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친구, 반 고흐 -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예술의 여정 인문여행 시리즈 16
정철 지음 / 인문산책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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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에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는 예술가들이 분명 있겠지만 그중 최고봉은 단연코 반 고흐가 아닐까 싶다. 살아생전 작품을 팔지 못해 동생의 지원을 받아야만했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고 결국은 자신의 귀를 자르기도 했던 불운의 화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후 그의 작품은 아마도 최고의 인기 화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기가 높다. 물론 나 역시도 그의 작품을 좋아한다. 특히 아를의 풍경을 담아낸 그림들은 참 멋지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아를을 여행해보고 싶어질 정도이다.

 

그런 반 고흐의 삶을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따라가보는 책이 바로  『영혼의 친구 반 고흐』이다. 이런 책의 내용을 보면 저자 역시 예술학과 관련되었거나 아니면 인문학 관련 일을 하셨을거란 생각을 하지만 사실 저자는 KOTRA에 입사한 이후 35년간 직장생할을 한 후 정년퇴임을 한 어떻게 보면 일반 직장인이다. 다만, 직업 특성상 유럽에서 거주할 기회가 많았고 그 시기에 반 고흐에 관해 더 많이 알아갔다고 한 경우일 것이다.

 

그런 저자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암스테르담의 경우 '반 고흐 미술관'이 무려 걸어서 2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니 유럽에서 근무하며 반 고흐의 흔적을 발견하고 관심을 가진 이후 그의 발자취를 쫓던 저자에겐 행운일 것이다.

 

책은 반 고흐의 일대기, 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다. 워낙에 인기가 많은 인물이다보니 반 고흐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담은 책들이 이미 많이 출간되어 있지만 그래도 또 이렇게 보니 새롭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이 많다.

 

특히나 이 책은 반 고흐의 어릴 적 드로잉 작품은 물론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나보게 된 작품들, 이미 유명한 작품들, 생소한 관련 사진 이미지 등이 대거 수록되어 있으면서 관련 이야기가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참 좋다.

 

저자분이 많은 것들을 담고자 했음이 느껴지는데 작품과 그의 가족이나 주변인들에 대한 사진들, 그리고 형 반 고흐 만큼이나 유명할것 같은 동생 테오와 주고받은 편지까지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취재노트>이다. 그와 관련한 조금 더 내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으로 그동안 쉽게 만나기 힘들었던 내용들, 흥미롭게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좋았던것 같다. 그래도 가장 좋았던 것은 그동안 만나 본 반 고흐 관련 도서들 중에서도 그의 작품을 수록한 도서로서는 단연코 최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록된 작품 수가 많아서 마치 그의 박물관을 책을 관람하는 기분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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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움 견문록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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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의 작품은 일상의 소소한 관찰기 같은 이야기 많아서 좋다. 특히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순간들을 잘 포착해서 작가님만의 상상력 내지는 애정이 묻어나는 표현으로 그려내고 있어서 읽을 때마다 자신의 삶을 참 사랑하는 분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자신의 삶에 애정이 있고 또 작지만 그런 것들에서도 행복을 찾고자 하는 분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볼 때마다 살며시 미소지어지기도 하는데 이번에 만나 본 『귀여움 견문록』 역시도 그런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귀엽다는 생각, 아기나 작은 동물들에서나 느끼는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하기에 따라서 참 많은 귀여움을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서, 다람쥐에게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에서, 책의 가름끈과 샤프심에서조차 귀여움을 발견하는 작가님이라니... 이 정도면 작가님은 귀여운 발견 도사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주변의 흔한 사물들, 그리고 지나치다 만나는 사람들 속에서도 귀여움을 발견하니 말이다.

 

상당히 많은 귀여움들에 대한 이야기, 비교적 짧게 매듭지어지는 이야기들이며 글로써 표현되는데 글 사이사이 작가님 특유의 그림 에세이(한 페이지에 8컷이 들어가는 만화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형식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좋다.

 

오롯이 8컷 그림 에세이로만 채워지지 않은 글로만 되어 있는 내용에도 그 내용과 어울리는 귀여운 그림이 함께 그려져 있기 때문에 읽는 묘미가 있는 작품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드는 이야기이고 사물과 다른 이들에게 애정이 있기에 이런 장점 같은 귀여움을 발견할 수 있그나 싶은 생각도 들어서 책을 읽으며 나 역시도 주변의 사물과 사람들에게서 귀여움을 찾아보면 어떨까, 비록 마음 속 나 혼자만의 생각일지라도 그 순간이 즐겹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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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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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이라니 일단 제목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이 책의 주인공은 39살의 주부인 퍼트리샤이다. 평범하다면 평범하고 그렇지 않다면 또 다른 것이 남편은 일로 바쁘고 아이들은 엄마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여기에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퍼트리샤에게 다른 엄마들과 함께 만든 5인으로 구성된 북클럽은 정신없는 나날들 속에서 그녀가 위로를 받는 유일한 방법처럼 보인다. 그나마 북클럽이라도 있어서 숨통이 트인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이 북클럽이 좀 특이하다.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도 아닌 살인 등이 난무하는 일종의 장르소설을 읽는 호러북클럽인 것이다. 흔히들 통쾌한 액션 영화를 보면서 속이 풀리는 기분을 느끼는 것과 같은 심리일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

 

너무나 평화로운 동네에서 그와는 정반대의 잔혹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 소설을 읽는 호러북클럽을 결성한 주부들이라니 뭔가 그 아이러니함이 빚어내는 묘미가 분명 있고 이것이 단순히 책을 읽는 모임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서로를 위하는 유대와 친목의 모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5인방에서 이 북클럽의 의미는 크게 느껴진다.

 

그런 가운데 옆집에 사는 노부인이 퍼트리샤를 공격하는 일이 발생하고 이 뜻밖의 사고로 노부인의 조카인 제임스라는 남자와 안면을 트게 된다. 이 남자 어딘가 묘하다. 그리고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는 이 남자와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과의 연관성을 이야기하지만 마치 스릴러 영화의 흔한 법칙처럼 보통 이런 사람의 주장은 초반에 주목받지 못한다. 대부분은 신경쓰지 않거나 일종의 헛소리처럼 치부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시어머니의 상태가 치매인 점을 감안하면 퍼트리샤가 이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점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주부들의 촉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이분들은 주기적으로 잔혹소설을 읽는 사람들이다. 당연히 점차 제임스의 행동에서 이상함을 느끼면서 북클럽 5인방의 활약이 그려지는 작품이다.

 

작가의 독특한 이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이 갔었고 다소 방대한 분량에도 흥미롭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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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세계명작산책 7 - 사내들만의 미학, 개정판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7
프로스페르 메리메 외 지음, 이문열 엮음, 김석희 외 옮김 / 무블출판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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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0년 만에 개정된 이문열 작가의 세계명작산책 시리즈. 그중 『이문열 세계명작산책-사내들만의 미학』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 속에서는 사내들이 강인함, 그리고 단결, 일종의 숭고함을 보여주는 비장미가 느껴진다.

 

'미학'이라는 표현은 이런 의미에서 바라보면 될것 같다. 사실 현대적 감각으로 보면 다소 이해하기 힘든 심리일수도 있다. 당장 프로스페로 메리메의 「마테오 팔코네」만 봐도 그렇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내와의 사이에서 어렵게 얻은 귀한 아들을 자신이 외출한 사이에 숨겨준 사람을 밀고했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스스로 죽이는 스토리는 사실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그와 동시에 만약 애초에 아들이 함께 가기를 원했을 때 데려갔다면 이런 비극은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스무 명이 넘는 사내들의 죽음에 있어서 간혹 일본의 시대물 영화에서 봄직한 자결이라는 소재와 연결지어 그려내는 점이 인상적인 모리 오가이의 「사카이 사건」도 있고 이와는 비슷하지만 다른 결을 보이는 신앙이란 이름의 광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우상숭배자들」도 있다.

 

왕이 되고자 했던 남자가 결국 왕이 되었으나 진정한 왕으로서 거듭나는 순간은 정작 죽음을 앞둔 상황 속에서 당당하고 의연하게 그 순간을 맞이한다는 「왕이 되고 싶었던 사나이」는 다소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편 무사로서의 위험이 과연 외국인 작가의 시선에서는 어떻게 묘사되는지를 보여주는 「무사의 혼」도 흥미롭다.

 

어떻게 보면 허세스럽고 또 한편으로 보자면 이렇게까지 자신과 소중한 이를 희생시키며 지켜야 할 명예인가 싶기도 하지만 애초에 이 책의 제목이 그러하듯 남성성, 남성미를 최대한 끌어내려는 작품들의 모음집이자 남성으로서의 비장미를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엮어진 시리즈라는 점에서는 확실히 부합하는 이야기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전반적으로 낯선 작가들이고 이런 작품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경우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점을 고려하면 20여 년 전에 출간되었다는 『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을 나는 읽지 않은게 확실한것 같다.

 

게다가 이전의 시리즈 두 권과는 확연히 다른 주제의 작품이며 남성성이든 여성성이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감성보다는 둘을 아우르는 감성이 중시되는 시대에 오히려 사뭇 결기까지 느껴지는 사내들만의 미학을 담아낸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던 사실만큼은 분명 흥미로운 대목이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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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집 - 어둠을 찢고 들려오는 의문의 소리
박성신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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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을 둘러싼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오히려 날로 심각해진다. 공동주택에서 서로 배려가 필요하고 만약 소음을 유발했을 경우 다른 집의 민원에 일단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할텐데 요즘은 항의를 하면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더 큰 문제로 번진다.

 

오죽하면 윗층에 복수하는 방법이 인터넷에서 떠돌기도 하고 그런 물건들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기도 하는데 그저 말다툼을 넘어 강력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흔치 않기에 국내 최초로 시도된다는 층간소음을 테마로 한 소설집 『위층집』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의 주거 형태의 상당수가 아마도 아파트나 빌라 일 것이다. 이는 곧 꼭대기층이 아니라면 나의 위층엔 누군가가 살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나의 집은 누군가의 위층이 된다. 건설사의 부실시공도 분명 문제가 되겠으나 개인의 공간을 둘러싼 벽을 타고 들리는 소음에 관련한 이야기는 작품화되기에 오히려 늦은 감이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책속에는 층간 소음과 관련해서 총 4가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표제작인 「위층집」은 제목 그대로 위층의 소음 때문에 고통받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어느새 그 집의 아저씨의 수상한 모습으로 이어지면서 평범한 층간소음 소재를 넘어서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카오스 아파트의 층간소음 전쟁」은 어쩌면 첫 번째 이야기와 정반대일 것이다. 층간소음하면 거의 대부분이 위층이 만들어내는 소음에 고통받는 아래층의 고통을 토로한 이야기이지만 간혹 너무 예민한 아래층으로 인해 고통 받는 위층 이야기도 있는데 이 작품은 바로 그 이야기다.

 

과연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는 가운데 발생한 아랫집 할머니의 죽음. 연이어 밝혀지는 할아버지의 시체까지... 이 사건은 과연 누가 저지른 것일까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층도 위층도 아파트 층간소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이야기다.

 

「소리 사이」는 남편과는 주말 부부로 혼자 아파트에 살게 된 주인공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마주한 불륜 커플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이후 진짜 죽게 되고 너무 무서워서 남편이 있는 곳으로 갔지만 그곳에서 남편이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충격을 선사한다.

 

마지막, 「506호의 요상한 신음」는 옆집에서 자꾸만 들리는 이상한 신음 소리를 둘러싸고 이 소리의 정체를 밝혀내려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내용이다.

 

층간소음이라는 소재로 그저 평범한 갈등이 아닌 추리/미스터리로 이끌어가는 네 작가분들의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지고 생각보다 오싹하기도 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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