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멋진 크리스마스 - 핀두스의 네번째 특별한 이야기 핀두스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4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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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두스 시리즈 봤어요?' 세상 모든 동화를 다 보며 살 수는 없지만 그래도 꽤 많이 찾아다니며 읽고 있다고 생각해 왔는데 핀두스라는 이름은 처음이었다. 길냥이에게 밥을 챙겨주시다가 출산하게 된 고양이를 가게로 들여 보살피고 계시다는 분에게서 들은 캐릭터는 생소한 이름이었다.

 

스벤 누르드크비스트의 인기 시리즈인 '핀두스 시리즈'는 총 아홉 권이 출간되어 있었는데 그 고양이 너무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출산냥이의 이름도 동화 속 캐릭터의 이름을 본 따 '핀두'라고 지었다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예쁜 길냥이를 쏘옥 빼닮았다는 동화속 캐릭터가 궁금해져서 도서관으로 향했다. 어떤 책인지 궁금해서 빨리 보고 싶기도 했고 총 9권이라니 전체 구매를 하면 가격 부담이 좀 된다 싶어져 소장가치가 있는지 확인해 보고 전체 구매를 결정하거나 부분 구매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2015년 한국 방한을 한 적이 있는 작가 스벤 누르드크비스트는 9권이 마지막 에피소드가 될 것 같다고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림책은 만들되 글은 쓰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것. 이례적으로 북한 어린이들도 만나고 온 작가였다. 북한 어린이들도 알고 있는 '핀두스'의 존재를 이제야 알 게 된 것이 약간 민망스러워지는 가운데, 인기를 반영하듯 다 대출중이었고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 한 권만 남아 있어 볼 수 있었다.

 

농장에서 혼자 살고 있는 페테르손 할아버지를 위해 이웃인 안데르손 할머니가 작은 고양이 한 마리를 선물해주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되었다고 한다. 조그마한 빨간 집에서 함께 살게 된 할아버지와 핀두스. 그들이 함께 맞이하는 크리스마스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궁금해서 얼른 책장을 넘겼더니, 몇장 넘겨보지도 않아 할아버지가 숲에서 그만 다치고 말았지만 핀두스가 정성들여 간호하는 모습이 훈훈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이웃들이 모두 놀러와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이야기는 참 소박했다. 가슴을 후벼파는 아픈 스토리도 아니었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소재도 아니었다. 평범하면서도 소소한 오늘이 담긴 이야기가 주는 편안함이 스며 있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더 좋아져버렸다. 핀두스 이야기가.

 

사실 고백하자면 첫권을 꼭 읽고 싶었었다. 작은 고양이 핀두스가 그려진 삽화를 검색해보고 꼭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는데, 대출중이라 아쉽게도 그러질 못했다. 몇 번 더 도서관을 다니며 전 권을 다 읽고 소장을 결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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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여름 스토리콜렉터 4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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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모든 사람을 부러뜨리지만

많은 사람은 그 부러진 곳에서 더욱 강해진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헤밍웨이의 명문장에 딱 부합하는 여주인공을 만났다. 독일 대표 스릴러 작가인 넬레 노이하우스의 <여름을 삼킨 소녀>의 여주인공인 열다섯 살 소녀 셰리든은 부유한 집안의 딸이었다. 비록 1500명 정도 밖에 안되는 작은 마을 안에서이긴 해도. 멋진 아빠, 많은 오빠들 사이에서 홀로 여동생으로 자라난 셰리든. 하지만 모든 것을 가진 듯 보이는 이 작은 소녀에게도 상처가 있었으니 바로 차가운 엄마와 삐뚤어진 행동을 일삼는 막내 오빠 때문에 일반적인 환경에서 성장할 수가 없었다. 여동생을 성폭행하려는 오빠와 이를 묵인하고 감싸기 바쁜 엄마. 그리고 밝혀지는 셰리든의 출생의 비밀. 그 이후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 여름>으로 이어져 있었다. 전작으로부터 2년이 흘러 이제 소녀는 17세가 되었다.

 

열 일곱살. 평범하게 자라났다면 친구들이랑 수다떨고 풋사랑에 설레어할 나이일텐데...

남자친구와의 성경험뿐만 아니라 계절 노동자, 찌질한 작가, 역마살이 있어 떠돌아다니는 로데오 챔피언, 포주에 이르기까지....어른 남자들까지 어린 소녀를 가만 두지 않았다. 엄마가 바람을 피워 낳은 막내오빠의 총기난사로 농장이 피바다가 된 동안 가출을 감행했던 셰리든은 곧 집으로 연행되어 왔지만 악의적인 엄마의 언론 플레이에 상처받고 다시 집을 떠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도 그런 것이 엄마는 사실 친모의 언니로 동생의 남자를 빼앗아 결혼하고 동생이 낳은 아이를 내다버리는 등 악행을 저질러왔던 여자였다. 삐뚤어질대로 삐뚤어진 그녀의 삶이 가족들에게 밝혀지고도 반성할 줄 몰랐기에 모든 가족들이 그녀에게서 등을 돌리고 말았지만 이 모든 과정 속에서 가장 상처받은 사람은 셰리든 일 수 밖에 없었던 것.

 

배경이 서양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읽어도 십대 소녀에게 일어나는 일들이어서 씁쓸할 수 밖에 없었다. 소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하지만 작가의 명성이 그냥 이루어지지 않은 것임을 증명하듯 책은 정말 재미있었다. 하지만 상상할 수 없었던 반전이나 폭풍급 복수극은 일어나지 않은 채 해피엔딩식으로 마무리 되어 버린 것은 약간 아쉽긴 했다.

 

'시리즈 소설'을 발표하는 작가들 중 시리즈물 외의 소설은 재미가 반감되는 경우도 있는 것과 달리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들은 '타우누스 시리즈'든 아니든 간에 그 재미가 보장된다는 점에서 신작이 발표되면 구매를 망설이지 않게 만드는 작가 중 하나라 다음 신작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번에는 타우누스 시리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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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선 Oslo 1970 Series 2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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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을 읽었을 때 받았던 강렬한 펀칭은 없었다. 그의 신작은 당연히 '해리 홀레 시리즈'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완벽하게 빗나가버렸다. 하지만 '요 네스뵈'라는 브랜드는 이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당연히 선택하게 되는 자동소설 같은 브랜드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피엔딩이다. 누구를 기준으로 했을때인가의 문제가 남긴 했지만 적어도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을만큼의 결론이라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한숨도 함께 덮을 수 있었다.

 

 

 

일본 소설가 다카노 다즈아키의 <그레이브 디거>에서는 태어나서 단 한 번 선행을 실천하려는 날 일이 꼬이고 꼬여 추격전을 펼치는 남자의 이야기가 숨막히게 펼쳐졌었다. 그와 비슷하게 <미드나잇 선>에서도 전직 해결사인 '울프'가 등장한다. 아픈 딸의 치료비를 위해 돈이 필요했지만 어둠의 권력자인 '뱃사람'의 의뢰를 멋지게 따돌렸다. 아니....따돌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고 오산이었으며 그로인해 자신의 생명까지 내어놓아야할 지경에 이르렀다.

 

 

 

p7  아름답기는 개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을 그냥 그렇게 돌려 말하는 거 아닌가?

 

 

 

해결사 '욘'은 의뢰받았던 죄인을 빼돌렸다. 하지만 그는 도망가서 쥐죽은듯이 살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해결사를 엿먹였다고 나불나불대다가 결국 총에 맞아 죽었다. 의뢰인이 원하던 방식 그대로. 돈은 필요했으나 살려달라고 매달리는 사람을 차마 뿌리치지 못했던 '욘'은 그 얄팍한 인정 때문에 위험해졌다. 그래서 그는 '코순'이라는 마을에 몰래 숨어들었다. '울프'라는 이방인으로. 대개의 조그만 시골마을이 그러하듯 '코순' 역시 옆집 숟가락 갯수까지 알만한 동네여서 울프는 단연 눈에 띄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남편이 곧 돌아온다고 강조하는 '레아'와 그녀의 아들 '크누트'와 엮이게 될 줄 몰랐던 '울프'는 질투에 눈이 먼 여자의 밀고로 쫓아온 추격자에게 목숨을 빼앗길 뻔하기도 했고 사랑하게 된 여인의 곁을 얼른 떠나야함을 알면서도 망설이며 시간을 죽이기도 했다. 그 사이 추격자들은 그의 집을 헤집었고 함정을 팠다. 위기를 극복하고 이 마을에서 살아서 도망칠 수 있을까.

 

갈등하는 울프 앞에 나타난 레아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남편에게 강간당한 채 결혼식을 올려야했던 일, 아이를 낳고 살면서도 폭행을 당해야했고 급기야 눈 앞에서 아이를 때리는 모습까지 목도해야했던 그녀의 지옥같았던 결혼 생활. 그리고 그 남편이 바다에 빠져 죽고 나자 그 동생이 그녀를 찝적거리기 시작했다는 것도.......이런 그녀를 두고 울프는 홀로 떠날 수 있을까.

 

결국 그들은 하나의 살인으로 두 사람의 죽음을 만들어냈고 부부가 되어 마을을 떠날 수 있었다. 결론이 중요한 소설이 아니었다.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날카로움도 없었다. 하지만 읽는 동안 '울프'라는 남자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떠날 수 있을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에 대한 연민이 어느새 생겨 버린 것.

 

참 재미있었지만 나는 왜 여전히 아쉬운 것일까. 아, 다음 권은 이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 부디 <해리 홀레 시리즈>를 만나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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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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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고향"은 어린 시절의 향수에 젖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훅훅! 튀어나오는 귀신, 귀를 찌르던 음향.....무서워서 이불 속에 온 몸을 숨기고도 또 호기심이라는 녀석의 꼬임에 휘둘려 이불 깃 사이로 두 눈을 쏘옥 빼내고 보던 그 프로그램이 요즘 케이블에서 재방송 되고 있다. 유치한 에피소드도 있고 눈물이 주르륵 흐르며 볼만큼 슬픈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이불의 보호(?)를 받으며 보지 않아도 될만큼 자라버렸다. 그 옛날의 그 꼬맹이는......

 

도서관에서 발견한 낡은 책 한 권.
그 제목이 <핑거스미스>라고 쓰여진 이 책 또한 내겐 '전설의 고향'같은 느낌의 책이었다.
낡은 표지, 너덜너덜한 페이지만 보아도 알 수 있듯 많은 이들이 이 책을 거쳐갔다. 해가지면 함께 그 빛을 거둬들여 어둠 속에서 밤을 지새온 시간이 얼마나 되었을까...나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책은 첫 페이지를 넘김과 동시에 나를 단숨에 19세기로 데려다 놓았다. 올리버 트위스가 등장할 법한 음울하고 어두운 어린 소매치기들이 버글버글한 골목의 뒤켠으로.....영화 <아저씨>에 등장하던 그 무서운 목소리의 할머니가 말라 비틀어진 손목을 어둠 속에서 쓰윽 뻗어올 것만 같은 그런 분위기 속에.....

'수'라고 불리는 소녀가 있다. 어둠의 대모 그레이스 석비스 부인의 아이 중 하나로 '수전 트린더'라는 이름 대신 '수'라 불리는 이 아이에게 어느날 젠틀먼 찾아오고 그들의 공모는 그렇게 시작되어지는 듯 했다. 곧 거대한 유산을 받는 대저택의 아가씨를 곁에서 모실 하녀가 되어 입성한 다음, 젠틀먼과 아가씨 사이에 스캔들을 일으켜 그가 재산을 차지하게 만들어줄 일종의 사기사건의 공모자로 발탁된 수.

하지만 아가씨와 가까워지면 질수록 저택에 갇혀 자란 그녀에 대한 연민과 사랑(동성애적)이 동시에 싹트고 말아...실패하려나? 했더니....순차대로 진행된 결혼식이후 첫번째 반전이 찾아왔다!!!

 

반전은 대저택의 아가씨인 '모드'가 화자가 되어 다른 시선에서 시작된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기억하는 모드. 정신병원에서 그 생을 마감했고 자신도 그곳에서 자라다가 어느날 런던 서편, 지나말로라는 마을 근처의 '브라이어' 저택으로 오게 된 모드는 외삼촌과 하인들에 둘러싸여 자라게 되었다. 하지만 반겨주는 이는 없었다. 자신만의 세상에 갇힌듯한 외삼촌은 모드에게 글을 읽고 쓰는 법을 강조하며 손님들이 찾아올 때면 모드로 하여금 금서를 읽혔다.

 

 "한남자의 입에서 나온 두 버전의 사기전말...."

 

저택에서 모드는 사랑받는다는 느낌보다는 외롭고 쓸쓸해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고 탈출하기 위해 젠틀먼의 도움을 받게 된다. 여기에서 밝혀지는 반전은 젠틀먼과 모드가 사랑에 빠진 척을 해서 하녀인 '수'를 속이고 결혼식 이후에는 마치 아가씨가 미친것처럼 꾸며 그녀 대신 수를 정신병원에 집어넣는다는 스토리였다. 사기꾼인 한 남자의 입에서 두 버전의 사기계획이 내뱉어졌다. 어느 쪽에 한 말이 진실인것일까

 

p11 어머니를 본 적은 한번도 없으며 어머니는 내게 아무런 존재도 아니었다
        나는 석비스 부인의 아이였다...

 

그 옛날, 석비스 부인이 자신의 아이를 낳던 날....유부남의 아이를 밴 상태로 석비스 부인을 찾아왔던 저택의 아가씨도 이곳에서 출산을 했다. 그녀를 추적해 온 아버지와 아비를 미처 피하지 못해 끌려가면서 자신의 아이를 이 곳에 두고 다른 아이를 데려갔다. 데려간 아이는 '모드'(석비스 부인이 낳은), 두고간 아이가 바로 '수'였던 것. 출생의 비밀이 반전의 두 번째였기에 이 두꺼운 이야기가 할 말은 여기에서 마무리 되고마나?했었지만....

 

밝혀질 진실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청렴하면서고 고매한 정신의 소유자인 것처럼 그려졌던....하지만 뭔가 석연치 못한 느낌을 주던 외삼촌의 서가에서 그의 비밀이 또 한 차례 밝혀졌던 것.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게 쓰여진 <핑거스미스>는 이미 영구에서 드라마화 되어 좋은 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또한 6월이 되면 박찬욱 감독에 의해 <아가씨>라는 영화로 각색되어진 작품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 예고편만 보아도 미장센에 흠뻑 취하게 만든 영화에 대한 기대를 나 역시 가득 품고 기다리고 있다.

 

'모드'와 '수전'
뒤바뀐 인생이었지만 그들은 행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운명 앞에 좌절하거나 보상받고자 하지 않았다.그녀들을 둘러싼 사람들이 욕심쟁이에 사기꾼들이었을 뿐 정작 두 소녀(혹은 여인)는 담담했다. 그 사실이 더 가슴아파 그들이 감정선을 따라 읽게 만든 <핑거스미스>는 방대한 양에도 불구하고 흡인력이 대단한 소설이었다.

 

'도둑'이라는 은어의 핑거스미스라는 제목을 달고 세상에 나온 소설은 사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로 각색해도 어울릴 소재로 쓰여졌다. 범죄와 음모, 진실과 반전, 악한과 상류층 은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모두가 서로에겐 '핑거스미스'였던 소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하게 끝맺음되지 않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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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온 스노우 Oslo 1970 Series 1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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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에서 주목하고 있던 요 네스뵈의 신간 [블러드 온 스노우]는 생각만큼 진하지는 않았다. [스노우맨]에서 보여주던 그 날카로우면서도 섬뜩한 기운이 쏙 빠져 있어 약간은 의아했던 작품이기도 했지만 재미를 몰아가는 노련함만큼은 역시 '요 네스뵈다'할만큼 뛰어난 작품이기는 했다.

 

살인청부업자인 '올라브'에게 트라우마는 엄마였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매맞는 엄마를 참아내지 못한 그는 이후 여자를 때리는 남자들을 가만두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표적인 '코리나'가 젊은 애인에게 맞는 모습을 참지 못하고 때리는 남자를 죽여버렸다. 그래서 그는 큰일났다. 의뢰인은 코리나의 남편이자 올라브의 보스였던 다니엘 호프만이었으므로. 자신의 아내를 죽여달라고 의뢰한 일명 '마누라 죽이기'를 요청한 그는 마약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어둠의 왕이었던 것. 남자를 죽이면서 올라브에게는 두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첫번째 의뢰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과 두번째 그가 죽인 젊은 남자가 다니엘의 아들이었던 것. 그래서인지 결국 이 막장스토리의 마지막 점은 주인공 올라브가 찍게 된다. 코리나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목숨을 걸었던 그녀는 착한 여자가 아니었다. 그래서 소설 후반에서 그는 피를 줄줄 흘리면서 안전가옥을 나서야했다. 위대한 개츠비의 변형본같은 내용이 가미된 <블러드 온 스노우>는 원래 액자소설처럼 쓰여진 작품이라고 옮긴이는 밝히고 있다. <납치>라는 소설을 집필하던 중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상의 소설로 구상했던 <블러드 온 스노우>를 실제로 집필해서 세상에 내어놓은 것이라고 했다. 물론 기대했던 해리 홀레 반장도 등장하지 않았다.

 

12시간 만에 탄생된 소설은 하지만 훌륭했다. 영상미가 그려질만큼이었는데 일본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의 <그레이브 디거>보다는 속도감이 덜하긴 했지만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훨씬 더 재미를 가미할 수 있는 원석같은 소설이었다. 게다가 워너브러더스에서 만들고 있다는 영화 속 주인공은 무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고 했다. 영화! 개봉하면 안 볼 수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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