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6
이문구 지음 / 민음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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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한국농촌사회에 대한 한 편의 민족지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의 소설이다. 근대화, 도시화로 인해 급격히 해체되어가던 농촌사회의 모습을 이토록 예리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낸 시도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에서도 이 작품은 기록사적 가치가 있다.. 과연 한국농촌사회는 지금 어디로 가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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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메시스와 타자성 - 감각의 독특한 역사
마이클 타우시크 지음, 신은실 외 옮김 / 길(도서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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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인류학의 중요한 저자인 타우직의 책이 처음으로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번역자의 노고에 감사. 커다란 무리 없이 읽힌다. 벤야민의 성찰에 대한 인류학적 주석으로서 <포스트식민주의 시대의 미메시스의 과잉>이라는 문제의식은 엘리아스의 문명화과정에 대한 식민주의적 개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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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 육군 - 제2차 세계대전을 주도한 일본 제국주의의 몸통
호사카 마사야스 지음, 정선태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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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일본을 들여다보다가, 문득 본격적으로 '제국 일본'이 치러냈던 전쟁의 실체-전쟁의 구조, 그리고 실제 전쟁을 치러냈던 사람들의 경험-를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에 썼던 것처럼..

메이지 이래 일본이라는 국가는 매 10년마다 전쟁을 치르면서, 사회체제를 바꿔갔다는 점에서..

근대 일본의 정수를 이해하는 중요한 하나의 틀이 '전쟁국가'라는 점은 분명하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그런 틀을 만들어내는데 중요한 참고도서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런 책들이 계속해서 발간되고, 문고판까지 만들어지는 것이야말로..

일본적 교양주의가 아직 살아 있다는 뜻일텐데..

실제로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장르의 책인 것은 분명하다..

 

전문 역사가의 학문적 저작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국사회에 유행하는 일련의 참을 수 없이 가벼운 '교양' 시리즈와는 격 자체가 다른..

굉장히 치밀하고 깊이 있는 논픽션, 르포 장르라고 해야 할 듯한데..

 

사실, 이런 장르의 책이 나오기 위해서는..

이런 책을 읽어낼 수 있는 일정 수의 독서대중..

그리고 이런 책을 기획하고 출판할 수 있는 견실한 출판자본이 존재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는 어느 것 하나 존재하지 않으니, 이런 책이 나오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 같다..

하긴 일본 사회 역시 신간에서 이런 책들을 발견하는 건 점점 힘들어지고 있으니..

교양주의의 몰락은 공통적인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 책의 장점은..

쇼와 욱군이라는 15년전쟁 혹은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주도했던 한 집단의 내부를 최고 지휘층(작전참모를 포함하여)부터 일반 병사에 이르기까지 여러 인물들과 사건들을 통해 생생하게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 있다..

특히 위로부터의 시점이 아닌, 실제 전장을 경험했던 일반 병사들의 시점에서,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왜 일본 사회가 그러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는가를 여러 사례들을 검토하면서 집요하게 되묻는 그의 자세에는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물론 아주 깊이 있는 이론적 분석이 제시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것은 이 책의 성격에도 맞지 않고, 또 저자의 의도도 아니었을 것이다..마루야마 마사오가 무책임의 구조라고 한 큐에 정리해버릴 이야기를 저자는 계속해서 자신이 발굴해낸 여러 텍스트들, 그리고 여러 증언자들을 통해 검증해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마루야마와 같은 엘리트는 지나쳐버리는 당대 일본 사회의 많은 결들이 세세하게 복원된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

 

이 시대에 정통한 독자라면, 굳이 처음부터 읽을 필요 없이, 관심이 가는 사건이나 인물부터 골라 읽어도 무방할 듯.. 모든 장이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몇몇 장들은 논픽션의 정수를 보여줄 정도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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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 분단 - 아시아를 방법으로 박현채를 다시 읽다
연광석 지음 / 나름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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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80년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회고적으로 재현되는 신화적 시공간과, 바로 그 때의 주역들이 장악하고 있는 이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풍경 사이의 기묘한 대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 차이를 이야기할 수 있는 언어가 부재하다는 것이야말로, 실로 반지성주의의 극치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사상사적 전통이라는 것이 부재한, 그리고 우리 사회의 다른 어떤 공간보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철저히 유린당한 대학, 혹은 아카데미라는 공간에서 이러한 물음들이 나오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된 전향성명서 하나 없이 이루어진 '집단 전향'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에서는 터부시되어 온 것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90년대 세대인 이 저자가 박현채라는 유령을 소환하여 던지는 물음은 꽤 묵직한 것이다..

 

물론 논의를 전개함에 있어 많은 무리수가 있고, 또 비약들도 많이 발견되지만..

또 결론부는 역시 많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저 80년대를 신화로 남기고 싶어하는 우리 사회의 풍토 속에서..

당신들이 뜨거웠다고 이야기하는 그 언어는 무엇이었고..

그 언어는 과연 그 시대를 이해하는 유의미한 언어였는지..

그리고 그 언어는 이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되었는지..

 

끝까지 주시해야 한다는 저자의 문제제기는 투박하지만, 진정한 울림이 있다..

지지와 격려의 납함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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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효공원 대산세계문학총서 104
천잉전 지음, 주재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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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타이완을 우리는 자유중국이라고 불렀다. 부루마불의 기억. 냉전 치하의 형제국가. 그리고 독재와 계엄령, 민주화라는 비슷한 현대사 경험. 하지만 정작 타이완 현대사를 다룬 책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훌륭한 소설이다. 전작인 <백색테러 시리즈>, <워싱턴빌딩 시리즈>도 빨리 번역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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