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넘 숲
엘리너 캐턴 지음, 권진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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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루미너리스』를 통해 부커상을 수상한 엘리너 캐턴의 신작이 바로 『버넘 숲』이다. 버넘 숲은 일종의 가드닝 단체로 실제로 이런 단체가 있나 싶은 궁금증이 들게 했는데 작품 속 배경은 뉴질랜드로 버넘 숲은 버려져 있는 땅에다가 작물을 심고 가꾸는 단체로 어떻게 보면 땅을 가꾸는 것일수도 있고 더군다나 친환경을 목표로 한 가드닝 단체이니 나쁘지 않겠다 싶으면서도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들게 하는 묘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 단체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이는 이제 서른을 목전에 둔 미라와 절친 셸리이다. 지난 5년간 버넘 숲은 성장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정체기에 접어들은 가운데 이들의 타깃이라고 해야 할지 새로운 목표지라고 해야 할지는 분명 버넘 숲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 아무튼 손다이크라는 마을을 버넘 숲이 목표로 삼게 된다. 

사실 버려진 땅이라고는 하지만 분명 찾아보면 주인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개인이든 아니면 국가든. 그렇기에 손다이크 마을을 다음 목표로 삼은 버넘 숲이 미리 그곳에 가서 자신들이 가드닝할 부지를 살펴보는 가운데 로버트 르모인이라는 한 드론 제조업체의 CEO와 마주치고 어떻게 보면 다른 목적성을 띄는 두 조직이 그럼에도 이 땅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분모를 갖게 해서 서로 상부상조하는 모습은 마치 환경 보호론자들이 시위를 한답시고 박물관 등에 들어가서 전시된 명화나 작품에 가루를 뿌리고 물감을 뿌리는 행위와 정도에서 차이는 있을 뿐 뭐가 다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결국 자신들의 단체의 침체기를 벗어나고자 땅 주인은 알아서는 안되는 계획을 실행시키고자 서로를 이용한다고 밖에는...

이상과 현실의 적절한 조화도 필요하고 그 이상이라는 것 역시도 자신들의 목적성만이 아니라 다수의 공익이라든가 아니면 표현 방식에 있어서의 정당한 절차도 분명 필요한 법이기에 작품을 보면서 과연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욕망하는 것은 나쁜게 아니지만 그 표현 방식 등도 괜찮은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소신을 지키는 것이 쉽진 않다는 것을 알지만 조직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내부적 갈등이 단순한 의견 충돌을 넘어서서 운영 목적으로까지 확대된다면 그 조직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비영리단체를 표방했지만 그 단에 내외부적 요인들이 결합되면서 결국 단체에 미치는 영향 등이 어떠한지도 알 수 있었던, 어떻게 보면 꽤나 현실적인 작품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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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
세라 핀스커 지음, 정서현 옮김 / 창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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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표지가 굉장히 멋스러운 작품이 창비에서 출간된 세라 핀스커(사라핀스커)의 SF문학인 『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이다. 특히 이 작품은 2020 필립K.딕상 수상작이며 세계 3대 SF문학상을 모두 수상했을 정도의 작품성을 선보인 작가라는 점에서 이 작품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단편 작품 모음집이기도 한 이 작품의 표제작인 「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 속 배경은 언뜻 디스토피아 같다. 미래의 지구 내지는 우주가 어떤 요인으로 인해 결국은 파괴되거나 그래서 멸망에 이른다는 설정은 낯설지 않은데 이 작품에서는 해양 재난이 그 원인이 되고 결국 세계는 멸망에 이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베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개비라는 록스타를 해변에서 구하게 되고 이들이 결국 기타를 매개로 비밀 내지는 유대관계를 형성한다는 점과 이들의 이름과 둘 사이에 존재하는 기타도 이름과 맞물려 이야기의 재미를 자아낸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떠나 온 지구의 음악을 계속해서 연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바람은 방랑하리」나 「뒤에 놓인 심연을 알면서도 기쁘게」에서는 자신이 건축한 건물이 폭력의 수단 내지는 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을 알게 된 인물의 이야기가 그려지기도 하는데 이 건물의 정체도 흥미롭지만 과연 실체는 어떨까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언택트로 충분히 공연 관람도 가능해진 세상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스테이지홀로라는 기술의 등장은 정말 어느 순간에는 가능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그런 변화 속에서 그 변화에 적응 내지는 동조하는 인물도 있을테고 여전히 이전을 고수하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그 사이에서의 고민은 충분히 있음직한 일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책은 독특한 설정의 SF소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적 고뇌와 연민, 그리고 다양한 관계 속 여전히 계속되는 우리의 삶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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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의 흔들림 - 영혼을 담은 붓글씨로 마음을 전달하는 필경사
미우라 시온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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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필경사라는 직업은 모 예능 프로그램에서 처음 알았다. 공무원 일정 급수 이상이 되면 필경사 분이 직접 임명장을 써준다고 하셨는데 붓글씨로 쓴 글이 정말 멋져서 보면서 신기하기도 했고 또 이런 색다른 직업의 세계를 알게 된 계기이기도 했었는데 『먹의 흔들림』은 바로 이 붓글씨, 그리고 필경사를 소재로 한 힐링소설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특히나 작품의 저자가 시우라 미온으로서 일본 내의 주요 문학상을 수상했고 그중에는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이 포함되어 있는만큼 작품성과 화제성, 재미를 모두 책임지는 작가라고 볼 수 있기에 그런 작가가 써내려 간 필경사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었다.
내가 학교를 다닐때만 해도 미술 시간에 서예 글쓰기가 실기 시험에 포함되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 작품에서는 붓글씨로 편지 대필을 한다는 설정이 등장하는데 주인공은 쓰즈키와 도다라는 인물이다.

쓰즈키는 호텔리어이고 도다는 서예가이다. 이 두 사람을 이어주는 것은 붓글씨, 편지 대필, 필경사라는 키워드가 존재한다. 다른 직업군의 두 사람이고 쓰즈키는 고객의 요청을 받고 붓글씨 대필을 위해 도다를 찾아가는데 첫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차즘 도다의 진면목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지고 특히 도다의 붓글씨 솜씨에 놀라면서 좋은 인상으로 바뀌게 된다.

내가 초등학교 때만 해도 연필을 잡고 바른 글씨를 쓰는 게 중요했고 그래서인지 서예 교실도 제법 있었다. 바른 글씨를 배우고 또 어린 아이들의 경우에 차분함을 배운다는 부분 때문에 인기였던것 같은데 이렇게 작품을 통해 붓글씨로 편지 대필을 하는 필경사의 이야기를 만나 본 작품이라 반갑기도 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붓글씨를 계기로 인연을 맺고 투닥거리는 것 같지만 은근한 케미를 보이는  또 도다라는 인물이 가진 미스터리함이 더해지면서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스토리를 더욱 재미있게 해주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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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오마카세 한국추리문학선 20
황정은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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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기가 좀 덜한 것 같지만 한때 오마카세를 가는 게 유행처럼 번졌던 때가 있었다. 그런 오마카세를 추리 소설의 제목에 넣은 작품이 바로 황정은 작가님의 『살인 오마카세』이다. 살인 사건, 특히나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는 무송빌딩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 왠지 더 오싹하게 느껴지는 제목이기도 하다.

무송빌딩은 건물주인 최무송이 자신의 이름을 딴 빌딩이였고 그가 살아 있던 당시만 해도 임차인들은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이는 듯 했으나 그의 의문의 뺑고니 사고로 운명을 달리 한 이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의 아들인 최현성이 무송빌딩의 새 주인이 된 것인데 놀랍게도 그가 사망한 채 발견된 것이다. 평소 망나니라 불러도 시원찮을 인물이긴 하지만 살인은 또 다른 문제이다.
이로써 졸지에 무송빌딩의 주인이였던 최 부자가 차례로 의문의 죽임을 당하게 된 셈인데 사실 최현성의 경우 워낙 행실이 좋지 않다보니 사람들이 그를 원망하는 마음도 있었고 이를 넘어 죽이고 싶었던 마음도 있긴 했었다. 

게다가 최현성을 둘러싼 삼각관계까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용의선상에 오를만한 사람은 한 둘이 아닌데 그 와중에 이들의 알리바이가 의심스럽지 않다는 점에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설상가상으로 이미 두 명이 죽은 가운데 용의자 중 한 명이자 최현성과는 삼각관계에 놓여 있던 이가 또다시 사망하면서 이제는 무송빌딩에 문제가 있는건가 싶은 생각까지 들게 할 정도인데 중요한 것은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가와 함께 범인이 무송빌딩 내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누가 왜 이런 일을 저지르는 것일까 싶은 궁금증이 커져간다. 

최무송의 죽음 역시 뺑소니 사고였던 점을 감안하면 어떻게 보면 이 사건은 이때부터 준비된 것일까 싶으면서 단순히 최현성의 안하무인한 태도를 넘어 애초에 최무송의 죽음과도 연결되어 있었던게 아닐까하는 추리를 할 수 밖에 없고 오마카세라는 제목과 잘 어울리면서 반전까지 담아내어 재미있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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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초를 찾아 떠난 100세 노인
이수민 지음 / 서랍의날씨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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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불로초를 찾아 떠난 100세 노인』는 표지나 제목이 뭔가 꾸뻬씨 시리즈나 모리 교수 시리즈를 떠올리게도 하는 책이며 그래서인지 분위기가 언뜻 외국소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은 이수민 작가님이 쓰신 휴먼스토리를 담아낸 장편소설이다. 

표지 속 그림을 보면 굉장히 평화로운 풍경에 녹아들듯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데 100세인데도 불로초를 찾으러 떠나는 할아버지의 사연을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삶의 무기력함에 빠진 채 살아가던 한 노인의 주변의 권유로 교회를 방문했다가 목사의 설교를 듣고 깨움침을 얻는다. 목사님은 젊은 사람이 아닌 노인들에게도 꿈을 꾸라고 말했으니 확실히 관심이 생길 것도 같다. 

결국 노인은 과거 자신이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결국 불로초를 찾기 위해 고향으로 떠나게 된다. 그렇게 도착한 고향에서 목사의 집에서 지내게 되면서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동시에 불로초도 찾아다니는 나름 바쁜 생활을 하게 된다. 
시대가 변해 인간의 기대수명이 100세를 넘어 150세가 되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100세는 긴 시간이고 이것이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다면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일단 목사의 설교에 감명 받아 꿈을 생각하고 이를 위해 불로초를 찾겠다고 떠나는 것에서부터 노인은 어쩌면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된 것이 아닐까 싶은데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그들이 털어놓은 인생의 고민들, 그 고민들에 대한 노인의 상담은 인생의 숱한 시간들을 보냈을 노인이 보여줄 수 있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인생의 스승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도 모를 책이다. 만약 책을 읽는 과정에서 자신과 같은 고민을 가진 이가 등장한다면 그에게 들려주는 고민에 대한 조언은 곧 노인이 자신에게 건내는 조언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잔잔하고 담담하지만 인상 상담 이야기를 소설로 만나는 책이였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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