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여성의 외모를 볼 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곳은 어디일까? 이에 대해 조사 시기나 조사 기관에 따라 다양한 설문결과가 발견된다. 그 중에서 2013년 서울신문 보도가 재밌다.

  

이성 볼 때 먼저 보는 곳 1다리’,  

첫인상이 결정되는 짧은 시간, 우리는 대부분 이성의 외형적인 부분을 보고 판단하게 된다. 그렇다면 미혼남녀가 이성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곳은 어디일까? 19일 결혼 정보회사 '노블레스 수현'이 미혼남녀 871(432, 439)을 대상으로 이성을 볼 때 먼저 보는 곳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 응답자의 30.8%각선미(다리)’, 여성의 35.5%라고 답했다. 

 

남성들은 각선미에 이어 얼굴 이목 구비’(27.1%), ‘가슴’(26.0%), ‘피부’(16.1%) 등의 순으로 이성을 볼 때 먼저 보는 곳이라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 한 김모씨(35·)여자를 볼 때 전체적인 비율도 중요하지만 특히 다리가 예쁘면 늘씬하고 몸매가 예뻐 보인다짧은 치마가 잘 어울리는 여자도 좋지만 스키니에 하얀 티셔츠 하나만 입어도 돋보이는 늘씬한 다리가 좋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에 이어 전체적인 스타일’(32.9%), ‘얼굴 이목구비’(25.2%), ‘목소리’(6.4%) 라고 답해 남성들과는 대조를 보였다. 양모씨(28·)대부분의 여자 들은 남자를 볼 때 생김새보다는 전체적인 느낌을 중시한다키가 훤칠하고 체격이 좋은 남자들은 듬직하고 건강한 느낌을 주며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소화해 낼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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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온라인뉴스부,  2013-08-30

 

영화 마케팅 담당들은 이런 남성의 심리를 포스터 속에서 어떻게 담아냈을까? 눈치 채셨겠지만 오늘 다룰 포스터는 '다리 스타일(leg style)'이다.

 

우선 스타킹을 신는(신은) 또는 벗는 여성의 다리를 부각한 포스터들이 있다. 이런 포스터들은 섹시한 여성의 다리를 전면에, 그것을 바라보는 남자들의 시선은 뒤쪽에 위치시킴으로써 원근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대부분 이런 경우 남자들은 모두 출입문 주위에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총각파티, 1984]의 포스터>

 

 

'모든 여자들이 알아야만 하는 남자들의 전통', 젊은 톰 행크스가 열연한 [총각파티]의 포스터를 보고 있다. 총각파티에 초대된 여성은 침대에 걸터 앉아 망사 스타킹을 입은 늘씬한 다리를 들어보이고 있고, 새신랑은 당황스런 표정을 하고 있는데 그의 친구들은 환희에 찬 얼굴을 하고 있다. 오늘밤 저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으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이 친구들 각오 단단히 해야 할 거다.ㅋㅋ

 

 

 

<[드레스드 투 킬, 1980]의 포스터>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에 대한 오마쥬, [드레스드 투 킬]. 이 영화는 히치콕의 [사이코]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가득한 것으로 유명하다. 포스터 속 여자는 스타킹을 벗고 있는 걸까, 신고 있는 걸까? 스타킹의 주둥이가 돌돌 말려 있는 것과 무릎을 구부리고 있는 것으로 봐서 아무래도 벗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혼자 있을 것 같은 어떤 공간이다. 문 뒤로 스윽 들어오는 낯선 검은 손, 이 여자 무사할 수 있을까? 스릴러 느낌이 물씬 풍기는 포스터다.(다른 포스터들과는 달리 이 포스터 속 여인은 누구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졸업, 1967]의 포스터>

 

 

 

[졸업] 포스터 속 여인은 앞서 본 [드레스드 투 킬] 포스터와 달리 스타킹을 신고 있는 것이 틀림 없다. 다리가 들려 있고 힘의 방향이 안쪽으로 쏠려있음이 확인된다. 포스터는 다소 불안한 미래 때문에 혼란스러운 벤(더스틴 호프만 분)에게 다가온 물리칠 수 없는 유혹을 대변한다.

 

 

 

지금까지 본 포스터들과는 전혀 다른 유형의 '다리 스타일'도 있다. 지금까지는 유혹, 섹시함 등으로 어필했다면 지금부터 볼 포스터는 위압적이라고 할까? 일단 한번 보자.

 

 

 

 <[온리 더 론리, 1991]의 포스터>

 

 

유방 밑에서 천하통일의 큰 역할을 한 '한신'이 초나라 저작거리에서 겪었다는 '과하지욕'의 고사가 생각나는 포즈로 여인이 서 있다. 그 가랑이 사이로 보이는 사람들은 표정은 그렇지 않은데 무척 왜소하게 보이는 구조다. 저 사이로 기어 가기라도 해야하는 것일까?

 

 

 

  <[007 포 유어 아이스 온리, 1981]의 포스터>

 


12번째 007시리즈 [포 유어 아이스 온리]의 포스터도 같은 구조다. 여자가 무기까지 들고 있고 엉거주춤 서있는 제임스 본드 모습이 마치 '갑을' 관계인것 같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성의 다리도 이런식의 구도라면 남자들 마냥 좋지는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상한(?) 다리가 등장하는 포스터 몇 장 소개하고 마친다.

 

 

 

<[야전병원 매쉬, 1970]의 포스터>

 

 

 

한국전쟁 당시 야전병원을 배경으로 한 시끌벅적 소동극이다. 로버트 알트만 식 유머를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감독을 일약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올려 놓았고, 나중에 TV시리즈까지 제작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원작과는 달리 과도한 성적 코드와 한국에 대한 왜곡된 묘사가 눈에 거슬리긴 하지만 이 영화의 진면목은 당시 미국사회에 대한 조롱이자 풍자에 있으니, 너무 기분 나빠할 필요는 없겠다.

 

위의 포스터는 1982년 재개봉 당시 포스터다. 처음 개봉시에도 저 '이상한 다리'는 등장한다. 손과 다리의 결합이라. 포스터만 봐도 이 영화,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고 엄청 비꼬고 있을 것 같지 않은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아래 포스터와 비교해 보라. 

 

 

 

<[러닝 위드 시저스, 2006]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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