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에서 불황과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이들은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희망 등등 진화적 과거에 번식으로 연결되었을 자원과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다. 질병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짧은 생애를 마감할 일만 남는다. 자연선택은 이렇게 앞날이 암울한 젊은이들이 범죄, 사고, 도박, 약물 남용 등 사회의 안정성을 뒤흔드는 위험한 행동을 감수하게끔 설계했다. 어차피 잃을 것도 없으니, 혹시나 성공하면 인생 역전을 꿈꿀 수 있는 일에 뛰어드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고 사회 복지를 확충하는 국가 정책은, 보수주의자들이 종종 생각하는 바와 달리, 게으른 사람들에게 혈세를 낭비하는 헛짓거리가 아니다. 오히려 국민 행복의 새 시대를 여는 주춧돌이다.(98쪽)

 


노파심에서 덧붙이면, 진화 심리학은 보수 또는 진보 어느 한쪽을 편드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진화 심리학은 현상을 설명하는 과학이다. 범죄가 만연하고 질병과 스트레스가 넘치는 현실을 계속 유지할지 아니면 바꿀지는 결국엔 정치적인 결정이다. 만일 범죄를 줄이고 기대 수명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모두가 합의했다면, 진화 심리학은 우선 무엇보다도 계층 간의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는 데 노력을 집중하라고 조언한다.(98~99쪽.)

 

 

- 전중환, <본성이 답이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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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6-27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화 심리학`은 차치하더라도 `과학`을 보수-진보의 이데올로기로 파악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페크pek0501 2016-06-29 14:4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어떤 면에서는 보수 쪽이고 어떤 면에서는 진보 쪽인 경우도 있어요.
일관성 없음을 경험할 때마다 일관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답은... 잘 모르겠어요, 입니다. ㅋ

마녀고양이 2016-06-27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화심리학은 생각을 복잡하게 만들더라구요. ㅠ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워요. 비가 올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16-06-29 14:49   좋아요 0 | URL
아, 마고 님 안녕?

생각을 복잡하게 만들기 위해 책을 읽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책을 읽지 않으면 단순해질까 봐 말이죠.

오늘 덥긴 하지만 미세먼지가 없어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