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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여름 ㅣ 스토리콜렉터 4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이 세상은 모든 사람을 부러뜨리지만
많은 사람은 그 부러진 곳에서 더욱
강해진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헤밍웨이의 명문장에 딱 부합하는 여주인공을 만났다. 독일 대표 스릴러 작가인 넬레 노이하우스의
<여름을 삼킨 소녀>의 여주인공인 열다섯 살 소녀 셰리든은 부유한 집안의 딸이었다. 비록 1500명 정도 밖에 안되는 작은 마을
안에서이긴 해도. 멋진 아빠, 많은 오빠들 사이에서 홀로 여동생으로 자라난 셰리든. 하지만 모든 것을 가진 듯 보이는 이 작은 소녀에게도 상처가
있었으니 바로 차가운 엄마와 삐뚤어진 행동을 일삼는 막내 오빠 때문에 일반적인 환경에서 성장할 수가 없었다. 여동생을 성폭행하려는 오빠와 이를
묵인하고 감싸기 바쁜 엄마. 그리고 밝혀지는 셰리든의 출생의 비밀. 그 이후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 여름>으로 이어져 있었다.
전작으로부터 2년이 흘러 이제 소녀는 17세가 되었다.
열 일곱살. 평범하게 자라났다면 친구들이랑 수다떨고 풋사랑에 설레어할
나이일텐데...
남자친구와의 성경험뿐만 아니라 계절 노동자, 찌질한 작가, 역마살이 있어 떠돌아다니는 로데오 챔피언,
포주에 이르기까지....어른 남자들까지 어린 소녀를 가만 두지 않았다. 엄마가 바람을 피워 낳은 막내오빠의 총기난사로 농장이 피바다가 된 동안
가출을 감행했던 셰리든은 곧 집으로 연행되어 왔지만 악의적인 엄마의 언론 플레이에 상처받고 다시 집을 떠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도 그런
것이 엄마는 사실 친모의 언니로 동생의 남자를 빼앗아 결혼하고 동생이 낳은 아이를 내다버리는 등 악행을 저질러왔던 여자였다. 삐뚤어질대로
삐뚤어진 그녀의 삶이 가족들에게 밝혀지고도 반성할 줄 몰랐기에 모든 가족들이 그녀에게서 등을 돌리고 말았지만 이 모든 과정 속에서 가장 상처받은
사람은 셰리든 일 수 밖에 없었던 것.
배경이 서양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읽어도 십대 소녀에게 일어나는 일들이어서 씁쓸할 수 밖에 없었다.
소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하지만 작가의 명성이 그냥 이루어지지 않은 것임을 증명하듯 책은 정말 재미있었다. 하지만 상상할 수 없었던 반전이나
폭풍급 복수극은 일어나지 않은 채 해피엔딩식으로 마무리 되어 버린 것은 약간 아쉽긴 했다.
'시리즈 소설'을 발표하는 작가들 중 시리즈물 외의 소설은 재미가 반감되는 경우도 있는 것과 달리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들은 '타우누스 시리즈'든 아니든 간에 그 재미가 보장된다는 점에서 신작이 발표되면 구매를 망설이지 않게 만드는 작가 중
하나라 다음 신작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번에는 타우누스 시리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