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작가하면 안데르센 밖에 모르는 낯선 나라의 작가. 토베 디틀레우센.
토베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 이 책의 분류는 에세이다. 이 책은 과연 에세이인가 소설인가. 알 수 없다.
에세이라면 이 모든 주변인들이 실명으로 거론되는 것인가. 불편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작가의 주변인으로 산다는 것은.
<어린 시절> 특히 공감하며 읽었다. 성격과 의견이 맞지 않는 부모들의 불화, 부모에게 이해 받지 못하는 어긋남, 또래들과 다른 생각과 관심에 따른 소외감. 가난함에 대한 회상. 회상들.
<청춘> 가난한 집안 현평상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10대 중반부터 여성 노동자로 일을 하고, 연애를 하고, 집에서 독립하여 혼자만의 공간과 타자기를 가진 토베. 시인으로서의 재능을 조금씩 인정받으며 정체성을 형성해가고 기회를 만들어가는, 빛나지만 불안정한 청춘.
<의존> 1940년대이지만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개방적인 성 생활, 결혼 관계 속에서의 연애. 부모 자녀 관계. 결혼한 배우자도, 자녀도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인격으로 바라보기에 가능한 상황들.
토베 작가의 이상한(?) 결혼과 연애 이야기에 지쳐갈 때 쯤 충격적인 반전이 시작된다.
그런 와중에도 피임 실패/실수에 따른 임신중지를 위한 험난한 여정은 여성의 몫이라는 만국의 문제.
결국 이 문제는 의존적 상황에 대한 발단이 되었고. 그녀의 재능은 날개를 잃어버렸다.
이것이 에세이라면 한 작가의 내밀함을 이토록 지독하게, 처절하게, 솔직하게 - 질척거리지 않으면서도- 보여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