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고 싶다면 글을 많이 써 보는 것 이외에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이에 대한 나의 대답.
첫째, 독서광이 되려고 노력할 것.
둘째, 좋은 품성을 가지려고 노력할 것.
..............................
책을 많이 잃을수록 아는 것이 많아진다. 아는 게 많을수록 텍스트를 빠르게 독해할 수 있고 정확하게 요약할 수 있다. 텍스트를 독해하고 요약하는 데 능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 그러면 글을 잘 쓸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그래서 많이 읽지 않고는 잘 쓸 수 없다는 것이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독서광(讀書狂)이 되어야 한다. 책을 읽지 않고 타고난 재주만으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없다. 글 쓰는 기술만 공부해서 잘 쓰는 사람도 물론 없다.(79쪽)
- 유시민,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우선 독서광이 되어야 하겠다. 재주와 기술만 가지고 글을 쓰는 건 아니기 때문.
..............................
귀곡자 연구자들에 의하면 소크라테스는 레토릭에서 실패했다고 합니다. 소크라테스 대화법의 전형인 ‘너 자신을 알라!’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대단히 불쾌하게 하는 어법입니다. (...)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와의 대화가 기쁜 것이어야 합니다. 자신의 지식과 도덕성이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어서는 인간관계에서 실패하게 마련입니다.(54~55쪽)
- 신영복, <담론>에서.
..............................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좋은 품성을 가져야 하겠다. 자신의 지식과 도덕성이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면 안 되기 때문.
..............................
귀곡자는 언어를 좋은 그릇에 담아서 상대방에게 기분 나쁘지 않게 전달하는 것, 그것이 성(誠)이라고 했습니다.(55쪽)
- 신영복, <담론>에서.
..............................
“언어를 좋은 그릇에 담아서 상대방에게 기분 나쁘지 않게 전달하는 것”
이란 무엇을 말함인가?
이런 게 아닐까?
인터넷 블로그에서 누군가가 쓴 어떤 글을 읽고 반박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를 가정해 본다.
“A 님, 그 글은 무엇을 배경으로 쓴 글인지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님의 생각이 잘못된 것 같아서요.”
또는,
“A 님, 그 글에 대해 제가 반박하는 글을 써 보겠습니다. 어느 것이 옳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라고 말하는 것. 이런 게 좋은 그릇에 담은 언어의 예가 될 듯.
어느 시인의 글에서 읽은 적이 있다. 비판의 글을 쓰더라도 글에서 누군가를 향해 독화살을 직접 쏘지 말라고. 그렇게 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글을 쓸 수 있다고.
어느 알라디너가 쓴 리뷰가 생각난다. <밤이 선생이다>라는 책에 대해 쓴 리뷰인데 그 리뷰에는 저자의 글 중 어느 대목을 비판하는 글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독자로서의 불쾌감을 드러내지 않았을뿐더러 거칠지 않고 부드럽게 참 잘 썼다. 저자의 잘못된 생각을 정확히 지적하면서 그것 때문에 아쉬웠다는 점을 말할 뿐이었다. 저자가 그 글을 보더라도 뭐라고 따질 수 없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그 글 속엔 정중함이 배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리뷰를 읽고 ‘글은 이렇게 쓰는 거구나.’ 하고 감탄하며 알지도 못하는 사이인데 용기를 내어 댓글을 남겼다. (일 년이 넘은 일로, 내가 어느 페이퍼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결국 글을 잘 쓰고 싶다면 필자의 ‘사고’뿐만 아니라 ‘품성’도 중시해야 할 것 같다.
..............................
언어에는 분명 언어 자체의 개념적 의미와 함께 언어 외적인 정서도 함축되어 있습니다. 삶 속에서 경작된 그 사람의 인품과 체온 같은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각 단어의 문자적 의미가 아닙니다. 단어들이 만들어 내는 언술言述이 더 중요합니다. 언어도 결국 언술을 구성하는 요소에 불과합니다.(55쪽)
- 신영복, <담론>에서.
..............................
그 리뷰에서 나는 그 알라디너의 인품과 체온 같은 것을 느꼈던 것이다.