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을 땐 고양이
마스다 미리 지음, 히라사와 잇페이 그림, 이소담 옮김 / 이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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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순진무구해서 오히려 가감없이 내뱉는 말과 생각해서 촌철살인이 느껴지기도 하고 삶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할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도 들게 한다.

 

유유자적, 그리고 여유로움, 호기심도 많지만 절대 서두른다는 기색은 없고 촐랑거리지도 않고 때로운 우아함까지 엿보이는 고양이, 갓짱의 이야기를 담은  『생각이 많을 땐 고양이』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마스다 미리가 선보이는 첫 번째 만화이라고도 하는데 한 페이지에 딱 두 컷.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그 두 칸에 담겨진 갓짱의 다양한 모습, 생각, 그리고 모험과 관찰기를 담아낸 책으로 인간과 세상 살이의 이야기를 고양이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비슷한 물건을 보고 갓짱은 이전에 자신이 본 것을 떠올려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에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무심한듯 보이지만 사람들의 관심, 특히나 아이들의 관심을 좋아하고 자신 역시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다.
 

 

대체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한 고양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담벼락과 같은 곳을 걷다 그 끝에 다다르면 뭔가가 있을거란 갓짱만의 상상력을 중간중간 보여주는데 이 또한 보는 묘미가 있다.

 

사람들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해 왜 그럴까를 묻기도 하는데 이는 바로 고양이의 시선을 통해 또다시 우리 인간에게 되묻는 일종의 성찰의 시간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고양이하면 도도하고 우아하고 또 독립적인 매력이 있다고도 하는데 갓짱은 기본적으로 그런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보이고 있어서 무심한듯 시크한 표정이지만 애정이 느껴지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잔잔하게 읽기에 좋은 책이자 중간중간 그 누구보다 냉철한 질문을 던지는 갓짱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문득 갓짱처럼 가만히 따뜻한 봄날을 즐기며 산책을 하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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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멸망 일주일 전, 뭐 먹을까?
신서경 지음, 송비 그림 / 푸른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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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지구에 대해 그려낸 영화를 보면 디스토피아 상황의 내용도 결론은 희망적이라는 것. 어쩌면 인간이 어떠한 상황 속에서 그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자하는 마음도 있겠지만 실제로 지구가 멸망하는 상황이 온다면 과연 무엇이 가장 크고 직접적인 원인이 될까 싶은 궁금증이 솔직히 더 크다.

 

영화 같은 이야기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외계인의 침공도 있고 행성과의 충돌, 아니면 지구온난화에 의한 서서히 죽음에 이르거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죽음까지... 참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이번에 만나 본 책은 이 모든 예상을 뒤엎고 지구가 스스로 멈추는 상황에 의해서 지구의 멸망이 일어나고 이때 살아남을 인구의 비율은 단 3%다.

 

한편으로는 그 3% 안에 어떤 사람들이 속할지는 나오진 않지만 현재의 인구수를 생각하면 결코 적은 수는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 책은 현재의 우리나라. 지구 멸망이 6일 정도 남은 상황이다. 지구 내부 물질 순환의 멈춤으로 지구를 둘러싼 자기장이 사라지면 인간은 보호막이 사라져서 엄청난 자기장과 방사능을 수반한 태양풍을 맞이하게 될 (p.10)것이라는게 설정이다.

 

이 가운데 먹방 BJ인 봉구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고아인것 같은 봉구가 어차피 죽을 수 밖에 없다면 남은 시간까지 먹고 싶은걸(맛있는 걸) 먹겠다는 생각에서 구독자가 보든 아니든 자신만의 방송을 하게 되는게 그 과정에서 학창시절 좋아했던 반장 하니를 만나고 조폭이라 생각했던 이웃과 친해지고 지구 종말 상황 속에서도 3%는 살아남는다고 하니 보험을 팔러 다니는 영숙 씨, 그리고 자신의 먹방에서 말 다툼을 하다 현실에서 한판 붙자고 했던 유저까지 자신이 집으로 초대해 그야말로 최후의 만찬을 즐긴다는 이야기다.

 

스피노자는 지구가 멸망한다면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지만 봉구는 어제보다 맛있는 사과를 먹겠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다. 게다가 자신이 초대한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음식을 만들어 어떻게 보면 일주일 전까지 낯선 남이나 다름없고 동창이긴 했지만 연락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한 끼 식사를 하며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는 이야기.

 

과연 다음 이야기가 더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등장한 남자(봉구의 동창회 때 나왔던 남자 같다)의 등장과 멸망의 시간을 지나 다시 시작되는 삶을 보면 왠지 더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흔히 가까운 사람을 오랜만에 만나면 밥 한끼 먹자라고 이야기하는데 이 책은 한 끼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가 생각보다 크구나 싶어 인상적인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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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롤랑 1
자유 지음 / artePOP(아르테팝)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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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이 인간을 만들고 그들에게 다양한 능력을 주었을 때 인간은 감사한 마음보다 더 큰걸 바라게 되고 이 욕심이 결국 화를 불러 악마와 결합하게 만든다. 이에 신은 인간에게 벌을 내리게 된다.

 

 

이에 한 개가 인간에게 용서를 구하자 신은 다시 한번 인간에게 기회를 주는 대신 인간이 가졌던 모든 능력을 개들에게 주는 '신의 은총'을 내리며 이 힘으로 자신이 준 임무를 잘 끝내야 한다고 말한다. 과연 신이 개들에게 부여한 임무란 무엇일까?

 


어쨌든 이로써 개는 인간처럼 변할 수 있었고 행동하고 말할 수 있었는데 이야기는 아델 왕국을 배경으로 롤랑이라 불리는 왕자가 자신의 짧은 다리를 길게 하고픈 마음에 신의 은총을 받았던 대사제님을 찾아가기 위한 계획을 세우지만 이는 오히려 다른 이유로 실행에 옮겨지게 된다.

 


어느 날 여왕인 롤랑의 어머니가 신의 은총을 받기 전의 상태, 그러니깐 원래 개 그대로 모습으로 돌아가버린 것이다. 인간으로 변신도 힘들고 말도 못하게 된다. 이에 왕궁에 부재중인 아버지와의 대화 끝에 왕실 경호원인 이디와 함께 떠난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 온 뒤 밝혀진 진실은 누군가 자신을 사칭해서 롤랑을 궁에서 떠나게 했던것. 과연 누가 이런 일들을 벌이게 된 것일까?

 

대사제를 찾아가는 길에 롤랑 일행은 여러 개들을 만나는데 왕비처럼 신의 은총을 잃어버린 사람도 있고 이디의 고향 친구로 방랑 기사인 사빈도 있다. 여기에 상인도 있고 마녀도 등장한다.

 

게다가 롤랑 스스로도 그 존재를 몰랐던 형 올리비에까지 등장하는데 사실은 올리비에가 어머니로부터 신의 은총을 빼앗아 갔다는 사실과 롤랑이 기억하지 못하는 어릴 적 어느 시점에 그를 죽음에서 지켜내고자 악마와 거래를 한 사실이 밝혀지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교단의 무리까지 밝혀지면서 다소 발랄한 분위기였던 이야기는 1권의 마지막으로 갈수록 더욱 혼란해진다.

 

과연 앞으로의 시리즈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귀여운 웰시코기가 주인공인데다가 롤랑의 주변 인물들도 인간이 아닌 개로 변신했을 때의 모습이 저마다 매력적으로 표현되어 더욱 인상적인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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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생 2 - 세계가 아무리 변해도 마스다 미리 여자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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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는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작가이다. 소소한 일상의 모습들을 관찰하여 솔직하게 표현하는것 같아 좋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잔잔한 하루하루의 일기를 보는것 같은 기분이라 더욱 좋은데 『오늘의 인생 2』에서도 이런 모습은 여실히 드러난다.

 

책은 총 4년에 걸친 이야기가 나온다. 가장 첫 이야기는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던 2020년을 담은 그림에서 시작하며 이후 2017년부터 시작해 2018년, 2019년, 2020년을 담고 있다. 그렇다고해서 일력처럼 그해 모두의 날들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나 에피소드를 기록하듯이 뭔가 일상적이지만 그속에서 깨달은 바가 있었던 하루의 기억을 그려낸것 같다.
 


비교적 짧은 만화형식이지만 가만히 길을 걷다가도 마주했던 소중한 일상들, 그리고 우연히 들린 카페 등에서 옆자리에 앉은 이의 대화 속에서 느낀 깨달음, 그리고 길을 걷는 중 앞서 걷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얻게 된 이야기 등이 자유롭게 그려진다.

 

그림도 간결하다. 담백함 그 자체라고 봐도 좋을 내용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당연하지만 어쩌면 잊고 살았던 이야기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결코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인가를 잘 캐치해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참 좋다.
 

 

일상에서의 일도 있지만 간혹 황금 연휴 등에 도쿄를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을 했거나 아니면 아예 해외여행을 통해서 경험한 일들을 담고 있기도 한데 먹고 자고, 보고, 즐기는 그야말로 마스다 미리식 일기장 속 이야기 같은 책이다.
 


그속에는 일본 문화의 특이한 점도 만나볼 수 있고 알지 못했으나 이런 곳이라면 한번 가보고 싶다거나 우리나라에도 있으면 어떨까 싶었던 곳도 있는데 서점이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음료도 마시고 책을 보는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서점도 중간에 긴 테이블을 두어서 서점을 방문한 사람들이 책을 읽을 수 있고 서점 내 카페를 운영하기도 하는데 사실 이를 두고 책이 상한다거나 하는 점에서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는데 일본의 이 서점은 아예 입장료가 있고 책도 구매해 갈 수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그리고 최근의 코로나 사태를 담은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 언젠가 코로나가 끝이나면... 이라는 글은 어쩌면 지금 전세계 모든 이들이 바라는 말일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는 그동안 일상을 얼마나 소중하게 살아왔는가 싶은 생각도 든다. 마스다 미리는 지금 자유롭게 보내지 못하는 예전의 일상들을 그래도 스스로 잘 보내왔다고 말하는데 한편으로는 부럽고 또 한편으로는 그녀가 일상을 소중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그렇게 살았던게 맞구나 싶어진다.

 

그러면서 그녀의 책 속 이야기처럼 코로나가 끝나서 우리가 일상을 다시 살아갈 수 있다면 산책을 하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그렇게 편안하고 걱정없이, 그리고 마스크없이 온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평범하지만 간절한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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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괴괴 : 성형수 기기괴괴
오성대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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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제목도 그야말로 기괴한 작품, 『기기괴괴-성형수』이다. 이 작품 이외에도 총 5권이 출간된 상태인데 내용들이 하나 같이 비현실적으로 보이나 묘하게도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내용들이라 더욱 눈길이 가는것 같다.

 

 

책속에는 총 6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가장 먼저 나오는, 표제작이기도 한 「성형수」는 예쁜 외모를 바라던 예지라는 여성이 수술없이 미인이 되게 해준다는 성형수라는 제품을 보고 자신도 이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작품을 보면서 사람들의 외모에 대한 지나친 평가, 낮은 자존감,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욕심이 맞물려 한 인간을 얼마나 변모시킬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데 비단 이는 여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스토리와 변해가는 과정에서의 충격적인 스토리는 섬뜩해질 정도이다.

 

 

「Lex Talionis」는 마치 함무라비 법전을 떠올리게 하는 탈리오 법칙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힌만큼 내가 딱 그대로 돌려받는다는 이야기, 이게 과연 옳은가에 대한 논쟁도 분명 있겠지만 어쩌면 피해자가 얻은 고통을 알자는 취지의 글이 아닐까 싶다.

 

「귀신 잡기」는 마치 짧은 스릴러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새롭게 구매한 집이 귀신들린 집이지만 이미 전재산을 쏟아부었기에 물리기도 힘든 상황 속에서 유일한 방법은 이 집을 다시 자신들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되팔아야 하는 가운데 점차 그 집에 머물고 있는 귀신들이 인간의 몸을 얻고자 한 가족을 죄어오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다.

 

이외에도 평소 자신이 당하던 괴롭힘을 되돌려주고픈 아이의 마음을 담아낸 「제이스의 펜」, 인간의 탐욕의 끝은 어디까지인가를 보여주는 미스터리한 이야기 「상자 키우기」, 집안의 물건이 점차 사라지는 「도난」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전체적으로 표제작을 제외하고는 길지 않은 분량이다.

 

그러나 분량에 상관없이 인간의 탐욕, 그리고 잘못된 행동에 대한 처벌에 대한 논쟁적 생각, 그리고 괴담 같은 오싹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서 상당한 흡입력을 보인다. 왠지 어딘가에 있음직한, 그러나 나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기도 한 그런 섬뜩한 이야기들이라 이런 장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상당히 흥미로운 작품이 될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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