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특성이론

리틀 교수처럼 철저하게 내향적인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대중 앞에서 효과적으로 연설할 수 있는지 궁금할지도 모르겠다. 그가 들려주는답은 간단한데, 그것은 그가 거의 혼자 힘으로 만들어낸 ‘자유특성이론 Free Traits Theory‘이라는 새로운 심리학 분야와 연관된다. 자유특성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특정한 성격 특성(이를테면 내향성)을 타고나거나문화적으로 함양되지만, "개인에게 핵심이 되는 프로젝트"를 위해 거기에서 벗어난 행동을 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내향적인 사람들도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자기가 아끼는 사람, 혹은 다른 귀중한 것을 위해 외향적인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다. 자유특성이론은 어째서 내향적인 남편이 외향적인 아내를 위해 깜짝 파티를 준비하거나 딸의 학교에서 열리는 학부모회에참여할 수도 있는지 설명해준다. 또 어떻게 외향적인 과학자가 실험실에서는 삼가는 태도로 일할 수 있는지, 어떻게 상냥한 사람이 사업 협상에서 비정하게 행동할 수 있는지, 어떻게 심술쟁이 삼촌이 조카에게아이스크림을 사주면서 조카를 부드럽게 대할 수 있는지 설명해준다. 이런 사례들에서 드러나듯, 자유특성이론은 여러 가지 다른 맥락에 적용되지만, 특히 외향성 이상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내향적인 사람들과 연관된다. - P319

회복 환경을 찾기가 늘 쉽지만은 않다. 여러분은 토요일 저녁이면 난롯가에 앉아 책을 읽고 싶을지 모르지만, 배우자는 그때 자기 친구들이 잔뜩 모이는 자리에 여러분이 함께 가주기를 바란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또는 여러분은 판매 전화를 돌리는 중간 중간 개인사무실로 돌아가 쉬고 싶지만, 회사가 정책을 바꾸어 개방된 사무공간으로 만들어버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자유특성을 활용하려면 친구들과 가족들과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런 이유로 리틀 교수는 우리가 자유특성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힘주어 이야기한다.
이것은 ‘자유특성이론‘의 마지막 조각이다. 자유특성계약이란 우리가 일정 시간은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기로 하되, 나머지행동이 오래 살시간에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지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아내는 토요일 밤마다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고 남편은 난롯가에서 쉬고 싶어한다고 할 때 "반은 나가고 반은 집에 있는다"는 답을 찾아낸다면, 이것이 ‘자유특성계약‘이다. 가장 절친한 외향적인 친구가 결혼하는데, 결혼선물 받는 날이나 약혼 축하잔치나 처녀 파티에는 참석하겠지만, 결혼 - P337

식 전에 사흘간 그룹 활동을 하는 것은 건너뛰어도 친구가 이해해준다면, 그것도 자유특성계약이다. - P338

실리아의 문제는 감정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다. 자제력을 잃지 않고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과제였다. 실리아는 화장지에 손을 뻗으면서 빠르게 자신을 추스르더니 차갑고 냉정한 변호사 목소리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녀는 두 가지 기어에는 언제든지 접속할 수 있었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 아니면 초연한 듯한 냉정함. - P352

성격과 갈등해결 방식이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 익숙하다면, 이런 양상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남성과 여성이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이 다르듯이,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들도 그러하다. 연구들을 보면, 내향적인 사람들은 갈등을 피하려고 하는 반면 외향적인 사람들은 ‘정면으로 부딪히려고’ 하며 솔직하고 심지어 따지기 좋아하는 방식으로 다툼을 벌이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 P353

『분노: 잘못 알려진 감정 Anger The Misunderstood Emotion』에서 캐럴 태브리스Carol Tavris는 지나가는 마을 주민들을 곧잘 물 - P356

던 한 벵골 코브라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루는 한 스와미(득도한 사람)가 뱀에게, 무는 짓이 나쁘다고 설득한다. 코브라는 즉각 중단하겠다고다짐하고, 실제로 그렇게 한다. 얼마 가지 않아 마을 소년들은 코브라를 무서워하지 않게 되더니 이제 거꾸로 코브라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유혈이 낭자하도록 얻어맞고서, 코브라는 스와미에게 이것이 약속을지킨 대가냐고 따진다.
"난 너에게 물지 말라고 했지 쉭쉭 소리도 내지 말라고는 하지 않았느니라."
태브리스는 이렇게 썼다. "수많은 사람들이, 스와미의 코브라처럼 쉭쉭대는 것과 실제로 무는 것을 혼동한다." - P357

하지만 이런 연구들은 내향적인 사람들이 사회적 역학을 얼마나 잘
‘관찰하는지‘를 평가한 것이지 얼마나 잘 참여하는지를 평가한 것이 아니다. 참여는 관찰과는 매우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일종의멀티태스킹이 필요한 정신 작업이다. 수많은 단기 정보를 처리하면서동시에 산만해지거나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 이것은바로 외향적인 사람들의 두뇌에 잘 맞아떨어지는 일이다. 다시 말하면, 외향적인 사람들이 사교적인 것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서로 다른 자극(저녁 파티에서 대화를 나눌 때처럼)을 다루는 데 능숙한 뇌가 있기 때문이다. 그와 대조적으로 내향적인 사람들은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주의를 집중해야 하는 사교 행사에 반감을 느낀다. - P363

상대의 말을 해석해야 하고, 보디랭귀지와 얼굴 표정을 읽어야 하고, 부드럽게 차례를 바꿔가면서 말하고 들어야하고, 상대의 말에 반응을 보여야 하고, 상대가 자신을 이해하고 있는지 평가해야 하고, 자신이 상대에게 잘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판단하고잘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하면 상황을 개선할지, 아니면그 상황에서 빠져나올지 알아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동시에 처리하려면 어떻게 되겠는가! 게다가 이것은 고작 일대일 대화에 불과하다. 이제 저녁 파티와 같은 단체 무대가 되면 어느 정도의 멀티태스킹이 필요할지 상상해보라.
그러니 내향적인 사람들이 소설을 쓸 때나 입자물리학의 통일장 이론을 완성할 때나 그것도 아니면 저녁 타피에서 말이 없어질 때처럼 관찰자 역할을 맡는다면, 그것은 에너지가 부족하다거나 의지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그들은 그저 기질적으로 자기에게 맞는 행동을 하고있을 뿐이다. - P364

이것은 유용한 정보다.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은 서로서로 짜증이 난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지만, 손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이 두 유형이 서로서로 줄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들이 피상적인 것을 경멸하는 듯 보일 때가 많지만, 오히려 좀 더 가벼운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것을 무척 기뻐한다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내향적인 사람들은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신의 성향 때문에 자기 얘기가 지겨워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상대방이 편안한 마음으로 진지해지는 데 자기가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 P367

이것을 루앤 존슨 LouAnne Johnson보다 잘 아는 사람도 없다. 말씨가 거친 전직 해병인 그녀는 캘리포니아 공교육 체제에서 가장 문제 있는십대 아이들을 가르친 것으로 유명해진 교사이기도 하다. 영화 <위험한 아이들>에서 미셸 파이퍼가 연기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나는 뉴멕시코 주의 트루스 오어 칸시퀀시스Truth or Consequences라는 곳에 있는 집으로 존슨을 만나러 갔다. 온갖 유형의 아이들을 가르쳐본 경험에 관해 듣기 위해서였다. - P390

거운 주제를 아이들에게 토론하게 하라고 조언한다. 평생 대중 강연공포증을 겪으면서도 대중 강연을 자주 하기에, 존슨은 이것이 얼마나잘 통하는지 경험으로 알고 있다. "난 수줍음을 극복하지 못했어요. 수줍음은 저 구석에 앉아서 날 부르죠. 하지만 난 학교를 바꾸는 일에 열정을 느끼기 때문에, 일단 말을 시작하면 열정이 수줍음을 제압해버려요. 열정을 불러일으키거나 도전해볼 만한 일을 발견한다면, 잠시 자신을 잊어버리게 돼요. 감정의 휴가라고 할까요."
하지만 잘될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확신할 정도로 아이에게 적절한 도구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라면 무리해서 아이에게 연설을 시킬 필요는 없다. 먼저 한 명의 파트너나 소규모의 그룹과 연습하게 하고 여전히 공포를 느낀다면 강요하지 마라. 전문가들은 어릴 때 대중 강연에서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되면 평생 연단을 두려워하게 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 P391

사랑하는 사람들이 누군가와 어울리고 싶어한다면 그것을 존중하되, 홀로 있고 싶어하는 자신의 필요도 존중하라(외향적이라면 반대로).
자유 시간에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대로하라. 12월 31일 저녁에도 혼자 있는 것이 좋다면 그렇게 하자. 위원회회의는 빼먹어라. 길 가다가 우연히 지인을 만나 무의미한 잡담에 얽히고 싶지 않다면 방향을 바꾸어라. 읽고, 요리하고, 달리자, 이야기를 쓰자. 일정 횟수만큼 사교 모임에 나가는 대신 모임을 거절할 때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로 자신과 거래를 하라. - P406

이렇듯 정의하기가 복잡하기에, 나는 원래 이러한 특성들에 내 나름의 용어를 만들 계획이었다. 마음을 바꿔먹게 된 것 역시 문화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이라는 말은 익히 알려져 있고 사람들에게 쉽게 논쟁을 유발한다는 장점이 있다. 내가 저녁 파티에 가서 혹은 비행기 옆 좌석에 앉은 사람에게 이 단어들을 말할 때마다, 사람들은 고백과 회상을 쏟아놓았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나는 ‘외향적인 사람‘을 뜻하는 단어의 철자를 연구 문헌에 자주 등장하는 ‘extravert‘ 대신 일반적으로 쓰는 ‘extrovert‘ 로 선택했다. - P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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