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 - 최정상급 철학자들이 참가한 투르 드 프랑스
기욤 마르탱 지음, 류재화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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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위대한 철학자들이 세계적인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 출전한다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상당히 흥미로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상상을 인문에세이로 표현한 작가가 있다. 

 

『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의 저자인 기욤 마르탱은 실제 프로 사이클 팀에서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하는 투르 드 프랑스에 2017년에 처음으로 출전한바 있고 2018년부터는 괄목한만한 성적으로 보여주었으며 올해인 2023년에는 종합 10위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고 한다. 

 

우리 집 해외위성 채널을 보면 지금 사이클 대회가 연일 생중계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남자 대회의 경우 룩셈부르크를 하고 있다. 그전엔 스페인 대회가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대회들 중에서도 세계적 귄위를 지닌 투르 드 프랑스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어렸을 때 사이클을 접했고 자신이 대회에 출전도 하는 저자가 대학에서는 철학 분야로 석사 학위를 받은 프랑스의 젊은 철학자로 불린다. 그리고 스스로를 사이클 선수인 동시에 철학자인, 벨로조프라는 신조어로 표현한다니 흥미롭기도 하다. 

 


세계적인 사이클 대회에 소크라데스를 비롯해 플라톤, 니체, 파스칼, 스피노자 등의 위대한 철학자들이 참가하고 그들이 사이클 대회에서 보여주는 지성과 철학의 향연은 여러모로 독특한 구성인데 단순히 체력적으로만 사이클을 보는게 아니라 이를 지성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철학과 예술적 면모까지 본다는 점에서 과연 이러한 요소들이 우리의 삶과는 또 어떤 연관이 있는가를 만나보는 이야기는 사이클과 철학 모두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

 

사이클 대회는 하루만에 끝나지 않는다. 많게는 스테이가 상당히 많고 하루에 보통 100km 정도를 달리기도 하고 때로는 이보다 더 긴 거리를 달리기도 한다. 흔히 인생을 비유하는 마라톤보다 더 긴 거리다. 그래서인지 책의 구성도 총 2부에 걸쳐서 내용이 전개되는데 경기에 출전하기 전의 이야기로 사이클과 사이클 대회에 대한 이야기, 준비 과정을 다룬 1부와 경기를 시작된 후 각 스테이지에 걸친 이야기와 중간중간의 휴식일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2부로 되어 있다.

 

실제 대회를 보면 경기 시작 전 그날의 코스를 보여주는데 이때 지도에 코스를 띄워서 보여주기도 하지만 산악지대를 지나는 경우 산의 높이나 경사를 알려주기도 하는데 내리막은 시원하게 질주하지만 오르막의 경우 정말 힘겹게 페달을 밟는 걸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도 산악지대를 지난 후 선수들이 보여주는 힘겨움을 토로하는 장면이 그려지는데 평소 사이클 대회를 생중계로 보는 걸 좋아해서인지(실제로 우승장면도 많이 봄) 이 책의 내용이 상당히 현실감있고 생동감있게 다가온다. 뭔가 책에 설명한 장면들을 글로 보니 실제 본 장면들이 떠오른다고 할까.

 

다시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는 고통의 시간을 대회 준비와 실제 경기에서 보이지만 이후 느끼는 만족감과 성취감은 이 모험에 다시 참여하고픈 마음이 들게 하니 이게 바로 스포츠의 매력인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그리고 각 스테이지마다 마주하게 되는 힘든 순간들 속에서 등장하는 위대한 철학자들의, 자신이 평소 주장했던 철학적인 사상들이 자연스레 입에서 나오고 또 그들의 모험이자 도전을 통해 독자들이 간접 경험을 하며 느끼게 되는 삶의 철학적 깨달음을 보면서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혼신을 다해 투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 그런 순간에 놓여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삶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던 책이다. 

 

철학이 인문학적 학습자만의 것이 아니라 이렇게 사이클이라는 스포츠 속에서도 피어날 수 있는 것임을 알게 해준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였던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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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9-24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척 흥미로운 내용이네요. 철학과 스포츠의 만남이라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