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스타일(map style)은 모험 영화에서 주로 등장하는 포스터 유형이다. 1883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모험 소설 [보물섬] 단행본이 출간된 이래 숨겨져 있는 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는 스토리는 여러 소설이나 영화에서 등장했다. 이때 꼭 지참해야 하는 필수 아이템이 바로 보물 지도. 여러가지 암호와 수수께끼로 표현된 이 지도를 확보하는 자가 보물이라는 일확천금에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 있었으니 보물을 찾으려는 자, 지도부터 찾으려고 할 것이다.

 

자, 미지의 세상 저편에 어떤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 모험을 떠나 보자. 돛은 이미 올려졌고 바람도 적당하다.

 

 

<[구니스, 1985]의 포스터>

 

 

은행 저당으로 곧 철거될 변두리 동네 아이들이 보물지도 한 장을 찾아낸다. 이 지도는 17세기 중엽 영국 해군에 패하여 해저동굴에 숨어들어갔다는 '애꾸눈 윌리'가 보물을 숨겨둔 장소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이 보물을 찾기 위해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데... 스티븐 스필버그는 [레이더스]의 성공 이후 아이들만의 전형적인 모험영화를 만들길 원했고 [수퍼맨]으로 상한가를 치고 있었던 리처드 도너의 합류로 그의 의도는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국내에서는 1986년에 개봉했다.

 

포스터는 다 헤진 보물지도가 등장한다. 포스터 아티스트 '존 앨빈'의 작품으로 모험 앞에 닥친 장애를, 헤진 지도로 표현한 듯 하다. 제목 '구니스'는 속어로 '바보들'이라는 뜻.

 

<[후크, 1991]의 포스터>

 

 

어른이 된 피터팬이 네버랜드로 돌아가 후크와 재대결을 벌인다는 설정의 [후크]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이다. '드류 스트러잔'의 솜씨로 완성된 이 포스터는 네버랜드의 지도를 배경으로 캐릭터들이 표현되어 있다. 네버랜드엔 어떤 보물이 숨겨져 있을까?

 

 

 

<[다크 크리스탈, 1982]의 포스터>

 

 

1982년에 미국, 영국 합작으로 만들어진 판타지 모험 영화 [다크 크리스탈]의 메인 포스터도 지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짐 헨슨과 프랭크 오즈 공동 연출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가족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어둡고 우울하게 그려져서 국내에서 큰 흥행을 거두진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포스터 아티스트 '리처드 에임젤'의 작품이다.

 

 

 

<[컷스로트 아일랜드, 1995]의 포스터>

 

 

해적선 모닝스타호의 갈색 머리 모건(지나 데이비스 분)은 선장인 아버지로부터 그의 목숨과 맞바꾼 보물 지도 한 장을 물려 받는다. 세 장의 지도가 모여야 비로소 완전한 보물 지도를 완성할 수 있는 상황에서 모건은 아버지를 몰아낸 악명높은 해적선장 덕에게 살해당할 위기를 맞게 되는데...

 

[다이하드 2], [클리프행어]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던 레니 할린 감독의 이 해양 영화는 한 마디로 '망했다'. 이로써 해양 모험 영화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속설을 이어갔는데 그 전통은 거의 [캐리비언의 해적] 시리즈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어졌다. 이 포스터 역시 '드류 스트러잔' 작품.

 

 

 

<[욕심쟁이 오리 아저씨 : 잃어버린 램프의 보물, 1990]의 포스터>

 

 

'드류 스트러잔'의 작품 하나 더 보자. 스크루지와 그의 조카 휴이, 듀이, 루이는 고대의 도적왕 콜리바바의 보물이 숨겨진 피라미드를 발견한다. 그들은 침입자를 막기 위한 무서운 함정들을 돌파하는데 성공하지만, 안내인이 그들을 배반하고 변태 마법사가 나타나 보물을 모두 차지하게 된다. 더군다나 일행들은 수백년간을 굶고 있던 전갈의 먹이가 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보이스카웃의 지식과 지하에 흐르는 강물 위를 빠르게 질주하여 간신히 그곳에서 탈출하고, 그때 낡은 램프를 발견하게 되는데...

 

'보물섬'과 '알라딘과 요술램프'를 섞어 놓은 듯한 이 애니메이션은 TV로 친숙해진 스쿠루지 맥덕과 그의 세 조카들의 모험담이다. 지금까지 본 포스터와는 달리 지도가 포스터의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다. 어디있는지 발견했는가? 그렇다. 조카 휴이의 손에 들려 있다.

 

 

지도 스타일이 모험 영화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전쟁 영화 포스터에도 지도는 곧잘 활용된다.

 

 

 

<[인천, 1981]의 포스터>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소재로 헐리우드 최고의 인재들이 모였다. 그런데 그 결과는? 사상 최악. 이 영화가 이룬 성취를 살펴보면, 1981년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3개 부문 수상(최악의 남우주연상-로렌스 올리비에, 최악의 감독상-테렌스 영, 최악의 각본상-로빈 무어), 제작비 4600만 달러 투입에 흥행수익은 190만 달러로 최악의 흥행실패, 제클린 비셋, 벤 가자라 등 출연 배우들은 자신의 프로필에 이 영화가 등장하는 것을 꺼렸을 정도다.

 

* 테렌스 영은 007을 여러편 연출했다. 로빈 무어는 [프렌치 커넥션]의 각본가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포스터에는 낯익은 이름 '문선명'이 등장한다. 특별자문(special advisor)으로 표기 되어 있다. 이 영화는 통일교에서 제작비를 지원했던 것이다. 나머지는 여러분의 상상력으로도 충분할 것이므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접겠다. 영화야 어찌되었건 이 포스터에는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대한민국'의 지도가 보인다. 38선이 빨갛게 선명한 것이 안타깝다. 영화의 성취가 뒤따랐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도는 하늘에도 있다. 하늘의 이정표, 별자리를 활용한 포스터도 있다.

 

 

 

<[마루니드, 1969]의 포스터>

 

 

[대탈주, 1963], [황야의 7인, 1960]의 명감독 존 스터지스의 공상과학 영화다. 영화 제목은 '고립된'이라는 의미다. 최근 영화 [그래비티, 2013]가 생각난다. 우주에서 고립된다면 별자리가 길안내를 해 줄 수 있을까? 기회가 되면 꼭 봐야지.

 

 

지도는 목표지향적이다. 지도를 보는 이유는 어딘가로 가기 위해서다. 보물을 얻기 위함일 수도 있고 생존을 위해서일 경우도 있다. 우리 삶의 지향점을 위한 지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낙하지점, 지진 다발 지역, 위험동물 출현 구역 등 다가올 위험에 대해서도 친절한 안내를 받으면 미리 대비하고 좋을 텐데.

 

없다면 만들면 되지 않나? 꼭 이런 지도가 아니라도 말이다. 누구든지 '내 인생의 로드맵'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내가 만들고 내가 간다. 계획대로 노력한다면, 그러면 길 잃어 방황할 가능성도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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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여성의 외모를 볼 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곳은 어디일까? 이에 대해 조사 시기나 조사 기관에 따라 다양한 설문결과가 발견된다. 그 중에서 2013년 서울신문 보도가 재밌다.

  

이성 볼 때 먼저 보는 곳 1다리’,  

첫인상이 결정되는 짧은 시간, 우리는 대부분 이성의 외형적인 부분을 보고 판단하게 된다. 그렇다면 미혼남녀가 이성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곳은 어디일까? 19일 결혼 정보회사 '노블레스 수현'이 미혼남녀 871(432, 439)을 대상으로 이성을 볼 때 먼저 보는 곳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 응답자의 30.8%각선미(다리)’, 여성의 35.5%라고 답했다. 

 

남성들은 각선미에 이어 얼굴 이목 구비’(27.1%), ‘가슴’(26.0%), ‘피부’(16.1%) 등의 순으로 이성을 볼 때 먼저 보는 곳이라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 한 김모씨(35·)여자를 볼 때 전체적인 비율도 중요하지만 특히 다리가 예쁘면 늘씬하고 몸매가 예뻐 보인다짧은 치마가 잘 어울리는 여자도 좋지만 스키니에 하얀 티셔츠 하나만 입어도 돋보이는 늘씬한 다리가 좋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에 이어 전체적인 스타일’(32.9%), ‘얼굴 이목구비’(25.2%), ‘목소리’(6.4%) 라고 답해 남성들과는 대조를 보였다. 양모씨(28·)대부분의 여자 들은 남자를 볼 때 생김새보다는 전체적인 느낌을 중시한다키가 훤칠하고 체격이 좋은 남자들은 듬직하고 건강한 느낌을 주며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소화해 낼 것 같다고 답했다.

이하 생략

  
서울신문 온라인뉴스부,  2013-08-30

 

영화 마케팅 담당들은 이런 남성의 심리를 포스터 속에서 어떻게 담아냈을까? 눈치 채셨겠지만 오늘 다룰 포스터는 '다리 스타일(leg style)'이다.

 

우선 스타킹을 신는(신은) 또는 벗는 여성의 다리를 부각한 포스터들이 있다. 이런 포스터들은 섹시한 여성의 다리를 전면에, 그것을 바라보는 남자들의 시선은 뒤쪽에 위치시킴으로써 원근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대부분 이런 경우 남자들은 모두 출입문 주위에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총각파티, 1984]의 포스터>

 

 

'모든 여자들이 알아야만 하는 남자들의 전통', 젊은 톰 행크스가 열연한 [총각파티]의 포스터를 보고 있다. 총각파티에 초대된 여성은 침대에 걸터 앉아 망사 스타킹을 입은 늘씬한 다리를 들어보이고 있고, 새신랑은 당황스런 표정을 하고 있는데 그의 친구들은 환희에 찬 얼굴을 하고 있다. 오늘밤 저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으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이 친구들 각오 단단히 해야 할 거다.ㅋㅋ

 

 

 

<[드레스드 투 킬, 1980]의 포스터>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에 대한 오마쥬, [드레스드 투 킬]. 이 영화는 히치콕의 [사이코]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가득한 것으로 유명하다. 포스터 속 여자는 스타킹을 벗고 있는 걸까, 신고 있는 걸까? 스타킹의 주둥이가 돌돌 말려 있는 것과 무릎을 구부리고 있는 것으로 봐서 아무래도 벗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혼자 있을 것 같은 어떤 공간이다. 문 뒤로 스윽 들어오는 낯선 검은 손, 이 여자 무사할 수 있을까? 스릴러 느낌이 물씬 풍기는 포스터다.(다른 포스터들과는 달리 이 포스터 속 여인은 누구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졸업, 1967]의 포스터>

 

 

 

[졸업] 포스터 속 여인은 앞서 본 [드레스드 투 킬] 포스터와 달리 스타킹을 신고 있는 것이 틀림 없다. 다리가 들려 있고 힘의 방향이 안쪽으로 쏠려있음이 확인된다. 포스터는 다소 불안한 미래 때문에 혼란스러운 벤(더스틴 호프만 분)에게 다가온 물리칠 수 없는 유혹을 대변한다.

 

 

 

지금까지 본 포스터들과는 전혀 다른 유형의 '다리 스타일'도 있다. 지금까지는 유혹, 섹시함 등으로 어필했다면 지금부터 볼 포스터는 위압적이라고 할까? 일단 한번 보자.

 

 

 

 <[온리 더 론리, 1991]의 포스터>

 

 

유방 밑에서 천하통일의 큰 역할을 한 '한신'이 초나라 저작거리에서 겪었다는 '과하지욕'의 고사가 생각나는 포즈로 여인이 서 있다. 그 가랑이 사이로 보이는 사람들은 표정은 그렇지 않은데 무척 왜소하게 보이는 구조다. 저 사이로 기어 가기라도 해야하는 것일까?

 

 

 

  <[007 포 유어 아이스 온리, 1981]의 포스터>

 


12번째 007시리즈 [포 유어 아이스 온리]의 포스터도 같은 구조다. 여자가 무기까지 들고 있고 엉거주춤 서있는 제임스 본드 모습이 마치 '갑을' 관계인것 같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성의 다리도 이런식의 구도라면 남자들 마냥 좋지는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상한(?) 다리가 등장하는 포스터 몇 장 소개하고 마친다.

 

 

 

<[야전병원 매쉬, 1970]의 포스터>

 

 

 

한국전쟁 당시 야전병원을 배경으로 한 시끌벅적 소동극이다. 로버트 알트만 식 유머를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감독을 일약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올려 놓았고, 나중에 TV시리즈까지 제작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원작과는 달리 과도한 성적 코드와 한국에 대한 왜곡된 묘사가 눈에 거슬리긴 하지만 이 영화의 진면목은 당시 미국사회에 대한 조롱이자 풍자에 있으니, 너무 기분 나빠할 필요는 없겠다.

 

위의 포스터는 1982년 재개봉 당시 포스터다. 처음 개봉시에도 저 '이상한 다리'는 등장한다. 손과 다리의 결합이라. 포스터만 봐도 이 영화,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고 엄청 비꼬고 있을 것 같지 않은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아래 포스터와 비교해 보라. 

 

 

 

<[러닝 위드 시저스, 2006]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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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아트'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앤디 워홀. 이 사람 고 백남준과도 친분이 있는 것 같고 가끔 영화 제작에 출연까지도 했으며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에 괴짜처럼 돌출행동을 한다는 것 정도 외에는, 사실 잘 모른다. 이 사람 작품 중에 울긋불긋한 '마릴린 몬로', '마이클 잭슨', '마오쩌뚱' 등이 있다는 정도는 안다. 그런데 지금(2015.6.6~9.27)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대형 기획전  '앤디 워홀 라이브'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이 참에 앤디 워홀 뿐만 아니라 '팝 아트' 공부좀 해볼까.

 

 '팝 아트'에 대하여 Daum 백과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950년대 초 영국에서 그 전조를 보였으나 1950년대 중후반 미국에서 추상표현주의의 주관적 엄숙성에 반대하고 매스 미디어와 광고 등 대중문화적 시각이미지를 미술의 영역 속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했던 구상미술의 한 경향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미술평론가 L.앨러웨이가 1954년에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팝 아트가 비평용어로 채택되기 이전에 팝 아트적 징후를 상기시키는 작품이 영국에서 나타났다. 즉 1949년부터 F.베이컨이 작품에 사진을 활용함으로써 팝 아트의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으나 베이컨은 팝 아트와 실질적인 관련이 없으며, 1954~1955년 겨울에 영국의 젊은 작가들의 공동작품 및 그것과 관련된 토론 가운데 팝 아트란 말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영국에서 대중소비문화에 대한 관심 아래 조직된 전시가 1956년에 열린 ‘이것이 내일이다’이며, 이 전시에 R.해밀턴이 출품한 《오늘의 가정을 그토록 색다르고 멋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작품은 영국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팝 아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팝 아트는 사회비판적 의도를 내포하고 있으며 기존의 규범이나 관습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점에서 다다이즘과의 근친성을 보여준다. 영국 작가로 해밀턴을 비롯 P.블레이크, D.호크니, R.B.키타이, E.파올로치 등이 있으며, 특히 해밀턴이 바람직한 예술의 성질로 열거하고 있는 것들, 예컨대 순간적, 대중적, 대량생산적, 청년문화적, 성적(性的), 매혹적, 거대기업적인 것 등은 현대 대중문화의 속성을 그대로 압축해놓은 것이다.

 

그러나 팝 아트의 성격은 미국적 사회환경 속에서 형성된 미술에서 더 구체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미국 팝 아트의 선배세대인 R.라우션버그와 J.존스는 이미 1950년대 중반부터 각종 대중문화적 이미지를 활용하였는데, 이들의 작업이 다다이즘과 유사한 특징을 보여준다고 해서 네오 다다(Neo dada)로 불려졌고, 그 외에 신사실주의, 신통속주의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려지기도 했다. 미국 팝 아트의 대표적 작가는 A.워홀, R.리히텐슈타인, T.웨셀만, C.올덴버그, J.로젠퀴스트 등과 서부지역의 R.인디애너, M.라모스, E.에드워드 키엔홀츠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중 가장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킨 작가가 워홀이다. 그는 마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 등 대중문화의 스타나 저명인사들을 캔버스에 반복적으로 묘사하거나 임의적인 색채를 가미함으로써 순수고급예술의 엘리티시즘을 공격하고 예술의 의미를 애매모호하게 만드는 일련의 작품을 발표했다.

 

팝 아트는 텔레비전이나 매스 미디어, 상품광고, 쇼윈도, 고속도로변의 빌보드와 거리의 교통표지판 등의 다중적이고 일상적인 것들 뿐만 아니라 코카 콜라, 만화 속의 주인공 등 범상하고 흔한 소재들을 미술 속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이라는 이분법적, 위계적 구조를 불식시키고, 산업사회의 현실을 미술 속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한 긍정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다이즘에서 발원하는 반(反)예술의 정신을 미학화시키고 상품미학에 대한 진정한 비판적 대안의 제시보다 소비문화에 굴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 대중 예술(Popular Art)하면 영화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고, 은막의 배우들만큼 영향력 있는 대중스타도 흔치 않은데, 그러면 영화 포스터는 모두가 '팝 아트'로 볼 수 있는것 아닌가?  또 뒤져보니 팝 아트의 특징을 아래와 같이 정리한 것이 발견된다. 

 

팝 아트의 3가지 특징

 

1. 대중스타 얼굴, 대중 생산품을 실크스크린이라는 판화기법을 이용해 찍어서 표현한다.

2. 사람들이 많이 보는 만화의 한 장면, 또는 한 면을 크게 확대해서 그린다.

3. 공산품 등을 크게 확대하여 공원이나 거리에 설치한다.

 

그래서 팝 아트의 특징을 기준으로 '팝 아트 스타일(pop-art style)'로 분류될 수 있는 영화 포스터를 찾아 보았다. 20세기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미술사조가 영화 포스터에도 영향을 많이 미쳤음을 알 수 있었다. 앤디 워홀로 시작했으니 그의 실크스크린 스타일의 포스터부터 보자.

 

 

 

<앤디 워홀의 다큐멘터리 영화 [수퍼스타]의 포스터>

 

 

앤디 워홀의 전형적인 작품 스타일이다. 눈치챗겠지만 앤디 워홀의 뒷 모습을 실크스크린으로 표현했다.

 

 

<[나는 앤디 워홀을 쐈다, 1996]의 포스터>

 

 

이 영화는 1968년 6월 3일에 있었던 앤디 워홀 실제 저격사건을 다뤘다. 범인은 워홀의 팩토리 스튜디오 직원 발레리 솔라나스였다. 그녀는 스튜디오에 들어와 워홀을 총으로 세 발이나 쏘았는데 두 발은 빗나갔지만 세 번째 총알이 앤디 워홀에게 치명상을 입혔다의사들의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총격에서 살아남았으나 죽을 때까지 완전히 회복되지는 못했다.

(앤디 워홀은 1987년에 담낭 수술을 받은 다음 날, 페니실린 알레르기 반응으로 상태가 악화되어 심장 발작으로 사망했다. 그의 나이 58세였다.)

 

솔라나스는 후에 "그는 내 삶의 너무 많은 부분을 통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는 레즈비언이었고 작가였지만 변변한 수입원도 없이 남의 집 옥상이나 싸구려 호텔에 살았다. 그러던 중 앤디 워홀 공장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Up Your ass'라는 자신의 희곡을 그들에게 보여주게 되면서 앤디 워홀과 인연을 맺게 된다. 도대체 앤디 워홀과 솔라니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영화를 찾아 봐야 겠다.

 

 

 

<[자유를 찾아서, 1985]의 포스터>

 

 

 

글렌다 잭슨, 벤 킹슬리가 공연하고 존 어빙이 연출한 이 영화의 거북이 그림 포스터는 앤디 워홀의 실크스크린 판화 작품이다. 포스터 중앙에 앤디 워홀의 서명이 뚜렷하다.

 

 

 

 

 

이제 '팝 아트'의 또다른 특징인 만화를 활용한 포스터를 보자.

 

 

 

 

<[겟 카터, 1971]의 포스터>

 

 

전에 '표적 스타일' 편에서 한번 소개한 적이 있는 [겟 카터] 포스터의 다른 버전이다. 누구의 작품인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서핑을 한참 했는데 못 찾았다. 헤매다가 '정답은 문제에 있다'는 격언을 상기하고 포스터를 꼼꼼히 살피자 중앙 왼쪽에서 John Van Hamersveld라는 서명이 눈에 들어온다.

 

 

 

 

 

John Van Hamersveld 는 1941년 볼티모어에서 태어났다. 그래픽 아티스트로 1960년대부터 '키스', '비틀스', '롤링 스톤즈' 등 여러 장의 팝가수 및 사이키 밴드의 앨범 자켓을 디자인 하였다. 그가 작업한 유명한 영화 포스터로는 1964년작 [엔들리스 썸머]가 있다.

 

 

 

 

 

 

<[모던 걸스, 1986]의 포스터>

 

 

 

R.리히텐슈타인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모던 걸스]의 포스턴데, 그의 작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누구 아시는 분 있으시면 댓글 부탁드린다.

 

 

 

<[브렌다 스타, 1992]의 포스터>

 

 

만화의 컷들로 꾸민 브룩 쉴즈의 [브렌다 스타] 영화 포스터도 이 범주에 들 수 있겠다.

 

 

 

<[로미오 이즈 블리딩, 1993]의 포스터>

 

 

실크스크린 기법과 만화의 말풍선을 뒤섞은 이 포스터도 멋지다. 며칠전에 이 영화를 봤는데 정말 괴기스럽기도 하고 아무튼 좀 독특한 느낌을 받았다. [하바나]의 레나 올린이 최강 싸이코 킬러로 등장하는데 꿈에 나올까봐 무서운 캐릭터다. 잔인성 못지 않은 섹시함으로 게리 올드만이 분한 무능한 부패 경찰을 난처하게 만든다.

 

 

대중 문화, 대중 가요, 팝 아트...  대중 문화가 아닌 것은 도대체 뭘까? 클래식 음악? 판소리? 건축? 오페라? 아니 대중의 범주에 들지 않는 사람은 누굴까? 대통령이나 국회의원같은 정치인? 대기업 총수 같은 경제인? 머리 아픈 글을 많이 쓰는 작가? 그 시대에 더 맞는 문화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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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가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오히려 오리지날 시나리오가 더 찾아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훌륭한 소설이나 희곡, 자서전, 기타 출판물 등은 제작사나 감독 등에게 보험과도 같은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어떤 영화는 원작의 위대함에 전혀 누가 되지 않기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부는 제작되지 말았어야 한다고 혹평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현상은 원작이 우수할 수록 더 그렇다.

 

그런데, 이런 흔한 베스트셀러 원작 영화를 (약간은 촌스럽게) 포스터에서 꼭 티를 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영화 홍보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 실제로 영화 흥행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었는지 밝혀진 바는 없으나 열한번째 포스터 이야기의 좋은 소재가 될 것 같다. 자, 어떤 영화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오늘의 주제는 베스트셀러 스타일(bestseller style) 이다.

 

 

 

 <[다락방에 핀 꽃, 1987]의 포스터>

 

 

1979년에 발표된 V.C. 앤드류스의 소설 [다락방의 꽃들(Flowers in the Attic)]을 제프리 블룸 감독이 1987년에 영화로 만들었다. V.C. 앤드류스는 이 소설을 시작으로 '돌런갱어 가문 시리즈(일명 다락방 시리즈)를 연이어 출간했다. 이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4천만부가 팔렸다고 하니 대단한 베스트셀러임엔 틀림 없다. 최근에 이 시리즈의 국내 첫 완역본이 출시되었다고 하는데 영화와 소설을 번갈아 보면서 비교해도 좋을 듯. 아래 출판사가 제공하는 책 소개를 참고하시면 되겠다.

 

   

 

늘 새롭게 화제에 오르는, 소녀들의 영원한 고전
1979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자마자 2주 만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곧 1위를 차지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다락방의 꽃들』은 이후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1980), 『가시가 있다면』(1981)으로 이어지며 출간될 때마다 새로운 기록을 갱신했다. 금단의 사랑으로 시작된 한 가문의 이야기가 고딕소설 특유의 공포적 전율과 낭만적 분위기 속에 펼쳐지는 돌런갱어 시리즈는 1984년 주인공인 두 남매 캐시와 크리스토퍼의 마지막이 담긴 『어제 뿌린 씨앗들』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뉴욕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어제 뿌린 씨앗들』은 그해 미국에서 출간된 소설들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기록된다. 그리고 V. C. 앤드루스가 사망한 이듬해인 1987년 11월, 미발표되었던 외전인 『그늘진 화원』이 한 유령작가(훗날 유령작가의 정체는 영화 「데블스 에드버킷」의 원작자이기도 한 공포소설가 앤드루 니드먼으로 밝혀졌다)에 의해 세상의 빛을 보게 되면서 돌런갱어 시리즈는 전 5부작으로 완결된다.
공식적인 기록에 따르면 돌런갱어 시리즈는 독일어.폴란드어.체코어.포르투갈어.스페인어.네덜란드어 등으로 번역, 전 세계 4천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으며, 이런 인기에 힘입어 1987년에는 1권 『다락방의 꽃들』이 크리스티 스완스 주연으로 영화화가 되었다. 출간된 지 30여 년이 지난 오늘에 읽어도 여전히 매력적이며 생생한 자극을 주는 이 이야기는, 지난해 미국 라이프타임 채널에서 원작의 2권까지가 텔레비전 영화로 제작.방영되었고, 올해 2015년 외전을 제외한 남은 두 편이 소개될 예정이다. 이번 텔레비전 영화에서 어린 네 남매를 다락방에 가두는 외할머니 역을 맡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배우 엘렌 버스틴은 이 작품으로 지난해 에미상 최우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길티 플레저의 대명사가 된 모던 고딕 로맨스
이 책이 처음 소개되었던 1990년대 초반, 당시 국내에는 청소년 취향의 할리퀸 로맨스물이 많은 소녀들 사이에서 탐독되고 있었다. 로맨스에 대한 갈망과 성에 대한 궁금증을 가득 품은 사춘기 소녀들에게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만한 콘텐츠가 드물었던 시절,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잘생긴 남자와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는 소녀들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비슷비슷한 소재들과 진부한 서사, 무엇보다 문학적인 가치가 떨어지는 작품들이 난무하던 가운데 등장한 『다락방의 꽃들』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의 독자를 아우르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근친상간으로 인해 거스를 수 없는 운명에 빠진 열두 살 소녀 캐시가 어른이 되고 싶은 갈망과 어른이 된다는 것의 두려움 사이에서 겪는 내면의 갈등에 대한 섬세한 묘사는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매혹시켰다. 근친상간과 불륜, 살인과 같은 충격적인 소재와 다소 야한 성적 묘사는 때로 일부 독자들을 이 책을 읽는 게 죄악인 것만 같은 감정에 빠뜨리기도 했다. 뒷이야기들에 대한 궁금증과 죄책감 사이에서 번뇌하던 청소년 독자들 가운데는 실제로 이 작품을 손에 놓을 수 없는데 계속 읽어도 될지 고민 상담을 요청하는 일들도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작가 V. C. 앤드루스는 속칭 막장의 원조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작품에서 드러나는 문학성과 문학적으로 얻게 되는 감흥과 매력은 돌런갱어 시리즈를 통속적이거나 자극적이라고만 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인간의 가장 내밀한 욕망과 그에 따른 죄책감, 그리고 어린아이가 환상의 세계에서 벗어나 어른의 현실세계로 들어설 때 필연적으로 갖게 되는 공포감을 다루는 앤드루스의 돌런갱어 시리즈는 길티 플레저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 같은 영문 제목이 국내에서 영화 따로 소설 따로인 것은 영화의 국내 개봉(또는 출시) 시 '다락방에 핀 꽃'이라는 제목을 달았기 때문이다. 원제에 더 가까운 '다락방의 꽃들'이 더 맞다.

 

 

 

 <[크리스틴, 1983]의 포스터>

 

 

 

여전히 현역인 최고의 공포, 오컬트, 스릴러 작가 스티븐 킹의 소설 [크리스틴]을 원작으로 공포 장르 영화의 거장 존 카펜터가 영화화했다. 아마도 단일 작가 중 가장 많은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진 작가가 스티븐 킹이 아닐까. 포스터 하단에 조그맣게 드러난 책이 앙증맞기까지 하다. 그의 작품중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 대략 35개에 이른다고 한다. TV영화나 자잘한 것은 뺀 것이다.

 

 

<스티븐 킹 원작 소설을 각색한 영화 목록>

 

 

년도

제목

감독

1

1976

Carrie

캐리

브라이언 드 팔마

2

1980

The Shining

샤이닝

스탠리 큐브릭

3

1982

Creepshow

크립쇼

조지 A. 로메로

4

1983

Cujo

쿠조

루이스 티그

5

1983

The Dead Zone

데드 존

데이빗 크로넨버그

6

1983

Christine

크리스틴

존 카펜터

7

1984

Children of the Corn

옥수수밭의 아이들

프리츠 키어쉬

8

1984

Firestarter

초능력 소녀의 분노

마크 L. 레스터

9

1985

Cat's Eye

캐츠 아이

루이스 티그

10

1985

Silver Bullet

악마의 분신

다니엘 아티아스

11

1986

Maximum Overdrive

맥시멈 오버드라이브

스티븐 킹

12

1986

Stand By Me

스탠 바이 미

롭 라이너

13

1987

The Running Man

런닝 맨

폴 마이클 글레이저

14

1989

Pet Sematary

공포의 묘지

메리 램버트

15

1990

Tales From The Darkside: Cat From Hell

어둠 속의 외침

존 해리슨

16

1990

Graveyard Shift

괴물

랄프 S. 싱글턴

17

1990

Misery

미저리

롭 라이너

18

1992

Sleepwalkers

슬립워커스

믹 개리스

19

1993

The Dark Half

다크 하프

조지 A. 로메로

20

1993

Needful Things

욕망을 파는 집

프레이저 클라크 헤스톤

21

1994

The Shawshank Redemption

쇼생크 탈출

프랭크 다라본트

22

1995

The Mangler

맹글러

토브 후퍼

23

1995

Dolores Claiborne

돌로레스 클레이본

테일러 핵포드

24

1996

Thinner

시너

톰 홀란드

25

1997

The Night Flier

나이트 플라이어

Mark Pavia

26

1998

Apt Pupil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

브라이언 싱어

27

1999

The Green Mile

그린 마일

프랭크 다라본트

28

2001

Hearts in Atlantis

하트 인 아틀란티스

스콧 힉스

29

2003

Dreamcatcher

드림캐쳐

로렌스 캐스단

30

2004

Secret Window

시크릿 윈도우

데이빗 코엡

31

2004

Riding the Bullet

라이딩 더 불렛

믹 개리스

32

2007

1408

1408

미카엘 하프스트롬

33

2007

The Mist

미스트

프랭크 다라본트

34

2009

Dolan's Cadillac

돌란스 캐딜락(캐딜락)

제프 비슬리

35

2014

A Good Marriage

굿 메리지

피터 아스킨

* 다음 Q&A를 참고했습니다.

 

 

 

<[빠삐용, 1973]의 포스터>

 

 

 

1990년에 다시 [빠삐용]이 우리나라 영화관에 걸렸을 때 나는 대전의 신도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다. 그 전에도 TV에서 몇 번 봤었지만 너무 어렸을 때였으므로 몇몇 장면 외에는 기억에 남는 것이 없어서 대형 스크린에서의 감동은 오로지 그대로였다. 가슴에 있는 '나비'문신 때문에 '빠삐용'이라는 별명을 가진 죄수 앙리와 위조지폐범으로 수감된 드가의 탈옥 이야기인 이 영화는 스티브 맥퀸이라는 배우를 가슴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었다.

 

독방에 갖혀 바닥을 기어다니는 벌레를 잡아먹는 모습(이 장면은 어느 제약회사의 바퀴벌레약 TV용 광고로도 쓰였다), 탈출해서 나병 환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장면, 사경을 헤매던 꿈 속에서 말쑥하게 차려입은 앙리가 사막을 걸어오던 모습, 그 꿈속에서 소리지르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빠삐용에게 지옥의 심판관이 '너의 죄는 살인죄가 아니라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소중한 삶을 낭비한 죄'라고 말해주는 장면,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마지막 코코넛 뗏목을 타고 조류를 이용해 '악마도'라는 천연의 감옥을  탈출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장면과 수평선 너머로 멀어지는 '빠삐용'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발길을 돌리는 '드가(더스틴 호프만 분)'의 모습은 요즘에도 가끔씩 떠오른다.

 

위 포스터는 포스터 아티스트 '톰 융'의 작품이다. 포스터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이 이야기는 '앙리 샤리에르'라는 무기징역수의 생생한 실록 자서전 [빠삐용]을 각색한 것이다. 아래 그의 간단한 바이오그래피는 '알라딘'에서 빌려왔음을 밝힌다.

                 

앙리 샤리에르(Henri A. Charrere)

1906년 11월 16일, 프랑스 아르데슈에서 태어났다. 1931년, 파리 몽마르트르의 포주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프랑스령 기아나의 도형지로 보내졌다. 1934년, 생 로랑의 병원에서 맨 처음 탈출을 시도한 이후 11년 간 무려 여덟 차례에 걸쳐 탈출을 계획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마침내 수용자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디아블(악마의 섬)에서 코코넛 자루 두 개를 연결한 뗏목을 안고 바다로 뛰어들어 탈출에 성공한다.

1944년, 베네수엘라의 '주민'이 되어 그곳에 정착했다. 1968년, 자신의 체험을 풀어낸 소설 <빠삐용> 을 출간했다. 이 책은 곧바로 조국 프랑스를 비롯한 서구 각국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973년, 그의 저서를 원작으로 한 영화 '빠삐용'이 개봉되면서 다시 한 번 전세계적인 영웅으로 부상했다. 그해 7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병원에서 후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자칼의 날, 1973]의 포스터>

 

 

 

책으로든 영화로든 내가 경험한 최고의 스릴러는 바로 [자칼의 날]이다. 로이터 기자 출신의 작가 프레데릭 포사이드가 1970년에 발표한 이 소설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모호할 정도로 사실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들으며 단박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야기에 목마른 영화사들이 이런 훌륭한 스토리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황.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하이눈], [지상에서 영원으로], [사계절의 사나이] 등에서 역량을 보여준 프레드 진네만 감독을 기용해서 원작소설의 긴박감을 뛰어넘는(?) 걸작 스릴러를 탄생시켰다. 드골 대통령의 암살을 둘러싼 숨막히는 서스펜스, 아직도 못 본 분이 계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꼭 보시기를...

 

포스터는 암호명 자칼로 분한 에드워드 폭스가 드골에게 라이플을 겨누고 있는 장면이다. 한참 보고 있자면 눈이 빙글빙글 돌 지경이다. 어김 없이 상단에 원작 소설이 보인다.

 

* 브루스 윌리스, 리처드 기어의 [자칼, 1997]도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글쎄'다.

 

그 밖에 베스트셀러 스타일의 포스터들.

 

 

<[본 어게인, 1978]의 포스터>

 

 

 

 

<[리빙 프리, 1972]의 포스터>

 

 

 

 

21세기의 영화들에서는 이런 스타일의 포스터를 아직 보지 못했다. 이런 포스터 유형은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진 걸까? 그러나 사라지지 않을 훌륭한 관습 중에 분명한 하나는 영화는 책(베스트셀러)의 영향권을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것과 훌륭한 오리지날 시나리오를 가진 영화 또한 책으로 독자들을 만나 또다른 감동과 흥분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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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기 2015-09-02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국 첩보소설 대가 프레데릭 포사이스 `스파이`로 활동 고백 [2015-08-30 23:30:01]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자칼의 날’, ‘오데사 파일` , `코마로프 파일` 등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첩보소설의 대부`로 불린 영국 작가 프레데릭 포사이스(77)가 20년 넘게 실제로 스파이로 활동했다고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일요신문 선데이 타임스는 30일 조만간 발간할 포사이스의 자서전을 발췌해 소개하면서 그가 영국 대외첩보를 담당하는 비밀정보부(MI6)의 요원이었다고 전했다.

자서전에 따르면 포사이스는 프리랜서 기자이던 1968년 나이지리아 동부주(州) 독립을 둘러싸고 일어난 내전을 취재하던 중 처음 MI6에 포섭됐다.

1973년 포사이스는 당시 동독에 파견돼 MI6의 정보원이던 러시아군 대령과 접촉했다. 드레스덴 박물관의 화장실에서 모종의 물건을 받아 귀환하다가 국경 부근에서 정차를 당하면서 위험천만한 순간을 맞았다.

포사이스는 1980년대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날아가 데클라크 백인정권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종식 후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정권을 이양할 때 보유하던 핵탄두 6발을 어떻게 할지를 탐지하는 극비임무를 수행했다.

그의 소설은 스파이 세계를 생생하게 묘사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저 간접 경험이나 상상으로 쓴 게 아니라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포사이스는 자신의 작품이 스파이 전력 때문에 출판 전에 반드시 MI6의 사전 검열을 거친 사실도 공개했다.

yjjs@newsis.com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뽀뽀 스타일(kiss style)이다. 즐감하시길~~~

 

 

 

 

[끝없는 사랑, 1981]

 

 

 

[슬러거의 아내, 1985]

 

 

 

[나인 하프 위크, 1986]

 

 

 

[육체의 증거, 1993]

 

 

 

[스타 탄생, 1976]

 

 

 

[렉클리스, 1984]

 

 

 

[남과 여, 1966]

 

 

 

[상하이 유혹, 1986]

 

 

 

 [사관과 신사, 1982]

 

 

 

그리고....

 

 

 

 

[시네마 천국,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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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8-26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서기 님의 영화 포스터 잘 보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엔 오리지널 영화 포스터 모으고 했었는데..지금은 어디 갔는지 남은 게 거의 없습니다. 요즘도 영화보러 가면 영화전단지를 거두어 옵니다. 뭐 오리지날포스터는 아니지만 그래도 손 쉽게 구할 수 있고,,,,나름 자료 가치도 있는 것 같아서요^^

아!!! 15살의 브룩쉴즈.....

호서기 2015-08-26 11:02   좋아요 0 | URL
그 당시 브룩쉴즈는 No.1 이었죠. 좀전에 안드레 아가시가 어떤 테니스 이벤트에 참가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그래서 그런지 브룩쉴즈가 더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