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스트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윤정숙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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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구든지 될 수 있으며 이름은 여러 개, 얼굴도 여러면인 삶이 있다. 크리스 테일러였다가 '알렉스'로 불린 그녀의 진짜 이름은 줄리아나. 그녀는 스파이다. '트와일라잇'이라는 뱀파이어 시리즈로 전세계 여성들을 매혹시킨 작가 스테프니 메이어는 외계인에 이어 스파이를 소재로한 소설로 돌아왔다. <케미스트>는 속도감 있게 읽히는 스파이 소설이었지만 전작들에 비해 왠지 평범해진 느낌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녀라면 뭔가 특별한 것들을 써 낼 것만 같았는데.....좀 더......!

읽으면서 자연스레 떠올려진 이미지는 '안젤리나 졸리'나 '스칼렛 요한슨'이었다.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쫓기고 있는 전직 비밀 요원 역할에 잘 어울리는 배우들이어서였을까. 특정 인물을 대입시켰더니 글은 읽는 순간 영상으로 눈 앞에 펼쳐졌다. 런닝타임 2시간짜리 영화처럼. 영한사전처럼 두꺼운 두께의 소설이었는데 금새 읽힐만큼 가속도가 붙은 것은 옵션이고.

너무 많이 안다는 것은 조직내에서는 '권력'이 될 수도 있지만 종국엔 극중 줄리아나처럼 제거 대상 1호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그래도 그녀는 유능했다. 동료와 달리 살아남았기 때문에. 누군가를 믿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나 한 남자를 믿으면서도 살아남았으니 그 유능함은 제임스 본드와 맞먹는달까.

TV시리즈로 나와도 재미있겠다 싶을 내용이었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작가가 스테프니 메이어다. 이미 첫 작품부터 기대치가 한껏 높아진 상태였기 때문에 좀 더~~좀 더~~를 외칠 수 밖에 없는 작가라는 것이 도리어 함정이 되어 버린 듯.

케미스트인 비밀요원의 이야기가 시리즈로 나오게 될까. 책 어디에도 시리즈화 된다는 언급은 없다. 하지만 단 한 권으로 끝내기엔 매력적인 요소가 참 많은 이야기다. 특히 헐리우드는 강인한 여전사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곳이므로 한쪽 귀를 살짝 열어두고 기다려봐야겠다.

 

 

 

철칙 하나 이름과 신분을 수시로 바꿔라
둘 다양한 변장술을 활용하라
셋 절대로 한곳에 머무르지 마라

 

 

STORY ...

'아주 판이 작은 게임'을 하고 있는 그녀는 전직 비밀요원. 자신이 몸담고 있던 조직에게 쫓기는 중이다. 3년 째. 애니메이션 코난에서 장미가 검은 조직의 추적을 받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크리스 역시 그러했다. 다만 그녀는 혼자라는 점이 다를 뿐. 판이 작은 게임이란 바로 그녀의 목숨을 담보로 한 게임이다. 생존게임. 뛰어나서 발탁된 그녀는 현재 쫓기고 있고 친한 동료는 눈 앞에서 살해당했으며 침실이 아닌 욕조에서 잠드는 삶의 주인공이 되어 있다. 언제까지 이 지긋지긋한 일을 반복해야 하는 것일까. 싶을 무렵, 그녀에게 의심스러운 제안이 하나 던져졌다. 믿을 것인가. 뒤집을 것인가. 결국 공격당했다. 하지만 의외의 수확이 있었다. 이제 그녀는 혼자가 아니다. 마음이 100% 맞는 조합은 아니지만 어쨌든 동료 비슷한 사람들을 얻었다. 그리고 공격의 주체를 찾기 위해 함께 호랑이 굴로 향했다. 스테프니 메이어의 스파이 소설은 숨쉴 순간조차 허락하지 않게 박진감 넘치는 속도로 달려나간다. 그래서 빠른 리듬감을 유지하며 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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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 모중석 스릴러 클럽 43
제프리 디버 지음, 이나경 옮김 / 비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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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 안에 전문가로 레드썬 할 수 있는 마법이 있다면 가장 먼저 달려가 그 마법주문을 구하고 싶다. '캐트린 댄스  시리즈'와 '링컨 라임 시리즈'를 번갈아 쓰고 있는 작가 제프리 디버의 작품은 언제나 완성도가 높았다. 방대한 읽을거리, 치밀하게 짜여진 트릭, 매번 놀라게 만드는 전문성, 매력적인 캐릭터 창조에 이르기까지....그의 소설은 언제나 완벽했다.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가 매력 그 자체였다면, '제프리 디버'와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은 읽고 또 읽어도 질리지 않았다. 놀라게 만드는 작가의 신작을 마주하는 일은 마치 소풍 전날 같다. 달뜨게 만드고 설레게 만든다.

기다리던 '링컨 라임 시리즈'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스토커가 등장하는 이번 캐트린 댄스 시리즈도 재미있었다. 유명 가수와 스토커. 익숙한 조합이지만 이 흔한 소재를 제프리 디버는 어떻게 퀼팅해냈을까.


>>>story.... 
고향에서 공연을 앞둔 인기 가수 케일리. 수년간 스토킹을 당해 온 그녀 주위를 스토커가 맴돌고 있는 가운데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십대에 아이를 낳아 언니에게 입적시킨 일은 가족간에 비밀에 부쳐졌지만 그녀의 연인이자 공연책임자였던 보비 프레스콧이 살해당했다. <유어섀도>라는 히트곡에 맞추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살인 앞에 속수 무책인 경찰과 케일리. 대놓고 뻔뻔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에드윈 샤프. 개인적인 친분으로 휴가기간 동안 케일리의 공연을 보러 온 CBI 캐트린 댄스가 수사에 참여하기에 이르르고....쉽게 잡힐 것만 같던 살인범은 법망을 피해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가버렸다.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가 살짝 등장하기도 해서 스토리의 즐거움을 더한 <X0>는 '포옹과 키스'의 의미로 케일리가 팬들에게 보내는 전체 메일에 자동으로 쓰여진 서명이었다.이 서명이 스토커의 망상에 기름을 붓는 격이되어버린 것. 제목의 의미가 참 궁금했는데, 이 궁금증은 이야기의 도입부에서 해갈되었다. 

 

망상이 자신에게는 즐거움을 주지만 타인에게는 고통을 준다는 사실을 외면 했기 때문에 스토커에 대한 시선은 고울 수 없다. 그의 집착에는 애절함이 빠져 있다. 그는 행복한 스토커였다. 완벽한 자신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었으므로. 현실과의 괴리감 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사이코패스형 인간처럼 미안함, 배려 등이 결여된 인간이 어떻게 '사랑'에 대한 감정은 느낄 수 있는 것일까. 궁금했던 부분은 읽으면서 자연스레 그 답이 찾아졌다. 케일리에 대한 감정은 '사랑'이 아니라 '환상'이었고 '열망'이었기 때문에 그에게는 목표가 되어 버린 것.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방해되는 사람들을 죽이는 행위는 그에게는 해충을 제거하는 일과 동일한 일이 아니었을까. 이해보다는 분석하게 만드는 캐릭터. 캐트린 댄스 시리즈 3번째 이야기는 사건보다는 인물에 집중하게 만들면서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여 나가게 만들었다.



일요일에서 금요일. 목차에는 토요일이 빠져 있다. 이야기의 방대함에 비해 날짜는 매우 짧다. 하지만 재미의 길이는 매우 길다. 그래서 다음 네번째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벌써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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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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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더위가 찾아오고 곧 이어 극장가에 공포영화가 걸렸다. 하지만 극장 나들이 갈 새도 없이 단 한 권의 소설이 내 발목을 잡고 말았다. B.A 패리스의 데뷔작인 <<비하인드 도어>>는 '핑크빛 로맨스'의 반대적 결말을 보여주면서 현실감에 무게를 더하는 소설이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완벽한 부부. 하지만 알고 보면 쇼윈도 부부이자 '푸른수염'보다 더 잔혹한 남편의 아내로 살아가고 있는 그레이스의 두려움이 최악으로 기억된 실화 소설 <<룸>>(엠마 도노휴/2010년) 보다 결코 작지 않았다. 절망의 빈도, 공포의 사이즈가 비등비등한 소설인 <비하인드 도어>의 주인공 그레이스는 책임감이 남다른 여성이었다.

열일곱 살 차이가 나는 동생을 엄마가 마흔 여섯의 나이에 덜컥 낳았을 때도 다운 증후군 판정을 받은 밀리를 포기하지 않고 케어한 건 그레이스였다. 가정형편이 딱히 빈곤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식에 대한 책임은 회피한 채 어린 딸에게 늦둥이를 맡겨버리고 부부 둘만의 행복을 위해 이민이라는 도피행각을 택한 부모에게 그레이스 해링턴은 과한 딸이었다. 부모보다 나은 책임감을 가진 인간적인 딸. 사춘기 시절 반항은 커녕 동생을 책임지기 위해 대학을 포기하고 일자리를 찾았던 그녀. 열여섯 밀리까지 감당할 남자를 찾지 못해 서른 둘의 그레이스는 싱글 상태. 그때 마법처럼 나타난 완벽남이 잭이었다.

 

 

 

공원에서 밀리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던 남자는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 마치 인생에 미리 준비된 축복처럼 사귄 지 세달 무렵엔 도망갈 준비를 하긴 커녕 부모님을 만나 결혼승낙을 받아냈고 결혼에 앞서 아름다운 저택까지 마련되었다. 그동안의 세월을 보상받듯 찾아온 남자와의 로맨스는 딱 거기까지. 결혼해서 신혼여행을 가는 순간까지였고 첫날밤, 그는 사라졌다.

 

>>>>  첫날 밤을 함께 보내지 않은 남편, 무슨 문제라도???

 

 

숨겨둔 여자라도 있는 것일까? 아니면 폭력적이거나 변태성향의??? 그레이스의 머릿 속을 스쳤을 무한한 상상들이 독자의 머릿 속도 함께 헤집어놓는 가운데 작가는 상상하지 못한 거대한 폭탄을 투하했다. 공포로 사람을 조종하는 희열이 학습된 사이코패스. 그레이스의 남편 잭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성향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사람'이 필요했고 부모로부터 단절된 그레이스와 밀리 자매는 그에게 눈앞에 차려진 진수성찬이나 다름 없었다.

시회와 차단된 채 필요할때만 인형처럼 잭이 곁에 서야했던 그레이스. 그리고 곧 그들과 함께 살게 될 밀리. 잭은 이미 결혼식날 밀리를 밀어 다치게 만들었고 애정을 듬뿍 쏟았던 반려견도 죽음으로 내몰았다. 양심의 가책은 커녕 그들로 인해 고통받고 슬퍼하는 그레이스의 상처를 웃음으로 즐기면서. 이런 남자와 평생을 함께 한다는 건 죽음보다 더한 공포가 아닐까. 그래서 그레이스의 선택은 살기위한 몸부림인 동시에 스스로를 구원하는 용기로 보여진다. 물론 도덕적 잣대로 따지자면 논란의 여지는 많다. 그러나 때때로 소설 속 주인공이 놓인 상황에서처럼 법보다 주먹이 가까울 때, 하나의 동앗줄처럼 내려진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는 건 삶을 포기하는 신호밖에 되지 않는다.

 

 

'너랑 결혼했어'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예전에는 알지 못했다. 잭이 그 말을 내뱉을 때 얼마나 소름 돋았는지. 공포를 넘어선 분노를 느끼면서 마지막 장을 덮어야했다. 결과야 어찌 되었든 현실에서도 이런 남편, 어딘가에는 존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사람이 제일 무섭다. 살면서 든 생각이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진리와 함께 견고해져만 간다. 그저 평범하게 지나가는 오늘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특별할 필요도, 달콤할 필요도, 완벽한 남자도 기대하지 않는 일상. 지금이 좋다! 딱!

 

 

-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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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잠든 숲 2 스토리콜렉터 5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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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역을 대상으로 이렇게 많은 범죄 스토리가 탄생할 수 있을까. 타우누스가 얼마나 넓은 지역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타우누스 시리즈가 <여우가 잠든 숲>이라는 제목 아래, 8번째 소설로 찾아왔다. 그동안 왜 작가의 소설이 뜸했나? 슬럼프인가? 궁금했었는데, 심장 판막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고서도 그녀는 2년 만에 새로운 소설을 집필해냈다. 주인공 보덴슈타인은 숲속 캠핑장에서 시작된 연쇄 살인과  42년 전 콜드케이스로 남은 사건을 1타 2피격으로 해결해냈다. 특히 실종으로 처리된 과거 사건은 그에겐 마음 속 깊이 숨겨둔 상처였다. 외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왕따를 당했던 친구와 사랑을 듬뿍 쏟았던 반려여우가 함께 실종된 저녁, 그는 만화영화를 보기 위해 데려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말았던 것. 어린 소년에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는 깊은 죄책감을 느꼈고 가장 소중했던 두 친구를 잃은 슬픔을 가슴에 묻어야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의 죽음과 마주해야만 했다.

 

 

 

첫 사건이 발생했을 때, 독자를 제외하곤 그 누구도 연쇄살인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그가 누구이며, 왜 인적이 드문 시기에 캠핑카 안에 머무르고 있었으며 누가 그를 죽였는가?에만 주목했다. 캠핑카가 연로한 그의 어머니 소유라는 것이 밝혀지자 마자 그녀 또한 살해 당했고 뒤이어 전혀 관계없어 보였던 성당의 신부님까지 연쇄적으로 살해당하면서 사건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다. 1권을 속도감 있게 있으면서 정말 궁금했던 건' 왜?' 보다는 '누가?'였다. 넓게 잡자면 마을 사람 전부가 용의자처럼 보였으나 좁게 보자면 용의자의 윤곽은 매우 희미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히든 카드처럼 던져진 사건이 바로 1972년 8월에 실종된 소년과 여우 한 마리였다. 그리고 2권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살인범의 족적은 한층 넓어졌다.

 

 

서글픈 사실은 '어긋난 사랑'이 불러온 비극이라는 거다. 사랑 때문에 사람을 여섯이나 죽인 살인자를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을까. 독일의 출판시장에서 외면당했던 그녀의 소설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출판되고 있고 먼나라 독자인 나는 그녀의 새로운 시리즈를 매번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만약 작품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자비출판을 감행하지 않았다면 이토록 재미난 스토리들은 그냥 묻혀버리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이제껏 한 단 권도 실망스럽지 않았다.

 

 

 

"차라리 만나지 않는 게 좋았을 사람들이 있어요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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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잠든 숲 1 스토리콜렉터 5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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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번째인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를 읽고 있는 것이. <사랑받지 못한 여자>,<너무 친한 친구들>,<깊은 상처>,<백설공주에게 죽음을>,<바람을 뿌리는 자>,<사악한 늑대>,<산 자와 죽은 자>에 이어 <여우가 잠든 숲>으로 보덴슈타인을 다시 만났다. 2014년의 올리버 보덴슈타인은 카롤리네와의 연애도 진지모드로 진행중이었고 눈 앞엔 안식년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타우누스 지역에서 또 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발발하고야 말았다. 코난과 김전일 주변에 죽음이 도사리고 사건사고가 찾아들듯 타우누스도 범죄의 온상인 것인가.

외진 캠핑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1명의 사망자와 1명의 실종자를 낳았고 신원확인이 된 사망자의 어머니를 찾아갔던 보덴슈타인과 피아 콤비는 요양원에서 머물던 로제마리 헤롤트(사망자인 클레멘스의 어머니)가 목졸려 살해당하자 단순한 사건이 아님을 직감한다. 연이어 로제마리의 고해성사를 들었던 노신부님 또한 사체로 발견되면서 마을은 또 다시 죽음의 공포로 휩싸이게 된다.

 

 

폐쇄적 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게 되면 그 공포는 배가 된다. 낯선 이방인으로인한 두려움과는 차원이 틀린 공포를 경험할 수 밖에 없다. 숟가락하나까지 다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이웃을 죽인 살인범일지도 모른다니....그간 쌓아왔던 세월의 역사는 한 순간에 허물어지고 과연 어제까지 믿었던 사람의 모습이 진실이긴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떠오르며 혼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사실!! 이미 공포는 거기에서부터 출발된다.

3건의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용의자 혹은 목격자 일지 모를 엘리아스 레싱을 찾기 위해 경찰이 수색의 고삐를 당기는 동안 그는 캠핑장에 머물고 있던 펠리치타스 몰린과 오랜 이웃이자 친구인 파울리네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특히 파울리네는 요양원을 운영하는 지모네의 딸이었고 엘리아스는 투자은행가인 페터 레싱의 아들로 그 부모들은 각각 보덴슈타인의 어린 시절 친구이기도 했다. 한 다리 건널 필요도 없이 모두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알음알음으로 엮여있는 마을에서 나고 자라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마을이 평생 삶의 터전이자 작은 사회인 그들 사이에서 소문과 비밀은 정말 양면의 동전과 같았다. 허무해지는 순간이었다.

 

 

불타버린 남자, 살해당한 할머니, 목매달린 신부님의 살인범을 찾기 위해 타우누스 명콤비는 42년전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가야했다. 보덴슈타인이 꼬꼬마시절 가장 사랑했던 아기 여우와 이방인이라 왕따 당했던 소꿉친구 아르투어가 사라진 과거의 사건이 현재의 사건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던 것. 마치 드라마 <터널>에서처럼.

 

 

1972년 루퍼츠하인의 숲속에서 일어난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면 2014년의 사건도 종식시킬 수 있을까. 또 2014년의 연쇄 살인사건을 쫓다보면 42년 전 사라진 소년과 여우를 함께 발견할 수 있을까. 1권과 2권으로 나뉘어진 이번 미스터리 또한 재미로 가득차 있어서 한 번 잡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독자를 감질맛나게 만드는 범죄소설 <여우가 잠든 숲>.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해서라도 얼른 2권을 꺼내 읽어야겠다.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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