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맹미선(편집자)

1. 난다, 학력무관의 세계를 향하여

2. 김종은, 익명을 설득하는 학생 자치

방송과 유튜브, 해외 사이트에서 수많은 지식 콘텐츠를 골라접할 수 있는 지금에 와서는 지식과 진리를 생산한다는 대학의위용도 예전 같지 않다. 신자유주의 체제의 문제를 안은 채로 혹은 일부 문제를 개선하며 대학의 기능은 분명 다양해졌다. 어떤이는 커리어 전환을 위해 수능을 다시 치거나 파트타임 대학원에들어가고, 누군가는 오로지 배움을 위해 원격 대학에 들어간다. 입시 결과에 떠밀려서가 아니라 나의 필요로 가는 대학은 학습콘텐츠를 통한 배움과 무엇이 같고 다를까? 사회 속 실전 경험이나의 욕구를 채우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어떻게 좋은 대학을 판별하고 나에게 필요한 배움을 구할 수 있을까?
《한편》이 제안하는 관점은 대학을 생애 주기 속 경험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 맹미선(편집자) - P9

학력 말고 진짜 능력을 보자는 말과 공부 못하면목소리 내지 말라는 말. 이 둘에 담긴 사고방식은 사실비슷하다. 한쪽에서는 시험 성적으로 노력과 능력을 증명하고 나서야 현실을 비판할 자격을 인정해 주겠다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성적 말고 다른 능력, 창의성이나재능을 인정해 달라는 요구로 우리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능력 있는 사람들만이 인정받고 성공할 수있다는 생각은 양쪽 모두에 당연하게 깔려 있었다. - P25

한국 사회에서 능력주의와 학력 차별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은 학력 차별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일자곧장 드러났다. 정부가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려 하자 ‘시험 성적이야말로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능력을 보는 것‘이며, ‘열심히 공부한 결과로 대학에 진학했는데 학력을 안 보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반대 여론이 일어났다. 2021년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안이논의될 때 교육부는 학력이 개인의 선택과 노력에 따라 달라지고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라며 학력을차별금지 사유에서 제외하자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므로 능력주의 자체를 극복하지 않고서는학력 차별도 해결될 수 없다. - P27

대학을 거부한다는 선언도, 능력주의를 비판하는 주장도 많은 이들에게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어쨌든 모두가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일 아닌가 하는 의아함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능력주의는 단순히 뛰어난 것이 좋다거나 개개인이 역량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믿음과는 다르다. 능력주의는 능력을 측정해 사람을 서열화하며 차별하는 사회적ㅍ제도이자 이를 공정하다고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다.
다양한 능력의 차이를 두고 협력하고 공존해야할 이 - P28

유가 아니라 차별의 이유로 만들기 때문에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대학을 거부하고 능력주의에 반대하는나는 교육과 배움을 거부하거나 무능을 지향하지 않는다. 나는 경쟁과 차별에서 해방된 교육을 요구하고대학 등 학교에만 갇히지 않는 배움을 추구한다. 다양한 능력이 평등하게 존중받으며 발휘되고, 특정한 능력의 부족이나 약함이 차별의 이유가 되지 않는 사회를 꿈꾼다.

- 난다, 학력무관의 세계를 향하여 - P29

오늘날 대학 사회에서 페미니즘이란 주홍 글씨다.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조롱처럼 사용하기도 하고, 여성에 대한 차별을 말하기에 앞서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으로 운을 띄워야만 할 때도 있다. - P44

누군가는 나에게 그렇게 열심히 해서 무엇인가 변했는지 묻는다. 당연히 많은 것이 변했다. 행동은 어떤 형태로든 결과가 되어 돌아왔다. 얼렁뚱땅 넘어갈 수있는 일이라도 절차를 거쳐 수행하고, 작은 것이라도허투루 넘기지 않고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 이후의 나를 정의하는 토대가 되었다. 끔찍하게 바빠서, 혹은 무서워서 그만두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 자부심이자 자신감으로 남았다.

- 김종은, 익명을 설득하는 학생 자치 - P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