘푸시‘가 나쁜 의미 대신 좋은 의미로 쓰이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유해한 젠더 고정관념을 영속화하지 않는 방식으로 재미있게 이 언어들을 쓸 수 있을까? - P60

자이슬러에 따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다른 긍정적인 일은 아이들에 대한 성차별적인 용어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아동기와 청소년기는 젠더화된 고정관념이 공고해지는 시기이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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