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라 그리고 말하라
법정 지음, 김인중 그림 / 열림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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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요즘 교과서는 어떤가 모르겠지만 우리 때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라는 글이 실려 있어서 그걸 읽으며 법정 스님이 말하고자 하는 무소유의 의미를 배웠던것 같다. 

그래서인지 풍요로운 세상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무소유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과연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싶은 궁금증도 드는데 많이 가졌다고 행복한 것이 아니기에, 소유가 곧 마음의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기에 아마도 사람들은 더욱 법정 스님의 말씀을 찾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시대의 스승, 진정으로 어떤 이념도 계파와 종파, 소속에도 치우치지 않는 진정한 스승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철저하게 대립하고 중도가 사라진 것인가 싶을 정도의 갈등과 분열이 성행하는 요즘 글로나마 이렇게 우리의 마음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는 책을 보고 있으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얻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그중에도 제목처럼 『침묵하라 그리고 말하라』는 진정으로 이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다들 말이 너무 많다. 꼭 필요한 말이 아니라 소음에 가까운 말들, 혹세무민하는 말들이 넘쳐나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 말이란 것이 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히려 많이 해서 더 큰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생각하며 스스로가 입밖으로 내는 그 말의 무게와 가치를 생각을 좀 하고 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법정 스님의 좋은 말씀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기에도 좋은 책이고 빛의 화가로 불린다는 김인중 신부님의 미공개 작품이 30여 점 실려 있다는 점도 좋았는데 이는 종교 대화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 법정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 님이 살아계시던 시절 당시로서도 굉장히 파격적이다 싶었던 두 종교 지도자님의 상대 교단에 대한 존중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보게 되는 것 같아 반갑고 그 정신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 것 같아 더욱 의미있게 여겨지는 책이였다.

자신이 꼭 불교가 아니더라도 이 책에 담긴 법정 스님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종교를 떠나 누구라도 마음 깊이 새겨두고 자신의 행동은 물론 나아가 삶을 되돌아보는데 이용하면 좋을 내용이란 생각이 들고 그런 만큼 요즘 화제이기도 한 필사를 통해 따라 써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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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에요
에밀리 오스틴 지음, 나연수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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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이야기의 초반 이 사람 어떻게 사회 생활을 할 수 있지 싶어진다. 소심함과는 또다른, 지나치게 괜찮아 내지는 내 탓이야를 외치는 사람이다. 엄연히 자신이 뒤차에 의해 추돌당하는 교통사고에도 가해자에게 괜찮다고 말하고 팔이 부러진 상태로 스스로 차를 운전해 응급실로 가고 그러고서도 접수를 하고 차례를 기다리며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본다.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는게 부담스럽고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어 다른 사람이 일어나지도 않은 최악의 상상까지 하니 읽는 순간 피곤해진다. 

하지만 문득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이런 점이 조금은 있지 않나 싶다. 내 상황을 설명하기 힘들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의 눈치를 지나치게 본다거나 아니면 상대방에게 너무 맞춰주는, 그래서 정작 나는 힘들고 그로 인해 답답하지만 그걸 또 참아서 배로 힘든...



바로 소설 속 주인공 길다의 이야기다. 표지를 보면 카톨릭에서 고해성사를 하는 딱 그 상황인데 길다의 평소 모습을 읽고 나니 이 장면이 더 잘 이해가 된다. 

사실 그녀는 어릴 적 자신이 키우던 토끼가 죽어 있던 장면을 목격한 후 일종의 트라우마처럼 죽음에 대한 공포와 지나친 죄책감에 시달리며 어떤 일의 원인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우연한 기회에 성당의 접수원으로 취직을 하게 되는데 정작 자신은 무신론자에 동성을 좋아하지만 그걸 숨긴 채이다.



졸지에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길다, 여기에 주세페라는 남자는 그녀에게 끊임없이 데이트 신청을 하고 자신의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조금씩 나빠지는데 여기에 길다의 가족 역시 평화롭거나 사이가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느 하나도 힘들지 않은 상황이 없는 상태에서 한통의 메일을 받게 된다. 이것은 자신에게 온 것이 아닌 전임자 그레이스에게 온 것으로 그레이스는 이미 죽은 상태인데 그 상황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말할 수 없었던 길다는 자신이 마치 그레이스인 것처럼 답메일을 보냈던 것이다. 

이것은 그렇잖아도 소심하고 걱정 많았던 길다를 더 큰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가고 시간이 진행될수록 상황과 인물들간의 갈등이 더해지는 가운데 그레이스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에 대한 수사, 그리고 진실 역시 조금씩 드러나게 된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나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을 수 있고 길다와 같은 인물 역시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답답해 보이면서도 어느 정도는 공감이 가는 부분도 없지 않아 그녀가 마음의 짐과 부담, 그리고 심리적인 문제들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길 응원하게 되는 작품이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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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진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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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신곡』은 가와무라 겐키의 장편소설로서 묻지마 살인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일어나고 있는 무차별 습격에 가까운 강력범죄가 떠오른다. 과연 그렇다면 이 작품에서는 어떤 스토리가 전개될까? 

우리는 누구라도 언제든 사고의 희생자가 될 수가 있고 그중에는 내가 그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피해자의 가족이 될 수도 있다. 이 작품 속에선 주인공인 미치오와 교코 부부 그리고 딸 가온이 그렇다. 

부부에겐 가온 말고도 아들이 있었지만 그 아들이 묻지마 살인을 당한다. 도대체 내 아들이 그런 일을 당했을까, 도대체 왜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분명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책은 부부에게는 아들이였고 딸 가온에게는 동생이였던 가족의 죽음 이후 이들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주는데 조류원을 운영한다는 설정이 꽤나 흥미롭게 다가온다.

사건이 일어났던 그날 아버지는 아들의 사고를 눈앞에서 목격했고 그 충격은 상상할 수 없을 테지만 나머지 가족들이 있기에 버티고 살아내야만 했다. 

그런 가운데 아내는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삶을 이겨내려 하는데 누군가의 지옥에 갇힌 듯한 아픔을 이런 식으로 이용하려는 존재들도 있구나 싶어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리고 딸 가온은 가온대로 사이비 종교에 심취해 버리는 어머니를 보며 어떤 기분이였을까 싶으면서 자신도 어떻게 보면 치유가 필요한데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한 가족에게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비극적인 사건 속 가족 구성원이 그 사건의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려는 방식은 제각각이고 그 모습을 보면서 단지 소설일 뿐이라고만 할 수 없는 것이 어느 가정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이 그 가족을 하나로 뭉쳐 서로를 보듬고 그 아픔을 함께 이겨내도록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서로에게 상처로 작용해 결국 가족이 해체되기도 하니...한다는 점에서 과연 이들은 어떻게 될까 싶은 우려에 마음이 조마조마하기도 했던것 같다. 

과연 이 가족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싶은 우려에 마음을 졸이며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작품이다. 큰 상실과 아픔 속 이들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지 그 결말은 책을 통해 확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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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히지 않는 문
엄성용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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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鬼’를 부르는 자와 ‘귀鬼’를 끊어내려는 자 
지하철 문이 열리고, 지옥이 시작되었다


띄지에 쓰인 문구가 굉장히 흥미롭다. 요즘은 어떨지 모르지만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어른들이 ‘뭐 하지 마라’는 식으로 많이 말씀하셨다. 

행동에 조심을 하라는 가르침이기도 하겠지만 그중에는 귀신이 해코지 하기에 조심해야 한다는 미신 내지는 속설과도 관련된 말도 있었을텐데 『닫히지 않는 문』의 띄지를 보면 이런 ‘귀鬼’를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표지의 그림들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지극히 한국의 오컬트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책은 그 정서를 잘 담아내고 있는데 여기에 하나 더해진 것이 있다면 바로 금기의 고서적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극히 현대적인 요소인 시민의 발이라고 불리는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을 무대로 펼쳐진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롭다.

성식에게 있어서 여느 날과 다른 점이 있다면 회식이 있었고 막차를 탄 것이라는 점 뿐일테지만 그날따라 지하철은 만원이라 그는 옆 칸으로 옮겨간다. 

하지만 그곳으로 넘어가는 순간 마치 다른 세상에 갇히는 것마냥 현식에서 벗어나 비현실 속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 정도면 내가 혹시라도 피곤해서 지하철에서 깜빡 잠이 들었고 이것은 너무나 생생한 꿈인가 싶을지도 모르지만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은 성식 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이 그를 현실로 불러온다.



의문의 괴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것은 이들이 더 있었고 결국 자신을 포함한 네 명의 승객들은 애초에 왜 자신들이 여기에 갇힌지도 알 수 없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한편 자신들이 왜 여기에 갇히게 된 것인지도 알아내고자 애쓴다.

이야기는 크게 두 갈래로 펼쳐지면 진행되는데 이렇듯 갇힌 지하철에서 살아남고자 탈출을 꿈꾸는 사람들과 고서적의 비밀을 파헤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과연 이들은 서로가 원하는 바를 이뤄낼 수 있을지가 흥미롭게 진행된다.

각기 다른 이야기인 듯 하지만 결국 두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한국적인 오컬트가 어떻게 발휘되는지도 주목하며 읽을만한 작품이며 읽다보면 영상화해도 굉장히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던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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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인간
염유창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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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인 『마이너스 인간』은 재난 현장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투표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소설로 사실은 그속에 계획 살인 숨겨져 있어 흥미를 더한다.

이야기는 한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침수사고의 생존자들을 법정 대필작가이기도 한 기시윤이 인터뷰를 하면서 진행되는데 그 과정에서 전경석이라는 인물의 죽음이 알려진 바와 달리 재난으로 인한 사고가 아니라 계획된 살인이였음을 알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재난을 빙자한, 아니면 재난 상황으로 살인은 덮으려던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텐데 살아 남은 생존자들 사이에서 쏟아져 나오는 증언이 모두 일치하지 않고 심지어 엇갈리는 부분이 존재하고 그것이 진행되면 될수록 그날의 사건, 특히 전경석의 ㅈ구음을 둘러싼 진실의 퍼즐이 하나 둘 맞춰지는 과정이 흥미롭다.

원래는 범죄 피의자를 대신해서 그들의 반성문을 대신 써주는 일을 하는 시윤에게 재난 속에서 생존한 이들의 트라우마를 다룬 책을 출간하기 위해 대필 의뢰가 들어 오고 그렇게 산사태라는 재난 현장 속에서 살아남은 8명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 



원래 그 산사태에선 9명이 갇히게 되고 그중 한 명이였던 전경석이 탈출을 위해 필요했던 엘리베이터 비상 탈출구 열쇠를 찾아 지하로 갔다가 익사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전경석은 타인을 위해 희생한 영웅으로 세간에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윤이 나머지 8명을 인터뷰하면 할수록 그들의 말에서 뭔가 맞지 않는 틈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사실은 엘리베이터 정원에 맞추기 위해 누군가 한 명은 제외되어야 했고 이를 위해 투표를 하려고 했다는 사실까지 알아낸다. 

게다가 애초에 열쇠를 찾기 위해 지하 3층으로 갔다는 말도 사실이 아닌게 밝혀지면서 누군가 전경석을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은 점차 기정사실화되어 간다. 

과연 누가, 왜 전경석을 죽였는가? 왜 그를 죽여야만 했는가를 둘러싼 진실게임 속 1년 전 재난 현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추리하는 과정이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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