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독서와 영화관람
-평소 독서를 즐긴다던데 어떤 종류의 책을 주로 읽습니까.
“가리지 않고 읽는 편입니다만 감성적인 책을 좋아합니다. 남녀 사랑 얘기나 수필을 좋아하죠. 최근에 작가 이외수씨가 펴낸 ‘바보 바보’라는 책을 읽었어요. 에세이죠. 이외수씨 글을 즐겨 읽습니다. 라디오 구성작가가 쓴 ‘그 남자 그 여자’라는 책도 재밌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상반되는 심리상태를 100가지 정도 적어놓은 책입니다.”
-국내 작가의 작품 중에서 감명 깊게 읽은 것이 있다면….
“김훈의 ‘칼의 노래’를 재미있게 읽었어요. 전쟁에서 이기고 영웅으로 추앙받는 장수가 아니라 전쟁통에 휩쓸려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는 거 같아서 참 좋았습니다. 원래 이순신 장군을 좋아했어요.”
김제동은 독서 외에 영화관람이 취미다. 새로 나오는 영화는 놓치지 않고 본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는 이나영 정재영 주연의 ‘아는 여자’가 좋았단다. 몇 달 전에 본 ‘아홉 살 인생’도 좋았고 영화배우 중에서는 송윤아를 좋아한다. 영화 ‘광복절 특사’와 얼마 전 끝난 SBS 드라마 ‘폭풍 속으로’에 출연한 여배우다. 김제동과 동갑이다.
-공동 MC를 주로 하던데 혼자서 토크쇼를 진행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까.
“아직 그 정도 능력은 안 됩니다. 공동 MC라는 것도 사실 부담스럽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역할은 보조 MC입니다. 선배들 받쳐주고 그 옆에서 한마디씩 하는 거죠. MBC ‘까치가 울면’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1년 동안 혼자서 진행을 했습니다. 농촌마을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이죠. 내가 농촌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 프로그램이 좋았습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입니까.
“‘윤도현의 러브레터’ 100회 기념 기자회견에서 윤씨가 탄핵에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했죠. 기자들이 내게도 의견을 묻길래 ‘국민 여러분이 내 얼굴을 보면서까지 그런 걸 떠올리게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내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생각이 있다. 총선 때 표로 말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공인으로서 사회적 논쟁에 참여할 수도 있겠지만 남에게 웃음을 주는 직업인은 그냥 속으로 간직하고 있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미래 설계에 대해서….
“나로서는 과분한 위치에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뭔가 돌려드릴 방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TV를 봐주신 분들, 내 얘기를 듣고 웃어주신 분들과 함께 갈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분에 넘칠 정도로 많이 받았으니까 힘닿는 데까지 돌려드리려고 합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이승엽 선수와 친하게 지낸다지요.
“대구야구장 장내 아나운서 할 때 알게 됐습니다. 지금도 연락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마 3번 지명타자로 나왔을 텐데…. 어제는 대타로 나와 솔로홈런 쳤고요. 케이블TV로 이 선수 경기 중계방송은 빼놓지 않고 보는 편입니다.”
처음 만난 사람에겐 낯가림
-시간이 돈일 텐데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줘 고맙습니다.
“별 말씀을. 인터뷰를 잘 못해드린 거 같아서 죄송합니다. 인터뷰하러 오시는 분들이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왔다가 실망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1 대 1로 만나거나 처음 뵈면 잘 웃기지 못합니다. 평소엔 말이 없거든요. 소주 두 병 정도 먹으면 몸속의 세포들이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세 병 정도 먹으면 말이 막 나오죠.”
-소주 세 병 정도 마시고 인터뷰를 시작할 걸 그랬나요.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오해를 합니다. 저 친구가 떴다고 무게 잡나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제가 처음 뵙는 분들하곤 눈을 잘 못 마주칩니다.”
실제로 김제동은 수줍음을 탔다.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가 나온다 싶으면 책상에 얼굴을 파묻고 웃었다. 얼굴에 아직 여드름이 남아 있다. 이런 사람이 수만 명을 한꺼번에 웃기고 울린다.
“마이크를 좋아하기 때문이죠. 마이크만 잡으면 힘이 납니다. 요즘 방송국에서 쓰는 핀 마이크는 왠지 정이 안 가요. 나이가 들어도 마이크는 못 놓을 거 같아요. 자동차에 마이크와 스피커 한 조 싣고 다니며 어디든 사람 모이는 데서 노래자랑 사회 같은 것을 하면서 살면 좋겠습니다.
무명일 적에 대학교 축제에 가서 ‘반갑습니다. 김제동입니다’고 인사를 하면 서너 명 정도 박수칩니다. 5분 있다가 더 끌어들이고 20분 있다가는 절반을 끌어들이고 축제 끝날 무렵에는 완전히 하나가 돼 있습니다. 축제가 끝나 내가 관중한테 큰절을 올리고 일어서면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쳐줍니다. 그때가 제일 좋은 거 같아요.”
이화여대 정문 부근 낙지집에서 소줏병을 비우며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상호는 기억나지 않는데 낙지집 주인이 미인이다. 낙지볶음을 2인분 시켰는데 3인분 가량 나오고 요리도 특별히 신경을 쓴 것 같았다. 학교 끝나고 어머니 일을 도와주러 온 딸(홍익대 국어교육과)은 “제동 오빠를 좋아한다”며 사인을 받았다. 어머니가 곁에서 “마음을 착하게 쓰니 복이 생기는 거다” 하고 거들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