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를 사랑한 소피의 심리학 모험 - 하울의 움직이는 성으로 떠나는 마음여행 인문여행 시리즈 22
허경희 지음 / 인문산책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화제였을 당시 영화 속 캐릭터 중 골룸을 정신건강, 정신의학과적, 심리학적 상태로 접근한 경우가 화제였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몇 가지의 정신적 질환이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던 것 같은데 이렇듯 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최근에는 원론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나 현실과 맞닿아 있거나 아니면 각종 픽션의 사례를 예로 들거나 아니면 그런 픽션 속 캐릭터를 분석하는 식의 다양한 방식을 통해 독자들이 보다 쉽게 심리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이번에 만나 본 『나르시시스트를 사랑한 소피의 심리학 모험』은 무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설정을 통해 나르시시즘의 환상 세계를 해체하겠다는 포부를 보여주는데 해당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들이라면 이 책의 내용이 좀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스토리나 애니메이션 속 설정이나 장치 등에 대한 정보가 있다 관련한 이야기도 좀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테니 말이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확실히 애니메이션의 핵심 장치인 하울의 성이다. 이 성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이야기 하고 난 뒤에 무의식, 영혼, 페르소나, 그리고 신화에서 가져 온 이야기까지 더해져 원작인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의 구원 서사에서 벗어나 어떤 부분에서 나르시시즘의 세계가 표현되고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접근법이라 할 수 있겠다.


인간이라면 어느 정도의 자기애는 있겠지만 지나침이 항상 문제가 되는데 책에서는 현대적 관점에서 이것이 어떻게 돈벌이에 사용되는가도 보여주는데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이 나르시시스트와 팬덤 문화이다.

팬덤 문화라고 하면 단순히 연예계만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요즘 대한민국의 정치계를 보면 오히려 연예계보다 더한 팬덤 문화가 점차 고착화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라 흥미롭게 읽히는 부분이다.

여기에 덧붙여 작품 캐릭터에 대한 분석에서 소녀, 마녀, 그리고 여성이라는 존재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며 이들이 각기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분석도 영화 감상의 느낌을 새롭게 한다.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유명 애니메이션을 재해석하고 있는 느낌이라 신선하면서도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책이며, 만약 이후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게 된다면 확실히 그 느낌이 남다르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물멍 :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 - 애착 유물 유물멍
국립중앙박물관 「유물멍 원고 공모전」 필진 지음 / 더베이스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4년에 출간된 바 있는 『유물멍 : 가만히 바라볼수록 좋은 것들』을 인상적으로 보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찾아오는 관람객 수가 세계 박물관 입장객 수에서도 상위권에 들 정도라고 한다.

그런 국중박에서도 유독 인기있는 유물들이 있기 마련이다. 아마도 최근에는 반가사유상이 가장 인기있지 않을까 싶다. 작년 국중박을 찾았을 때 입장하기 위해 오프런을 했던 기억 속 엄청난 인파도 놀라웠지만 그중에서도 2층에 있는 반가사유상을 보기 위한 줄은 엄청났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가만히 전시된 유물들을 보면 정말 놀라울 정도로 잘 만들어진, 특히나 어떻게 그 당시에 이런 기술력을 가졌을까 싶을 정도로 놀랍도록 대단하게 만든 유물들에 넋을 놓고 보게 되는데 당장 현장으로 갈 수 없다면 현재까지 출간된 2권의 『유물멍』을 통해 국립중앙박물관의 귀한 유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국중박에 갔을 때도 최대한 천천히 보려고 했지만 1층의 경우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에 떠밀리다 시피해서 관람을 했고 그나마 2층에선 조금 여유가 있긴 했는데 그런 가운데에서도 유독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사람들이 주변을 둘러싼 유물이 분명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보았던 유물들을 책을 통해 다시 보니 반갑다. 실제 국중박에서 보았을 때 다소 놀라웠던 감정이란 이미 역사책이나 여러 자료를 통해 보았던 유물들을 실물로 볼 수 있어서 좋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작은 유물에 담겨진 디테일이었다. 이 작은 유물에 어떻게 이런 세공이라든가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할 수 있었을까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흔히 백자라고 불리지만 온전히 흰색이 아니라 은은한 옥빛이 돌기도 하고 마치 실제 사물의 미니어처 같은 크기로 만들어 낸 작은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표현될 것은 다 되어 있는 섬세함에 놀라게 되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유물들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나 이 책에 담긴 유물들의 경우에는 325명 수집가들이 기증한 5만여 점 기증품 중에서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와 관람객의 애착 유물 100을 담아낸 것들이라는 점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국중박을 찾을 기회가 있다면 이 유물들을 집중적으로 감상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월일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북다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연월일(年月日)』은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옌롄커가 허리 질환으로 고생하던 때에 시안에 유명하다는 명의를 만나 다행히 차도를 보여 시간 근교의 인적 없는 옥수수밭 사이를 걷던 중 우연히 떠올린 발상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확실히 작품은 전개가 좀 독특하다. 단순히 지구 종말 속 인간의 생존기라기 보다는 다소 판타지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셴이라는 한 노인과 눈 먼 개가 만들어내는 생존에 대한 강한 의지를 통해서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철학적 우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 속 우연히 떠오른 생각이 만들어 낸 아이디어를 풀어낸 이 작품은 전세계 22개국에 번역 출간됨과 동시에 프랑스 중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되었을 정도라고 한다.


인류의 종말이 다가와 이 세상에 사람 하나와 씨앗 한 알만 남게 된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 p.6


작품 속에선 작가에게 번뜩이는 영감을 제시했던 옥수수도 등장한다. 마치 영화 인터스텔라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도 있는데 셴 노인이 사는 마을은 극심한 가뭄 탓에 마을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떠나버렸고 이 텅빈 마을을 셴 그리고 노인의 곁을 지키는 눈먼 개가 존재한다.

마치 마지막 남은 생명을 지켜내듯 셴 노인은 언젠가 가뭄이 끝이 나고 마을을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마을로 돌아왔을 때 그들을 풍성한 옥수수 나무가 맞이했으면 하는 바람에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옥수수 이삭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마치 인류의 마지막 희망 같은 존재가 옥수수 이삭으로 표현된 게 아닐까 싶고 그래서 셴 노인과 눈 먼 개의 동행이 마치 낯선 행성을 개척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하지만 이미 노인은 말 그대로 나이가 들어 버렸고 그런 노인의 곁을 끝까지 지키려고 하는 눈 먼 개 역시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이들이 지키고자 하는 옥수수 이삭의 상징은 어쩌면 극심한 가뭄 속 모든 생명체가 떠나버린 가운데 언제 생명을 다할지 모르는 셴 노인과 눈 먼 개 이후에 남게 될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사명처럼 보여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각자의 우주 - 더 잘 머물고 싶어 유영하는 삶의 기록
정영한 지음 / 북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영한 작가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여러가지인 듯 하다. MBC 최연소 아니운서라고 하는데 그 전에는 <여행에미치다> PD이기도 했단다. 그러니 이 책은 저자가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그때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야 저마다가 다르겠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삶의 의미를 찾아낸 것 같다. 열심히 하고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가까워졌으나 그럼에도 만족감이 들지 않았던 시간들, 이때 저자는 여행에서 그리고 여행을 통해서 낯선 도시의 이방인이 되어 자신을 지켜낸 것이다.



저자에게 있어서 여행은 현실에서의 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한 하나의 쉼표가 되어주는 것 같다. 시간이 생길 때마다 낯선 곳들을 유영하며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서 사람들에겐 똑같지 않은 저마다의 우주가 있음을 깨달았고 이를 통해 반복되는 일상 속 지치고 무너지는 자신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하니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저자가 삶을 더 잘아내기 위해 노력했던 흔적의 기록이 아닌가 싶다.



낯선 곳의 이방인이 되어 잠시 살아본다는 것, 현실의 익숙한 공간이 주는 곳에서 찾기 힘든 감정일 것이고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마주하는 도시와 사람들 틈에서 오히려 자신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점이 어쩌면 현실에선 주어진 것에 매몰되어 발견하기 힘들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만 보면 저자가 굉장히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자 프로 일탈러 같이 느껴지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고 한다. 그러니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는 여행이 일탈이 될 수 있었고 오히려 그 과정에서 용기가 필요했고 실행했을 때 느끼는 감정 또한 남다를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다.

낯선 곳에 머물지만 그곳에서 우리는 철저히 이방인일 수 밖에 없다. 어쩌면 그래서 돌아 올 일상이 귀한 것일테고 반대로 소유할 수 없기에 그곳에서의 머무름이 더 소중하고 의미있게 다가오는 것일테다.

저자가 그러했듯 우리 또한 여행에서 찾아낸, 각자의 우주 속에서 자유와 유영의 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각자의우주 #정영한 #북다 #여행이필요한순간 #에세이 #여행에세이 #자유 #유영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책 #독서 #도서리뷰 #책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리의 작은 미술관 - 골목길에서 만나는 예술가들의 삶
김정화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파리 시내에만 해도 루브르 박물관을 포함해 퐁피두, 오르세 등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미술관이 있다. 그런데 이런 미술관 이외에도 규모나 소장품을 생각하면 절대 작다고 할 수 없는 미술관도 있는데 이런 걸 보면 파리가 괜히 예술의 도시라고 불리는 게 아님을 알 수 있게 하고 이런 작은 미술관들을 테마로 파리를 여행해보는 것도 의외로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 바로 『파리의 작은 미술관』이다.

사실 책에 소개된 미술관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보고 싶고 또 그래도 비교적 많이 소개되었던 곳이 있다면 바로 로댕 미술관이었다.



카미유 클로델의 삶을 알기 전에는 로댕이라는 인물을 그저 대단한 예술가로만 봤다면 이후 그녀의 삶에서 로댕이 저지는 만행에 가까운 일들을 보면 예술과 인간성은 따로 보아야 하는가 아니면 하나로 보아도 되는가 싶은 고민도 들지만 어찌됐든 예술가로서의 삶은 대단하긴 하니 가보고 싶어진다. 고급 저택 같은 건물 내외부에 있는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대규모의 미술관에서 얻을 수 있는 감상과는 분명 차별화된 묘미가 있을것 같기 때문이다.

파리의 골목을 걸으며 오롯이 파리의 분위기에 심취한 가운데 찾아 간 작은 미술관들은 확실히 그 느낌도 남다르게 느껴지며 조금은 느긋한 마음으로 미술관 내부를 둘러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책에서는 8곳의 미술관이 소개되는데 로맹 미술관은 알고 있었지만 나머지 곳들은 다소 생소하게 느껴져서 이 미술관들만 둘러보는 데에도 며칠은 걸리겠다 싶기도 하고 마치 그 자체로 전시회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해당 예술가의 작품들을 볼 수 있으니 이또한 매력적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중에서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은 내부 전시실에 19세기 초기 양식을 엿볼 수 있는 가구나 오브제들을 전시한 공간도 있는데 회화 작품만을 생각하고 갔던 사람들이라면 또다른 볼거리에 눈을 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흔히 몽마르트르 하면 예술가들의 성지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 이런 곳에 몽마르트르 미술관이 있다고 하니 가보고 싶어지는데 특히 미술관 잔디밭 한 켠에는 르누아르 카페라는 이름의 카페가 있다고 하니 예술 작품들도 보고 마치 파리지앵마냥 가만히 카페에 앉아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작지만 내실 있는, 그리고 각 미술관만의 분명한 매력이 있는 곳들을 알게 되어 좋았던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