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X일

 

내가 좋아하는 건 산책인가 음악 듣기인가?

 

해질 무렵에 운동할 겸 산책하길 좋아해서 한 시간 이상 걷다가 들어오는 날이 많다. 마트에 갈 때도 있고 공원에 갈 때도 있다. 걸을 땐 폰에 연결한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걷는 게 습관이 되었다. 음악을 들으며 걸으면 한 시간 정도는 금방 가 버린다. 그런데 오늘은 이어폰을 챙기지 못하고 나가서 음악을 듣지 못했다. 그랬더니 산책이 재미없었다. 재미없는 정도가 아니라 지루해서 혼났다. 나는 내가 걷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진실이 아니었다. 내가 그동안 좋아한 건 ‘걷기’가 아니라 ‘음악 들으며 걷기’였던 것이다. 내가 나를 이렇게 모른다. 나에 대해서 오늘 한 가지 알았네. 인간은 착각의 왕이라고 생각하는데, 자기 자신에 대해서 가장 착각을 많이 한다고 본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나는 누구인가? 어떤 사람인가? 이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인생이라고 생각해 보는 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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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9-13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살면서 좋아하는 것이 한 개만 있겠습니까? 많이 있을수록 좋아요. ^^

페크pek0501 2015-09-16 11:2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제가 좋아하는 것 : 해질 무렵에 음악 들으며 산책, 독서, 글쓰기, 늦여름. 퇴근해서 돌아오는 시간. 휴일의 아침.

시루스 님은 무엇을 제일 좋아하는지 궁금하군요. ^^
고맙습니다.


cyrus 2015-09-16 18:15   좋아요 0 | URL
제가 좋아하는 것과 거의 일치하는군요. 가장 좋아하는 것은 휴일의 아침입니다. 질문 고맙습니다. ^^

페크pek0501 2015-09-17 12:03   좋아요 0 | URL
ㅋㅋ
저와 비슷하다니요... 반갑잖아요.
아마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비슷한 걸까요?

stella.K 2015-09-13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그게 또 맞는 것 같아요.
자신은 너무 잘 알면 살아 있을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을까요?
적당히 착각하고, 적당히 성찰하는게 자신에게는 물론 남에게도 좋을 것 같아요.
전 그렇게 착각하고 살래요.ㅋㅋ

페크pek0501 2015-09-16 11:25   좋아요 0 | URL
스텔라 님, 잘 지내셨어요?

자신에 대해서든 타자에 대해서든 깊이 알면 알수록 아마도 실망이 클 겁니다.
결국 이기심이 가득 찬 인간을 보게 될 테니까요. 그렇지만 이기심을 덜어내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어야 하겠죠. 그게 문학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겠죠.

이성복 시인이 인용한 말, “당신과 세상과의 싸움에서 세상 편을 들어라.”(카프카)
울림을 주는 말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