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작가 헤닝 만켈의 작품들에 집중하고 있다. 몰입도가 최고!! 읽는 재미 최강!!! 수식어를 따로 갖다 붙일 필요가 없는 작품이 바로 그의 소설이다. 밑바닥부터 꽉 차 올라오는 그 울림부터 다른 이야기를 채 10권도 읽지 못했지만 어느새 나는 그의 매니아가 되어 있었다.
7.8월이 한여름인 우리와 달리 북유럽의 한여름은 6월 22일 경을 의미한다는 이제사 알게 되었지만 그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일년 중 해가 가장 긴 한여름 80여일 동안 쿠르트 발란더 형사에게 최악의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연쇄살인범의 손에 동료 스베드베리를 잃고 만 것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10대 셋의 실종 사건을 파헤치던 스베드베리는 어이없이 면식범의 손에 살해당했고, 이후 사건을 정식 수사하던 발던더는 실종 청소년 셋의 시체까지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원래는 넷이어야 했다. 이사 에덴그렌이 빠졌다. 축제에 참석하려 했으나 당일 갑자기 몸이 아파 빠졌던 이사는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과연 위험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것일까. 이사에게 드리워졌던 죽음의 그림자는 완전히 걷혀진 것일까. 여전히 살인범의 윤곽조차 잡지 못한 발란더와 달리 독자들에게는 살짝살짝 살인범의 옷깃(?)을 펄럭여주며 그 궁금증을 더하게 만드는 작가의 노련함이란....!!! 혀를 두르게 만든다. <한여름의 살인>은!!
보통 범인의 정체를 알고 보면 긴장감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마저 계산한듯 아슬아슬하게 독자와 밀당에 나선 그는 뛰어난 카사노바 같았다. 이 노련한 작가의 빠른 타계로 더이상 이런 수준의 소설을 읽을 수 없다니....!!!1권을 읽고 잠시 숨고를 틈도 없이 곧바로 2권을 펼쳐들었다. 너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대체 똑똑한 헤닝 만켈이 준비해 놓은 범인은 어떤 캐릭터라는 말인지....! 개인 소유의 섬에 홀로 숨죽여 숨은 마지막 소녀 이사마저 죽이고야만 범인을 발란더는 어떻게 뒤쫓을지....나는 너무나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무더운 여름, 땀냄새보다 더 퀴퀴한 살인사건을 쫓는 형사의 두 눈은 붉었다. 동료의 죽음과 바로 그의 눈 앞에서 죽어간 소녀의 복수를 멋지게 해 주길 기대하는 독자의 앞에 선 발란더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이 시점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