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생리학 인간 생리학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류재화 옮김 / 페이퍼로드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대선 때, 추운 날씨에 투표소 앞에서 벌벌 떨면서 기다린 교훈으로 이번에는 가뿐한 마음으로 사전투표를 했다. 항상 사전투표를 해왔는데 말이지. 오늘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관심은 없겠지만 오늘 점심은 간짜장을 먹었다)에 선거운동을 하던 시의원 후보의 명함을 받았는데 상머슴이라고 적혀 있어서 좀 놀랐다. 더 놀란 건, 진짜 지게까지 진 상머슴 복장이었기 때문이다. 손에는 당선지팡이를 쥐고 계셨다. 속으로는 쓴웃음을 지었는데 그네들이 상머슴 행세를 하는 건 이렇게 선거 전날 며칠 뿐이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가 그렇게 끝나고 나면 그들의 모습은 전혀 볼 수가 없다. 무얼 하는 지도 잘 모르겠고.

 

근 한 달을 끌던 소설기계 오노레 드 발자크 선생의 <공무원 생리학>을 완독하는데 드디어 성공했다. 월초에 갔던 속초여행에도 데려가서 읽던 책이었는데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는지 모르겠다. 발자크 선생이 활약하던 시절에도 공무원 그러니까 좀 더 고상하게 표현하면 관료들의 모습은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보니 프랑스에 국왕이 있던 시절, 국왕도 급여를 받는 공무원이라고 했던가. 중앙집권국가에서 공무원과 관료제는 반드시 필요한 그런 인원과 시스템이다. 동아시아에서는 과거제로 관료들을 천년 이상 그렇게 선발했다. 요즘으로 치면 고시에 해당하는 과거를 패스하면 그야말로 성공길이 보장되었다. 물질과 명예가 둘 다 따라온다고나 할까.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공무원들을 어떻게 선발했더라. 서두를 읽은 지가 오래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팔색조 같은 모습을 보여준 우리의 팔색조 같은 발자크 선생은 그야말로 요즘으로 치면 모두까기의 달인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보니 또 누가 생각이 나는구나. 정치적 변신은 자유라지만, 공화정 지지자에서부터 제정과 입헌군주제까지 두루두루 변신한 발자크 선생을 어느 카테고리에 가둬 두기란 참 난망하지 싶다.

 

그렇다고 해서 발자크 선생의 신랄한 공무원 비판이 색을 잃는 건 절대 아니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예나 지금이나 공무원들의 보신주의는 대단하다. 그러니까 무사히 자신들의 임기를 마치고 퇴직해서 연금을 받으면서 사는 게 그들의 작은 소망이라고나 할까. 또 한 가지 놀라운 점 중의 하나는 공무원 중에는 글을 쓰는 작가도 있더라는 것이었다. 글 쓰는 공무원이라, 그것 참 신박하지 않은가. 그런데 동방의 어느 나라처럼 블랙리스트가 횡행하는 나라에서 글 쓰는 공무원이 있다면 자연스레 어용으로 흐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공무원에도 레벨이 있기 마련이다. 루이 14세 시절부터 있다는 장관의 유구한 역사를 미처 몰라봐서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재정을 다루는 재무부가 역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지 않았나 싶다.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재정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회사에서도 돈을 다루는 재정팀이 막강하듯이 여러 국가 부처 중에서도 재무부가 필연적으로 힘이 셀 수밖에 없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아마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겠지만, 발자크 선생은 국장, 실장 그리고 맨 밑의 공무원 계급으로 사환을 들고 있다.

 

그 시절에도 공무원 급여는 박봉이었던 모양이다. 동방의 어느 나라에서도 한 동안, 연금과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공무원 시험에 수많은 천하의 인재들이 몰려 고시에 육박하는 그런 열과 성을 다했지만 이제 그런 시절도 다 지나간 모양이다. 나는 그동안 공무원들에게는 퇴직금이 없다는 사실도 몰랐다. 최근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뉴스를 듣고는 좀 놀랐다. 한편, 발자크 선생도 보통 기업의 직원들이 그 능력 면에서는 프랑스 국가의 수많은 공무원들이 하는 일을 능가한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아니 이러다 작은 정부와 민영화 좋아하는 이들이 공무원들마저 외주해서 민영화한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도 해괴한 일들이 일상처럼 벌어지다 보니, 예전에는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들도 먼 훗날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후기를 보니 발자크 선생이 생리학 시리즈에 관심을 가지던 시절은 18307월 혁명부터 18482월 혁명까지의 시간들이라고 한다. 왕정, 공화정, 제정 그리고 입헌군주정으로 격변하는 시기의 모습들을 발자크 선생은 예리하게 짚어냈다. 이 소설기계 양반은 이미 프랑스혁명 이전부터 프랑스 사회에 자리 잡은 공무원들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들의 본질을 파악했다면,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할 거라는 유추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발자크 선생은 오늘날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양태와 궤적을 보이는 그네들의 모습을 짚어내는데 성공했다. 아울러 사진 대신 <공무원 생리학>에 삽입된 다채로운 삽화들은 발자크 선생의 놀라운 성찰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거가 내일이다. 시민의 상머슴을 자처하는 이들이 모쪼록 당선되어, 우리에게 한 약속들을 이행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공약은 공약일 뿐, 지키지 않는다면 또 할 수 없는 노릇이고. 다만 스스로의 양심에 어긋나는 상머슴이 되지 않았으면 싶다. 손에 쥔 당선지팡이가 부끄럽지 않게 말이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05-31 16: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선거용 보여주기식 행위가 너무 눈에 보입니다. 신문을 보니 선심성 공약이 도가 지나쳐 말도 안되는 발언들을 내뱉고 있더군요. 무얼 주장하든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태도는 바뀌어지 않아야 할텐데 늘 그렇듯 회의적이지요. 내일이 선거네요! 모쪼록 그 와중에 더 나은 인물들이 뽑히길 바라봅니다.

레삭매냐 2022-05-31 17:21   좋아요 3 | URL
이상한 후보들이 하도 많아서
발라내기가 쉽지 않아 보이네요.

선거 전과 후가 너무 다르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바람돌이 2022-05-31 16: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발자크 시절의 공무원, 완전 격변의 혁명기네요. 그걸 오늘날의 공무원과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겠어요. ㅎㅎ 저기 저 무사히 퇴직해서 연금받고 사는게 꿈이라는 구절에서는 흠칫했어요. 앗 내 얘긴데... 이러면서요. ㅠ.ㅠ
아 진짜 내일은 선거하러 가기 엄청 싫은데 그래도 가야죠.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뽑는게 선거다라는 말을 또 되풀이하면서 말이죠. ㅠ.ㅠ

레삭매냐 2022-05-31 17:25   좋아요 2 | URL
200년 전의 공무원들이나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달라 보이
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소설기계 선생의
성찰에 경의를 !

그러니까요. 도긴개긴이다 보
니 후보들 간의 변별성이 거
의 없어 보입니다. 씁쓸하네요.

mini74 2022-05-31 17: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첫직장이 공무원. 월급이 삼십만원이 안됐나 ㅎㅎ조카가 8명인데 첫월급타면 용돈준다고 큰소리는 쳤고 ㅎㅎ결국 엄마한테 가불받은 기억이 납니다ㅠㅠ상머슴이 동네양아치로 변신만 좀 안하면 좋겠다는 맘입니다 ㅎㅎ 매냐님 마지막 문단 넘 멋집니다 !!!

레삭매냐 2022-05-31 17:28   좋아요 3 | URL
조카분들이 오매불망 기다린
용돈 생각을 하면 절로 웃음
이 나오네요.

그래도 가불까지 하셔서 약속
을 지키셨다니 짱이십니다 정녕.

그런데 전 왜 자꾸만 상머슴이
아닌 동네O야치로의 변신이 연상
될까요. 감사합니닷 !

새파랑 2022-05-31 17: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공무원의 생리는 진리군요 ^^ 전 발자크는 <미지의 걸작> 만 읽어봤는데 아주 좋았거든요. 근데 다른 발자크 책들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 책 읽는데 한달이 걸리셨군요 😅

레삭매냐 2022-05-31 17:52   좋아요 3 | URL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이책저책 찝적거리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발자크 샘의 책들 읽어야
하는데 도통 연이 닿질 않
았네요. 자매작인 <기자
생리학>도 만나 보고 싶
습니다.

coolcat329 2022-05-31 18: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기 어렵진 않나요?😅
제목이 좀 난위도가 높아보여서요.ㅋ

레삭매냐 2022-05-31 18:54   좋아요 3 | URL
소설기계 양반이 워낙 유머가
넘치시는 분이라, 당대 공무원
들의 삶을 적절하게 풀어주셔
서 어렵지 않게 만났답니다.

왕정-공화정-제정-입헌군주정
등의 격별하던 시기에까지 들
어가게 된다면 좀 더 연구해
볼만하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페넬로페 2022-06-01 0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발자크의 기자 생리학을 읽었는데 공무원 생리학도 있군요. 예나 지금이나 그들의 생리가 비슷해 쓴웃음이 나네요.
어찌 벌써부터 선거의 패배가 예상되어 힘이 빠지지만 그래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겠지요^^

레삭매냐 2022-06-01 09:35   좋아요 2 | URL
넵, 저도 <기자 생리학> 도전
해볼 생각입니다.

선거는 참... 그렇네요.
선거 소음이 싹 사라진 평화
로운 아침 시간입니다.
 
사하라 이야기 1 - 사막의 낭만과 모험 사하라 이야기 1
싼마오 지음, 조은 옮김 / 지나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려서 헤딘의 전기를 읽고는 사막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그런 사막 말이다. 그리고 대학 시절, 호주로 첫 배낭여행을 가게 되었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사막을 볼 거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그런데 호주의 사막은 모래사막이 아닌 붉은 흙사막이었다. 난 아직도 어려서 꿈꾸던 그런 모래사막을 보지 못하고 있다. 살아 생전에 볼 수 있을지 살짝 궁금해졌다.

 

나에게 싼마오는 처음에 에코 첸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왔었다. 그리고 다시 오랜 시간이 흘러 막내집게 출판사에서 나온 싼마오 작가의 사하라 이야기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또 다시 시간이 흘렀다. 이번에는 지나북스라는 곳에서 싼마오의 전집을 낼 모양인가 보다. 우리 북플러 문나이트님이 최근에 이 책을 읽었다는 소식을 듣고 어제 도서관에 들렀다가 바로 빌려서 다 읽어 버렸다. 언제 두어번 읽었다는 기시감과 함께 술술 읽히는 재미가 무엇보다 싼마오 작가가 펼쳐내는 사막판 아라비안나이트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나는 당연히 싼마오의 신랑 호세 마리아 쿠에보 아저씨가 연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싼마오가 호세보다 8살 나이가 많았다. 궁금한 마음에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1943년 중국 충칭에서 태어나 1948년 타이완으로 건너간 싼마오의 삶은 그야말로 글로벌한 그런 세계인이었다. 그것도 지금과 분위기가 전혀 다른 반세기 전 정도의 이야기라면 또 다르지 않을까 싶다.

 

스페인 유학 시절은 그렇다 치고, 독일에 가서 6개월 동안 잠을 안자며 언어 공부에 매진해서 독일어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증을 이수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일단 이렇게 세계인이 되고자 하면, 이 정도 언어에 대한 능력은 기본인가 싶기도 하고. 24살 정도에 결혼하기로 했던 독일 선생님이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싼마오는 24살 때 처음으로 16세 호세를 만났다고 하는데, 이 어린애가 나중에 자신의 신랑이 되리라고 그녀는 과연 알았을까.

 

이런 새로운 사실을 바탕으로 해서 다시 한 번 타이완 출신 새색시의 사하란 나이트에 뛰어 들어본다. 사막이 로맨틱한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절대 오산이었다. 일단 물가부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쌌고, 싼마오와 호세는 결핍과 단절 그리고 먹고사니즘의 고단함과 싸워야 했다. 사막 생활 초기, 외로움과 비통함에 시달리던 싼마오의 심정이 예전과 달리 왜 이렇게 절절하게 와 닿는지 모르겠다. 타지 생활은 모름지기 고달프기 마련이지만, 모든게 풍족하지 않은 사막에서는 더더욱 그랬으리라.

 

사람 좋고, 어쩔 수 없는 오지라퍼인 싼마오는 사하라위 사람들의 생활에도 깊숙하게 개입한다. 3~4년에 한 번씩 목욕을 한다는 현지 여성들과의 목욕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마 서구인들의 위생관념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시스템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수년마다 한 번씩 하는 목욕이니 엄청난 때가 나오는 건 불문가지의 일일 것이다. 사하라위 여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위생 관념에 역겨워하는 장면에는 공감하면서도 동시에 서구의 시선으로 나와는 다른 이들을 판단하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싼마오는 확실히 사막의 여걸이었다. 남편 호세가 늪에 빠져 죽음의 위기에 빠졌을 때도 침착하게 대응해서 결국 그를 살려내는데 성공하지 않았던가. 신앙인답게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엉터리 레시피를 동원해서 상사의 식욕을 충족시켜 주기도 하고, 자신이 적지라고 간주한 호세의 홈그라운드 마드리드의 시집에 가서도 36명이나 되는 소대 병력을 위한 중국식 크리스마스 이브 만찬도 척척해내는 모습에 반하지 않을 독자가 있을까 싶다. 1970년대 서양에도 시월드는 존재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싼마오는 결국 시엄마마저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버리는데 성공한다.

 


싼마오와 호세가 빚어내는 사하라 사막 이야기들은 끝이 없다. 정성과 시간을 들여 보잘 것 없는 사막의 거처를 모든 이들이 감탄하게 만드는 그들만의 궁전으로 꾸미는 것을 보라. 물론 초반에는 옥상에 올라간 염소가 중앙의 뻥 뚫린 공간으로 떨어지는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한 시절 주말어부로 불릴 정도로 낚시를 좋아해서인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풋내기 어부 에피소드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시배스와 도미를 잡아먹기도 했지만, 싼마오 부부처럼 물고기를 잡아 돈벌이할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물가가 비싼 사막에서 돈을 좀 아껴 보겠다고 물고기 잡이에 나선 부부의 어부 생활은 퍼주기 좋아하는 사람들답게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만다. 자신들이 헐값에 넘긴 물고기 재료들이 요리로 변신해서 레스토랑 식탁에 오르고, 결국 자신들이 번 돈보다 더 쓰게 되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다. , 나도 물고기 잡고 싶다!

 

흥겨운 이야기를 읽으면서 타이완 처자 싼마오는 왜 남들이 가고 싶어하지 않는 사막에 가고 싶었던 걸까라는 점이 궁금해졌다. 그곳에서 싼마오는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던 문명의 이기들을 하나도 사용하지 못하면서 비통해 하기도 하고, 외로움에 지치기도 하지 않았던가. 동시에 사하라위 사람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통해 나와는 다른 이들과 함께 하며 삶의 의미를 찾는 용감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삶의 다양성들을 포착하기 위해 싼마오는 사막 생활을 마다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요즘에는 삼라만상을 커버하는 너튜브 콘텐츠들이 현실의 고단함을 잊게 해준다면, 오래 전에는 이런 방식의 이야기들이 그 역할을 했었다. , 문득 넷플릭스에서 싼마오와 호세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어 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싼마오와 호세의 사하라 이야기가 해피엔딩이 되지 않았지만, 그들이 함께 하는 동안 이 이질적인 부부의 사랑과 전쟁이야기는 매력적이었다. 수십 년이 지나도 구수한 누룽지 같은 맛 같은 이야기는 여전했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22-05-30 22: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전자책으로도 있네요.
내용도 독특할 것 같고,
구수하게 글을 써주셔서 읽어봐야겠어요.
아직은 달라가,,, 땡투 들어오면
달라가 올랐나 보다 생각하셔도 될 듯요.^^;;;

레삭매냐 2022-05-31 10:13   좋아요 3 | URL
아~ Dollar 돌라 !!!
역시나 재밌으신 라로님 ~

2권도 빌릴 걸 그랬나 봐요.
<포근한 밤>은 희망도서로
신청했는데 선정되서 다음달
에는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싼마오와 호세의 엔딩이 그래
서 그렇지, 책은 참 재밌습니다.

moonnight 2022-05-31 11: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역시 레삭매냐님 리뷰를 읽으니 뭔가 완성감이 느껴져요. 책을 읽었으나 아직 덜 읽었었군요. 저는ㅎㅎ^^;;;;
덕분에 싼마오와 레오에 대해 더 알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멋진 리뷰 잘 읽었습니다. ^^

레삭매냐 2022-05-31 13:07   좋아요 1 | URL
싼마오 씨는 아무래도 시대
를 앞서간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문나이트님의 글을 보고 나
서 삼독에 들어갔답니다 :>
감사합니다.

mini74 2022-05-31 12: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 저 이 책 좋아해요. 한권짜린데 그리고 루소그림이 표지죠 ㅎㅎ 유쾌하게 읽었던 책이에요. ㅎㅎㅎ

레삭매냐 2022-05-31 13:08   좋아요 2 | URL
예전에 읽으면서 속으로
킬킬댄 기억이 솔솔 납니다.

아주 유쾌한 책이라는 지적
에 격렬하게 동의하는 바입
니다.

엔딩이 참 비극이라 그렇지
요 아무래도.

mini74 2022-06-10 0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가웠던 책이네요. 매냐님 축하드려요 *^^*

그레이스 2022-06-10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싼마오 였군요!
축하드려요 ~~♡

새파랑 2022-06-10 1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6월우 압둘라로~!!

서니데이 2022-06-10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thkang1001 2022-06-11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삭메냐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벤저민 카터 헷 지음, 이선주 옮김 / 눌와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동안 히틀러가 일으킨 2차 세계대전에 대해서만 궁금해 했었지, 그 기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거나 무관심했던 것 같다. 전간기 히틀러의 부상에서부터 시작해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그의 집권까지의 기간을 관통하는 놀라운 분석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5-31 1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전쟁하겠다 타인종에 대해 차별하겠다 이런 공약에도 그들이 표를 줬다고 그래서 독일인들 대부분이 공범이다 란 식의 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그런 공약에도 ?! 뽑다니 했다가도 우리도 뭐 ㅠㅠ 싶습니다 ㅠㅠ

레삭매냐 2022-05-31 13:06   좋아요 1 | URL
괴테와 칸트를 배출한 나라
의 시민들이 이상한 집단을
선출한 걸 보면 정말 노답이
지 싶습니다.

저희도 아파트값만 올려 주
겠다는 공약만 내 놓으면 묻
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을 기
세인 걸요 ㅠ

coolcat329 2022-05-31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이 책 샀습니당~^^

레삭매냐 2022-05-31 17:10   좋아요 0 | URL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려다 사두긴 했는데,
다른 책들 읽느라 미처
못 읽고 있네요.

6월에는 읽는 것으로.
 



지금은 왱청의 노래들을 듣고 있다.


너튜브에서 오늘 아침에 80년대 레트로 스타일로 영국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를 평정한 두 청년 왬에 대한 콘텐츠를 보니, 문득 오래 전에 즐겨 듣던 노래들이 마구 떠올랐다.

, 마잭도 가고 프린스, 휘트니 휴스턴 그리고 조지 마이클도 모두 갔구나.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말이 1도 틀리지 않음을 요즘 유행하는 노래들을 통해 깨닫게 된다. 사실 요즘 노래들은 자주 듣지도 않지만.

 


어젯밤 늦게까지 압둘라자크 구르나 아자씨의 <바닷가에서>를 읽다가 잠이 들었다.

졸려서 자려고 누우니 또 잠이 오지 않는다. 이 무슨 해괴한 상황이란 말인가. 그래서 연달아 읽고 있는 <낙원> <바닷가에서>의 내용들을 떠올려 봤다.

자꾸만 생각들이 떠오르고 또 나중에 리뷰에 써먹을 만한 것들이 생겨서 자다 말고 일어나서 메모를 해야 하나 어쩌나... 그러다 잠이 들었다.

 

보통 책 읽고 나면 바로 리뷰를 날림으로 작성한다. 왜냐하면 그러지 않으면 책에서 만난 따끈따끈한 생각들이 모두 휘발해 버리기 때문이다. 어제 <낙원> 리뷰를 쓰면서도 무언가 읽을 적에는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 이래서 생각이 나는 대로 바로바로 적어야 하는데 말이지.

 

소설 <낙원>이 구르나 아재의 고향인 잔지바르-탕가니카를 공간적 배경으로 했자면, <바닷가에서>는 이방인, 망명 신청자인 65세 라자브 샤아반의 관점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왜 사람들은 자신들이 나고 자란 곳을 떠나 타지에 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것일까? 게다가 소설의 화자는 무슬림 흑인이다. 백인 기독교 사회인 영국에서 그가 과연 무탈하게 받아 들여질 수 있을까?

 

<낙원>이 과거사를 다루고 있다면, <바닷가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난민 혹은 정치적 망명자들의 이야기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 그전에는 창틀 청소를 했다. 나는 주말에도 쉬질 못하는구나 그래. 몇 달 방치해 두었더니만 먼지가 잔뜩 끼어서 아침에 환기를 위해 문을 여닫을 때마다 눈에 밟힌다. 그래서 결국 고무장갑을 오른손에만 끼고 다른 왼손으로 물티슈를 꺼내 들고 작업에 나섰다. 꼴랑 두 짝을 닦았는데 땀이 나고 진이 빠져 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완벽하게 한 것도 아니고. 구석까지 손이 닿지 않으니 나무젓가락을 동원해야 하는데 다 일이다. 그래서 그냥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하고 말았다. 거실이랑 책방의 창틀은 아직 시도도 하지 못했다.

 


오늘 점심에는 소고기를 먹으러 갈 계획이다. 멀리까지 가면 좋은데, 너무 멀어서 대신 인근에서 수배를 했다. 식당이라기 보다 소고기 정육식당 분위기라고 하는데... 참 꼬맹이 자전거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그것도 수리하러 가야 한다. 마음 같아서는 원두막이나 이런데 가서 책이나 읽으면서 밑줄 좍좍 긋고, 리뷰를 위한 메모나 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나 그래.

 



월초에 근 2년 만에 속초-고성 바다에 갔다 왔는데 바람이 들었는지 또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처음으로 간 아야진에서는 새끼 소라들을 무지 잡았지. 그때만 해도 물이 차서 발모가지가 어는 줄 알았다. 바닷가에 텐트를 쳤는데 바람이 어찌나 부는지 그야말로 텐트가 날아갈 정도였다. 텐트 안에 돌멩이들을 깔았는데도 그랬다. 참 잡은 소라들은 제법 실해서 삶아 먹을 생각이었는데, 숙소에 성능이 좋아 보이는 인덕션은 있었지만 냄비나 그런 게 하나도 없어서 그냥 다 바다에 풀어줬다. 녀석들 운 좋은 줄 알아라 그래. 안 그랬으면 몽땅 다 내 뱃속으로 들어올 뻔 했다규.

 

애고 12시가 넘었네, 고기 먹으러 가야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파랑 2022-05-28 1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점심부터 쇠고기에 소주 인가요? ^^ 리뷰는 공감가는게 조금 지나서 쓰면 잘 기억이 안나고 까먹게 되더라구요 ㅋ
압둘라자크 작품들은 다 좋아보이네요. 노벨상 탈만한 작가인거같아요~!!

레삭매냐 2022-05-28 15:43   좋아요 2 | URL
저희는 차를 가져 가서 먹고픈
쏘주는...

옆 테이블에서는 아주 거나하
게 드시고 계시더라구요 ㅋㅋ
근데 그곳은 차 없으면 못 가
는 곳인데 도대체 누가 운전을
할 지 궁금하더군요.

구르나 아재 읽을수록 진국이
라는 생각이 듭니다 넵.

독서괭 2022-05-29 0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냐님 바쁘게 보내셨네요^^ 압둘라자크 쭉쭉 읽어가시는군요. <파친코>를 비롯해서 최근 트렌드가 디아스포라적 삶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는데, 압둘라자크가 다루는 이야기도 그런가 봅니다.
책 읽고 나서 바로 리뷰 써야하는데요 정말.. 자꾸 미루다가 못 쓰는 일이 허다하네요 ㅠㅠ

레삭매냐 2022-05-29 08:54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두
작가 모두 디아스포라적인 삶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국에서 태어난 이민자들이 자신
들의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작
품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
점으로 작동하네요.

저도 될 수 있는대로 바로 쓰려고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있
는데 결국 못 쓰게 되더라구요 ㅠ
 
전원 옥쇄하라!
미즈키 시게루 지음, 김진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양군도 뉴브리튼에서 벌어진 잊혀진 전쟁 그리고 그곳에서 잊혀진 병사들의 이야기. 병사들을 한낱 소모품 취급한 일본 제국 군부의 실체를 파헤치는 수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