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언약
이름짓기
남성의 언약의 의례, 할례의 상징성
생식력의 남성으로의 이동
어머니-여신이 죽고 하느님-아버지와 가부장제 아래 은유적 어머니로의 대체

제10장 상징들
일신사상의 상징
아리스토텔레스의 성별 정의

제11장 가부장제의 창조
가부장제는 역사적인 창조물
온정주의적 지배, 상호의무와 호혜적 권리
여성들의 집단의식의 부재
의식의 변화
‘이것이 우리 난관의 끝이 아니다’

부록 용어정의
페미니스트 의식

역자 해설

이름짓기(naming)는 창조력의 상징적 행위일 뿐만 아니라, 여자를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예를 들면 자녀에 대한 어머니의 관계처럼, 창조적 행위로서의 묘사가 가능한 유일한 인간관계를 특이하게 역전시킨관계 속에서 남자의 ‘자연적인‘ 부분, 그의 살 중의 살로 정의한다. 남자는 여기서 스스로를 여자의 ‘어머니‘라고 정의한다. - P317

창세기 이야기의 상징적 의미는 둘 다 야훼의 개입을 통해 신성한 물질들이 스며들었지만, 흙에서 창조된 아담과, 인간 몸의 일부에서 창조되었으며 고대 다산 여신들의 후계자인 이브로 양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이분법은 야훼가 벌로써 노동의 성별분업을 명한 타락 이야기 속에서강화된다. 아담은 그의 이마에 흐르는 땀 속에서 일할 것이며, 이브는 고통 속에서 생명을 낳고 후손을 키울 것이다. 부과된 처벌이 남성에게 일을 부담으로 만들지만, 여성을 고통과 괴로움에 빠지도록 한 벌은 여성의 일에 대해서가 아니라 여성의 섹슈얼리티의 자연적 결과인 여성의 출산하는 몸에 대해서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P323

하느님에 대한 남성의 관계에서 결정적인 변화는 언약에 대한 이야기에서 일어나며, 여성을 주변화하는 방식으로 정의된다. 언약과 함께 인간들은 역사시대로 들어가게 되고 그 이후로는 그들의 집단적 불멸성이야훼와 맺은 언약의 한 측면이 된다. 시간과 역사를 통한 인간들의 변천은 야훼의 약속을 수행하는 표시이며, 그들의 행위와 활동은 언약에 있는 그들의 의무에 비추어 해석되고 판단된다. 언약은 또한 글자 그대로, 12개의 흩어진 부족들을 하나의 국가로 뭉치게 하는 것이다. 사원건물에앞서, 언약의 성궤는 그들의 종교생활의 중심이다. 언약의 의례, 즉 할례(circumcision, 남성 성기의 포피를 절제하는 것-옮긴이)는 개별 남자아이와 각 가족의 언약 의무에 대한 재헌신을 상징화한다. 이런 여러 측면에서 볼 때, 언약에서의 여성부재는 결코 우연한 것도, 무의미한 것도 아니다. - P328

창세기가 씌어진 시대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뱀은 분명히 다산 여신과 연관되어 있었고 그녀를 상징적으로 재현하였다. 따라서 하느님의 명령에 의해, 다산 여신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섹슈얼리티는 타락한 여자가 가질수 없게 되었다. 여자의 섹슈얼리티가 표출될 수 있는 방법은 어머니 역할 안에서였다. 여자의 섹슈얼리티는 모성적 기능에 봉사하기 위한 것으로 정의되었고, 두 가지 조건 그녀는 남편에게 종속되게 되었으며, 고통 속에서 아이를 낳게 되었다―에 의해 제한되었다. - P340

창세기에서 유일신사상의 발달은 추상적 사고의 경향과 보편적으로타당한 상징의 정의라는 면에서 인류의 엄청난 진보였다. 이 진보가 가부장제를 강화시키고 지지하는 사회구조와 조건에서 일어났다는 것은역사의 비극적 재난이다. 따라서 상징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 자체는 여성을 주변화하는 형식 속에서 일어났다. 여성들이 볼 때, 창세기는 다음 - P342

의 사실들을 재현한다. 우선, 여성은 남성과 본질적으로 다른 창조물로서 규정되어 있고,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가부장적 지배라는 경계 내에서만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며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것으로 재정의되었으며, 마지막으로 여성은 신의 원리를 대변할 수 있는 존재가 되지 못한다는 인식이다. 성서적 이야기의 무게는 하느님의 뜻에 의해, 여성들은 오직 남성들의 중재를 통해서만 하느님의 언약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에 어머니-여신이 죽고 그녀가 하느님-아버지와가부장제 아래에서 은유적 어머니 (metaphorical Mother)로 대체된 역사적 순간이 있다. - P343

나는 계급사회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와 함께 시작되었으며, 다른 남성들과 모든 여성들에 대한 일부 남성들의 지배로 발달하였다고 주장해 왔다. 따라서 계급형성 과정 자체는 이전부터 존재해 온 여성에 대한 남성지배의 조건을 끌어들였으며, 상징체계들의 형성에서 여성을 주변화시켰다. 그러나 우리가 보았듯이, 더 오래된 종교적 은유적 설명체계들은 수세기 동안 지속되었으며, 그 체계들 속에서 여성들은 그들 몫의 재현과 상징적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상징체계의 창조에서 여성을 배제한 것은 일신사상의 발달과 함께 비로소 완전히 제도화되었다. - P351

우리는 일신사상이 창조되면서 어떻게 생식력(procreativity)과 창조력(creativity)이 분리되었는지 보았다. 여성 자궁이라는 수동적 용기에심어지는 남성의 씨에 대한 하느님의 축복은 가부장제하에서의 성별관계를 상징적으로 정의하였다. 타락 이야기에서 여성,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인간의 유약함의 상징이자 악의 원천이 되었다. - P352

남성적 생식력(male procreativity)에 대한 교의는 아리스토텔레스의저작에서 가장 발달된 표현형식으로 다시 등장한다. 남성적 생식력이 서양의 과학과 철학을 결정하고 형식을 만드는 영향력을 발휘한 곳은 바로 이 표현형식 속에서이다. - P360

남성들이 주요 설명체계 속에 우주와 신에 대한 인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서열화하기 시작했을 때, 여성의 종속은 이미 너무도 완벽하게받아들여지고 있어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자연스럽게‘ 보였다. 이러한역사적 전개의 결과로, 서구문명의 주요 은유들과 상징들 속에 여성의종속(subordination)과 열등성 (inferiority)에 대한 가정들이 통합되었다. 성서의 타락한 이브와 아리스토텔레스의 훼손된(mutilated) 남성으로서의 여성이라는 개념과 함께, 우리는 본질(essence), 기능(function), 그리고 잠재력(potential)에서 차이가 있는 두 종류의 인간 남성과 여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가정하는 두 개의 상징적 구성물(symbolicconstruct)들의 출현을 보게 된다. "열등하며, 채 완결되지 않은 여성"이라는 이 은유적 구성물은 사실성(actuality)의 힘과 생명을 취하는 방식으로 모든 중요한 설명체계 속에 각인되게 되었다. 이 전형(stereotype)이 현실을 재현한다는 검증되지 않는 가정 위에서, 여성들은 평등한 권 - P368

리와 특전에 대한 접근을 제도적으로 거부당했고, 여성의 교육기회 박탈은 정당화되었으며, 천년 동안 주어진 가부장적 지배와 전통의 존엄성은정당하고 자연스럽게 보이게 되었다. 가부장적으로 조직화된 사회에게 있어서, 이 상징적 구성물은 문명의 질서와 구조 속에 있는 하나의 본질적 성분(essential ingredient)을 의미하였다. - P369

우리가 ‘여성교환‘이라는 개념을 빌려온 레비-스트로스는 교환의 결과로 발생한 여성의 사물화(reification)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사물화되고 상품화되는 것은 여성들이 아니라 그렇게 취급받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재생산능력이다. 그 구분은 중요하다. 여성들은 결코 ‘물건‘(things)이 된 적이 없으며, 그렇게 인식되지도 않았다. 아무리 착취당하고 학대당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종종 매우 제한된 범위에서 자기 집단의 남성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선택할 권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성들은 항상,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남성보다도 상대적으로 더 큰 부자유 (un-freedom)의 상태에서 살았다. 그들 몸의 한 측면으로서의 섹슈얼리티가다른 사람들에 의해 통제됨으로써 여성들은 실제로 불이익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매우 특수한 방식으로 제약을 받았다. - P375

역사 속의 어느 시점에서도 각 ‘계급‘은 두 개의 분명히 구분되는 계급-여성과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 P377

가부장제 체계는 여성의 협조가 있어야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여성의 협조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수단에 의해 확보된다. 그 수단들은, 성별교의의 주입 (gender indoctrination), 교육기회의 박탈, 여성의 역사에대해 알지 못하게 하는 것, 여성의 성적 행동에 따라 ‘존중받을 수 있음’(respectability)과 ‘일탈‘ (deviance)을 규정함에 의해, 제재와 노골적강압에 의해, 경제적 자원과 정치적 권력에의 접근 차별에 의해, 그리고동조하는 여성들에게 포상으로 계급적 특전을 줌으로써 여성들을 분리하고 서로 반목하게 하는 것이다. - P380

가부장적 전통 속에서 훈련된 사고인 우리 자신의 사고에 대해 비판적이 되기. 결국, 그것은 지적 용기, 즉 혼자 우뚝 설 수 있는 용기, 우리에게 닿는 것보다 더 멀리 뻗으려는 용기, 실패를 감수하는 용기를 발달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도 사고하는 여성에게 가장 큰 도전은 안전과 승인을 추구하는 욕망으로부터 그 모든 것 중에 가장 ‘여성적인‘ 자질―세계를 다시 질서짓는 권리가 스스로에게 있음을 주장하는 최상의 자기과신인 지적 오만 ㅡ로 옮겨가려는 도전이다. 신을 만드는 자의자기과신, 남성 체계건설자들의 과신으로. - P397

역사적 조건들이 올바르고, 자신들이 가지게 된 새로운 깨달음에 토대를 제공해 주는 사회적 공간과 사회적 경험 둘 다를 여성들이 가지고 있을 때, 페미니스트 의식(feminist consciousness)은 발달한다. 페미니스트 의식의 발달은 역사적으로 뚜렷한 단계를 밟는다. ① 무엇이 잘못었는가에 대한 인식, ② 자매애에 대한 느낌의 발달, ③ 자신들의 조건을변화시키기 위한 목표들과 전략들에 대한 여성들의 자율적인 정의, ④미래에 대한 대안적 전망의 발달. - P418

다른 집단들처럼 여성들이 대안적 미래를 투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오직 그들의 뿌리, 그들의 과거, 그들의 역사에 대한 발견과 인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여성들의 새로운 전망은, 우리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여성들이 사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해 사고하는 작업에서도 중심에포진될 것을 요구한다. 여성들은 남성들이 르네상스 시기 동안 요구했던것처럼 정의할 권리, 결정할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 P419

러너는 이처럼 여성의 종속을 생물학적 필연성에서 분리하려고 애쓰고, 또 책 전반에서 역사 속의 행위자로서 그리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존재로서의 여성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대부분의 예는 역사적 과정에서 여성은 사실상 무력했으며, 여성이 권력을 행사했던 경우조차 자신의 섹슈얼리티 (성적 능력과 재생산능력)를 담보로 한 남성의 대역으로서만 가능했고, 남성과 함께 가부장제의 창조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러너는 "여성들은 항상,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남성보다도 상대적으로 더 큰 부자유의 상태에서 살았다" (11장)고 완곡하게 진술하고 있지만 여성의 종속은 너무나 견고한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캐럴 페이트만은 러너가 여성의 지위를 항상 동일했으며 여성이 스스로 결정하거나 사회적 권력을 행사한 적이 결코 없었다고 인식하였다며, 가부장제에 다양성이 존재함을 받아들여야 한다고강조한다(캐럴 페이트만, 남과 여, 은폐된 성적 계약』, 2001, 53쪽). 그렇다면 러너도 자신이 벗어나려고 했던 ‘가부장제의 보편성‘이라는 함정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P453

러너에 따르면 역사는 인간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개인의 삶을 후대로 계속되는 집단적 기억이라는 불멸성에 연결시키는 것 외에도, 과거를 현재에 비추어 해석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능력과 가능성의 한계를 탐색하게 한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이무슨 일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에 대해서 알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실패하고 오류를 범했는지도 배울수 있다(11장). 그러므로 가부장제는 역사적 산물이며, 그러므로 역사를 통해 종식될 수 있다는 러너의 기본전제를 받아들인다면,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성서시대를 통해 형성되고 공고화된 가부장제의 역사이자 여성과 남성의 역사에 대한 면밀한 탐구와 이해는 그것이 어느 장소와 어느 문화에서 일어난 사실에 대한 것이든 우리의 현재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 준다. - P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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