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의 아들
에셀 릴리언 보이니치 지음, 김준수 옮김 / 마마미소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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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죽었다

 

니체의 말이었던가. 이젠 누구의 말인지도 가물가물할만큼 여러 사람의 말과 글을 접하며 살았나보다 싶어져 마음 속으로 한탄이 저절로 생겨나는 가운데, 신을 부정하는 남자 주인공과 다시 한번 마주하고야 말았다. 당신은 또 왜?

 

명작 <가시나무새>를 읽은 것은 중학교 무렵. 사랑의 본질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향수 따위도 없었으면서 그저 그들의 사랑이 애닲기만 했더랬다. 소녀시절에 읽었던 소설 속 신부님은 온건한 사제이자 한 여인을 사랑했던 남자였을 뿐이어서 신부님이 왜이래? 라는 생각보다는 결혼이라는 것이 반드시 나와 맞는 사람과의 결합인 것은 아니구나라는 허무함을 미리 맛보게 한 작품이었다. 가시나무새는. 불륜이라도 좋으니 성직자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사랑 앞에 당당하고 운명 앞에 아름답기를 기도했으나.....작가의 의도는 달랐다. 문학이지 로맨스 소설이 아니었던 작품은 둘의 사랑을 해피엔딩으로 받아주지 않았다.

 

p373  진실을 말해 달라는 겁니까?

 

진실. 과연 밝혀지는 쪽이 좋을까. 살면서 자주 되묻곤 하는 말인데, 모든 것이 투명해야만 한다고 믿었던 그 철부지 시절을 지나 사회라는 곳에 발 디디고 보니, 모든 진실의 얼굴이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때로는 추악한 얼굴로 웃고 서 있던 진실의 이면도 보았기에 이 소설에서 밝히고자 하는 혹은 궁금해했던 진실은 차라리 알려지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이라는 안타까움운 느낌마저 든다. 출생의 비밀이라....만약 10대나 20대에 내게 출생의 비밀이 있었다면 충격받았을지 모르지만 지금 나이에 출생의 비밀 따위가 밝혀진다고 해서 그닥 충격 받을 것 같지는 않다. 마찬가지로 아서의 친부에 대한 진실이 한참 후인 불혹이나 나이 50쯤에 밝혀졌다면 이렇게 방황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르는데....싶어지니 살짝 작가가 원망스러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야 작품의 갈등이 커지고 사건의 배경이 생성되니 작가로서는 탁월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작품은 1830년~40년대 이탈리아 민족통일운동 시절 정치적 비밀결사 <청년이탈리아당>의 활동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사랑과 배신 그리고 종교 그리고 출생의 비밀이 한데 엮어 한 편의 대서사시같은 소설 한 권으로 완성되었다. 겉만 봐서는 1830년대의 영국 청년의 모습보다는 16세기 초상화 속 이탈리아인처럼 여리여리하게 생긴 청년 아서. 고해성사 이후 배신자로 낙인 찍혔고 사랑한 여인 젬마에게 따귀까지 맞은 것으로도 모자라 그토록 존경하던 몬타넬리 신부가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게 된다. 부유한 집안의 배다른 형제로 자라왔던 그가 갯플라이로 거친 삶을 살다 총살이 되기까지의 그 험난했던 삶보다 그 마음속에 품고 살았을 상처가 더 크게 보여 나는 이 소설을 읽는 내내 가슴 속에 추를 달고 읽는 것처럼 무거움을 느껴야했다.

 

영상으로 보았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50여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다는 소설은 희곡,연극,발레,오페라 등으로 각색되었다고 하는데 단 한 편도 본 적이 없어서 도리어 궁금해졌다. 서울나들이 갈때 혹시 올려진 연극이나 공연이 있다면 보고 돌아오면 좋겠다 싶어졌다. 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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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팅 2
조엘 샤보노 지음, 임지은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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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에만 성공하면 다 끝난 줄 았았다. 하지만 입학해보면 그것은 시작이지 결코 끝이 아니었다. 현실에서의 입시와 마찬가지로 죽음의 선발을 당당히 뚫고 대학생이 된 '시아'는 전공 분야를 배정 받기 전 치른 시험에서 탈락했던 오디비아가 제거 된 것을 목격하게 된다. 입학만 하면 끝인 줄 알았던 테스트가 실은 계속 되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보여주는 것을 즐기던 소녀는 이제 현실을 자각하고 더이상 시험을 즐겁게 즐길 수가 없게 되었다. 자칫 실수하는 날에는 숙청되고야 말테니까.

 

이상함이 드러난 것일까. 자의든 타의든 '기계공학'으로 배정받길 원했던 그녀는 뜻밖에도 '행정학부' 소속이 되어 있었고 신입생환영회라는 또 다른 서바이벌 테스트가 통과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학문을 배움에 있어 매순간 생명을 걸어야만한다면 과연 누가 그 공부를 끝까지 마치고 싶어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드는 가운데 리더로 선발된 시아가 보여준 탁월한 통찰은 도리어 그들의 의심을 사 버리고 말았다.

 

p349   아주 똑똑한 사람들을 다루는 일을 할 때는 그 중 누군가가 우리가 택한 방향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을 감수해야 합니다

 

최고로 우수한 인재들을 선발하여 지도라로 양성하기 위해 시작된 테스팅은 이미 초심을 잃었다. 그래서 대통령은 자신의 자리를 걸고 테스팅을 없애려 하고 있지만 그 권력의 주최이자 핵심인 반즈 박사에 의해 도리어 위협받는 상황에 봉착했고 거기에 더해서 오빠 진은 가명으로 반란군에 잠입하여 시아 가까이 와 있었는데.....

 

 

많은 의문들이 증폭되어 있는 2권에서 풀지 못한 의구심들을 3권에서 다 풀어낼 수 있을까. 무엇보다 사랑하는 파트너인 토마스를 끝까지 믿어도 좋을까. 머릿 속이 폭발 직전의 시한폭탄처럼 복잡해진 시아에게 과연 3권은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인지...애타는 마음으로 다음 권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독자인 나는. 마지막 권에서 충분한 만족을 선물받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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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팅 1
조엘 샤보노 지음, 임지은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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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은 시간이 이만큼 흘러 지금 다시 기억을 더듬어도 여전히 떠올려질만큼 충격파가 컸다. 이후  소년들의 달리기 서바이벌이 인상적이었던  <메이즈러너>까지도 재미나게 읽었으나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면 아마 식상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던 순간 편견의 고리를 부순 것이 바로 <테스팅>이었다. 전 3권의 소설이라는데 이제 막 1권을 읽은 나는 벌써부터 2권과 3권이 읽고 싶어 온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살아간다는 것' 이라는 표현은 어쩐지 느리고 축축 쳐지는 느낌이라면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은 어떤 다박함과 절박함이 더해져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들어 버리고 만다.  어른이 되어보아도  살기 힘든 것이 세상일진데 어린 소년, 소녀들이 생명을 담보로 대학입시 경쟁을 치우어야한다면 이보다 더 가혹한 운명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폐쇄된 일정 공간 속에 108명의 청소년들을 가두어두고 그 중에 20명 정도만 살아 통과하기를 바라는 어른들이 품고 있는 차세대에 대한 희망이란 대체 무엇이길래.

 

'시아'라고 불리는 소녀는 다섯호수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아주 뛰어난 오빠가 있지만 그녀의 오빠인 진을 포함하여 다섯 호수 마을에서는 지난 10년간 그 누구도 테스팅에 선발되지 못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녀의 가족들은 그 일에 안도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딱 10년 만에 뽑힌 테스팅 응시자가 바로 시아였고 예전에 시험을 치른 적이 있던 그녀의 아빠는 중요한 당부를 하며 사라진 기억 속 떠올려진 몇몇가지를 알려주었다. 사실 테스팅에서 살아남아 대학에 간 사람들의 기억은 지워버리고마는데, 당시 함께 참여했던 아빠와 학교 교장의 기억은 덜 지워졌던 것.

 

인류가 7차에 걸친 전쟁을 치르면서 그 결과 또한 후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가게 된 현실 속에서 자연의 복수를 피해 99년 전 토수시티가 세워졌다. 강한 리더만이 현인류를 이끌어갈 수 있기에 목숨을 건 대학입시인 '테스팅'이 실시 되었고 뛰어난 인재들은 각각 뽑혀 시험대에 세워졌다. 누구를 믿어야 될 것인가. 누구를 믿지 말아야 할 것인가. <헝거게임>에서도 <메이즈 러너>에서도 주인공들의 머릿속을 괴롭혔던 그 동일 질문이 시아에게도 전달된 듯 했다.

 

헝거게임에서와 같이 시아에게도 토마스 엔드레스라는 멋진 파트너가  있어 서로 의지하며 고난을 뚫고 나왔으나....로맨스 아래에 작은 의구심들을 복선처럼 깔아놓은 것 역시 헝거게임과 비슷했다. 말렌시아 베일. 2권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폐허가 된 지구. 통일연방 정부에 의해 고안된 테스팅. 최고의 리더 자질을 가진 소년소녀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이 연례행사 속에서 물론 주인공 시아는 살아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보는 재미가 톡톡할 이 소설의 다음 권에서는 또 어떤 배신과 슬픔이 도사리고 있을지....사뭇 기대가 된다.

 

그저 대학에 가는 것일 뿐인데....목숨까지 걸어야 하다니...지금의 우리들에게는 그만큼의 절박함은 없지만 대학을 졸업하고도 100세 시대를 살아갈 자구책을 찾아헤매야 하는 답답함은 그들이나 우리나 동일하지 않을까 싶어진다.

 

 

 친구들이 사라진다....하지만 살아남아야한다.... 읽는 내내 이렇게 주인공의 마음속 소리가 심장을 파고들었다. 지속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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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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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안하고 살 수는 없을까?

그런 세상에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은 의도가 된 것이든 아니든 간에 묵묵히 입을 닫고 침묵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오해와 거짓을 불러일으킬 세상을 살고 있다보니...인간의 한 평생 속에서 거짓을 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여졌다. 그래서 리즈 위더스푼과 니콜 키드먼 주연의 HBO드라마 원작소설은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무척이나 구미가 당기는 요소요소들이 많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P35  이곳을 분명히 사랑하게 될 거예요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우리네 속담 하나가 떠올려지는 이 제목을 발견한 순간, 대체 어떤 사건이 일어나며 몇명이나 연결되어 있는 거짓말에 몇명이 죽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한  마을에 모인 세 명의 여인들. 각자의 인생이 한 데 얽힐 거라고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자신의 삶을 채워나가기에 바빴던 그녀들에게 그날이 왔다. 드디어.

 

제인. 가장 평범한 이름이면서 가장 눈에 띄지 않게 살려고 애쓰는 여인이 가져온 비밀. 싱글맘으로 살아온 그녀는 6개월이상 한 곳에 머무르지 않으며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고 원나잇스탠드로 아들을 임신한 그녀는 그 과정에서 난생처음 폭력을 경험했는데 목이 졸리고 숨이 막히는 상태에서 성행위가 이루어졌으며 이후 그는 마치 그녀를 쓰레기조각처럼 쫓아내어 버렸다. 수치심으로 연소하고 싶었을 그녀에게 하늘은 아이를 점지했고 낙태가 아닌 출산을 선택한 그녀는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역마살이 있는 여자처럼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오래오래 머물고 싶은 곳에 닿을 내렸으나...그 곳에 그 남자가 살고 있었다.

 

매들린. 이미 한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남편과의 이별이 아니라 전남편이 새식구들과 같은 동네에 살게 되었다는 것. 아이들 또한 한 동네, 같은 학교에서 함께 자라게 되도록 정착한 남편에 대한 분노와 사춘기 딸의 삐딱한 행동은 하루하루 무너지는 매들린의 마음을 깨고 또 깨어부수면서 주저앉게 만들고 있었다. 바로 그 시점에 상처입은 새처럼 등장한 제인모자를 보고 그녀는 그들을 돕기로 마음 먹으면서 마음 속 에너지를 다시 끌어모아보려 애쓰는 여인이었다. 그리고 그토록 완벽해 보였던 전남편의 새부인 보니가 모두의 눈 앞에서 한 남자를 밀어버렸다. 죽음 속으로-.

 

셀레스트. 피리위 반도에서 걱정 없어 보이는 부부가 바로 이들 부부였다. 멋진 배우자와 넉넉한 생활. 무엇하나 흠잡을 구석이 없어 보이는 부부에게도 문제가 있었으니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셀레스트를 옭죄고 있었을 줄이야. 부유하고 멋진 남편은 보이지 않는 곳만 골라 때려놓고서는 곧장 보상을 안긴다. 하지만 고통스럽고 숨이 막힐 것 같은 가정에서 탈출하고 싶은 셀레스트.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엄마들간의 치사한 편가르기가 시작될때까지만 해도 셀레스트는 그 화살의 결말이자 시작점이 자신의 가정이 될 것이라고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겉으로는 평화스러워보이는 지역에서 꽁꽁 숨겨진 가정사. 그리고 학부모의 입장에서 제 자자식만 감싸려는 엄마, 자식을 통제하지 못하는 엄마, 자식에게 나쁜 유전적 인자가 있을까봐 걱정하는 엄마....들이 감추고 숨기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오롯이 아이들이 교실이라는 공간 속에서 그 권력의 속성을 체험해야 했다면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은 익숙한 이웃들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알고 사는지!!! 타인의 인생에 왈가왈부할 자격이 감히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이곳을 분명 사랑하게 될 거에요' 라는 평범한 한 문장이 마지막까지 따라 붙으며 그 의미를 달리하게 될지 미처 몰랐었기에 곱씹고 곱씹어 볼 수록 한 판의 뒤집는 케미를 선물한 리안 모리아티의 이번 소설에 전작보다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는 <허즈번드 시크릿>보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이 훨씬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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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Little Lies : The No.1 bestseller behind the award-winning TV series (Paperback)
리안 모리아티 / Penguin Books Ltd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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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안하고 살 수는 없을까?

그런 세상에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은 의도가 된 것이든 아니든 간에 묵묵히 입을 닫고 침묵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오해와 거짓을 불러일으킬 세상을 살고 있다보니...인간의 한 평생 속에서 거짓을 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여졌다. 그래서 리즈 위더스푼과 니콜 키드먼 주연의 HBO드라마 원작소설은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무척이나 구미가 당기는 요소요소들이 많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P35  이곳을 분명히 사랑하게 될 거예요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우리네 속담 하나가 떠올려지는 이 제목을 발견한 순간, 대체 어떤 사건이 일어나며 몇명이나 연결되어 있는 거짓말에 몇명이 죽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한  마을에 모인 세 명의 여인들. 각자의 인생이 한 데 얽힐 거라고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자신의 삶을 채워나가기에 바빴던 그녀들에게 그날이 왔다. 드디어.

 

제인. 가장 평범한 이름이면서 가장 눈에 띄지 않게 살려고 애쓰는 여인이 가져온 비밀. 싱글맘으로 살아온 그녀는 6개월이상 한 곳에 머무르지 않으며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고 원나잇스탠드로 아들을 임신한 그녀는 그 과정에서 난생처음 폭력을 경험했는데 목이 졸리고 숨이 막히는 상태에서 성행위가 이루어졌으며 이후 그는 마치 그녀를 쓰레기조각처럼 쫓아내어 버렸다. 수치심으로 연소하고 싶었을 그녀에게 하늘은 아이를 점지했고 낙태가 아닌 출산을 선택한 그녀는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역마살이 있는 여자처럼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오래오래 머물고 싶은 곳에 닿을 내렸으나...그 곳에 그 남자가 살고 있었다.

 

매들린. 이미 한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남편과의 이별이 아니라 전남편이 새식구들과 같은 동네에 살게 되었다는 것. 아이들 또한 한 동네, 같은 학교에서 함께 자라게 되도록 정착한 남편에 대한 분노와 사춘기 딸의 삐딱한 행동은 하루하루 무너지는 매들린의 마음을 깨고 또 깨어부수면서 주저앉게 만들고 있었다. 바로 그 시점에 상처입은 새처럼 등장한 제인모자를 보고 그녀는 그들을 돕기로 마음 먹으면서 마음 속 에너지를 다시 끌어모아보려 애쓰는 여인이었다. 그리고 그토록 완벽해 보였던 전남편의 새부인 보니가 모두의 눈 앞에서 한 남자를 밀어버렸다. 죽음 속으로-.

 

셀레스트. 피리위 반도에서 걱정 없어 보이는 부부가 바로 이들 부부였다. 멋진 배우자와 넉넉한 생활. 무엇하나 흠잡을 구석이 없어 보이는 부부에게도 문제가 있었으니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셀레스트를 옭죄고 있었을 줄이야. 부유하고 멋진 남편은 보이지 않는 곳만 골라 때려놓고서는 곧장 보상을 안긴다. 하지만 고통스럽고 숨이 막힐 것 같은 가정에서 탈출하고 싶은 셀레스트.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엄마들간의 치사한 편가르기가 시작될때까지만 해도 셀레스트는 그 화살의 결말이자 시작점이 자신의 가정이 될 것이라고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겉으로는 평화스러워보이는 지역에서 꽁꽁 숨겨진 가정사. 그리고 학부모의 입장에서 제 자자식만 감싸려는 엄마, 자식을 통제하지 못하는 엄마, 자식에게 나쁜 유전적 인자가 있을까봐 걱정하는 엄마....들이 감추고 숨기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오롯이 아이들이 교실이라는 공간 속에서 그 권력의 속성을 체험해야 했다면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은 익숙한 이웃들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알고 사는지!!! 타인의 인생에 왈가왈부할 자격이 감히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이곳을 분명 사랑하게 될 거에요' 라는 평범한 한 문장이 마지막까지 따라 붙으며 그 의미를 달리하게 될지 미처 몰랐었기에 곱씹고 곱씹어 볼 수록 한 판의 뒤집는 케미를 선물한 리안 모리아티의 이번 소설에 전작보다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는 <허즈번드 시크릿>보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이 훨씬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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