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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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은 신간이 나올 때마다 재미있게 읽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만나 본 『심판』의 경우도 나름 반전을 선보여 다음 이야기가 나오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해보게 되었는데 인간의 사후세계와 관련해서 오히려 현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해보게 되는 작품이기도 했다.

 

이야기는 아나톨 피숑이 폐암으로 수술을 받던 중 심정지에 가까운 위급한 상황이 되면서 시작된다. 급박한 아나톨의 상황과는 달리 의사들의 무심한 대화, 심지어 어떻게 보면 의료윤리가 있나 싶을 정도로 냉담한 모습이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오는데 한창 휴가철인 8월에 아나톨이 6분의 1이라는 확률에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수술 날짜를 잡았다고 오히려 환자를 비난하는 모습이 나오며 자신은 사람들이 없는 가운데 라운딩을 할 들뜬 기분에 주35시간을 채웠다며 홀연히 휴가를 떠나버리는 담당 수술의사는 실로 놀랍다.

 

결국 바이탈 사인이 일직선이 되는 가운데 아나톨은 천국으로 오게 되고 과거 로마시대 순교자였던 판사 가브리엘, 검사 베르트랑, 아나톨의 수호천사인 변호인 카롤린(참고로 베르트랑과 카롤린은 전생에 부부였다)과 함께 천상의 법정에서 그의 삶을 회고하는 재판을 열게 된다.

 

베르트랑은 아나톨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지 않았기에 삶의 형을 받아 다시 한번 다음 생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카롤린은 그 반대의 주장으로 그가 다시 태어나지 않아도 됨을 주장한다. 가브리엘은 두 사람 사이에 열띤 주장을 듣고 결국에 그가 '다시 태어나야 하는 의무에서 벗어날 만큼 충분히 영적인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피고인 아나톨 피숑을 삶의 형에 처하게 된다. 

 

그리고 이후에는 일사천리로 그가 원하는 성별, 부모, 사랑하는 사람, 결혼, 직업, 마지막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선택지를 고르게 된다. 지상에서의 삶이 힘들고 영웅적일수록 죽음 이후 삶의 형에 처하지 않고 천국에서 머물 수 있다는 말에 아나톨은 다소 험난해 보이는 선택지를 고른다.

 

그렇게 최종 선택 후 곧 다시 태어나야 할 순간 아나톨은 재심을 청구하게 되는데...!!!

 

과연 한 사람의 인생을 둘러싼 천국의 재판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을 존재들이 내리는 판단이 실제 그 삶을 살았던 사람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고 또 한편으로는 환생하지 않고 영원히 천국에 머무르는 것이 진짜 행복한 삶의 결말일까도 생각해 보게 되는 여러모로 흥미롭게 진행되는 책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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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스테이크라니
고요한 지음 / &(앤드)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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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연상케하는 표지가 상당히 인상적인 단편소설 작품이다. 게다가 제목이 『사랑이 스테이크라니』라니 도통 그 내용을 짐작하기 힘들 정도의 흥미로운 작품임에 틀림없다.

 

이 작품은 저자인 고요한 작가의 첫 창작소설집이라고 하는데 총 8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그중 표제작이자 가장 먼저 나오는 작품인 「사랑이 스테이크라니」는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부부의 이야기로 보통 이런 경우 대리모를 구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적어도 뉴스나 창작의 소재 등에서 볼때) 이 작품 속에서는 대리부를 구하는 설정이다.

 

남편은 대리부를 구해서라도 아이를 갖고 싶었고 그런 남편의 생각에 처음엔 아내는 반대하지만 결국 따르게 된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내가 임신을 하는데 행복할거라 생각했던 부부 사이는 아내가 대리부였던 남자를 좋아하게 되면서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특히나 제목이 무슨 의미인가 싶었는데 대리부였던 남자가 좋아했던 음식이 스테이크라니...절박한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한편으로는 진짜 행복이 무엇인가를 부부가 진정으로 생각을 해보는게 먼저 아니였나 싶은 작품이다.

 

 

이외에도 수록된 작품 중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번역문학 전문저널에 소개되기도 했다는 「종이비행기」는 뭔가 특이한 분위기의 작품이다. 그야말로 종이 비행기를 접는 그 행위가 단순히 아이들의 종이접기가 아닌 그 이상의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도 그랬지만 다른 나머지 작품들도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작품은 「나뭇가지에 걸린 남자」교통사고를 당해 죽을 위기에 처한 남자, 그 남자가 구조되기 위해선 다른 사람이 자신처럼 사고가 나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딜레마다. 내가 살기 위해선 누군가에게 나와 같은 사고가 나야 하는 셈인데 일단 내가 살고 봐야지 하는 마음도 있지만 정말 그렇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을 때 그 죄책감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되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설정의 작품이였던 것이다.

 

8편의 작품들이 하나하나 흥미로운 스토리여서 더욱 인상적이였던 책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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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벨 죽이기 죽이기 시리즈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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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명칭은 아닐테지만 일명 '죽이기 시리즈'로 잘 알려진 고바야시 야스미의 작품 『팅커벨 죽이기』. 전작들에서 앨리스, 클라라, 도로시가 나왔고 이제는 그 유명한 고전명작 『피터 팬』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꿈과 희망의 나라, 네버랜드. 그런데 이 네버랜드가 핏빛의 살인의 현장으로 변해버린다면...?!

 

영원히 늙지 않는, 동심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네버랜드를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재창조해낸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기 그지없다.

 

 

첫 작품부터 상당히 흥미로웠고 글속에 담긴 트릭을 제대로 파악했을 때 이야기의 묘미는 극에 달하는 작품, 책표지를 넘기면 위의 사진처럼 네 편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한 작가가 한국의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너무나 인상적이였던 첫 장. 이토록 섬뜩한 도입부가 있을까 싶었다. 생각을 곱씹을수록 오히려 더욱 섬뜩해지는 피터팬의 대답은 과연 꿈과 희망의 섬이라 불리던 네버랜드에선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싶은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번 작품에선 피터와 웬디, 도마뱀 빌이 네버랜드에 도착하고 팅커벨이 살해 되었음이 밝혀지면서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피터와 아이들은 팅커벨을 죽인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피터에 대한 깊은 의구심이다.

 

더욱이 피터는 팅커벨을 죽인 범인을 찾는다는 명목하게 어쩌면 살인범보다 더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는데 책을 보면서 문득 이런 피터의 행동에 대해 정말 범인을 찾고자 함인지 아니면 본인의 범죄를 감추고자 하는 또다른 범죄행위인가 하는 의심과 궁금증이였다.

 

그래서인지 다시금 표지로 돌아가 피터의 얼굴을 보게 되는데 눈빛이 결국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해맑은 소년의 눈빛이 아니라 그의 행동과 맞물려 너무 무섭게 느껴진다.

 

여기에 피터의 살인이 지구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이야기가 네버랜드와 지구 둘을 오가며 진행되기 때문에 독자들은 더욱 흥미롭게 이 두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주목하며 팅커벨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한 집중을 해야할 것이다.

 

너무나 잘 알려진 고전 명작을 이렇게도 재해석할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독특한 설정과 스토리가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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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수법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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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수법』은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시리즈 중 한 권이다. 백곰 탐정사라는 탐정사무소를 미스터리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살인곰 서점 2층에 차려놓고 탐정으로 활동하고 있는 하무라 아키라. 탐정이라 부르기엔 어딘가 모르게 그 전형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느껴지는 아키라는 어느 날 인기 배우의 딸이 실종된 사건을 맡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딸이 실종된지가 무려 20년이 지났다는 사실. 게다가 딸을 찾으려고 하던 탐정까지 사라져버린 상황에서 20년이란 시간이 흘러 이 사건을 왜 아키라가 맡게 되었을까. 인기 배우 딸의 실종사건의 미스터리한 점 만큼이나 이 부분도 주목하게 되는 점이다.

 

불운의 대명사처럼 보이는 탐정 아키라. 원래 다디던 탐정 사무소가 망한 탓에 살인곤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탐정일도 겸하고 있는 상태의 그녀. 왠지 탐정인데 오히려 본인의 주변에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은 분위기도 이 시리즈의 독특하다면 독특한 설정이 될것 같다.

 

사실 아키라가 20년 전 사라진 배우의 딸을 찾게 된 사연 또한 아키라의 불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서점 아르바이트생으로서 오래된 책을 인수하기 위해 갔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입원을 하게 되었고 같은 병실에 입원해 있는 배우와 인연이 닿아 그녀의 딸 찾기에 돌입하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아키라에게 불운과 사건은 뗄래야 뗄수가 없는 한 세트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무튼 특이한 인물이다.

 

어찌됐든 아키라는 이 사건을 맡아 딸을 찾으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밝혀지는 사실은 오히려 딸은 물론 당시의 탐정, 배우의 사촌, 그녀의 가정부까지 실종되거나 죽거나 하는 일들이 발생했음을 알게 되고 오히려 사건이 더욱 복잡해짐을 깨닫게 된다.  

 

오래 전 실종된 딸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거라 생각했지만 이쯤되면 합리적으로 자신에게 실종 사건을 의뢰했던 배우가 의심스러운 상황일수밖에 없다. 그런데 또 당연하게 설마하는 생각도 들면서 이야기는 과연 여배우의 딸 실종사건을 둘러싼 진실은 무엇인가를 파헤쳐가는 재미를 선사한다.

 

SR 어워드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이라고 하는데 전작도 그랬지만 이번 작품도 꽤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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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행복은 내 안에 있어 - 매일매일 행복을 꿈꾸는 우리에게
조유미 지음, 애니메이션 <빨강 머리 앤> 원화 그림 / 더모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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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빨강 머리 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앤은 참 멋진 말들을 많이 했다. 원작에 대한 개념보다는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만나 영상 속 앤이 더 익숙한 사람이지만, 지금 봐도 앤은 주인공 치고는 상당히 불우한 환경에 놓인 상태였다.

 

고아에 여러 집으로 옮겨다니며 집안일을 돕거나 아이를 돌보거나 하는 일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게 된 초록지붕의 집 역시도 그런 목적으로 도착한 곳이다. 게다가 남자 아이를 원했는데 여자 아이인 앤이 잘못 간 경우로 불운의 연속처럼 보인다.

 

그런 앤을 독신이였던 커슈버트 남매는 서툴지만 보듬어준다. 그속에서 천방지축처럼 보이나 따뜻한 마음씨와 긍정적인 마음을 지녔던 앤은 점차 성장해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여줬던 앤의 무수한 말들. 지금 돌이켜보면 앤은 정말 상당히 긍정적이였으나 공상가로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행동파였고 계획성이 있는 사람이였다. 누구라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나은 점 하나를 찾으려고 노력한 캐릭터였다. 그래서일까 앤을 보면서도 비극적이거나 슬프거나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것 같다.

 

『빨강 머리 앤, 행복은 내 안에 있어』는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들의 집합체처럼 보인다. 살다보면 왠지 자신이 가장 못나 보이고 가장 부족하고 암담하기까지 한 상황에 직면할 때가 있다. 그럴 순간들에 앤의 말들을 빌려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는 저자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무수한 이들에게 그 옛날 앤이 그랬고 여전히 그런 것처럼 긍정적인 힘을 건낸다.

 

앤이 좋았던 것은 여느 주인공처럼 초능력이 있지도 않았고 뛰어난 배경이 있는 것도 아니였고 엄청난 미모의 소유자도 아닌데, 어쩌면 그 모든 조건들에 반하는 인물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비관하고 자기 비하를 하고 있기 보다는 오히려 긍정적인 사고와 행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솔직한 경험담을 풀어내면서 앤의 이야기를 가져와 독자들에게 혹여라도 자신 역시 그런 상황이라면 앤을 통해 위로 받고 힘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앤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 책을 통해 또하나 늘어가는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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