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아니요'가 사라진다면
다그마 가이슬러 지음, 양혜영 옮김 / 윌마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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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좋아하는 어른으로 자란 내가 성장하며 읽은 동화책들은 

꾀를 내어 위기를 모면하는 지혜를 보여준다거나  '~해야 한다는' 가르침 혹은 '~ 해서는 안된다는 금기'가 담긴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요즘 동화책들은 그 때에 비해 참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어 놀랍다. 예쁘고 귀여운 일러스트까지 포함해서. 


<지구에서 '아니요'가 사라진다면>은 제목에서부터 질문하고 있다.

"어떨 것 같아?" 라고. 






책의 제일 마지막 표지 쪽엔 여러 상황 속 "아니요"가 그려져 있다. 상황에 맞는 표정까지 곁들여져서. 우리는 이미 참으로 많은 순간순간 "아니요"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이런 많은 순간들에 "아니요"를 말할 수 없고 글로 표기할 수도 없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필요한 순간에 "아니요"가 빠지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맞춰 보기에 앞서 해당 페이지를 펼쳐 놓고 아이와 함께 롤플레잉 게임 하듯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 싶다.  아이들이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이 왜 필요한 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쉬운 교육이 또 어디 있을까.  딱딱한 교육자료보다는 동화를 이용한 상황 연출이 훨씬 재미있을테니. 





이 책은 거절을 잘 못하는 어른으로 자라지 않기 위한 필독서인 동시에 건강하게 거절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 준다. 또한 거절을 지혜롭게 받아들이는 태도까지 더해져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우리는 '아니요.'를 되찾을 거예요.

그 말이 없으면 우린 행복할 수 없어요!


'아니요.'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말!


그러니 제발 부탁해요.

어서 빨리 돌려주세요!



마을에서 가장 맛있는 케이크를 만드는 로즈 아줌마.

모두가 자신의 케이크를 거절하자 별똥별을 향해 '아니요'가 사라지는 소원을 빌었고

이로 인해 마을 곳곳에서 곤란한 일들이 일어난다. 


다행히 거절의 이유를 알게 된 로즈 아줌마가 다시 소원을 빌면서

소동은 사라지게 되고 용기있는 거절의 진정한 가치도 깨닫게 된다. 


이야기는 단순했지만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태도나

거절로 인해 상처 받는 마음에

건강한 처방이 되어 타인과의 관계를 상하지 않게 만들기 충분해 보인다. 



<싫을 땐 싫다고 말해요>의 후속작인 <지구에서 '아니요'가 사라진다면>은

자신있게 '아니요'를 말할 수 있는 용기와 거절의 진짜 가치를 자연스레 배울 수 있는 훈훈한 동화책이다. 


게다가 질문과 답은 쉽지만 깨달음의 무게는 제법 묵직하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동화읽기를 멈출 수 없는 건 여전히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다. 현명하게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다양한 표현들이 짧지만 임팩트 있게 펼쳐져 도저히 놓을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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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를 위한 전선생의 제철 푸른 식단 - 계절의 힘으로 몸을 돌보는 회복 레시피
전미란 지음 / 서사원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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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가 포함된 도서는 꼭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는 책이다.

오히려 읽고 싶은 페이지부터 펼쳐도 되니 부담없이 읽게 된다.

​

● 1~2인분 기준의 간편식

● 계절의 힘으로 몸을 돌보는 회복 레시피

​

라는 부제가 붙은 <갱년기를 위한 전선생의 제철 푸른 식단>은 재료와 조리법이 복잡하지 않은 한끼여서 '따라 만들어볼까?' 는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내용이다. 아무리 좋은 식단도 눈으로만 훑으면 내 몸이 건강해질 리가 없다. 한 두 가지라도 따라 만들어 먹어야 몸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법.

​

그래서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제철 재료 + 심플 레시피' 구성에 있다.

​

​



지금의 계절이 가을이라 가을편부터 읽기 시작했고, 금새 매료되기에 이르렀다.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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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몸을 단단하게 채우는 계절

겨울은 몸의 속도를 늦추고 회복하는 계절

봄은 몸을 깨우는 계절

여름은 몸의 균형을 지키는 계절

​

이라 명명하고 있는데, '몸의 균형을 지키는 계절'에서 '몸을 단단하게 채우는 계절'로 바뀐 시점인 지금 내게 좋은 식재료들은 어떤 것들일까.

이런 궁금증을 갖고 펼치다보니 재미없을래야~ 재미없을 수 없는 책이 되고 말았다.

​


열심히 쓰던 몸에서 

오래 쓰는 몸으로 바뀌는 시기

속도가 아니라 균형을 배우는 시간

p139


책은 계절밥상 을 소개하는 레시피가 아니다. 

'갱년기'라는 단어가 붙어 있다. 이 의미는 몸의 역할과 삶의 중심이 달라지는 시기에 건강을 지켜나가는 방법과 태도를 배울 수 있다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

사춘기도 이긴다는 갱년기. 건강 크리에이터인 저자 전미란은 갱년기를 극복해야할 과제가 아니라 나를 만나는 시간이라 말한다. 그리고 오늘의 한끼가 내일의 나를 조금 더 가볍고 건강하게 만들어준다는 속삭임.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겪어보진 않았지만 '갱년기 증상'은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예민함이 함께 오는 시기라고 한다.


감정 기복, 우울함과 예민함이 반복된다면 얼마나 힘들까. 여러 가지 갱년기 증상들을 살펴보며 사춘기를 이기기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런 조건들이 장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세로토닌의 약 90%가 장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세로토닌은 몸 속에서 안정감과 만족감, 충동윽 억제하면서 수면조절을 담당하는 호르몸인데, 장내 균형이 깨지면 감정이 흔들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니 갱년기일수록 잘 챙겨먹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

완경을 경험한 저자는 음식을 바꾸고 나서 통증이 사라지고 피부가 더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

몸에 필요한 것들이 제철에 나고 있음을, 우리 조상님들이 왜 제철재료를 식탁으로 대령했는지 그 지혜에 탄복하게 됐다. 요즘은 4계절 내내 각종 채소와 야채, 과일들을 만나볼 수 있지만 그 효능은 시간을 지켜 흡수될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


노화는 겉모습만 늙는 것이 아닌

생체 균형이 무너지는 과정이에요

갱년기는 그 균열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시기이고요

p90



활성산소를 하루씩 줄이고 염증을 하루씩 낮추면 무너졌던 균형은 다시 맞춰집니다

그 변화는 머리카락에서부터 피부로, 그리고 체형으로 천천히 드러납니다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계절을 준비해 볼까요?

p91

꼭 갱년기가 아니어도 건강식으로 즐기기 적당한 간단한 한끼가 많이 소개된 책 <갱년기를 위한 전선생의 제철 푸른 식단>.

3~4인용이 아닌 1~2인 분으로 계량된 레시피여서 1인 가구 레시피로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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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으로도 침샘을 자극하는 문어양파 샐러드부터 셀러리새우버섯볶음, 단감소스아침샐러드, 숙주나물비빔밥, 당근브로콜리찜... 엄청난 요리고수가 아니어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다양한 116가지 레시피 외에도 정말 간단한 기본 양념 세가지(전선생 만능 소스/깻잎소금/쑥소금)까지 더해진 건강한 제안이 담긴 전선생의 회복 레시피.

​

이 한 권이면 갱년기 대비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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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 PDE
이혜경 지음 / 북레시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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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 치유가 목적이 아닌 상담

정신과 의사 이수현에게는 따로 보관 중인 파일이 있다.

병원용인 하늘색 파일에도, 개인 연구용인 검은색 파일에도 똑같이 PDE라고 적혀 있지만 그 의미는 간호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랐다.

Patient Diagnosis & Evalation(환자 진단 및 평가)가 아닌 Psychic Domination Experiment(심리/지배/실험)의 약자.

​

상담 중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남몰래 '타인의 심리를 조종하는 죽음의 실험'을 하고 있었던 것.

​

그리고 수현이 친 거미줄에 너무나 쉽게 걸려든 선영은 폭력을 일삼던 남편을 결국 살해했다.

​

​

분명 수현은 결코 살인을 명령한 적이 없다

그저 죽음이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 그 사후의 풍경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그로 인해 선영에겐 범죄 이후에 대한 공포는 소멸하고

오직 죄에 대해 벌하는 행위로서의 차가운 계산만이 남을 것이었다

이 모든 지식은 선영이 인지조차 못 한 채 무의식의 밑바닥에 자리 잡아, 오직 그녀의 선택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p203

​

​

선영 자신이 수현의 살인 유도 실험 세 번째 성공작이라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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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석을 살해한 전선영의 이야기는 <처방> 안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울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소설의 분위기를 장악해 버리면서.

고아로 자란 선영은 같은 대학 선배인 민석을 만나 결혼했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수현의 병원에서 상담을 받을 무렵 결혼생활은 지옥으로 변해 있었다.

"사람은 잘 안 변합니다. 특히 타인의 고통을 양분 삼아 사는 악인들은 더욱 그렇죠. 하지만 선영 씨, 지옥을 끝내는 방법이 꼭 본인의 소멸일 필요는 없어요."(p161)라는 위로 속에 담긴 악의를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선영은 벼랑 끝에 서 있었고 등 뒤에 온 손이 두드리는 손인지, 떠미는 손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두 목숨이 끊어졌다.

​

그에 비해 존속살해범 김지우의 이야기는 비중이 높진 않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독톡히 해낸다.

복역 중에 계속 편지를 보내오던 지우가 출소 후 아빠를 죽였고, 탐욕과 목적을 드러내며 수현을 찾아와 칼을 휘두른다. 자신이 심신미약으로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달라면서. 환자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에게 다정하고 좋은 이미지를 구축해온 수현. 모든 판이 그의 계획대로 흘러가는 듯 했지만 선영와 지우의 사건이 오히려 그의 발목을 잡으면서 소설의 후반은 갑자기 나타난 약혼녀 혜리의 주도하에 흘러가게 된다. 사랑하는 남자를 향한 강한 의심은 그녀를 코난급 추리녀로 거듭나게 하고 너무나도 쉽게 그의 가면을 벗겨내면서 철옹성 같던 수현을 무너뜨리고 만다.

​

<처방>은 가장 농밀한 지옥 속에서 점점 더 강도가 쎈 절정으로 치닫는 과정으로 전개된다기 보다는 다른 농도로 반전되는 분위기라 살짝 이질감이 들기도 했지만 결국 권선징악의 결말로 마무리 되는 듯 했다. 오히려 소재가 강렬했던 만큼 그 결말 역시 지독했다면 어땠을까. 혹은 한니발급 캐릭터의 여운을 남긴다거나.


<처방 PDE>는' 타인의 마음을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은 반드시 선한 것인가'라는 질문이 던져진 이야기여서 흥미롭게 탐독했던 소설이다. 물론 책을 읽기 전부터 도덕적으로는 답이 정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소설적 허용 아래, 스토리가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 그리고 캐릭터 같의 케미가 얼마나 녹진할 것인지 궁금했다.

​

한 권의 이야기가 여러 독자에게 남기는 인상의 갈래는 다양하겠지만 '지배','자살','파멸'의 향이 짙었던 <처방>은 매혹적인 금기의 향으로 가득 채워져도 괜찮았을 법한 소설이라 살짝 아쉽다. 타인의 생각을 지배할 수 있다는 생각, 마리오네뜨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자만. 잔혹하게 묘사되는 범죄소설보다 이 대목이 더 무서운 건 어쩌면 하이퍼리얼리즘 소설이 될까봐서다. 있을 법한 사실이 몇 년 뒤 뉴스를 통해 진짜 사실로 들려오게 될까봐. 그정도로 소설은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

사람을 자살하게 만드는 명령은 불가능합니다

인간에겐 생존 본능이라는 최상위 제어 장치가 있기 때문이죠

본능을 이길 수 있는 암시는 존재하지 않아요

P292

악인의 폭주를 내 인내심이 부족한 탓으로 돌리며 끝까지 견디는 거에요

하지만 그건 인내가 아니라 방조입니다

자신을 해치는 존재에게 자비로운 건, 미덕이 아니라 자학일 뿐이죠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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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경계선 위에 서 있다 - ‘범죄 사냥꾼’ 이대우 형사가 퇴직하면서 남기는 마지막 수사 보고서
이대우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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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장인정신'을 검색해 보면,

'일 자체에 깊은 보람을 느끼면서 주체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는 태도와 의식을 의미한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

예술가들에게 자주 붙여왔던 표현이지만 <우리는 모두 경계선 위에 서 있다>를 읽어보니 저자에게도 해당되는 단어 같이 느껴진다. 한 분야에서 40년을 버텨온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므로. 게다가 저자는 '형사가 진행하는 수사를 종합예술'로 언급하고 있지 않은가. 형사가는 직업군을 장인정신에 빗댄다는 건 살짝 이상해 보이긴해도 그 의미만큼은 일맥상통할 수 있을 듯 했다.





경찰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사람

정의와 불의 사이에 서 있는 그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은데, 범죄를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자주 봐왔기에 익숙한 그의 말과 표정 대신 이번에 책을 통해 본 그는 좀 특이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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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팀장이 되어 첫 발령받았던 서대문경찰서를 '서대문 레전드'로 만든 이대우 형사는 형사과, 사이버범죄팀, 지능범죄팀, 경제팀 등을 골고루 거친 베테랑이었고 '범죄 사냥꾼'으로 불리면서 3000여 명의 범죄자를 체포한 강력계 형사의 전설이었다.

​

<<다시 태어나도 경찰>>을 출간한 것 외에도 '경찰청 사람들','시티 헌터','도시 경찰','히든아이'등 범죄 관련 프로그램에도 꾸준히 출연하며 얼굴을 익혀온 그는 퇴직을 앞두고 옛 부임지로 되돌아가는 선택을 했다. 두 건의 미제 사건해결을 꿈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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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 가는 편한 길을 두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길을 걷는 사람. 행동 하나에서도 어떤 사람인지 잘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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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안전을 걱정하는 긴장된 상태 속에서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늘 안심하면서 살아가야 할 이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P112

해방 후 80여 년을 성장해온 역사깊은 전문 조직 경찰

제주 여성 실종 사건,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 등 잇따라 터지는 사건 속에서 경찰의 신뢰는 한없이 무너졌다. 강력한 총기 규제, 즐비한 CCTV, 뛰어난 과학수사기법... 대한민국은 치안이 좋은 나라라는 이미지가 무색할 정도로 "지금, 여기가 한국이 맞아?" 싶게 만드는 사건들이 뉴스를 장식하며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강해지던 시점에 '범죄 사냥꾼'이라 불리던 이대우 형사의 마지막 수사 보고서라는 타이틀이 붙은 책을 읽게 되었다. 어쩌면 한 순간에 '불의'를 선택한 경찰보다는 사명감을 갖고 현장에서 뛰는 '정의로운' 경찰들이 더 많다는 희망을 잃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

역사 깊은 전문 조직 중 하나인 '경찰'로 재직했던 그가 책에 담은 내용들은

한국판 화차사건인 '보험금 존속 살해 사건', 끝내 미제로 남은 '홍은동 분식점 여주인 살해 사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해결된 '다이아몬드 반지 도난사건','제주 노부부 살인사건','슈퍼 주인 살인사건' 외에도 가정폭력사건, 보이스피싱,로맨스캠, 성폭력 사건 등 다양했다. 범인이 잡혔지만 씁쓸한 경우도 있었고 미제로 남아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다. 좀 특이한 건 시점이었는데, 검거를 목적으로 한 경찰의 시점에서 사건을 들여다보아 잔혹한 묘사나 범죄 자체의 상세 설명이 덜해 읽는 동안 마음이 힘들지 않아 편했다. 객관적이면서 심플하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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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대우'에서 '시민 이대우'로 돌아온 그가 서문을 통해 언급한 것처럼 경계선에 서 있는 우리 모두는 한 순간의 선택으로 아동 학대범이 될 수도 있고 사기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그래서 퇴직 후의 삶 또한 보다 많은 사람들을 안전한 영역으로 붙잡아주는 일을 하며 살겠다는 포부를 담은 전직 형사의 남다른 사명감은 참으로 고맙게 느껴질 정도다. 앞으로도 우리는 안전하게 살 수 있을까? 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한 것처럼.


퇴직 전 남은 60일 가량도 허투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던 뼛속까지 강골형사였던 그는 이제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과 경찰의 가교 역할을 해나가고자 한다.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범죄사냥꾼'도 추진 중이고, '형사를 체포하는 강아지'로 불리는 반려견 풍순이와의 일상도 유튜브에 담아내는 등 여전히 바쁘게 생활하면서.



나는 현장을 떠나지만 너를 쫓는 형사들의 추적은 계속될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한 완전 범죄는 없다

다만 시간이 걸릴 뿐이다

p27


잘 숨어 있는 것, 호의를 가장해 다가오는 것,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익숙한 것들에 의해서 우리가 늘 곤경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p117




책 속엔 인상적인 대목이 많았지만 경험은 퇴직하지 않는다 와 혼자만 잘 살 수 있는 사회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는 문장은 강렬했다. 평범한 말도 누가 내뱉느냐에 따라 강도가 달라지는 걸까. 전직 경찰의 입에서 나온 두 문장은 안전한 사회를 꿈꾸는 사람에게 든든함과 경각심을 동시에 갖게 한다. 

​

<우리는 모두 경계선 위에 서 있다>가 다르게 읽힌 까닭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범죄를 분석하고 범인을 파헤치기보다 그들을 검거하는 경찰의 입장에서 쓰여졌다는 점이다. '미치도록 잡고 싶은 마음', 애쓴 결과 그리고 피해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했던 시선 덕분에 형사의 마지막 수사 보고서는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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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데 왜 피곤할까 - 혈당 리듬을 되찾는 4주 실전 프로그램
양혁용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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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병원에서 "혈압이 높다"는 얘기를 듣고 '혈당'과 '혈압'에 급관심을 두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겁을 주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래서 좀 더 희망적이면서 건강한 생활에 보탬이 되는 책을 찾다가 읽게 된 <정상인데 왜 피곤할까>에서는 혈당 리듬을 되찾는 4주 실전 프로그램에 관해 언급이 있어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인슐린 저항성은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


혈당의 급격한 변동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우리 세포는 손상을 입기 마련인데, 이렇듯 당뇨 합병증의 본질을 이야기하며 산화 스트레스의 개념, 인슐린 저항성, 제 2형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과정 등을 짧은 글과 그림으로 쉽게 보여준다. 


굳이 '탄수화물 민감도 자가 진단법'을 체크해보지 않아도 나의 혈당 타입이 '반응형'인지 '고정형'인지 내용만으로도 알 수 있었는데 지표로 정리된 요인들에 다 해당되는 것 같아 책을 펼친 초반에는 살짝 겁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정상인데 왜 피곤할까>는 물고기를 던져주는 책이 아니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글루코핏 회원들의 성공사례들을 참고삼아 몸의 균형을 찾아가는 시간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복잡한 식단도 없고, 힘든 운동을 권하지도 않아 마음만 먹는다면 루틴만들기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인슐린 저항성은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는 말이 힘이 된다. 



공복 상태에서 먹는 과일은 건강식이 아니라

혈당 스파이크의 주범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느냐뿐 아니라,

'언제','어떤 순서로','무엇과 함께' 먹느냐입니다

p29



혈당은 숫자가 아닌 리듬이다


책은 '혈당 리셋'의 핵심을 하루 24시간 중 17시간 정도를 건강한 혈당 범위 안에서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혈당을 숫자가 아닌 리듬으로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강조한다. 공복 혈당이 정상이라고 안심할 수 있을까? 높은 수치는 약만 잘 먹는다고 해결될까? 처럼 평소 궁금했던 질문에 대한 시원한 답은 파트 1 -3장에서 확인하고, 이어진 파트2에서는 식전 방어템으로 활용하기 좋은 것들과 식후 15분 운동의 중요성까지 체크해본다. 


파트 3에서는 혈당 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예시들이 등장하는데, 

좋은 지방 vs 나쁜 지방, 혈당 관리하며 먹기 좋은 과일과 주의해야할 과일들, 혈당이 잘 잡히는 간식, 영양제 섭취 루틴, 도움되는 근력프로그램이 실천하기 쉽게 도표화 되어 있다. 부록으로 실린 레시피들과 함께. 


계획 세우는데 소질이 없는 파워P형 인간에겐 무척이나 고마운 장이 아닐 수 없었다. 쉽고 간단하고.... 




국내 최초 CGM 기반 혈당관리 서비스 <글루코핏>대표 양혁용 원장의 <정상인데 왜 피곤할까>는 혈당 관리가 필요한 시대,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데 참고하기 좋은 책이다. 4주 실천 프로그램으로 혈당의 리듬을 되찾는 일은 이제 더이상 미뤄둘 일이 아닌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엔 막연한 두려움이 앞섰다면, 책을 읽은 후엔 '한 번 해 볼만 하겠다'는 의지가 생겨났달까. 


건강을 위해 제시된 여러가지들을 하나씩 해나가다보면 24시간을 건강하게 잘 조율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당장 1주차 기초다지기부터 시작해 보려 한다. 당장 끊을 수 없는 것들은 줄여나가면서 4주차까지 단계별로 실천하다보면 정상 리듬을 유지하며 살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으면서.


 작년부터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보다 건강관련 책들을 가까이하고 있다. 이제는 누군가와의 관계보다는 나 자신과 잘 지내는 일에 힘 쓸 나이가 된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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