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1
박광수 엮음.그림 / 걷는나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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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광수생각』이라는 책을 읽어 본 이들이 분명 많을 것이다. 90년대를 중고등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결코 잘생기지 않은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광수생각』시리즈를 알 것이다. 최근 일러스트가 가미된 에세이책이 상당히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광수생각』은 바로 그런 장르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런런 『광수생각』의 저자인 박광수 만화가가 이번에는 총 100편의 시를 자신의 일러스트(만화)와 함께 담아내고 있는 책이 바로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이다.

 

사실 자기계발서나 소설책은 많이 읽어도 시집을 따로 선택해서 읽기란 의외로 쉽지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지도 있는 작가가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까지 첨가시킨 이 책은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책은 총 3개의 테마로 나누어서 소개되는데, <당신, 잘 지내나요?>의 경우 시간이 흘러 이제는 추억 속에 자리한, 그래도 때로는 그 흔적마저 사라져버린 존재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내고 있다. 그리운 존재는 사람이기도 하며, 때로는 장소와 누군가와 함께 한 순간이기도 할 것이다. 

 

두번째 <그때는 미처 몰랐던 것들>의 경우 저자 자신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이자 지금 이 순간이 되기까지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자신은 삐딱이였는데 사고치고 방황했던 그 일들이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어른이 되는 게 두려웠던것 같다는 솔직히 고백한다. 

 

자신은 두려웠고 주변에서는 자신을 걱정했지만 곧잘 해냈고 젊은 나이에 성공도 이뤘지만 그것이 사라져버린 순간 자신에게 남은 진짜와 대면하게 되고, 결국 이 모든 것들은 삶이 만만치 않다는 것과 그렇기에 삶에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는 댓가였음을, 그래서 이제는 큰 성공을 이루었던 시절보다 행복하고 편안하다고 말한다. 

 

마지막 <내 곁에 네가 있어 참 다행이다>의 경우 자신을 가장 좋아했던 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이제는 자신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어머니를 너무 맘 아프고 힘들게 했던 지난 날에 대한 회한을 느낄 수 있는데, 더 늦기 전에, 그래도 아직은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서 다행이라고 이야기 하는 부분은 아마도 광수생각을 읽었던 내가 어른이 된 지금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위의 각 테마에 어울리는 시들이 소개되고, 시들에 대한 출처는 책의 말미에 따로 정리가 되어 있다. 시의 제목과 지은이, 발췌된 도서명이 적혀 있으니, '박광수가 건네는 내 인생에 힘이 되어 준 시 100'에서 나아가 더 많은 시를 읽고 싶은 사람은 그 책들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저자의 일러스트도 매력적이겠지만 이 책은 시가 주인공인 셈인데, 시를 읽어 보면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각 시에서 어떤 누군가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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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폭격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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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이 책이 소설인지 아니면 맛집 탐방인지 살짝 헷갈리지만 제목에 쓰인 글자 그대로를 놓고 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소재를 활용해서 쓴 분명 흥미로운 소재의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맛집을 소재로 하다보니 책속에도 군침돌게 하는 음식들이 등장하는데 마치 진짜 어딘가에 존재하는 맛집이 아닐까 싶어 가보고 싶게 만드는 묘한 재주를 가진 책이기도 하다.

 

총 3부로 나누어서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는 민소의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는 맛있는 요리가 등장하는데, 에스컬레이션 위원회의 현장조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민소가 피폭된 곳에 자리잡고 있었던 인도 식당이 이제는 사라져버린 것을 보면서 그곳에서 먹었던 마살라 도사(인도의 부침개라고 하는데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맛을 설명할 수가 없다. 다만, 개인마다 그 호불호가 갈라지는것 같기는 하다.)를 떠올리면서 이제는 다시는 그곳에서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음식이 분명 민소에게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음식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며칠이 지나서는 다른 피폭 현장에서 스페인 식당 역시도 폭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곳은 민소가 테이트 때 갔었던 곳으로 이번에는 오렌지 샐러드를 떠올린다. 역시나 이제는 오렌지 샐러드를 먹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이런 식으로 민소는 자신이 맛있게 먹었던 음식점들이 폭격으로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 네곳이 바로 그가 좋아해서, 혼자서 간 곳이 아니라 그녀와 함께, 그녀가 좋아해서 갔던 곳임을 알게 된다. 그러자 그녀와의 추억이 깃든 네 곳이 폭격을 받았다는 사실에 뭔가 의문스러움을 느끼게 되는데...

 

그렇게 조사원으로 일하는 그 앞에 일어난 네 건의 맛집 폭격을 통해서 민소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 그그녀가 민소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의 죽음에 의문을 갖게 된다.

 

전쟁이 일어난 것이 아님에도 도시가 미사일의 폭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오고, 폭격을 당한 곳에 가서 처리를 하는 일을 한다는 주인공의 존재도 확실히 낯선 느낌으로 다가오는 책인데, 더군다나 맛집 폭격이라는 너무나 특이한 소재로 글을 섰다는 점이 분명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이야기도 뭔가 독특해서 좋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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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까지 7일
하야미 가즈마사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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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어쩌면 내용의 핵심을 고스란히 내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다. 현재 국내에서 상영중인 영화 <이별까지 7일>의 원작소설이기도 한데, 내용을 비유하자면 신경숙 작가의『엄마를 부탁해』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마치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것 같기도 한데, 자식들은 하나 둘 부모를 품안을 떠나가 자신의 생활에 바빠서 부모를 찾지 않거나 오히려 성인 되어서도 여전히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고, 신세를 지고 있는 부모는 상황은 그다지 좋지 못한 여러가지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는.

 

그런 상황에서 어머니의 기억력이 점차 쇠퇴되어 가는데 그 정도가 최근 들어 심해지고 이유가 뇌종양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어머니에게 남겨진 시간은 단 7일, 이는 다시 말하면 어머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도 단 7일 뿐임을 의미한다. 어머니의 상황은 그동안 가족들 사이에 있는 문제가 극으로 표출되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은 저자인 작가 하야미 가즈마사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한데, 실제로 어머니가 뇌종양으로 일주일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됨으로써 일어나는 가족간의 사실적인 묘사가 그려지는 것이다.

 

아마도 작가의 경험담이기에 이 책을 쓰기까지 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머니의 병이 가져 지독한 현실이란 결코 견디기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현실적인 자세로 이야기를 보여준다. 아마도 부모 중 한 사람과라도 이별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너무 큰 슬픔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이별의 아픔을 다시금 떠올려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평소라면 느끼기 힘든 부모님에 대한 소중함을 느껴보는 것은 분명 큰 의미가 될 것이라 생각하기에 읽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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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오프라 윈프리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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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이자 성공신화의 주인공인 오프라 윈프리. 오프라 윈프리 쇼라는 자신의 이름의 쇼를 진행하면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방송을 했던 그녀의 이야기는 그녀의 쇼에 출연하는 사람들 못지 않게 감동적인 사연을 가지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가 소개한 책은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영향력이 엄청나지만 그녀 자신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책을 만나기란 쉽지가 않다. 유명세에 비하면 그녀를 담고 있는 책도 많지 않은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드는데, 이 책은 오프라 윈프리가 1998년 하나의 계기로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O 매거진」에 한 달에 한 편씩 칼럼을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칼럼들 중에서도 추려낸 글들을 칼럼의 제목과 같은 제목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로 펴냈는데, 이 책은 오프라 윈프리가 14년 동안 직접 쓴 단 한 권의 책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많은 의미를 가졌다고 할 수 있겠다. 

 

책은 총 8개의 테마로 쓰여져 있는데, '기쁨·회생력·교감·감사·가능성·경외·명확함·힘'이 그것이다. 삶의 험난한 파도를 겪은 사람만이 다른 이들에게 삶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보통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토록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은 성공을 이룰 수 있었는지와 같은 놀라움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무한한 감동을 받고 내 삶을 되돌아 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오프라 윈프리가 직접 쓴 단 한 권인 이 책은 분명 읽어 볼 충분한 가치를 지닌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기에 8가지 주제에 적힌 몇 개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오프라 윈프리에 대한, 그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읽는다는 점에서 토크 쇼에서 출연자들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과 반대로 오롯이 그녀를 만나게 되는것 같아 마치 이 책은 그녀를 주인공(오프라 윈프리가 출연자인)으로 한 느낌이 들기도 해서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의 가치와 함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한우리 북카페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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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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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는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데뷔 뒤 드라마「연애시대」,「얼렁뚱땅 흥신소」등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맏은 현재는 「청춘시대」로 드라마에 복귀한 박연선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제목도 그렇지만 표지 속 두 여성의 모습이 상당히 흥미로운데 제목이 적혀 있는 노란색 띄지를 벗겨내면 반전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서 마치 겉으로는 조용하고 평화롭다 못해 시간마저 느리게 흘러가지만 그속에는 세상을 놀라게 했고 앞으로 또 놀라게 할 이중적인 두왕리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야기는 충청남도 운산군 산내면 두왕리에 사시는 할아버지 강두용 옹께서 소위 막장 드라마를 보시던 중 돌연사 하시면서 시작된다. 그 흔한 인터넷도 휴대전화도 제대로 터지지 않는 산골 오지 마을에 아들, 딸, 며느리, 손주들까지 장례식을 위해 모이게 되고 이중에는 올해로 삼수생인 강무순도 있었다.

 

장례식이 끝이나고 60년이 넘도록 배우자와 함께 살던 홍간난 여사가 홀로 지낼 것을 걱정한 가족들이 장례식의 마지막날 야반도주를 하듯 잠에 빠진 무순을 두고 몰래 사라져버리고 결국 반백수인 무순은 50만원이라는 돈과 함께 할머니의 곁을 지키게 된다.

 

첫날은 아침잠이 많은 그녀를 걱정하며 눈도 못 뜨는 무순에게 숟가락을 쥐어주던 할머니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온갖 구수한 욕들이 날아오는 동시에 매운 등짝 세례도 더해진다. 결국 초저녁에 잠드는 할머니와 달리 아무것도 할 것이 없는 첩첩산중에서 홍간난 여사와 티격태격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무순은 어릴 적 자신이 할머니 집에 두고간 책에서 왠 보물지도 같은 그림 하나를 발견한다.

 

그림 속 장소를 보고 할머니는 대번에 유씨 종가댁임을 알게 되고 표시된 곳을 파낸 무순은 결코 보물이라고 할 수 없는 조그만 철제상자를 하나 찾게 되고 그 안에 담긴 누가 봐도 정성이 가득 담긴 목각인형을 발견하면서 고요하던 마을에 일대 파란을 불러오게 되는데....

 

15년 전, 그 당시 마을의 최장수 노인이였던 갑진이 할머니 백수 잔치로 온 마을 어른들이 해수온천욕을 하러 떠나고 이때 해수욕장이라고 잘못 알아들은 무순이 갑자기 우겨서 함께 떠났는데 그렇게 즐겁게 놀다 돌아와보니 동네의 여자 아이 넷이 사라지는 충격적이 일이 발생하게 된다.

 

종가집의 무남독녀로 온 마을 사람들이 그 행실이 바르다며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던 애기씨 유선희, 유씨 종가와 연결되어 있으면서 동네에서는 발랑까진 여고생이라 생각했던 유미숙, 바보 동생과 폭력적이면서도 무능한 아버지, 미숙만큼 사고를 치고 다녔던 언니와는 달리 엄마를 지극히 생각하며 도왔던 황부영, 어렸을 때 무순이 시골에 한동안 와 있을 때 함께 어울렸던 목사님 댁 딸인 예은이까지.

 

한 두명도 아니고 한 날에 네 명의 여자아이가 사라지면서 처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마을 사람들과 경찰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되고 온 마을과 산을 뒤지지만 아이들의 신발 짝 하나 찾지 못한다. 무당에 방송국까지 와서 동네를 들쑤셔 놓았지만 그렇게 아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이 사건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절대 입에 올려서는 안되는 일처럼 금기시 된다.

 

그런 일을 무순이 보물지도 하나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리고 여기에 선희 대신 양자로 들어 온 창희라는 학생까지 합세해 두 사람은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동시에 선희가 타임캡술(무순이 찾은 보물상자)에 넣은 목각인형은 과연 그녀가 누굴 주려고 한 것인지를 수소문하게 되는데...

 

조용하기 그지없는 마을에 이토록 놀라운 사건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에 무순은 진실을 밝혀내려하고 하나 둘 사라진 아이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실 이 부분은 처음 전개되던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으로 흘러서 처음의 긴장감이나 기대감이 다소 엹어지는 면이 없지 않은데 그래서인지 모든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는 즈음에서는 과거는 그냥 묻어둔 채 살았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납치나 살인사건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의외로 네 실종자들과 연관된 주변인물들간의 개인적인 일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되는 순간에는 다소 허탈감이 느껴져 아쉬웠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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