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 분단 - 아시아를 방법으로 박현채를 다시 읽다
연광석 지음 / 나름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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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80년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회고적으로 재현되는 신화적 시공간과, 바로 그 때의 주역들이 장악하고 있는 이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풍경 사이의 기묘한 대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그 차이를 이야기할 수 있는 언어가 부재하다는 것이야말로, 실로 반지성주의의 극치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사상사적 전통이라는 것이 부재한, 그리고 우리 사회의 다른 어떤 공간보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철저히 유린당한 대학, 혹은 아카데미라는 공간에서 이러한 물음들이 나오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된 전향성명서 하나 없이 이루어진 '집단 전향'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에서는 터부시되어 온 것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90년대 세대인 이 저자가 박현채라는 유령을 소환하여 던지는 물음은 꽤 묵직한 것이다..

 

물론 논의를 전개함에 있어 많은 무리수가 있고, 또 비약들도 많이 발견되지만..

또 결론부는 역시 많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저 80년대를 신화로 남기고 싶어하는 우리 사회의 풍토 속에서..

당신들이 뜨거웠다고 이야기하는 그 언어는 무엇이었고..

그 언어는 과연 그 시대를 이해하는 유의미한 언어였는지..

그리고 그 언어는 이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되었는지..

 

끝까지 주시해야 한다는 저자의 문제제기는 투박하지만, 진정한 울림이 있다..

지지와 격려의 납함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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