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쉬즈 곤
카밀라 그레베 지음, 김지선 옮김 / 크로스로드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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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목격자

아빠와 누나랑 사는 '제이크'에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엄마가 죽은 후, 남몰래 엄마 옷을 입고 엄마의 화장품을 바르고 힐을 신는다. 작은 마을 오름베리에서 들통나면 안되는 취미생활이다. 하지만 위험은 금색 스팽글이 달린 드레스를 고르고 적포도주색 립스틱을 바른 날 일어났다. 힐을 신고 숲속을 홀로 산책하다 도움을 요청하는 여인 '한네'를 발견한 것. 망설이는 사이, 차 한대가 와서 그녀를 데려갔고 그 자리엔 갈색 노트 한 권이 남았다.


기억을 잃은 프로파일러

함께 수사하던 연인 페테르의 행방을 기억하지 못하는 한네는 현재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소녀가 죽은 사건을 수사하던 중이었지만 기억을 잃은 채 오름산 남쪽 숲속에 쓰러져 있었다. 기억의 끝은 그린란드에서 페테르와 함께 했던 추억에 머물러 있고 사건을 기록한 수첩도 잃어버렸다. 남겨진 것이라곤 손바닥에 쓰여진 숫자와 글자들뿐. 범인과 마주친 것일까. 페테르는 어디에?


수첩의 기록

1993년 12월, 다섯살배기 어린 딸과 난민 수용소를 떠난 아즈라의 흔적을 찾던 한네는 목격자인 소년의 집에 다녀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프로파일러가 방문했고 아빠가 용의 선상에 올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소년. 동시에 자신을 괴롭혀온 빈센트의 아버지가 아동성도착자라는 사실과 여자친구 사가의 엄마가 데이트중인 남자가 구제불능의 폭력범이라는 사실도 수첩을 통해 알아냈다.


반전 키워드 DNA

범인은 밝혀졌다. 하지만 의외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DNA가 가리키는 출생의 비밀은 애잔했다. 밝혀져서 속시원한 비밀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비밀도 있는 법. 모든 진실이 풀어졌지만 가히 통쾌하지만은 않았다. 2009년, 오름베리에서 발견된 백골 한 구로 인해 시작된 이야기는 백골이 제 이름을 찾으면서 모두 밝혀진다. 사연도, 범인도. 그리고 남은 가족에 관한 진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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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키스 링컨 라임 시리즈 12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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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죄를 계획하는 범죄자가 있는가 하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후 수습하지 못하고 폭주하는 범죄자도 있다. 이제껏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 속 범죄자들은 전자쪽의 성향이 강했는데, 그들이 아무리 뛰어나도 링컨 & 아멜리아 콤비는 빠짐없이 잡아냈다. <<스틸키스>> 역시 그 뻔한 결말을 알면서도 과정이 주는 즐거움에 취해 두꺼운 책 두께에도 불구하고 읽는데 하루를 투자했다.

 

1997년 발표된 <본 콜렉터>를 통해 세상에 나타난 링컨 라임은 신체가 자유롭지 못한 상태의 캐릭터다. 책에 앞서 '안젤리나 졸리와 덴젤 워싱턴' 주연의 영화로 먼저 접했던 탓에 시리즈의 다음 권들을 읽을 때도 그들의 이미지는 그대로 이어진다. 이미 그들 외 다른 캐스팅은 상상할 수 없으므로.

 

범인을 쫓던 중 에스컬레이터 안으로 떨어진 남자와 마주하게 된 아멜리아. 추적을 포기한 채 시민을 구하기 위해 총을 뽑았지만 결국 살릴 수 없었다. 놀라운 건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었다는 점. 큰 키에 눈에 띌만큼 말라깽이인 범인은 아멜리아의 행동을 다 보고 있었다. 그의 치밀한 계획 속에 사건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아멜리아는 현장에서, 링컨은 단서 속에서 살인범을 찾는다. 다른점이라곤 링컨은 더이상 경찰과 공조해서 일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 하지만 사건을 의뢰 받은 링컨 역시 '그 놈'이 누구인지 밝혀내게 되는데.... 이 와중에 링컨 곁엔 자신처럼 사지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지만 똑똑한 인턴이 나타나고 아멜리아에겐 출소한 옛 애인이 찾아온다. 절대적 운명 같았던 연인에게서도 '이별'의 냄새가 맡아져 더 긴장하며 읽게 되는 제프리 디버의 신작 <<스틸키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책 역시 재미있다. 링컨 & 아멜리아 콤비의 이야기는 한결같이 흥미롭고 재미있다. 서버를 해킹해서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방법은 기계가 주는 편리함에 물든 우리삶 전반을 되돌아보게 만들기도 하고. 나쁜 마음을 먹은 누군가에 의해 일상이 오픈되고 삶이 멈추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작가 제프리 디버가 소설을 통해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이유 역시 같은 맘이 아닐까. 점점 발전해가는 사회가 오히려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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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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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에게 '아무'라는 아명으로 불리던 소녀는 이제 자라 여인이 되었다.

남다른 혈통으로 태어나 행복할 일만 지속될 줄 알았으나 달콤했던 첫사랑은 짧았고

얼굴모를 장군과 결혼한 것도 잠시, 남편을 다시 만날 때까지 태어나 처음 험한 고초들을 겪으며

누구보다 강인한 여인으로 성장했다.

 

중국 사극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여인들간의 궁중암투를 벗어나

가족과 남편 사이, 외가와 친가 사이, 고모와 아버지 사이, 고모와 연인 사이....

에 서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갈등해왔지만 결국 하늘이 택한 그녀의 길은 '제왕업'

 

주인공 왕현이 측천무후처럼 왕이 되거나 서태후마냥 권력의 중심에 홀로 오르는 이야기는 아니다.

 

시작은 정략결혼이었지만 뜻이 맞고 길이 같은 낭군을 만나 함께 역경을 헤쳐가며 패업을 이루어나가는 이야기다.

 

장소가 황궁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꽤 광범위한 스토리라 영상화 하는데 어려움이 있겠다 싶었으나 놀랍게도 벌써 드라마 제작 중인 소설이었다.

 

원작 드라마인 <제왕업>이 어떤 영상으로 담겨 '강산고인'으로 완성되었을까.

'황제의 운'을 타고난 여인이라기에 '연희공략의 위영락'처럼 영민하거나 '옹정황제의 여인 견환'처럼 야물딱진 면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야기가 뒤로 이어질수록 여주인공의 재기발랄한 매력은 살짝 묻힌듯 해서 아쉽긴 했다. 여주인공이 배우 장쯔이라니, 우아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로 왕현을 연기할 그녀의 드라마를 기다리는 중이다. 드라마를 본 후 원작소설을 다시 읽는 즐거움을 언제쯤 느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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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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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10억뷰','누적 500만부','2020년 중국 화제의 드라마 원작'.

화려한 타이틀을 단 소설 <<제왕업>>은 사전만큼 두툼했다. 총 2권으로 나뉘어진 방대한 이야기 속 주인공은 열다섯 살에 성년식인 계례를 치르게 된 앳된 소녀 '아무'. 중국 역사 드라마를 보면서 계례를 치르는 장면을 본 적은 없지만 모든 소녀가 이렇게 치렀을까 싶을만큼 의식은 화려했다. 궁의 내명부에서 의식을 참관하고 명문가 여인들이 구경꾼으로 모인 가운데, 태자비와 장공주 그리고 황후마마까지 등장한다. 초반부터 특별한 신분임이 드러난 아무는 공주의 딸이자 친고모를 황후로 둔 왕가의 소녀다.

 

 

핏줄로 이어진 태자나 둘쨰 전하보다 고모가 싫어하는 가문의 피(연적 사귁비 집안)가 섞인 세째 왕자 자담과 꽁냥꽁냥 연애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인생은 흐르는 물처럼 주어지는 것이 아닌 법. 자담과의 혼인을 꿈꿨던 아무는 그와 강제로 헤어져 집안의 결정에 따라 얼굴도 모르는 예장왕 소기와 결혼하게 된다. 여러 전투에서 이름을 날리며 나이 서른에 천하를 징벌한 장군소기. 결국 혼례를 올리게 되었지만 첫날밤도 치르지 않은 채 그는 전장으로 다시 떠나버렸다. 경외의 주인공에서 하루 아침에 소박맞은 여인으로 소문나 버린 아무는 집을 떠나 모처에서 요양하며 3년 동안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했으나 남편의 무관심은 여전했다.

 

 

한술 더떠 남편을 노린 적국 왕자 하란잠에 의해 납치되면서 온갖 수모를 겪는다. 애증을 쏟아붓는 하란잠. 애초에 가질 수 없는 여인을 손아귀에 두고 욕심을 부리다 예장왕에 의해 소탕되는데, 그 과정을 겪고 나서야 아무는 어렵게 남편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간의 오해를 풀고 좋은 시간을 가지게 되나 싶은 시기에 나타난 남평의 여인들. 그리고 가족이 숨겨왔던 진실. 자신이 더이상 존귀한 존재가 아닌 정세에 따라 놓여진 장기말처럼 쓰여졌다는 사실에 슬픔과 절망을 느끼게 된 아무는 남편과 함께 권력의 중심으로 뛰어들게 된다.

 

 

여주인공의 영특함과 아름다움, 왕가의 얽힌 잇속, 배신이 난무한 인간관계가 빠르게 펼쳐지면서 처음엔 두껍게만 보였던 한 권이 휘리릭 읽혀졌다. 과연 이 한 권의 내용이 방대한 중국 사극 드라마의 몇 편에 해당될는지는 모르겠지만 40부,50부,120부.....길이를 짐작할 수 없는 드라마의 원작치고는 빠르고 쉽게 읽히는 편이다. 장쯔이 주연의 <강산고인>이 방송되면 원작 소설과 비교해가며 다시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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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딸들
랜디 수전 마이어스 지음, 홍성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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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뉴스채널에선 단 하루도 '죽음'에 대한 소식이 빠지질 않는다. 대한민국 어딘가에선 꼭 누군가가 끔찍하게 살해되거나 사고를 당했고 처벌수위에 대한 언급이 있곤 했다. 피해자에게도 가해자에게도 가족이 있을텐데...그들은 이제 어떻게 살아가나? 슬퍼지곤 했는데, 피해자의 가족인 동시에 가해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어린 자매의 이야기가 <<살인자의 딸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있었다. 상상과는 달랐고 더 먹먹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는 이러했다.

 

 

엄마를 죽인 아빠를 바라보는 자매의 다른 시선

친탁했다는 얘기를 듣는 아홉 살 룰루와 엄마를 쏙 빼닮아 아빠뿐만 아니라 외가에서도 관심 듬뿍 받는 다섯 살 메리는 하루 아침에 부모를 잃었다. 엄마는 땅에 묻혔고 아빠는 감옥에 갇혔다. 둘 다 이상적인 부모는 아니었지만 울타리를 잃은 아이들의 상황은 비참했다.

엄마와 아빠는 집에 있을 때면 항상 싸웠다(p9)

남자들이 줄곧 엄마를 찾아왔다(p12)

아빠는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걸 원했고, 다른 무엇보다도 엄말 간절히 원했다(p9)

 

자매의 부모는 완벽하지 않았다. 그리고 성숙한 인간도 아니었다. 이럴 때마다 누군가의 바램처럼 부모가 되는 과정도 시험을 거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든 거다. 처음 책의 제목을 접하곤 타인을 살해한 살인자 가족이 세상의 불편한 시선과 부당한 대우를 겪어 나가는 일들이 쓰여진 소설일 거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아빠가 엄마를 살해했고 자신의 어린 딸도 칼로 찌른 후,자해했다. 그리고 감옥에 갇혀 딸들이 자신을 보러 오길 바라는 이야기라니....게다가 세상의 편견에 앞서 가까운 가족들이 준 상처가 먼저였다. 할머니도 외할머니도 자매를 돌볼만한 어른은 아니었으며 언니가 살아 있을 때도 어린 조카들에게 독설을 날리던 이모는 언니가 죽고 자신의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조카들을 고아원에 갖다 버렸다. 치과 의사인 남편의 손을 빌려.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인내와 영리함을 동시에 갖추어야했던 언니 '룰루'는 좋은 남편을 만나 두 딸의 엄마가 되었고 동생 '메리'는 줄곧 아빠를 면회가며 '보호관찰사'의 삶을 살고 있었다. 삼십여 년이 그렇게 흘러갔다.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했던 큰 딸과 과거, 자신을 찔렀던 아버지를 지키려 노력했던 작은 딸. 들여다보면 멍투성이인 두 딸은 사실 아무 죄가 없다.

 

룰루의 죄책감

집에서 아빠를 쫓아낸 엄마랑 살고 있을 무렵, 아빠가 찾아왔다. 그것도 자신의 생일 전날. 행복한 순간을 아빠는 그렇게 망쳐버렸던 것이다.

"걱정 마, 엄만 화내지 않을 거야. 약속할게."라는 아빠의 말을 무시했다면. 그래서 그날 엄마의 당부대로 문을 열어주지 않아다면 엄마는 죽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동생은 칼에 찔리지 않았을테고, 고아원에 가야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평생 자신을 짓눌렀던 후회는 죄책감으로 남아 그녀를 옭죄어왔을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 평범한 삶. 가정적인 남편이 있고 사랑스러운 두 딸을 키우는 엄마가 되었지만 룰루는 완전하게 행복을 누릴 수 없었다. 잊을 수도 없었다. 교도소에서 계속 편지가 날아오고 있었으니까.

 

"어떻게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엄마 얘기를 할 수 있는 걸까....아빠, 우리에게 가족 따윈 없어요."(p298)

"교도소 측에 말해서 아빠가 더 이상 내게 편지를 보내지 못하도록 할 생각이었다. ....아빠가 내게 전화하는 걸 금지해 달라고 신청했었다."(p299)

"나는 아빠를 더러운 존재처럼 숨기는데, 아빠를 면회 가는 동생은 사실 더 훌륭한 사람이 아닐까?"(p428)

딸들에게도 외할아버지가 죽었다고 말해왔지만 비밀은 쉽게 들통나버렸다. 동생에게 딸을 맡겨놓은 날, 애들이 인질이 되었고 동생이 범인을 설득하는 가운데 비밀을 털어놓았던 것이다.

 

메리의 부담감

아빠의 존재를 외면해 온 언니와 달리 아빠를 돌봐왔던 메리도 결코 행복하진 않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부모의 자격'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아내를 죽이고 딸들의 인생을 지옥으로 만든 아빠에게 진정한 반성의 순간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였다.

"할머니 장례식 이후로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다가 찾아와서 한다는 소리가 메리한테서 멀어지라고? 나를 도와주는 게 메리한테도 도움이 돼."/ "아빠가 했던 일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어요? 아빤 어떻게 자신을 용서했어요?"->"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쓴단다. 이미 지난 일이야."

단 두 문장만 읽었는데도 자매의 아빠가 참 뻔뻔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삶을 망친 것으로 모자라 딸들의 인생도 찢어 버렸다고 절규하는 룰루에게 아빠는 단 한 번도 자신을 만나러 오지 않았다고 원망섞인 말을 내뱉고 있었다. 그러면서 가석방 되면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런 아빠를 보살펴 온 메리에게도 그의 빠른 가석방은 부담이 됐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나한테 미안하단 말 한 번 한 적 있어?" (p479) 아빠가 찌른 상처를 내보이면서 말했을 때 그는 "아빠도 어렸어"라고 답했다. 스물여덟이 어린 나이인가. 아내를 죽이고 딸을 찔렀으나 술에 취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로 얼버무리면서 어렸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일인가. 이런 아빠지만 메리는 일하고 공부하며 아버지와 시간을 쌓아나갔다.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으로 여기면서.

 

 

화해하는 자매

둘 사이에 아버지라는 존재는 언제나 논쟁거리였다. 다른 노선을 걸어왔기에 평행선만이 존재했다.

룰루는 여전히 아버지와 왕래없이 살고 있지만 동생의 생일 날 이모의 집에 들러 엄마의 유품을 가져왔다. 여전히 독설을 내뿜는 이모를 꼼짝 못하게 말로 응수하며. 지난 날의 작고 어린 소녀가 아니라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이고 사회 속에선 의사로 살아가고 있는 당당한 어른이었기에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어? 너한테 잘해 주려고 부른 거야."라는 이모에게 "나한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실라 이모. 날 왜 고아원에 버리려고 했어요?"라고 맞서면서. 통쾌했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받는 상처는 깊고 쓰라리다. 특히 상대가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면.

그렇게 쟁취해온 박스를 개봉하며 자매는 웃을 터뜨리며 과거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여기 안에 뭐 들었는지 알아?"(p495)

완벽한 화해는 아니었지만 시작점은 참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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