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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시그널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33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3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조선희 작가님의 작품은 그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좋아한다. 서늘한 공포, 그런데 설화를 매개로 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일상과 접목해서 더욱 현실감 있게 그려내면서 오감을 자극하는 공포소설이 압권이라 무서워 하면서도 끝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작품을 쓰는 작가님이기도 하다.
작가님의 작품으로는 『거기, 여우 발자국』,『모던 팥쥐전』, 『모던 아랑전』 , 『소금 비늘』,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등을 읽었을 정도로 신작을 눈여겨 보고 있기에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팬텀 시그널』 역시 너무나 기대되었다.
한국형 심리 스릴러의 대가라 불러도 좋을 작가님의 이번 작품은 무의식의 세계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궁금했었다.
자각몽이나 사이코메트리 같은 능력을 지닌 인물들의 등장은 무의식의 세계와 어떤 연관이 되어 있을지 궁금한 가운데 이 작품에서는 단순히 내가 무의식의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정신이 바뀐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마치 영화 <인셉션>을 떠올리게도 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철저한 계획으로 한 인물의 의식 속으로 들어가 그 의식을 지배하고 조정해서 현실에서 원하는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꿈에서 깨어난 신체의 주인공은 타인이 자신의 몸을 지배해서 행한 일들을 꿈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꿈을 통해 타인의 무의식의 지배하고 이는 몸을 내 의지대로 움직여 원하는 바를 얻어낼 수 있으며 실제 몸의 주인은 그저 꿈이라고 생각해버리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일어난 일이 현실이라고 자각하지 못하는 셈이다. 그러니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을것이며 이는 곧 현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말이기도 하기에 그 결과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작품이 섬뜩함을 자아내는 것은 꿈을 매개로 타인의 정신과 바꿔서 타인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결국 타인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이는 현실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런 능력을 가진 수우라는 인물이 주인공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점이다. '나'는 수우로 하여금 이런 능력을 발휘하도록 해준 인물이며 수우의 엄마 역시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 위험성을 인지했기에 수우에게 그만 할 것을 충고하지만 그렇게 못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송하라는 새로운 인물까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띄고 결국 과거 자신의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수우도 송하에게 '나'라는 존재에 대해 주의를 주지만 역시나 그 옛날 자신처럼 송하 역시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러다 결국 수우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시 '나'의 존재를 불러내게 되는데...
꿈속이나 현실에 영향을 주게 되는 상황, 그 꿈에서 깨어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팬텀 시그널이다. 이 신호에도 깨어나지 못하면 영원히 잠든다는 것인데 과연 꿈과 무의식, 타인의 몸을 지배한 행동의 결과가 빚어낸 현실은 어떨지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